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세월호 참사 10주기 '세월호, 책으로 마주하기'_경기북부지부 하남지회
-일시: 2024년 4월 9일(화) AM 10:00
-장소: 일가도서관 지하 1층 다목적실
-참석: 1기_안경희, 이명현, 임연빈, 전은주, 전형숙, 조문정, 조미란, 임정란, 이신애
2기_기미영, 오현모, 최혜경, 홍미경
2022년 세월호 참사 8주기 즈음, 경기북북지부의 신입으로 하남지회가 이름을 올렸다. 열정은 앞서나 모든 것이 서툴기만 했던 그때 세월호 참사 추모행사를 돌아다볼 겨를도 없었다. 2023년 4월 어느 봄날에, 이제 막 걷기 시작한 아이가 동생을 보듯 신입회원 2기를 맞아들이고 세월호 참사 9주기 추모행사 참여를 위한 안내메세지가 소개되었다. 그러나, 몇몇 회원들 중엔 추모행사가 쉽사리 인정되지 않은 부분이었던 것인지 알림 메세지와 동시에 2명의 정회원 탈퇴로 이어졌다. 그렇게 2023년 세월호 참사
9주기 정식 추모행사는 하남지회에서 볼 수가 없었다. 그리고, 2024년 다시 봄, 창단지회로 몇 번의 위기를 함께했던 1기와 2기는
자연스레 세월호 참사 10주기 추모행사를 기획하고 전원이 참석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
10년이면 세월호 참사 친구들로 가득했을 우리 사회 구석구석엔 천개의 바람만이 머문다.
10년의 세월이 야속하다. 대국민적 우울신드롬이 있을 정도로 패닉이었던 그 시절이 이젠 먼 일만 같다.
구체적인 책나눔 전에 10년전 그 시절의 기억을 일깨우고자 준비한 영상으로 각자의 애도시간을 가졌다.
마주하고 싶은 영상이 아니었을지도 모르지만, 우린 너무 많이 잊고 지냈다. 그 시절의 감정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싶어
힘들지만 어렵게 꺼냈다. 조명꺼진 공간엔 무거운 침묵과 흐느낌만 공존할 따름이었다.
감정을 추스르고 나눔방에 게시된 세월호 관련 도서 목록 중에 각자 원하는 책을 지참하여 나눔 시간을 갖기로 했다.
이하는 회원들의 생생한 나눔을 그대로 전화고자 기록한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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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현- 동갑내기 아들이 있어 2년정도 우울증이 걸릴 정도로 슬펐다
매스컴에서 그만 방송했으면 좋겟다싶어 외부 매체와의 접촉을 닫고 살았던 것 같았다
전은주- 충격 속에 임신 5주차 유산 경험이 있고 그해 시동생이 사고로 죽었다. 시어미니의 아들을 보내는 모습과
세월호 참사의 충격,유산의 경험에 의해 4월이 되면 꽃피는 계절과 상반되게 우울해진다.
홍미경- ‘금요일에 돌아와요’ 책제목에서부터 너무 감정이입 되서 잘 못 읽을 것 같기도 하고 그런 감정으로 책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것 같아 대출할 수 없었다. 이렇게 늘 선택적 회피를 통해 세월호 사건을 잊고
살았다. 그러다 우연히 시신을 찾지 못한 남겨진 부모들의 삶에 대한 다큐를 보게 되었다.
파도에 떠밀려 시신을 찾은 부모의 경우 또한번의 자식을 보내는 과정을 보면서 오열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한번은 감정을 떨어내야하는게 아닌가 싶어 고민이 많았지만 이 자리에 참석하게 되었다
최혜경- 감정이입이 너무 되어서 세월호 관련 도서 목록에서 책을 고를 수가 없었다.
2014년은 개인적으론 친정 엄마가 돌아가신 해이기도 해서 너무 힘들었지만, 동시에 아이가 태어나서
육아에 힘쓰느라 그 아픈 시절을 겨우 견뎌냈던 것 같다. 회피하고 싶은 참사이긴 하나 이면의 진실은
꼭 알고 싶다
오현모-그 당시 학원에서 일하고 있어 저녁때까지 알지 못한 내용이었다. 이후 수업 중 학업스트레스로 힘든
아이가 ‘제가 세월호에 타고 있었더라면 좋겠다’라는 아이의 반응에 너무 놀라서 학부모와의 상담을 통해
학원을 그만두게 했다 그맘때 즈음 인생에 있어서 뭐가 중요한가를 가장 고민했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
일하느라 많이 눌러 두었던 감정이었는데 간만에 어제는 책을 통해 마음껏 감정을 풀어낼수 있었던 것 같다.
전형숙-2014년 세월호 참사이후 2017년에 세월호가 인양되었다. 그 3년간 관련 사람들은 어찌 세월을 견뎌냈을지
상상만으로도 힘들다. ‘가만히 있으라’-나보다 어른이 더 잘 알겠지 싶어 말 잘듣고 기다리고 있었을
아이들을 생각에 정말 아이들에게 늘 어른들의 말 잘 듣고 정해진 규칙과 규율만 따르라고 가르치는게 맞는지
\ 고민스러운 부분이다. 매년 이 시기에 이 아이들을 생각하지 못하고 일상을 지냈던 것에 회개하고 싶다.
좋은 어른들이 되어야겠다라는 다짐을 다시 해본다. 어도연같은 시민단체가 이렇게 기억하고 활동하는게 새삼
좋다고 생각한다.
기미영-아이가 자고 있는데, 우리 아이는 안전하다 행복하다 생각에 솔직히 안도감이 들었다.
세월호 관련 책들이 이렇게 많이 나와 있다는 걸 이번에서야 알았다. 정치적 잣대로만 세월호 사건만 봤는데
남아있는 애들의 고통과 성장에도 신경을 써야겠다고 생각되었다.
조문정-세월호 참사하면 한 이미지가 생각난다. 헬기가 날아오르고 세월호 배가 기울어져가고 있고 하늘은 파랗고
바다도 너무 파랗고 왜 구조원들이나 헬기에 탄 사람들은 그들을 구하지 않고 뭐하고 있는 거지 싶었다.
세월호 참사가 있던 날, 한강변을 따라 일하러 가는 길에 전원 구조했다는 뉴스에 안도하면 밤늦게
퇴근했는데 오보된 내용이었다는 사실에 허탈했던 기억이 있다. 세월호 관련 책들이 많았는데 그냥 회피하며
살았다. 다만 이런 기회를 통해서 다시금 일깨우는 기회를 갖고 추모하고 애도하는 시간을 갖게 되어 좋다.
‘응시’라는 그림책인데 각자 바라보는 시점에 따라 보는 장면이 다른 세월호 참사 관련책자이다.
‘두꺼비’ 시로 그린 그림책-세월호 참사때 생존한 42명이 22시간에 걸쳐 국회의사당에 걸어간 여정을
그림책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이번 어도연 세월호 관련도서 목록은 아니나 내용이 좋아 공유한다.
임연빈- 세월호 사건 당시 일본에 있었다. 헬기가 돌고, 해양경찰이 쇠막대기로 다 기월어진 세월호를 두드리기만
하던 TV 화면이 생각난다. 미국 일본의 구조활동도 거절하고, 결국 민간인들이 투입되어 구조하는 상황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 광화문에 세월호 참사 행사때 참석했었고 매해 기억하려 노력했다. 수십수백명 아이들의
목숨보다 감추고 싶은 비밀이 무엇인가 진실을 회피할 때가 아니다 싶다. 아울러, 우리 지회내 세월호 10주기
추모행사도 뜻 깊지만, 초대회장으로서 어도연이 시민단체라는 인식이 어도연 회원 스스로 말하고 자발적으로
세월호 추모행사에 참여하는 모습에 가슴 뭉클하다. 여기까지 오기에 시간이 필요했구나 싶었다.
‘세월’_노란상상 출판사 최신간,
화자가 배다. 철저한 사실고증에 근거하여 감정없이 무미건조하게 세월호 참사과정을 다룬 책이며 관련책
책중 단연 덧보이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조미란-그 당시 무슨일인지 새벽부터 깨어 있었다. 유치원 다녀온 아이들이 형아, 누나가 많이 죽었다라며 생생한
뉴스를 전할때 이후 아이들과 함께 세월호 사건에 대해 많이 얘기했다. 그 영향 때문인지 아이들이
416 활동을 많이 한다. 다른 한편에서 아이들 목숨팔이냐라면서 세월호 관련 행사에 대해 말하는 그들의 입장이
얼마나 다를까 싶었다. 최근에 416 프로그램 참석하고자 신청했는데, 관련 담당자로부터 신청자가 없어
취소됬다는 알림을 받았는데 너무 안타깝고 속상했다. 아이들을 키우는 입장에서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신애-당시 막내가 태어나고 몸조리 중이었다. 세월호 사건을 티비를 통해 봤지만 사람들의 안타까움보다는 왜
구출하지 못하는 건지 정부에 대한 비난과 화에 초점되어 그당시 제3자 입장에서 슬픔보다는 분노가 더 있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 둘째 아이가 기관에 다니기 시작할 때, 선생님들을 (어른들) 무조건 믿지 마라는 교육을
해야하는 안타까움이 있었다. 매년마다 그냥 지나가는 세월호 행사로만 여겼다가 올해는 어도연에서 추진할 때 왠지
참여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들에 초점 맞춘 얘기는 감정상 빌릴 수가 없었서 동화작가 쓴
작품을 빌렸다. 미국의 경우, 911테러 장소에 아래로 떨어지는 폭포수를 만들어 추모공간을 만들었다. 분명
100층이 넘는 고층건물을 짓고도 남을 공간인데 추모공간을 마련했다는게 대단하다. 반대로 우리는 계속
정치색만 입히며 서로 비난하기만 바쁘다. 나도 이번 기회를 통해 정부비난도 있지만 사람들의 생명에 초점을
맞추려한다. 이제 더 이상 슬퍼할 때만 아니고 제대로 추모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동화동무씨동무 북토크때 다뤘던 ‘기소영의 아이들’ 책이 생각났다.
안경희-외국의 경우, 사건보다는 사람에 초점을 맞춘다. 단 한명의 사람을 구조하고자 다른 나라의 경우 온 힘을
쏟는데 비해 우린 기념관하나 제대로 없다. 예를 들면, 전쟁기념관을 가도 우리나라는 탱크나 무기들을
전시하는데 비해, 다른 나라의 경우, 전쟁에 대해 오감으로 느끼도록 공포심을 불러일으키는 장치가 더 있다.
사건보다는 사람에 초점을 맞추면 좋겠다 싶다.
임정란-그 당시, 아이들 나이가 어려서 세상에 저런일이있구나 싶은 안타까움정도로만 흘려보냈던 것 같다.
시간이 흘러 최근 이태원 할로윈 사건과 이번 세월호 참사 추모행사를 기획하면서 돌이켜보니 아이들이
딱 그당시 학생들 나이가 되었다. 추모영상을 준비하면서 마주친 많은 자료들에 얼마나 가슴아팠던지.
솔직히 우리 가정은 안전하고 우리 아이들은 무사하다하는 생각에 사회의 이모저모를 살펴보지 않았다.
어도연 활동을 지금까지 하지 않았더라면, 여전히 난 세월호 참사사건은 그냥 묻고 잊고 지냈을 것 같다.
하남지회 창립멤버로 3년간 지내온 어도연에서 나도 함께 성장하고 또 이렇게 시민단체로 작지만 힘을
보탤 수 있는 기회가 생겨 다행이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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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티슈가 돌아다니고 여전히 흐느낌의 여운은 있지만 이젠 세월호 참사 10주기 추모를 위한 노란 나비 접기를
통해 그들을 잊지 않겠다고 다짐해보기로 했다.
세월호 관련도서 목록의 책들을 위한 책갈피 겸 세월호 참사 상징인 노란 나비를 함께 접어 기념하였다.
나눔 이후 모든 회원들과 애도했던 슬픈 마음 훌훌 털어내고 꼿피는 4월을 제대로 즐기기로 했다.
남아있는 이들이 그들을 잊지않고 제대로 함께 기억해주는 일!!!
더 이상 슬퍼만 하지 말고 제대로 추모할 수 있는 기회와 공간을
나혼자가 아닌 시민단체로 여럿이 작지만 힘이 될 수 있는 공간을
함께 할수 있음에 오늘도 어도연모임에 감사드린다.
첫댓글 함께 모여 한분씩 그날의 이야기 들으며 눈물훔쳤던 기억이 나네요. 기억과 기록의 힘은 쎄지요.
그날의 기억이 다시 되새겨지네요.
10년의 고통속에서 아직도 제대로된 진상규명도 없이 지내시는 유가족의 고통이 고스란히 느껴지는듯 합니다.
좀 더 나은세상에서 아이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잊지않고 마음을 모아 같이 하겠습니다.
하남지회 노란 꽃이 피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