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신론 강설 39>
기신론의 별명 마명론
기신론을 마명론이라 부르기도 한다는 것은 저자가 마명이기 때문인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이 마명(馬鳴:Asvaghosa)이 어느 마명인지가 정확하지 않아 여러 가지 이설이 있다.
일반적으로 기신론의 저자라고 믿어온 마명의 활동시기를 100~150년으로 본다.
그는 원래 브라만 출신의 대학자로 총명함이 널리 알려졌던 사람인데, 당시 인도의 학문중심지였던 마가다 지방의 여러 도시에서 불교학자들과 논쟁을 벌인 끝에 지고나서 불교에 귀의하였다고 한다.
조사 전법 법맥에 서천 12조로 되어 있으며, 부나야사(富那夜奢)의 제자로 되어 있는데 일설에는 협존자(脇尊者)의 제자였다고 한다.
또한 그는 당시 유명한 시인으로 이름을 떨쳤으며, 카니슈카왕의 두터운 신임을 얻기까지 했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기신론의 저자인 마명과 시인 마명이 동명이인이었다는 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석마하연론(釋摩訶衍論)』 에는 6명의 마명이 있었다고 하며 『출삼장기집(出三藏記集)』에는 2명이 마명이 있었다고 한다.
저자가 마명으로 되어 있는 또 다른 저서에는 『불소행찬(佛所行讚)』과 손타라난타가 미인 부인을 두었으나 아름다운 부인에 대한 애착을 끊고 출가를 해 도를 이루는 과정을 서술한 서사시 『손타라난타시(孫陀羅難陀詩)』가 있는데 이 두 저서는 기신론의 저자와 다른 시인 마명의 저작으로 본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기신론에 대한 논쟁이 있었다.
기신론이 인도에서 저술된 것이 아니라 중국에서 찬술된 것이라는 주장이 나와 이에 대한 논쟁도 있었던 것이다.
이는 주로 일본의 불교학자와 중국의 불교학자 사이에 있었다.
특히 중국에서 근대 신불교 운동을 주도했던 양문회(楊文會:1837~1911)와 구양경무(歐陽竟無:1871~1943), 태허(太虛:1889~1947) 스님 등의 활동시기에 기신론을 둘러싼 다각적인 주장이 나와 논쟁이 한층 가열되었다.
양문회는 ‘중국불교 부흥운동의 아버지’로 칭송된 인물이었는데, 그는 일찍이 기신론을 읽어본 것을 계기로 불교연구에 몰두하여 후에 불교경전을 간행하는 등 불교사상을 선양하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영국에 가서 막스 뮐러(Max Muller:1823~1900)를 만난 적이 있었고 일본의 학자 난죠분유(南條文雄:1849~1927)와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교류하여 불교 관계 전적들의 많은 자료들을 입수하기도 하였다.
양문회의 사상은 바로 기신론 사상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는 기신론을 각별히 좋아했으며, 대승불교의 기틀은 마명에서 열렸다.“라고 말했다.
그리하여 마명종을 제창하기까지 하였다.
그는 중국에 와 있던 영국인 선교사 리차드 티몬시(RichardTimohthy:1845~1919)에게 기신론을 선물하고 이를 영역하게 하여 1907년에 상하이에서 기신론 영역본이 나오게 하기까지 하였다.
양문회는 기신론이 불교를 배우는 최적의 입문서이고, 교문(敎門)과 종문(宗門)을 회통하고 여러 경전들을 통섭하여 포괄하는 대승불교의 근본이 되는 것이라 하였다.
『능엄경』, 『능가경』, 『화엄경』, 『법화경』 등 대승경전이 기신론을 통달하면 저절로 쉽게 이해된다고 하였다.
이러한 주장으로 양문회는 기신론을 불교의 우수성을 대변하는 중요한 논서로 간주하면서 중국불교의 전통이 기신론을 중심으로 일어난 것이라 하였다.
그는 기신론의 주소(註疏)를 교감 정리하여 불교연구의 근본을 삼았다.
그는 이미 많이 알려진 기신론의 3대소인 혜원의 <기신론의소>와 원효의 <기신론해동소>, 그리고 법장의 <기신론의기>뿐만 아니라 명나라 때 진계가 지은 <기신론찬주>와 덕청이 지은 <기신론 직해>, 지욱이 지은 <기신론열망소> 등을 간행하였고 만년에는 수집한 각종 기신론 주소를 모아 <대승기신론소해회집>을 간행하였다.
저자 마명(馬鳴)이라는 이름에 대하여 <현수소(賢首疏)에서는 마명이 태어났을 때 말이 감동하여 울었으므로 마명이라 했다는 설과 마명이 거문고를 잘 탔는데 말이 듣고 슬피 울었다는 설, 그리고 월지국의 왕이 말 7필을 굶겨 1주일이 지난 날, 마명에게 법좌에 올라 설법을 하게 하면서 주린 말들에게 먹이를 주었으나 마명의 법문을 듣느라고 먹이를 먹지 않고 눈물을 흘리면서 법문을 들었으므로 마명이라 했다는 등 여러 가지로 이름의 유래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
- 지안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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