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신문 제4626호 2008년 4월 28일
Shall We Dance II 춤바람 난 의사 김현식의 댄스 이야기 <10>
경쾌한 리듬속에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 차차
필자가 춤을 처음 접한 때는 1980년대 초반으로 지르박 블루스 등 Social Dance였지만, 1990년 초반에 본격적으로 정식으로 댄스스포츠에 입문해서 배운 춤이 바로 '차차(Cha Cha)' 종목이다.
스텝과 피규어들이 정형화되어 따라 배우기 쉽고 엉덩이를 씰룩 씰룩 움직여야 해 어색하면서도 코믹하고 강렬한 비트의 라틴 음악곡에 무척이나 재미있었다는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또 당시 유행하던 왠만한 가요곡에다 맞춰 춤을 춰도 잘맞았다.
골프도 실내 연습장에서 배우고 필드에서 실전을 통해 익히듯 평소 열심히 댄스를 익혀 정식 댄스파티에 참석해보면, 보통은 댄스 한 종목에 한 곡씩 소개되는데 연속해서 2곡씩 음악을 제공하는 것도 '차차' 종목이다.
의사 댄스 동호인 모임인 DAS Korea모임에서도 보면 항상 차차'곡에는 플로어가 입추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MD선생님들로 꽉꽉 찬다. 아무튼 인기 많은 종목이다.
필자는 수년 전부터 매월 2회씩 경찰병원 정신과 병동에서 댄스테라피를 진행하며, 또 수년전에는 서울아산병원 NP 낮 병동과 몇몇 신경정신과 병원에서 현재까지 댄스 테라피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광진구 중곡동의 모 신경정신과 정신재활 프로그램 댄스테라피와 본인의 댄스테라피 클리닉에서도 '차차'는 빠지지 않는 치료의 수단이 되고 있다.
또한 학회나 의사회 모임 등에서 펼치는 댄스시범에서도 다른 종목은 보고 듣는 즐거움만 선사해 드리지만, '차차'는 MD선생님들 몸소 참여하여 배워보고 즐길 수 있어 'Dance Together Program'에 거의 빠지지 않고 적용하는 종목도 바로 '차차' 종목이다.
유명한 대중음악인인 설운도의 히트곡 중에 다함께 차차차란 곡이 있다. 댄스 테라피에서 '차차'를 소개할 때는 “여러분께서 배울 종목은 설운도의 다함께” 하면 모두들 “차차차”라고 모두들 이구동성으로 대답한다. “바로 그 차차차를 지금부터 배워보겠습니다.”하면 모두들 이해를 한다. 참 우리 MD선생님들은 과거의 '차차차'가 '차차'로 바뀐 것은 알고 계시죠?
'차차'가 인기있는 이유는 첫째, 걸을 수 있는 남녀노소 누구나 짧은 시간 내에 쉽게 배워서 직접 즐길 수 있다. 댄스테라피를 진행할 때 보면 처음 춤을 접해보는 정신과 환자도 20∼30분만에 서툴고 어색한 춤사위지만 웃으며 즐겁게 배우는 것을 체험한다.
그리고 한번은 왼편 발 무릎이하 반복이 도저히 움직이지 못해서 구경만 하고 있던 적응 장애 환자도 움직이지 못한다던 발가락으로 까닥까닥 발장단을 맞추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둘째, '차차'를 통해서 최대 산소 소모량의 50∼65% 정도로 약간 숨이 차면서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을 정도로 기분 좋은 운동 효과를 체험하게 된다.
셋째, 과도한 불필요한 신체 접촉 없이 손만 잡고 즐기는 자유로움에 빠져들 수 있다. 오래되거나 댄스에 딱 맞는 파트너가 아니라면 이성간의 신체접촉은 가끔 어색하고 불편하고 부자유스러운데 이분분도 자연스럽게 해결이 된다.
넷째, 댄스는 음악이 필수적인 요소인데 '차차'는 왠만한 음악곡에 다 맞춰 댄스를 즐길 수 있다. 전용 댄스곡은 물론이고 이국적인 라틴 음악곡부터 올드팝송, 국내 가요곡 등과도 아주 잘 어울린다.
특히 이런 음악들은 주로 밝고 강렬한 비트의 음악이어서 우울한 기분이 언제 그랬냐 싶게 해소돼 표정들이 밝아진다. 무겁고 긴장된 굳은 얼굴들도 “어이쿠 어렵다”하면서도 5분만에 밝고 미소와 해맑은 표정으로 변하는 기적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강동구에서 의사회장을 역임하고 서울시의사회 재무분야 상임이사와 25개구 역대 회장단에서 활동중이신 대선배 ENT원장님도 수년 전부터 기회 있을 때마다 집요하게 댄스를 권해드렸는데 처음에는 코웃음을 치시며 무시하셨다. 그뒤 반신반의로 댄스레슨에 참가하시고 1시간동안 '차차'를 열심히 배우신후 첫 말씀이 “야! 현식아 이게 되게 땀나는 운동이네” 하신다. 벌써 3년전의 일화다.
최근에는 사모님의 제의로 부부간에 개인레슨도 하시며 댄스 스포츠의 '환상의 세계'를 체험하고 댄스 스포츠 예찬론자를 뛰어넘어 댄스 스포츠 마니아로 등극하셨다.
결론적으로 '차차'는 걸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빠른 시간 내에 즐겁게 배우고 흥겹게 즐길 수 있는 춤이자 운동인 것이다.
종교용어에 '보시'란 널리 베푼다는 뜻으로 보살의 실천 덕목인 '육바라밀' 가운데 제1의 덕목에 해당되는 것이며 자비심으로 타인에게 아무런 조건없이 베풀어 주는 것을 뜻한다고 한다. 기독교의 '다이아코니아'와도 일맥상통하는 의미겠다. 부처님 말씀에 재물이 없어도 상대방에게 재물보다 더 크고 풍성하게 드릴 수 있는 선물 8가지가 있다는데 8보시라고들 한다.
댄스에서도 8보시에 해당되는 것이 있다. 댄스 파티나 모임에서 만나는 숙녀분들의 얼굴이 다르듯이 같은 스텝을 밟더라도 춤사위나 홀드에서는 개개인이 특성이 모두 다르다. 그렇더라도 항상 신사분들께서는 상대 숙녀분을 존중하는 마음씨로 언행, 맑은 미소,아낌없는 칭찬 등 배려하는 자세가 그것이다.
특히 빠르고 격렬한 라틴댄스에서는 자세가 흐트러지기 쉽고 과도한 긴장이나 경직된 자세로 인해 상대에 피해와 오해를 줄 수 있어서 '차차'를 처음 배우시는 MD선생님들은 특히 8보시를 잘 기억하기 바란다.
'차차'로 돌아온다. 1952년 영국인 댄스강사인 Pierre Lavelle가 쿠바에서 룸바와 다른 스텝을 가진 춤을 발견했다. 이는 '맘보(Mambo)'와 아주 비슷했는데 맘보는 원래 타이티 춤으로1943년 피아니스트 겸 지휘자였던 Palace Prado가 유럽에 소개했으며 1950년대 초 미국에서 유행하기 시작했다. 맘보라는 말은 사실 아프리카 흑인들의 종교인 부두교 여사제의 명칭이다.
맘보가 소개된 후 비슷하면서도 약간 다른 리듬이 인기를 끌었고 전세계를 통해 라틴댄스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리듬이 되었는데 바로 '차차차'였다. 그래서 차차차에는 아프리카의 종교인 부두교의 의식 춤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맘보에는 싱글, 더블, 트리플 등 세가지 형태가 있다. 트리플은 한 마디당 5박자로 구성돼며 이것이 '차차차'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차차차'의 어원은 스페인어로 보모라는 의미인 Chacha, 코카잎을 씹는다는 뜻의 Chachar, 쿠바의 민속춤인 Guaracha에서 유래된 것이라는 설, 또는 카리브지방의 TaTa, KwaKwa라는 열매를 맺는 나무로 만든 악기에서 따왔다는 설 등 다양하다.
'차차'는 현재 분당 약 30∼34마디 템포의 음악에 맞춰 추고 있다. 한 박자당 한 스텝을 추며, 이 때 중간의 1/2박자에 무릎을 펴면서 힙을 강하게 움직인다. 체중은 앞쪽에 두며, 전진은 토(toe)로 하고 상체는 곧게 유지한다. 첫 번째 박자의 스텝을 강조하기 위해 4&1에 Chasse를 하는데 제4박자가 3/4, 1/4로서 싱코페이션(syncopation) 되는 음이 차차인데 제1음까지 연속적으로 하면 차차차로 들린다. '차차'는 댄스스포츠의 라틴 댄스 종목 중 강한 비트와 밝고 시원 느낌을 주는 춤이다.
댄스 스포츠의 모든 종목들에는 수준별로 분류해 놓은 피겨들이 있는데 그들은 브론즈, 실버, 골드 레벨로 표현한다. 많이 추는 춤이고 흔히 접해 볼 수 있는 종목이라 각 레벨별로 피겨를 소개해본다.
이름을 알고 피겨들을 감상해보면 쏠쏠한 재미도 느낄수있다.
첫째 브론즈 레벨(Bronze Level)에는 Alemana, Basic movement, Closed hip twist, Cuban rocks, Cucarachas, Fan Hockey stick, Natural opening out Movement,Natural top, New York, Progressive walks, Shoulder to shoulder, Side step, Spot turns, Three cha cha, Time steps Underarm turns가 있다.
둘째, 실버 레벨(Silver Level)에는 Aida, Curl, Open hip twist, Opening out from reverse top ,Reverse top, Ronde chasse, Spiral이 있다.
셋째, 골드 레벨(Gold Level)에는 Advanced hip twist, Cross basic, Cuban breaks, Fallaway leader, Foot changes, Hip twist spirals, Rope spinning, Split cuban breaks, Sweetheart, Turkish towel 등이 있다.
MD선후배 동료 선생님들! Pussy Cat Dolls의 'Sway'나 Tom Jones의 'Sex Bomb', 렉시의 '애송이들아' 한번 들어보면 스텝 절로 움직이며 재미있답니다. 이번 주는 다함께 차차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