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더뉴스-더사건] 5시간에 2명 '묻지마 살인'...사형 대신 '역대급 징역'?

[정명진]

[더뉴스-더사건] 5시간에 2명 '묻지마 살인'...사형 대신 '역대급 징역'?
Posted : 2019-12-17 15:23
 

■ 진행 : 함형건 앵커, 박상연 앵커
■ 출연 : 공정식 / 경기대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법원이 5시간 사이 2명을 잇따라 살해한 범인에게 사형이나 무기징역형이 아닌 징역형을 선고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유기징역 중에서는 사상 최장인 45년.

역대급 징역형을 선고하기는 했습니다마는 법원은 왜 감형을 해 준 걸까요? 범죄심리학자의 사건 추적, 더사건에서 알아보겠습니다.

공정식 경기대 교수와 함께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이 사건이 중국 동포가 연쇄살인을 한 사건이었는데. 이 사건 개요부터 먼저 간단하게 정리해 볼까요.

[공정식]
이 사건은 중국 동포가 고시원에 거주하던 중에 옆방에 있는 피해자가 방음이 잘 안 되니까 소음 때문에 다툼이 있었고 그래서 피해자를 살해했다.

그리고 나서 한 4시간 반 동안 돌아다니면서 전혀 일면식도 없는 또 다른 1명의 피해자를 살해한 사건입니다.

[앵커]
살인죄 징역 45년이 나온 게 상당히 이례적인 일 아닌가요?
 

[공정식]
형법 42조에 보면 유기형은 50년까지 가능하니까 불가능한 건 아닌데 현재 민간재판 중에서는 가장 중형에 해당하는 45년이 선고가 됐고요. 원래는 이 형은 권고형이 무기형이에요.

그런데 이 사람이 조현병 때문에 심신미약이 인정돼서 30년형으로 감형이 됐는데 또 1명을 살해했기 때문에 그게 병합이 돼서 2분의 1이 가중됐으니까 합쳐서 45년형이 된 거죠.

[앵커]
심신미약 조항 자체는 사실 최근에도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그 영향으로 의무가 아닌 재량으로 바뀐 거죠.

그런데 재판부가 이번 사건에 대해서 심신미약을 인정한 셈인데요. 어떤 측면에서 인정한 걸로 봐야 되나요?

[공정식]
아시다시피 김성수법이라고 해서 작년에 심신미약이 의무감경에서 재량감경으로 바뀌었죠. 그런데 그것 중에 하나가 과거에 조두순 사건 때는 주취감경이 문제가 됐고 그 이후에 정신질환에 대한 판단에 문제가 많이 생겼었어요.

그래서 이번 사건의 경우에는 법원에서 공주치료감호소에서 감정 의뢰를 했는데 이 사람의 경우에는 범행 당시, 그러니까 과거 이력도 중요하지 않고 범행 당시에 조현병 상태였다 이렇게 추정을 하고 있거든요.

그것이 감정 결과로 나오니까 법원에서 이걸 수용해서 심신미약을 인정하게 된 거죠.

[앵커]
그러면 과거에 정신질환 치료 이력이 없었다고 해서 그게 굉장히 중요하게 작용을 하거나 이런 건 아닌 건가요?

[공정식]
그러니까 의학적으로는 과거에 정신질환을 갖고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는 한데 법정에서는 법률적 판단을 하거든요.

그런 경우에는 과연 이 사람이 범행 당시에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느냐, 고의성이 있었느냐, 이런 부분들이 매우 중요하거든요.

따라서 그런 경우에는, 이 사람의 경우에는 그 당시에 조현병 스펙트럼이 있었다라고 보는 거죠.

[앵커]
조현병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획적이고 의도적으로 범행을 일으킬 수가 있는 건가요?

[공정식]
조현병이 과거에 그런 병이 없었다 하더라도범행 당시에 조현병으로 인한 그런 범행을 할 수는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여지고요.

조현병의 가장 큰 특징이 환각인데 이 사람이 실제로 공주치료감호소의 감정 결과 외에도 교도소 안에서 동료 수용자가 날 죽이려고 한다, 그래서 폭행한 사례도 있었거든요, 환각 때문에. 그런 걸 종합적으로 고려한 겁니다.

[앵커]
그러면 이렇게 치료감호소에서 나오는 판단은 100% 수용을 하는 건가요?

[공정식]
그건 아닙니다. 공주치료감호소는 의료기관이기 때문에 거기서는 의학적인 판단을 많이 하는 거죠. 그러나 그것이 법률적으로도 범행 당시에 조현병이 있었다라고 추정을 했거든요.

이 부분이 중요하죠. 그렇기 때문에 이걸 수용한 거죠. 그렇지 않고 만약에 이 사람이 과거에는 조현병이 있었는데 현재는 이 범행 당시에는 조현병의 원인이 아니다 이렇게 판단한다면 그때는 적용할 수 없습니다.

[앵커]
사실 재판부는 그런 결정을 내렸지만 사실 45년형이라고는 하지만 중간에 가석방이 가능하지 않나, 불안해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공정식]
우리 형법상 72조에 보면 무기형은 20년, 유기형은 형기의 3분의 1 경과하면 행정처분으로 가석방할 수 있다, 재량행위로 되어 있는데.

따라서 이 사람은 45년형을 받았다 하더라도 그중에서 15년만 경과하면 가석방 심사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가족이나 일반 국민 입장에서는 이게 과연 국민의 안전망이 제대로 갖춰진 거냐, 불안한 시선으로 볼 수도 있는 부분이 있거든요.

[공정식]
물론 형법상으로는 3분의 1이지만 대부분 이런 경우에는 상당히 오랜 기간 또 수용생활을 해야 하고 더불어서 조현병이 있기 때문에 치료감호의 기간도 포함될 가능성이 높거든요.

그렇게 되면 치료 기간도 포함이 된다면 그것이 2심에 가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마는, 2심에서는 없습니다마는 그렇게 되면 더 길어질 수도 있고 필요에 따라서는 사회 내에서 이분을 보호할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보여집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주제를 바꿔보겠습니다. 링거로 마취제 등을 투약받은 남성이 숨진 사건이었는데 여자친구가 남자친구를 죽인 그런 사건이었던 건가요?

[공정식]
이 사건은 참 이슈가 많이 됐던 사건이기도 한데 이 사건이 원래는 피고인이 주장한 내용은 뭐냐 하면 자신의 남자친구인 피해자가 경제적인 문제로 시달렸다.

그래서 내가 널 사랑하니까 동반자살하자 이렇게 제안을 했다는 거예요. 그런데 보통의 경우에는 이런 제안을 할 때 피해자에게 자살동기가 있으면 피해자가 자살 방법이나 실행 방법 등을 준비해야 되는데 이 사건은 오히려 그 연인인 피고인이 말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동반자살 방법을 준비했다는 거예요.

이게 조금 이상한 거고. 더불어서 약물 투여를 했는데 오히려 과다 투여했다는 피고인은 주사 링거가 빠져서 살았고 그것보다 덜 투여했다는 피해자는 사망한 사건이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이 사람이 죽을 만한 동기가 별로 없었다는 거예요. 그래서 문제가 된 사건입니다.

[앵커]
사실 본인은 같이 극단적 선택을 하려고 했다, 이렇게 주장하고 있는 것 같은데 법적 공방이 불가피할 것 같습니다. 지금 경찰이 어떤 죄를 적용하고 있는 거죠?

[공정식]
경찰에서는 위계승낙살인이라고 해서 일종의 연인이라는 지위를 이용해서 피해자에게 승낙을 받았다, 동반자살할 것으로. 이렇게 주장하고 있는 거거든요.

그걸 받아들여서 경찰에서는 위계승낙살인죄로 송치를 했는데 검찰에서는 그렇게 안 봤어요. 이 사람이 만약에 승낙을 했다라면 그 사람이 흔히 말해서 사망하기 전에 자기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서 정장을 세탁 맡기고 또는 특수장비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 실습을 예약하고 이런 일을 했단 말이에요.

이게 과연 죽을 사람의 행동이냐. 따라서 승낙 없이 살해된 것이다 이렇게 본 거죠. 그래서 경찰은 위계승낙살인이지만 검찰은 바로 살인죄를 적용한 거죠.

[앵커]
그러면 이게 위계승낙살인죄랑 살인죄의 형량 차이가 어느 정도나 되나요?

[공정식]
형법상으로는 두 죄는 동일하게 살인죄에 그대로 적용하게 돼 있습니다. 따라서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형기 이렇게 적용하게 돼 있기 때문에 형량은 같다고 볼 수 있는데 다만 양형상 재판 과정 중에서 과연 피해자가 승낙했는가 여부가 굉장히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앵커]
위계승낙살인죄, 사실 용어도 생소하기는 한데요. 이런 게 적용된 범죄 사례가 전에도 있었습니까?

[공정식]
흔하지는 않은데 1998년도에 인쇄업을 하던 분이, 이분이 사업이 잘 안 되니까 일부러 화재를 내서 보험금을 탄 경험이 있어요.

그래서 이렇게 하면 보험금을 탈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자신의 처를 교통사고로 위장해서 살해하려다가 중상을 입히고 미수에 그쳤는데 그 이후에 또 자신의 내연녀를 다른 남성과 위장결혼 시켜서 그 남성을 살해하고 거기서 보험금을 타내는 이렇게 하다가 결국 그 남성은 살해가 됐고.

또 더불어서 이 내연녀에게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니까 지금 우리가 다 걸릴 것 같다. 그러니까 우리가 같이 죽자, 이렇게 동반자살을 할 것처럼 속여서 승낙을 받은 후에 내연녀는 사망을 했고 본인은 살았어요.

이 사건이 있는데 이게 바로 위계승낙살인인데 이 죄로 이 사람은 사형선고를 받았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은 여기서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공정식 교수님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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