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골목길을 구석구석 다니시면서 사라져가는 골목길을 살아오게 만드시는 ‘서울시 골목길 홍보대사’이기도 한 피피사랑님이 7월 8일 토요일 선정한 곳은 세계에서 가장 긴 순환노선 (60.2km) 이기도 한 2호선따라 도심과 자연을 함께 경험하며 걷는 길이었습니다. 당연히 60km의 2호선 전구간 아닌 성수역에서 시작, 힙하고 핫한 거리를 걷고 뚝섬역을 통해 용답역과 신답역, 용두역에 이르는 구간입니다.
성수동 일대는 피피사랑님이 아끼는 곳, 오케스트라에서도 여러번 간 곳이죠. 익숙한 곳이지만 식상함을 피하고 새로운 자극을 위해 성수동과 뚝섬역 구간을 돌고, 서울숲과 생태습지공원을 통해 송정제방길에서 살곳이다리로 넘어 청계천 맞은편 신답역과 용두역까지 걸어가는 길입니다. 가장 핫한 거리, 도심의 변화와 자연의 길, 그리고 조선역사와 함께 한 살곶이다리 등 최첨단과 과거가 공존한 길이기도 합니다. 역시 피피사랑님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주제는 ‘2호선 지하철 길따라’입니다. 1980년 개통된 2호선은(완전개통은 1984년 5월 22일) 가장 이용객이 많은 노선이자 서울 주요 지역을 거의 다 경유하는 가장 잘 만들어진 노선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피피사랑님이 알려주셨듯이 “20분만에 직선노선에서 순환노선으로 변경”된 비하인드 스토리를 품고 있기도 했죠.
멋진 곳이라 단체사진을 찍으니 직원이 나와 자기들 매장 홍보용으로 인스타에 올린다고 해서... 멋진 분들이 많긴 많네요~~
1974년 8월 15일 지하철 1호선의 개통과 함께 서울시 가장 난제는 2호선의 설계와 공사입니다. 1976년 당시 구자춘(1932-1996, 서울시장 임기는 1974. 9-1979. 12) 서울시장은 전문가들이 왕십리 ~ 을지로 ~ 마포 ~ 여의도 ~ 영등포로 이어지는 2호선 직선 노선도를 제시하자 즉석에서 그의 전임 김현옥, 양택식 시장이 개발한 마포 ~ 여의도를 피하고, 신촌-구로-강남을 잇는 순환노선을 20분만에 제시, 순환노선으로 밀어부칩니다. 군사개발독재시절이니 가능했던 일, 구자춘 시장도 지금과 마찬가지로 전임시장이 주력한 지역을 피하려다 보니 순환선이 된거죠. 아울러 구자춘 시장은 포병장교 출신, 지도를 보고 판단하고 분석하는데 일가견이 있다고 합니다.
물론 천만 시민이 사는 도시의 수송체계 핵심인 지하철이 구자춘 시장의 독단으로만 가능했던 것은 아닙니다. 2호선 건설의 핵심은 전쟁대비 강남으로의 신속 이동이라는 분단상황이 고려된 개발에 있습니다. 2호선 완공으로 강남은 최대 수혜지역이 됐죠. 이런 군사적 상황도 고려됐지만, 다만 외국의 개발사례를 보더라도 1호선 이후 직선노선의 지하철이 더 개발된 이후 순환선으로 연결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구자춘 시장은 이를 뛰어넘어 2호선을 순환선으로 만든 것은 독단이라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잘한 결정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서울역에서 청량리로 이어지는 1호선과 서울을 한바퀴 도는 2호선, 이어 3호선과 4호선의 연속개통으로 서울은 이른바 지하철 시대를 맞았는데, 이로 인해 공간 뿐만 아니라 서울시민들의 생활양식(modus vivendi)까지 바꿨죠. 첫 번째는 수송분야에서 지하철의 역할이 압도적일 뿐 아니라 정시출발 정시도착이라는 시간관념이 바뀐 것에 있습니다. 두 번째는 서울의 공간 재배치입니다. 지하철이 들어가는 곳은 흥하고, 아닌 곳은 망하는 이른바 ‘역세권’이 생기고,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문화거점이 새롭게 형성된 것에 있습니다.
지하철이 바꾼 것 중의 하나는 대학가를 중심으로 청년문화가 활성화 된 것에 있죠. 대학이 몰려있는 신촌은 청년문화의 아성으로, 그리고 홍대입구역으로 확장되고, 1990년대 중반까지 별볼일 없었던 건대입구역은 서울 동북지역 아이콘으로 떠올랐죠. 지하철 덕분에 대학간 교류가 아닌 미팅 등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지하철역마다 무수한 사연을 만들곤 했죠. 그리고 무엇보다 강남문화, 강남의 독주가 시작된 것이죠. (이 부분은 다음 기회에)
그런데 이번 피피사랑님 2호선 지하철 구간, 성수역과 뚝섬역은 그렇다치더라도 용답역 신답역 용두역은 아주 낯선(?) 곳이기도 합니다. 이 지역은 성수역에서 신설역으로 이어지는 성수지선, 지하철 50년에서 아직도 외지고 사각지대에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하긴 아직도 군자차량기지로 불리지만, 예전에는 용답차량기지, 그래서 역 이름도 기지역으로 불린 곳이기도 합니다. 피피사랑님 따라 청계천 맞은 편 잘 정비된 ‘하동 매화거리’로 걸었지만, 만약 지상으로 골목길로 갔다면 ‘서울에 아직도 이런 곳이...’ 할 정도의 오래되고 낙후된 지역이기도 합니다.
뚝섬역에서 송정제방길로 나와 한양대 공대 쪽 가는 길에는 조선시대 지어진 살곳이다리가 있고 맞은편 장안평 일대는 예전 임금이 군사훈련을 참관하던 곳, 그래도 纛旗(독기, 혹은 둑기)가 휘날린 곳이라 해서 독도-둑도-뚝섬으로 음운변화가 일어난 지역입니다. 살곳이다리는 조선시대 가장 긴 다리로 1483년(성종14)에 완성됐는데, 살곳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태종 이방원으로 올라갑니다.
살곳이다리입니다. 조선시대에 돌다리 중 남은 것은 여기와 진천 농다리이죠. 진천 농다리는 고려 초기에 세워진 것...
태종 이방원은 태조 이성계가 두 번째 부인에게 난 아들중 막내인 방석에게 권력을 물려주자 이를 거부, 왕자의 난(1398년)을 일으키고 방석을 죽이면서 권력을 쟁취합니다. 이에 낙담한 태조 이성계는 본향인 함흥에 돌아가 태종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태도를 보이고, 이제 태종은 여러명의 신하를 보내 한양으로 돌아오게 하지만 태조는 그 신하마저 죽이죠. 그래도 대세는 어쩔 수 없는 것, 태조가 한양으로 돌아온다고 하자 태종은 지금의 뚝섬에 커다란 천막을 치고 태조를 맞이합니다. 태조는 예로부터 활의 명인, 태종의 측근인 하륜이 꾀를 내서 “태조가 열받아 화살을 쏠지 모르니 기둥을 두꺼운 것으로 세우라”고 합니다. 태종을 만난 태조, 바로 활을 뽑아 쏘지만, 화살은 기둥에 박히고, 더 이상 어쩔 수 없었던 태조는 태종을 인정하고 경복궁으로 들어갑니다. 살곳이는 바로 여기서 유래된 것이고, 그 살곳이 앞에 다리를 놓아 살곳이( 箭串橋 전곶교)다리라 한 것이죠.
살곳이다리를 넘으면 마장동 청계천8가로 이어지는 청계천길, 피피사랑님은 다시 길을 넘어 ‘하동 매화거리’, 신답역 밑으로 가는 길을 통해 동대문구청(예전 동대문시외버스터미날) 옆 명륜진사갈비로 갑니다. 맞은편 마장동 방향의 청계천 보다는 숲과 잘 정비된 녹지, 더운 날이지만 시원하게 걸었습니다.
돌아와서 후기를 쓰니 참 좋은 길, 구성이 뛰어난 길을 걸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첨단 변화를 반영한 성수역 일대, 서울숲과 생태습지공원, 살곶이다리와 하동 매화거리... 서울 속 과거와 현재, 첨단과 미래, 그리고 숲길과 역사문화...
멋진 길을 진행해주신 피피사랑님, 즐겁게 걸어주신 단원들, 그리고 2차를 통크게 쏴주신 동하님에게 감사드립니다.
낙화는 유수처럼
한양대역에서 구의역, 강변역, 잠실나루역까지는 지하철 아닌 지상철. 지반문제 등으로 지하철로 되기 힘들어 지상철.
처음에는 지하철이라고 환영했지만, 최근에는 공해와 소음등으로 가장 큰 민원의 대상
성수동은 건축의 변화를 볼 수 있는 건물들이 많습니다.
위에 건물 다른 각도에서 보기...
힙한 성수동, 홍보물도 세련되게... 피피사랑님 설명을 잘 못들어서~~
성수동에는 독특한 곳들이 많습니다. 최근 트렌드를 반영한 스튜디오를 겸한 카페...
카페 창고같은 붉은 벽돌 앞에서... 피피사랑님이 붉은 벽돌 건축양식을 엄청 좋아하셔서...
대니카님
간판 홍보물 글자를 잘 모르겠네요...
알고보면 반야님도 힙한 분~~
방학을 이용, 한국에 오셔서 최대한 보고 듣고 걸으시려는 본이님
오케스트라의 대표 남자모델(?) 치누정님... 모자가 아메리칸 스타일~~~
로히님
건물들도 단순하지 않습니다. 그래피티로 뒤덮힌 건물
고운님이 나오신 줄 알고 깜놀~~
코너, 삼각형 건물인데 특색있어서...
니키타님
대니카님
진취적 삶의 방식... 아주 좋습니다. 그런데 BMW 차라...
니키타님 요즘 관심사?
성수동은 수제품들이 많은 곳이죠... 5세트에 1만원
오케스트라 참가율 높으신 분들... 지나로님 반야님 가득님
대니카님과 동하님
활달하신 자운영님... 소피아 로렌과 지나 롤로브리지다를 합성한 듯한.,...
피피사랑님 눈이 동그랗게 된 이유는? 1. 손석구 추앙?, 2. 켈리 한잔?, 3. 1+1에 혹해서?
대니카님은 미소만~~
오랜 친구를 엉뚱한데에서 만난 것 처럼.. 자운영님과 본이님
이 사진이 멋있지~~~ 사진 평가하시는 동하님과 대니카님
서울숲생태습지공원 데크길에서... 낙화가 매년 4월초면 찾는 곳...
서울 앵무새라는 곳인데 인생샷 찍는 곳이랍니다. 대기줄이 엄청 나더군요.
푸른돛님 흉내내서~~
살곳이다리 위에서...
하동 매화거리 가는 길... 이 길은 매년 봄날 후렌드님이 꼭 찾으시는 길이기도 하죠~~
성수역부터 12km를 걸어서... 간판이 보이자 낙화 입에서는 '유레카'가 절로...
대니카님은 얼떨결에 남자 3명 앉은 곳에 계샤서 프로의 솜씨로 고기 구워주시고... 감사합니다.
뒷풀이 중 오신 수화님. 반가웠습니다.
첫댓글 더운날 참 좋은 분들과 씩씩하게
12킬로 (저는 14킬로) 잘걷고,
즐겁게 잘먹고, 행복하게 잘 마셨네요~ㅎ
젊은 매장 직원이 홍보용으로
인스타에 올린다고 양해를 구하고
우리들 사진을 찍을때 의아해했는데
단체사진보니 마케팅 컨셉이 짐작됩니다~ㅎ
낙화님의 재미난 역사저널
2호선라인 탄생의 비하인드스토리,
뚝섬과 살곶이다리의 유래..
심도깊게 정독합니다.^^
감사합니다
낙화님의 선곡을 들으며
자세한 부연설명을 곁들인 사진감상
잘 하고 갑니다.
사진으로 보니 더운날 저 길을 걸으며
보고 느낀 새롭고 즐거웠던 감정이 솔솔~
고맙습니다.
낙화님의 후기를 읽을때마다 낙화님의 오케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느껴집니다.
다시 자세히 읽고 잘 알고 갑니다.
사진도 늘 감사드리구요~^^
날도 좋고 길도 좋고 저녁도 맛있었구요~
길 열어주신 피피사랑님 감사합니다.♡
와~~~ !
진짜 낙화님의 역사저널 최곱니다
이 정도의 글을 쓰려면 얼마나한 애정과 시간이!!!
낙화님이 계셔 오케스트라는 단단탄탄합니다
따라가느라 사진찍느라 매번 피피사랑님의 설명을 많이 놓치는데
이리 풍성하게 기록 남겨주시니 큰 도움 됩니다. 감사합니다
열정가득 낙화님! 사진,글 잘 보았습니다 ^^ 😀 감사 😊
제가 중2때(76년도?)
부산서 서울로 수학여행 와서 지하철을 타는 일정도 있었다죠 .ㅎㅎㅎ
아마도 그만큼 국가의 신업적 의미가 컸었던것 같습니다.
더운날 걷기만 해도 힘든 길을 설명 해주시고 사진 찍어 기록으로 남겨주신 피피사랑님, 낙화님 감사 드립니다.괜한 맘 바빠서 뒷풀이 참석못하고 돌아간것도 죄송하구요.
같이 함께 했던 모든분들깨도 감서드립니다.
와~~~우
대단하다는 말밖에 안나오네요!
새벽4시까지 졸린 눈 비벼가며
아직까지 꿈나라에 계실 낙화님~~~ㅎ
먼저 감사의 맘 전합니다*^^*
공지를 하면서도
지하철 초기 2호선이
직선노선 아닌 순환노선인걸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네요
지하철시대를 맞으면서
시민들의 생활양식까지 바꿨다는 말씀이
새삼 와닿네요ㅎ
비가 억수같이 내리는 오늘!
쨍쨍한 햇빛받으며 걸었던 그날이
(힘들었던건 잊어 버리고}
잠시나마 "화양연화 (花樣年華) "가 되었으면 합니다*^^*
유년시절 추억을 되세기며 걸었던길!
함께 해주신 단원님들~~~♡
고맙습니데이*^^*
사진,후기 잘 봤습니다~ ^^
요 날, 수영 마치고 혹시나 하고 뒤풀이라도 참석할까~~고민하다~
도보참석은 안 하고 한 잔 하러 온다고 피피님한테 혼날까봐... ㅎㅎ
앞으로 뒤풀이 참석 전문으로 전향할까 봐요~ 할 일은 많지 않은 것 같은데 너무 바빠요~ ㅡ,,ㅡ
가야산님 뒤풀이 참석 전문도 환영합니다.
뒷풀이에서 단원들이 가야산님이 계셨으면 하더군요~~
바쁘신 기간에는 뒤풀이에서라도 만나요~~
그 까이것 시원하게 혼나시고
뒤풀이 오시지 그러셨어요ㅋㅋㅋ
어떻게도 좋으니 놀러 오세요^^
그러게요~피피님한테 비오는날
먼지나게 혼나는 것도 즐거움이려니,,,하고
짠~ 나타나셨다면 엄청난 박수와 환호성을 들으며
요즘 근래 최고로 즐거운시간 함께 할 수 있었을텐데요~ㅎ
총회 이후 가야산님과 한 악속 지키려구 했는데
낙화님께 가야산님이 많이 바쁘시다는 말씀 들었네요~ㅎ
약속 지키기가 이리 힘들어서야 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