섯알오름 학살터에서, 봄/ 김정숙
느닷없이
총소릴 내며
폭우가 지납니다
꼼짝도 하지 않고 하늘을 담는
눈동자
쓰러진 웅덩이 안에
봄 부르르
떱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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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정 오일장/ 김춘기
가파, 마라
재갈매기
난전 펴는 모슬포
애월 뚱보
협재 아지매
안덕 할망
중문 노총각
목청껏 들물, 날물과
흥정하는 눈망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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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슬포의 봄/ 임태진
밀린 빚
독촉하듯
칼바람 몰아치던
가파도
마라도 거쳐
영등할망 다녀가면
갚아도
말아도 좋다
선심 쓰듯
오는 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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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의 별/ 김진숙
아마 저 별은
희디흰 뼛조각일 거야
서로의 심장을 향해
겨누던 총구일 거야
밤이면
몰래 내려와
지뢰 찾던
눈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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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향당 가는 길/ 한희정
오곡백화 만발한 고향...
늙은 흑인의 소원처럼
일뤠할망 뵙기 청하는
어머니 묵언정성
새벽길 초이레 달이
길마중을 오겠지
가난한 타성바치
어긋나지 않기를...
하천변, 잡목숲 지나
가쁜 숨을 내쉬면
저만치
마음을 여는
조배낭 우뚝 서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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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가는 길
제주시조 제31호/ 제주시조시인협회/ 2022
바보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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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14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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