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적인 지식을 갖추지 못한 일개 영화팬의 글이니 재미로 봐주세요.
글에 나오는 영화는 모두 봤으며 국내 작품을 제외한 가장 인상깊게 본 베트남 전쟁 영화 네편을 선정했습니다.
선정된 모든 작품에 대한 동영상 및 사진 자료와 리뷰 글이 있습니다.
순위는 제작년도 순입니다.
베트남 전쟁 배경 4대 걸작
Part 1. 디어헌터
디어헌터 The Deer Hunter, 1977
미국 전쟁 외 182분 (재) 15세이상 관람가 (재) 재개봉 2022.06.23.
감독 마이클 치미노
출연 로버트 드 니로, 존 카잘, 존 새비지, 크리스토퍼 월켄, 메릴 스트립
< 디어헌터 >는 베트남 전쟁의 지옥도, 참전 군인들의 후유증, 그리고 황폐한 사회 속에서 벌어지는 인간성 파괴라는 소재로 당대 주목받던 할리우드 시나리오 작가였던 마이클 치미노의 두 번째 감독 작품입니다.
마이클 치미노의 강렬한 스토리텔링,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배우 로버트 드 니로,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여배우 메릴 스트립, 명배우 크리스토퍼 월켄의 엄청난 연기 그리고 펜실베니아의 아름다움과 악몽같은 전쟁 장면을 극명하게 대비시킨 촬영 감독 빌모스 지그몬드의 영상이 만들어낸 강대국으로 거듭나던 미국이 순수를 상실하고 아픔을 겪는 과정을 드라마틱하게 그려낸 역사상 최고의 전쟁 영화중 하나이자 최고의 베트남 전쟁 영화중 하나입니다.
펜실베이니아의 한 철강마을. 제철소에서 일하던 세 친구 마이클(로버트 드 니로)과 스티븐(존 새비지)과 닉(크리스토퍼 월켄)은 전쟁에 징집된다. 떠나기 전에 스티븐은 결혼을 하고 결혼식과 피로연은 신병들을 위한 환송파티가 된다.
그리고는 곧바로 베트남으로 이어진다. 세 사람은 전쟁포로가 되었고 여러 가지 복잡한 사정이 있었지만 결국 탈출하는 데 성공한다. 스티븐은 몸이 마비되고 닉은 정신적 불구자가 되어 동남아의 늪 같은 상황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마이클은 집으로 돌아오지만 친구들이 망가지도록 방치했다는 죄책감에 짓눌려 있다.
다시 근심 걱정 없는 민간인으로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와중에 닉의 약혼녀였던 린다(메릴 스트립)와 사랑에 빠지면서 그의 운명은 더욱 복잡하게 꼬인다.
1970년대말에는 <귀향>(1978), <지옥의 묵시록>(1979) 등 베트남 전쟁을 소재로 다룬 영화들이 쏟아져나왔고, <디어헌터>는 <지옥의 묵시록>, <플래툰>, <풀 메탈 자켓>과 함께 베트남 전쟁 4대 걸작으로 손꼽히며
<디어헌터>는 1978년 아카데미상 9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작품상, 감독상(마이클 치미노), 남우조연상(크리스토퍼 월켄), 음향상(대린 나이트, 윌리엄 매코이, 리처드 포트먼, 에런 로친), 편집상(피터 진너) 등 5개 부문을 수상했고 1996년부터 미국 의회도서관의 미국 국립영화등기부가 영구 보존하는 영화입니다.
<디어 헌터>는 영화 역사상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긴 전쟁 서사 드라마이며 베트남 전쟁의 여파와 1970년대 미국의 사회 변화를 요약하여 그 시대의 역사적, 사회적 맥락을 반영했는데 이 격동의 시대를 배경으로, 베트남 전쟁이 미국 노동자 계급 사회에 미친 영향을 강렬하게 묘사했고 그 이야기는 작은 펜실베이니아 마을의 세 명의 철강 노동자들인 마이클, 스티븐, 닉을 중심으로 전개되며, 그들은 베트남에서의 끔찍한 경험을 통해서 잊을수없는 커다란 아픔과 상처를 받게됩니다.
등장인물들의 우정과 사랑, 그리고 전쟁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바탕으로 개인과 공동체의 삶에 대한 본능적이고 감정적인 갈등과 피해를 포착하여 인간관계의 여러 감정과 전쟁의 잔혹성을 나란히 놓아 베트남 전쟁을 둘러싼 사회적 혼란과 분노를 반영했고 이는 관객과 비평가들의 찬사를 이끌어냈습니다.
베트남 전쟁에 반대하는 시위와 진화하는 반문화로 특징지어지는 사회적 격변의 시기에서 주인공들이 사슴 사냥 여행을 하면서 끈끈한 우정과 유대감을 형성하는 장면으로 영화가 시작되고 등장인물들의 군입대 결정과 그에 따른 베트남전 참전은 전쟁이 노동자 계급 사회에 미친 영향과 애국심을 담아내면서 줄거리가 극적으로 전환되는데 이는 그들이 전쟁에서 직면하게되는 잔혹한 현실과 극명한 대조를 보여줍니다.
징집된 세 친구들중 한 명은 베트남에서 자취를 감췄고 한 명은 다리가 잘린채 귀향했는데 나머지 한 명은 죄책감을 이겨내기 위해 두 친구들의 충격과 고통을 회복시키려고 노력하는 과정과 이에따른 그의 고통은 전쟁이 낳은 비극의 산물이며 이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와 전쟁이 생존자들에게 남기는 심리적 상처와 개인이 전쟁의 공포에 노출될 때 발생하는 순수의 상실을 묘사했고, 인물들의 트라우마에 대한 투쟁은 공감과 진정성으로 이어집니다.
펜실베이니아 결혼식 장면, 사냥 장면, 베트남 전쟁 장면, 그리고 귀향의 여파는 전 세계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과 동시에 다양한 감정선을 넘나들었고 특히 논란과 파격의 러시안룰렛 장면은 전쟁에 직면한 운명의 무작위성과 잔인성에 대한 비판을 가져왔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캐릭터들이 사회로 재통합하고 그들이 견뎌온 트라우마를 받아들이려는 시도에 초점을 맞추며 마이클이 고향으로 돌아오면서 전쟁으로 인해 변화된 마을과 지역 사회가 드러나게 되고 캐릭터들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생존자의 죄책감, 전쟁을 직접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과 어려움을 겪으면서 재통합의 어려움을 묘사하는 데 주저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이 작품은 우정, 트라우마, 그리고 전쟁이 인간의 정신에 미치는 파괴적인 영향에 대한 주제들을 능숙하게 다루었고, 마이클이 모든 것을 정상적인 돌리려고 노력하는 중심인물이 되는 가운데, 각각의 인물들은 중대한 변화를 겪게되고 펜실베이니아의 고요한 사냥터와 베트남의 처절한 전쟁터를 병치시키면서, 전쟁이 끼치는 육체적이고 감정적인 피해에 대한 생생한 그림을 그려냅니다.
또한 전쟁의 가혹한 현실들에 맞서서 동지애와 희생, 그리고 무죄의 개념에 대한 주제들을 탐구하며 보다 넓은 역사적 맥락에서, 영화는 미국 사회와 전 세계로부터 전쟁의 분열적인 본질에 대한 대답을 바라고있으며 전쟁이 남긴 영원한 상처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고 전쟁의 심각한 결과와 인간의 존재에 대한 고뇌를 보여줌으로써 전쟁이라는 주제가 대중에게 끼칠 수 있는 엄청난 영향력을 보여줍니다.
역대 최고의 연기파 배우들로 불리는 출연진들의 엄청난 연기력과 배우들간의 앙상블은 이 작품의 자랑이며, 각 배우가 자신이 연기하는 캐릭터에 깊이와 진정성을 더해 기억에 남는 감동적인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마이클(로버트 드니로)은 전쟁이라는 도전과 상처의 바다를 헤쳐 나가며
스티븐(존 새비지)은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을 견디는 가슴 아프고 강렬한 캐릭터이며
닉 체보타레비치(크리스토퍼 월켄)은 전쟁으로 인해 가장 피폐해져 심각한 정신적 트라우마를 겪게되고
린다(메릴 스트립)는 영화의 로맨스의 중심이며 전쟁으로 인해 그녀는 두 남자에게 가슴 아픈 결정을 내려야 했으며
스탠(존 카잘)은 멀어져가는 친구들과 자신의 상황에 대한 나약함을 드러내고 존(조지 던자)은 베트남 전쟁 당시 많은 군인들이 겪었던 환멸과 두려움을 대변합니다.
이 캐릭터들은 집합적으로 정서적 구조를 형성하며 신체적, 정신적 트라우마부터 개인 관계에 가해지는 부담, 그러한 어려운 상황을 헤쳐나가는 데 필요한 회복에 이르기까지 개인이 베트남 전쟁으로 인해 영향을 받는 다양한 방식을 보여주었고 배우들이 보여준 혼신의 연기는 각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었습니다.
로버트 드 니로의 무미건조해 보이는 외면과 상반되는 복잡한 내면 연기, 크리스토퍼 월켄의 광기어린 연기 그리고 메릴 스트립의 안타까운 감정 표현은 명불허전이며 이 작품로 오스카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메릴 스트립의 50년 가까운 아카데미 노미네이트 기록이 시작됩니다.
<로버트 드 니로> 참고
<메릴 스트립> 참고
특히 영화 <대부>에서 비토 꼴레오네의 나약한 둘째 아들 프레도를 연기했던 존 카잘은 이 작품에서도 나약한 스탠 역을 맡았는데, 당시 골수암을 앓고 있던 카잘은 대사도 제대로 못할 만큼 위중한 상태에서 촬영을 강행했고 이와중에 메릴 스트립과 사귀고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작품이 개봉되는 것도 못 본 채 세상을 떠났고 메릴 스트립은 존 카잘의 인간적이고 따뜻했던 모습을 잊지 않고있습니다.
<대부> 참고
초반에는 일상생활 장면만 1시간 10분 가까이 나오는데 이는 3시간의 러닝타임중 1/3을 차지하며 참전을 묘사하는 부분은 약 27분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지도 않는데다가, 그마저도 전투장면은 딱 3분이고 그 외에는 포로 수용소에서의 모습과 탈출하는 모습이 전부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전쟁 영화로 생각하고 이 영화를 봤다간 지루해지기 쉽습니다.
출연진이 클로징 크레디트가 올라가기 직전에 ‘God Bless America’를 부르는 장면은 매우 반어적이고 진부한 애국주의가 보이는데 미국을 비겁함과 무지속 맹목적인 찬양의 원천으로 바라보며 새로운 날에 대한 거짓 희망을 말한다는 점에서 <디어헌터>는 미국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비판하는 70년대를 대표하는 고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디어 헌터>가 베트남전을 다룬 최초의 미국 주류영화이고 아카데미의 주목을 끌기 위해 일부러 연말에 개봉함으로써 소위 프레스티지 영화의 개봉 패턴을 수립하는 데도 한몫 했을 뿐 아니라, 작품상을 타기도 전에 대중의 머릿속에 지워지지 않는 강렬한 이미지를 남기는 과정은 아카데미 수상 작업의 한 예시라는 비판이 있기도 했습니다.
일방적으로 미국인들을 베트남 전쟁의 희생자로만 보면서 베트콩이 내기를 걸고 미국인 병사들에게 러시안 룰렛을 강요하는 장면과 동양인을 인종주의적으로는 아니더라도 매우 단순한 시각으로 묘사한다는 점은 베트남인들에 대해 인종차별적 태도를 보였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러시안 룰렛 장면으로 아시아인 비하적 색채를 담은 마이클 치미노의 한계라는 비난을 들었지만 이는 한국계 미국인 임종덕씨가 겪은 경험담을 치미노가 듣고 집어넣은 에피소드인데 그는 6.25 전쟁 고아로 살던 중 미군고위직 양부를 만나 입양되어 미국으로 간 뒤 하버드를 졸업하고 미군 그린베레 소속으로 베트남전에 참전 하여 포로가 된 뒤 러시안룰렛 인신도박을 실제로 겪었습니다.
이것이 영화의 소재가 되었고 러시안룰렛 현장에서 탈출 후 정글에서 생존한 내용은 미 육군사관학교 교과서에 수록 되었지만 교과서 원문이 국내에 실제로 소개된 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이렇게 적지않은 비난을 듣기도 했지만 영화 전체적으로 볼 때 강력하고 묵직한 반전 주제는 보는 이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기기에 충분합니다.
빠뜨리기 쉬운 내용 중 하나가 이 영화의 배경은 미국 펜실베이니아이지만 주인공들은 당시 소비에트 연방에 속한 우크라이나에서 온 이민자들의 후손이며 주인공 스티븐의 결혼식과 피로연을 보면 러시아 정교회식으로 진행되고 피로연에서 나오는 춤과 음악은 모두 러시아식입니다.
대표적으로 피로연장에서 신랑과 신부를 무등 태우고 퇴장하는 장면에서 모든 하객이 부르는 노래는 카츄샤인데, 이 노래가 원래 전쟁터에 나간 연인이 무사하기를 기원하며 독소전쟁 당시에 널리 불려진 노래라는 점에 주목하면, 곧 전쟁터로 갈 신랑에 대한 그들의 적절한 선곡이며 대부분의 건배사는 '나즈드로비아'입니다.
냉전시대이다 보니, 러시아계 성씨라고 같은 미국인에게도 인종차별을 당하는 모습이 나오며 닉이 미군 병원에서 입원할 때 성씨를 본 군의관이 러시아계라면서 소련인 취급하듯이 대하고 병원에 홀로 방치해 그의 정신이상에 기여한 원인이 됩니다.
<디어헌터> OST
오프닝곡 '카바티나(Cavatina, a.k.a. "He was Beautiful")'는 애잔한 선율로 유명하며 이 노래는 클래식 기타리스트 존 윌리엄스가 기타 독주곡으로 편곡한 것으로, 많은 클래식 기타리스트들의 레퍼토리가 되었습니다.
<디어헌터> 최고의 장면 1
전쟁 전 사슴사냥 장면은 동지애, 전통, 자연에 대한 존중을 의미하지만, 전후 사슴사냥 장면에서 고요한 풍경은 전쟁으로 파괴된 정글과 뚜렷한 대조를 이루지만, 전쟁의 혼란 속에서 평온함을 내포합니다.
집으로 돌아온 마이클이 평소 즐겨하던 사슴 사냥을 포기하고 사슴에게 도망가라고 하는 장면에서 아시아인들을 사실상 사슴이나 다름없는 동물 취급한다는 본 영화의 관점을 드러내준다고 하여 당시 엄청난 비난을 들었습니다.
<디어헌터> 최고의 장면 2
영화의 가장 상징적인 장면 중 하나인 결혼식 축하 장면에서 주인공들은 Frankie Valli의 "Can not Take My Eyes Off You"를 따라 부르며 곧 전쟁의 공포로 시험받게 될 순수한 기쁨과 우정의 순간을 그려냈고 결혼식은 앞으로 다가올 혼란과 잔혹함과 가슴 아픈 대조를 이루며 친구들의 우정, 진정성, 배려가 진득한 이 장면은 적지않은 여운을 남겨줍니다.
<디어헌터> 최고의 장면 3
마이클과 닉이 다른 포로들과 함께 베트콩들에 의해 강제로 죽음의 게임을 하게 되는 러시안 룰렛 장면은 전쟁의 무작위성과 잔인함에 대한 강력한 은유 역할을 함으로써 영화 역사상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주인공들의 유대감이 가장 극단적인 상황에서 테스트되는 이 장면에서 스티븐의 육체적, 정서적 고통은 목격하기 어려울 만큼 가슴이 아프고 뭉클하며 전쟁의 비인간적에 대한 묘사는 강렬하면서도 파괴적입니다.
베트남 전쟁 중 첫 러시안 룰렛 장면에서 베트콩들이 마이클과 닉의 뺨을 반복적으로 내려치는 장면은, 사전에 감독과 외국인 배우들 그리고 로버트 드 니로만 협의되었고 크리스토퍼 워컨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였기에 갑작스럽게 뺨을 맞은 거라 당황한 얼굴이 영화에 여과없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스티브가 러시안 룰렛에서 살아남아 수중감옥에 갇혔을 때 "마이클! 여기 쥐가 있어, 살려줘!"라고 외친 건 배우 존 새비지가 감독에게 진심으로 외친 것이지만 감독과 주인공의 이름 둘 다 마이클이기에 극중 상황과 맞다고 생각하여 치미노는 이 장면을 영화에 넣었습니다.
<디어헌터> 최고의 장면 4
액셀을 리볼버로 위협하는 스탠에게 마이클이 러시안 룰렛의 공포를 맛보게 하는 장면은 배우가 사실감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진짜로 총 속에 총알을 넣었고 또한, 닉이 마이클의 얼굴에 침을 뱉는 장면은 크리스토퍼 월켄과 마이클 치미노만 협의한건데 촬영후 로버트 드 니로가 분노하여 촬영장을 뜰 뻔했다고 합니다.
베트남 전쟁 배경 4대 걸작
Part 2. 지옥의 묵시록
지옥의 묵시록 Apocalypse Now , 1979 제작
미국 | 드라마 외 | 2018.01.24 재개봉 | 15세이상관람가 | 157분
감독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출연 말론 브란도, 마틴 쉰, 로버트 듀발, 프레드릭 포레스트
영화 <지옥의 묵시록>은 조지프 콘래드의 소설 '어둠의 심연(Heart of Darkness)'을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이 각색 및 연출, 할리우드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배우중 하나인 말론 브란도가 주연한 작품이며 두 영화인 모두에게 <대부> 이후 대표작이자 1979년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과 1980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촬영과 음향 부문을 수상한 역사상 최고의 전쟁 영화 중 하나입니다.
거침없는 스토리텔링, 화려한 영상미, 배우들의 엄청난 연기 그리고 몰입감 넘치고 너무나도 사실적인 전쟁 묘사는 다른 전쟁 영화에서는 감히 그려내지 못했던 베트남 전쟁의 잔인함과 광기를 보여줬고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대부> 참고
어둠의 심연
말론 브란도와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원제목 'Apocalypse Now'에서 'Apocalypse'는 요한의 묵시록을 뜻하며 요한의 묵시록에 나타난 종말의 이미지와 맞물려 세기의 멸망(종말) 또는 그에 준하는 대재앙이나 재난을 일컫는 말로도 쓰이는데 영화 속 '현재'(미국)의 침략과 살육과 광기, 그에 대한 공포와 절망 등을 함의하며 '지옥의 묵시록'은 전쟁터 속 지옥이 아닌 현실세계(미국)를 경고하고 있습니다.
시종일관 화면에 꽉 찬 전쟁의 광기와 허무, 베트남에서 몰락한 프랑스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잔류 프랑스인들의 미국 폄하, 의미 없는 전쟁으로부터 도피한 커츠 대령을 암살 하러 가는 윌라드 대위의 여정, 플레이보이 모델들의 위문공연과 킬고어의 서핑으로 대표되는 미국 대중 문화와 베트남 전쟁의 냉혹한 현실의 병치를 통해 느껴지는 서구 문명과 동남아시아 원주민 문화의 충돌, 그리고 그 충돌의 파괴적인 결과는 명분 없는 베트남 전쟁이라는 늪에서 거의 20년의 허송세월을 보낸 미국 정부를 강력하게 비판하는 요소입니다.
베트남 전쟁을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가 비인간화되는 과정으로 묘사하며 마을 학살 장면속 미군의 걷잡을 수 없는 폭력성과 광기의 극대화는 전쟁의 도덕적 대가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강렬히 상기시켜줍니다.
앞서 말했듯이 조지프 콘래드의 '어둠의 심연'을 바탕으로 베트남 전쟁을 배경으로 설정한 이 영화는 인간의 도덕성과 야만성 사이의 아슬아슬한 경계를 드나들며 자신의 본성에 맞서 싸우는 내면의 싸움을 주제로 탐구하는 단순한 전쟁 영화 그 이상이며 주인공 벤자민 L. 윌라드 대위가 관객에게 인류의 본성과 문명의 대가에 대한 불편한 질문을 던지며 성찰적인 여정으로 끌어들입니다.
출연배우들의 신들린 연기력은 이 전쟁 걸작의 화룡점정이며 마틴 쉰이 연기한 윌러드 대위의 도덕과 정의라는 사선에서 드러난 심리적 불안함과 두려움을 돌파하고 이겨낸 터프함
말론 브란도가 연기한 커츠 대령의 신비로움과 공포가 내재된 강렬한 카리스마
그리고 로버트 듀발이 연기한 킬고어 대위의 "나는 아침에 네이팜탄 냄새가 너무 좋아"라는 충격적인 대사를 통해 비춰진 인간 광기의 극치는 인간이 전쟁의 공포에 직면했을 때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스펙트럼입니다.
이 작품은 미군 그린베레의 고급장교인 월터 커츠 대령이 의문의 편지를 사이공의 MACV(남베트남 원조 미군 사령부)로 보내고 베트남 정글 속에 잠적후 자신만의 왕국을 만들자 커츠를 제거하기 위해서 파견된 특수작전팀 소속 윌러드 대위의 독백과 함께 윌러드의 팀이 그리는 행적을 추적하는 식으로 진행되는데 윌러드 대위의 여정은 단순한 육체적 여정이 아닌 자신의 마음속 '어둠의 심연'으로 향하고 있으며 그안에 있는 어둠과 맞서면서 공포와 광기의 상징인 커츠의 암살을 통해 왕국의 종말을 막습니다.
마지막에 커츠를 죽인 윌러드가 커츠를 숭배하던 현지 부족민들에게 새로운 신적인 존재로 추앙받는 장면은 이 영화의 백미입니다.
커츠 대령 역을 맡은 말론 브란도가 발하는 카리스마가 압권인데 영화 전체에 흐르는 광기는 40여년이 지난 현재의 시점에서 봐도 소름이 끼칠 정도이며 제작진들마저 이 영화를 찍으면서 서서히 미쳐갔고 이를 직접 경험한 코폴라 감독도 영화를 "악몽 속에서 만든 것 같았다."라고 회상할 정도였습니다.
커츠 대령의 캐릭터는 이 작품의 중심 주제를 대변하며 '어둠의 심연'에 들어가 광기와 타협하고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폭력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그의 의지는 관객에게 전쟁속 도덕성의 한계에 대한 물음표를 던집니다.
<말론 브란도> 참고
<디어 헌터>, <플래툰>, <풀 메탈 자켓>과 함께 베트남 전쟁을 대표하는 최고의 반전 영화중 하나이지만 코폴라 감독은 민간인들 헬기로 죽이는 장면을 예를 들며 이 영화가 반전영화가 아니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필리핀 로케 촬영중 발생한 태풍 피해, 출연진과 제작진을 괴롭히는 건강 문제, 늘어나는 영화 예산 등 코폴라 감독은 점점 더 큰 압박에 직면했고, 이는 화면에 그려진 재난과 다를바가 없었는데 여러 면에서 코폴라 감독의 여정은 마치 영화의 주인공인 윌러드 대위의 여정처럼 느껴지며 코폴라는 극복할 수 없을 것 같은 장애물을 넘어 영화사에 길이 남을 걸작의 탄생을 이끌었습니다.
제작비는 총 3,150만 달러인데 지금으로 치자면 2억 달러 이상급 제작비이고 연도를 생각하면 엄청난 모험이었는데 지금 이 정도 수준으로 CG없이 제작하자면, 거의 <아바타> 수준의 제작비는 동원해야 한다고 합니다.
제작에만 무려 3년 이상이 소요되어 상당한 흥행에도 불구하고 코폴라 감독에게 큰 피해를 안겼고 1975년 제작 시작 당시 14세였던 로렌스 피쉬번이 나이를 속여서 17세 배역을 맡았는데 영화 제작이 끝난 1978년 실제로 17세가 되어있었다고 합니다.
코폴라가 1975년 11월부터 당대 최고의 배우들인 로버트 레드포드, 알 파치노, 스티브 맥퀸, 제임스 칸, 잭 니콜슨에게 배역을 제안했지만 맡은 역할이 자기와 맞지 않는다면서 거절당했고 열 받은 코폴라는 여태까지 받은 오스카 트로피 다섯 개를 창문 밖으로 집어던졌고 이 중 네 개가 박살난 뒤 캐스팅에 지친 코폴라 본인이 카메오로 출연하기도 합니다.
원주민들이 물소를 도축하는 장면과
마틴 쉰이 임무에 나서기 전 호텔방에서 거울을 깨는 장면 모두 실제 상황이었고
촬영 막바지에 엄청나게 살이 쪄 나타난 브란도가 자신만의 해석에 너무 충실한 나머지 대본을 무시하고 즉흥 연기로 일관했던 일화
데니스 호퍼가 현지 마약에 빠져 촬영 내내 해롱거린 일화
해리슨 포드의 단역출연 등 에피소드도 가득한 작품이며
당시 마틴 쉰의 어린 아들이 엑스트라로 잠깐 출연하는데 그가 바로 찰리 쉰이고 이 사실을 영화 ‘못말리는 람보’에서 패러디했고 세월이 흘러 또다른 베트남전 반전 걸작 <플래툰>의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찰리 쉰과 마틴 쉰 부자
<지옥의 묵시록> OST 'Fortunate son' by Creedence Clearwater Revival
<지옥의 묵시록> 최고의 명장면 1
헬리콥터 부대가 게오르그 솔티가 지휘한 비엔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곡인 리하르트 바그너의 '발키리의 기행(The Ride Of The Valkyries)'을 틀면서 베트남 시골마을을 쑥밭으로 만드는 장면은 베트남 전쟁을 다룬 영화 가운데 가장 폭발적이고 역동적인 장면으로 평가받는데 이 곡은 '히틀러가 찬양했던 바그너의 노래와 어울러져 시골마을을 폭격하는 미군은 민간인 학살을 일삼은 나치와 다를 바가 무엇인가.'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의도적인 반영이며 꼭 그게 아니더라도 전쟁의 광기를 적나라하게 들려줍니다.
이 장면에 동원한 헬리콥터들은 모두 필리핀군 장비였고 독재자 마르코스의 협조 아래 영화를 촬영할 수 있었는데 미군은 같은 편 군인을 죽인다는 설정 때문에 협조를 안 해줬습니다.
<지옥의 묵시록> 최고의 명장면 2
과거의 장면을 떠올리는 오버랩(Overlap) 기법을 통한 오프닝 장면은 역대 최고의 영화 오프닝 장면중 하나입니다.
<지옥의 묵시록> 최고의 명장면 3
I Love the Smell of Napalm in the Morning.
난 아침의 네이팜 냄새가 좋아...
킬고어 중령이 단지 서핑보드 타기에 방해된다고 숲을 네이팜탄으로 불바다로 만드는 것에 기뻐하는 모습에서 전쟁의 광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소름끼치는 장면입니다.
베트남 전쟁 배경 4대 걸작
Part 3. 플래툰
플래툰 Platoon , 1986 제작
미국 | 액션 외 | 2017.06.15 (재) | 15세이상 관람가 (재) | 120분 (재)
감독 올리버 스톤
출연 찰리 쉰, 톰 베린저, 윌렘 데포, 포레스트 휘태커
<디어 헌터>, <지옥의 묵시록>, <풀 메탈 자켓>과 더불어 베트남 전쟁을 다룬 영화들 중 최고의 걸작이자 감독 올리버 스톤의 작품중 가장 큰 흥행과 좋은 평가를 받은 대표작입니다.
올리버 스톤의 베트남 참전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신병 크리스 테일러(찰리 신)의 눈으로 바라본 전쟁을 묘사하며 두 하사가 신병의 충성을 차지하려고 경쟁을 벌이는게 주된 내용입니다.
부유한 집안에서 자란 명문대생 ‘크리스 테일러’는 월남전에 스스로 자원 입대 한다. 가난한 사람과 배우지 못한 사람만이 어쩔 수 없이 전쟁터로 끌려나가는 것이 불합리함을 깨닫고 참전을 결정할 만큼 정의를 중시하는 인물이지만 고참들 앞에서는 어설픈 신참 애송이에 불과하다. 어느 날, ‘크리스’는 ‘반즈’ 중사와 그를 따르는 몇몇 무리가 한 마을 주민들을 처참히 짓밟고 유린하는 모습을 목격한 후 충격에 빠지고, 군인으로 의무를 다 하는 인간미 넘치는 ‘일라이어스’ 부대장은 ‘반즈’ 중사와 충돌하기 시작한다. 결코 행복할 수 없는 곳, 비로소 알게 된 지옥보다 잔혹한 지옥의 참상. 전쟁터의 살벌함과 비정함은 갈수록 ‘크리스’를 지치게 하는데…
올리버 스톤의 베트남 전쟁 참전 용사로서의 경험은 이 작품의 가장 커다란 틀이자 핵심이며 그의 개인적인 경험를 바탕으로 트라우마와 인간실종에 대한 투쟁은 감정적인 깊이를 알려주면서, 전쟁의 현실에 대한 그의 직접적인 지식은 전투 묘사에 신뢰를 줌으로써 이 작품에 진정성과 감정적인 울림을 불어넣었고 베트남 전쟁을 둘러싼 신화에 맞서고 베트남 전쟁에 참전한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더 정직하게 묘사하고자 했습니다.
그의 타협과 사과를 모르는 접근 방식은 관객들이 무력 충돌의 잔인한 현실을 강하게 심어주었고 이렇게 진실성과 감정적 진실추구하며 전쟁의 참혹한 묘사부터 군인들의 미묘한 특성화까지, 끊임없는 정직함으로 전쟁의 혼돈과 혼란을 포착하며, 핸드헬드 카메라와 거친 촬영 기법을 통해 관객과 비평가들을 이야기의 중심으로 끌어들이면서 내재적인 전투 경험에 몰입시켰고 모두에게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전쟁의 미화를 피하고, 전쟁의 공포를 냉혹하게 묘사함으로써 끊임없는 강렬함을 보여주었고, 관객들을 불안하게 만들었으며 투박한 촬영 기법과 몰입감 있는 사운드를 통해, 전쟁의 안갯속에서 아군과 적군의 구별이 희미해지는 전장의 중심부로 빠지게 합니다.
전투중 어리숙한 장교와 베테랑 부사관의 대립,
민간인과 전투원의 구분이 불명확한 상황에서의 마을 학살 문제 등
일반인은 알 수 없었던 전쟁과 군인의 실상을 여과 없이 펼쳐 인간의 존재와 삶의 의미에 대한 심도깊은 질문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올리버 스톤은 다양한 상징성을 창조했고 이 상징성들은 서사를 풍부하게 하고 주제적인 울림을 심화시켜줍니다.
<플래툰>에서 가장 강력한 상징 중 하나는 정글이며 이 작품의 주요 배경이며 전쟁의 혼돈과 도덕적 모호성에 대한 은유가 되며 정글의 억압적인 분위기는 군인들이 견뎌낸 심리적 고통을 반영하는 반면, 보이지 않는 적에 대한 그들의 투쟁의 무익함을 상징합니다.
윌렘 데포가 연기한 엘리아스는 전쟁의 잔혹함 속에서 연민, 진실성, 도덕적 정의의 이상을 보여주며 십자가 자세로 팔을 뻗은 그의 모습은 마치 순교자와 같아 보이며 어둠 속에서 무죄를 희생하고 구원을 위한 투쟁입니다.
톰 베린저거가 연기한 반스 하사는 도덕적 부패와 견제받지 않는 잔혹성의 상징이며 그의 상처 입은 얼굴과 단호한 결의는 분노와 환멸에 휩싸인 어둠의 심장으로 내려가면서 전쟁의 비인간적인 효과를 전형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선과 악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도덕이 충돌의 희생물이 되는 인간 정신의 어두운 아랫배를 나타냅니다.
영화 제목인 <플래툰>은 '소대'를 의미하는데 소대는 전쟁의 위험을 함께 직면하는 임무를 맡은 군인들의 작은 단위의 부대이며 소대 안에서 맺어진 형제애의 유대는 전투의 혼돈 속에서 희망과 연대의 상징이지만 고난과 역경 속에서 인간적인 연결의 취약성을 드러냅니다.
이렇게 서사에 강력한 상징성을 내포시켜 갈등의 본질과 불편한 진실에 직면하도록 이끌어줍니다.
<플래툰>은 1987년 아카데미 7개 부문 노미네이트 및 4개 부문(작품상, 감독상, 편집상, 음향상)을 수상했고 2019년부터 미국 의회도서관의 미국 국립영화등기부에서 영구히 보존하는 작품입니다.
국내에서는 1987년 개봉해 서울관객 57만 4천명으로 그해 국내 흥행 전체 1위를 기록했고 국내 여러 방송사에서 몇 년마다 방영할 만큼 국내에서는 최고의 베트남 전쟁 명작으로 인식됩니다.
올리버 스톤은 이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참전 경험을 바탕으로 <7월 4일생>, <하늘과 땅>을 이어 만들었지만 반전 성향 베트남전 3부작중 대표작은 엄연히 <플래툰>입니다.
올리버 스톤은 베트남전쟁을 직접 경험한 만큼 베트남전의 여러 상황을 매우 잘 재현했고 그중에서도 가장 기분 더러운 장면은 바로 프래깅(fragging)을 당하는 장면인데 이 단어는 파편 수류탄(Fragmentation Grenade)을 뜻하며 베트남 전쟁 당시 사고를 가장해서 수류탄이나 총탄으로 아군을 살해하는 군인들의 하극상이었고 이 장면은 엄청난 논란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사실상 주인공들인 톰 베린저와 윌렘 데포는 이 작품에서 엄청난 연기를 선보여줬는데 선한 인상의 톰 베린저가 '악의 화신' 냉혈한 반스 중사역을, 악한 이미지를 갖고있던 윌렘 데포가 '선의 화신' 일라이어스 중사로 분해 연기한 점도 영화속 반전의 정도를 높이기 위한 감독의 의도된 부분이며 이런 요소가 이들의 캐릭터를 더욱 빛나게 해주었고 이 작품으로 두 배우 모두 오스카 남우조연상 후보에 오르게 됩니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감독중 하나인 감독 스탠리 큐브릭이 비슷한 시기에 베트남전 소재 영화를 만들었는데 그게 바로 <풀 메탈 자켓>이었고 제작비 6백만 달러의 <플래툰>이 1억 3900만 달러를 벌어들인 반면 <풀 메탈 자켓>은 1700만 달러 제작비로 4650만 달러 흥행에 그쳐 감독들의 유명세에 반비례한 결과가 나와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플래툰> OST 'Adagio for Strings'
작곡가 새뮤얼 바버가 만든 OST 'Adagio for Strings' (현을 위한 아다지오)도 빼놓을 수 없는데 애절하고 호소력 짙은 멜로디로 전쟁 영화 특유의 분위기를 더욱 어둡고 무겁게 채색함으로써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플래툰> 최고의 명장면
베트콩들에게 총격을 당하면서 마지막에 두 손을 높이 들면서 장렬하게 전사하는 일라이어스 중사를 그린 영화 포스터가 상당히 유명한데 이 장면은 배우 윌렘 데포의 애드리브라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 감독이 베트남전 기록 사진 중 한 병사가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뻗고 있는 사진을 보고 영감을 받아 사전에 계획되어 만들어진 장면입니다.
베트남 전쟁 배경 4대 걸작
Part 4. 풀 메탈 자켓
풀 메탈 자켓 Full Metal Jacket , 1987 제작
영국 외 | 전쟁 외 | 1996.02.17 개봉 | 청소년관람불가 | 116분
감독 스탠리 큐브릭
출연 매튜 모딘, 아담 볼드윈, 빈센트 도노프리오, 로널드 리 어메이
미 해병대 정훈병으로 월남전에 참전한 구스타프 하스포드의 자전적 소설 <쇼트 타이머스 The Short-Timers>를 원작으로 영화 역사상 최고의 감독중 하나인 스탠리 큐브릭이 연출한 전쟁에 대한 문제의식 제기와 비판적인 시각을 통해 인간성을 상실하고 병기화 되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군인들의 모습과 전쟁의 참상을 여과없이 그려낸 베트남 전쟁 대표작중 하나이자 <영광의 길>에 이은 전쟁에 관한 스탠리 큐브릭의 두번째 작품입니다.
<영광의 길> 참고
제목 <풀 메탈 자켓>의 사전적인 의미는 '단시간 근로자'이지만, 영화에서는 월남전 당시 미군이 사용하던 군사 은어로 '파병 2개월 미만의 신병'을 가르키는 용어이며 미국 영웅주의와 우월주의, 전쟁 미화 그리고 과장된 액션장면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전쟁의 광기와 폐해에만 초점을 맞추고있습니다.
한 영화에 두 피해자를 그려내면서 승리자의 모습도 패배자의 모습도 아닌 전쟁이 빚어낸 참혹성을 사실 그대로 보여주며 인간의 외로움과 열등감의 폭발을 다룬 전반부와 전쟁의 무의미함과 참혹함을 알려주는 후반부를 통해서 반전의 강한 메세지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미국이라는 강대국이 강조하는 애국이라는 가면을 쓴 인간들의 맹목성에서 비롯된 인간성 상실, 철모에는 타고난 킬러 (Born to Kill)라 쓰고 가슴에는 평화의 상징 메달을 걸고 다니는 인간의 이중성, 베트남 전쟁의 당위성으로까지 이어지는 과정들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이어져 평화를 위해 군대가 있는 것인지, 전쟁을 위해 군대가 있는 것인지 에 대한 강한 의문을 남기게 만듦으로써 군대가 수행하는 전쟁의 의미를 되짚어보게 됩니다.
이발사들이 인정사정 없이 전동 바리깡으로 갓 입대한 청년들을 1mm만 남기고 삭발시켜 버리는 오프닝 장면, 흑인인 브라운 해병에게 새하얀 눈덩이라는 의미의 '스노우볼'이라는 이름을 붙이거나, 급식에 수박과 치킨이 안 나온다고 갈구는 모습 등 군내부 부조리에 더욱 초점을 맞추어 순진한 신병들이 살인병기로 변해가는 과정을 스탠리 큐브릭 특유의 꼼꼼하고 치밀한 묘사를 통해 군대문화를 아주 예리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영화 초반 미 해병대 신병훈련장면은 소름끼칠 정도로 현실감이 넘치는데 웃는 얼굴의 착한 병사가 신병교육을 통해 인간에서 병사로, 병사에서 기계로, 기계에서 악마로 변해가는 자아 파괴 과정이 너무나도 적나라하며 전쟁터에서 최소한의 인간성을 지켜내려 했던 주인공이 살인병기가 되는 마지막 장면을 통해 인간성을 파괴시키는 전쟁의 실상을 각인시켜줍니다.
당시에는 병사의 교육이라는 방침 아래 어떤 인격 모독이나 신체적인 폭력과 구타도 인정되는 시기였기에 초반부 훈련병들을 미친듯이 갈구는 상사 하트먼의 모습은 결코 과장이 아니며, 문제는 당시 미군이 군의 인원 보충이라는 이유로 정말 아무나 잡아갔고 전시라는 특수성과 보수적이고 폭력적인 교범 탓에 규율은 철저히 무시되었고 적응하지 못한 병사들은 교관은 물론 병사들에게까지 따돌림과 멸시를 받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이런 갈굼을 참다 못한 병사들은 상관과 동료 병사를 살해하는 프래깅 (프래깅(fragging)은 파편 수류탄(Fragmentation Grenade)을 뜻하며 베트남 전쟁 당시 사고를 가장해서 수류탄이나 총탄으로 아군을 살해하는 군인들의 하극상)을 벌이게 되었고, 베트남전 당시 프래깅이 너무 많이 벌어진 탓에 "앞의 적보다 뒤의 아군이 더 두렵다"는 웃지 못할 농담도 돌았습니다.
매춘부를 데려와놓고 가격을 제시하며 돌림빵하는 모습이나, 죽은 병사를 친구라고 부르며 대화하는 모습이나, 마지막에 자신들을 거의 몰살시킬 뻔한 저격수를 잡고보니 베트콩 소녀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고 읊조리는 장면 등 2부 역시도 여러가지로 망가질대로 망가진 미군의 모습을 잘 묘사했습니다.
1700만 달러 제작비로 미국에서만 4650만 달러의 흥행수익을 올렸지만 역시 베트남 전쟁을 다룬 작품이자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플래툰>이 흥행으로 <풀 메탈 자켓>의 3배가 넘는 수익과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 수상과 같은 커다란 성과로 인해 이 작품은 파묻히게 되었고 스탠리 큐브릭은 자존심에 단단히 상처를 입었는데 이 때문에 원래 찍으려던 홀로코스트 영화도 영향을 받아 제작이 취소되었고, 다음 작품이자 그의 유작인 <아이즈 와이드 셧>이 나오기까지 엄청나게 오랜 기간이 소요되었습니다.
배우 로널드 리 어메이가 연기한 신병훈련 교관 하트먼 상사는 혼자서 영화의 전반부를 휘어잡는 강렬한 인상을 남겨서 그야말로 악질 교관의 대명사로 영화사에 각인되었고 군대를 배경으로 한 창작물에 큰 영향을 끼쳤고 다양한 매체에서 무수하게 오마주, 패러디되었습니다.
로널드 리 어메이는 실제 미 해병대를 퇴역한 하사 출신이며 1961년 미 해병대 항공병으로 입대 후 해병항공단에서 복무했고, 복무 중 해병대 훈련교관에 지원하여, 3년간 신병훈련 교관으로 복무한 경험이 있습니다.
정글이 아닌 시가전을 다룬 거의 유일한 베트남 전쟁 영화이며 미해병대의 비인간적인 모습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보니 미해병대에서는 대놓고 영화 촬영을 방해해 영국에서 전 분량을 촬영한 것으로도 유명한데 M16 소총은 일본제 모델건을 사용했고 탱크는 벨기에군의 것, 헬리콥터는 영국군 것을 임대하여 촬영했으며 아열대 분위기를 내기위해 야자수를 공수해와 심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90년대 초반 <살인기계>라는 제목으로 개봉할 예정이었는데 당시 군사 정권의 높으신 분들을 까는 내용의 <닥터 스트레인지러브>를 만들었던 스탠리 큐브릭의 작품인데다가 군대를 까는 내용에서 심의에 걸렸다가 1996년 2월 17일 설연휴에 개봉하게 됩니다.
<닥터 스트레인지러브> 참고
<풀 메탈 자켓> OST 'Paint It Black'
<풀 메탈 자켓>의 배경이 되는 베트남전 때의 노래들을 사용되어 극찬을 받았는데 대표적으로 엔딩곡에 롤링 스톤스의 'Paint It Black'이 사용되었습니다.
<풀 메탈 자켓> 최고의 명장면 1
Get some!
더 맞춰야지!
일말의 죄책감도 없이 무고한 사람들을 학살하는 기관총사수가 내뱉은 전쟁의 광기가 담긴 대사입니다.
<풀 메탈 자켓> 최고의 명장면 2
미군 병사들이 폐허가 된 시가지를 걸어가면서 미국의 유명한 아동프로그램인 <미키 마우스 클럽>의 주제가를 군가로 부르는 모순적인 상황을 표현한 라스트씬이 상당히 인상적인데 이는 집, 고향, 그리고 가족에 대한 지독한 향수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명장면입니다.
@로더리고1 네 다른작품들은 다 무겁고 처절해서 유난히 기억에 남네요 구웃모닝 베트남자료도 잘 보겠습니다
굉장한 리뷰입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4작품 다 3번이상씩 봤네요.
로더리고님 글을 읽어보니 몰랐던 비하인드 스토리, 무심코 지너쳐버린 장면들..다시 감상해야겠습니다~~
로더리고님 글들을 모아서 책으로 엮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감사히 잘 정독했습니다.
영화모음 1000을 완성하면 동영상과 움짤도 첨부할 수 있는 전자책? 같은 매체로 판매용이 아닌 제게주는 선물로써 만들어볼 계획입니다^^
와 물소 도축하는 장면은 실제겠죠?
연출이나 연기에 임하는 배우들 모두 무시무시하네요.
네 실제입니다.
지금 같으면 난리 나겠죠
당시에도 파장이 적지않았습니다.
와~ 진짜 끝장나는 게시물이네요..
베트남 전쟁영화 개인적으로 브라이언드 팔마 감독, 마이클j폭스, 숀펜이 주연한
전쟁의 사상자들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전쟁의 사상자들도 위에 언급한 네작품과는 전쟁의 또다른 아픔을 그려낸 작품이죠.
정성스럽고...좋은 글 잘읽었씁니다!!
감사합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아직도 이렇게 정성스레 게시물 만들어서 올리시는 분이 계시는구나
계속 하셨겠지만 전 이제사 봤네요
참 대단하십니다
전 이미 꺼져버린 카페글에 대한 열정을 남에게서 보니
참 기분이 묘합니다
글 잘보고 갑니다
한번엔 다 못 봤습니다
두고두고 아껴 보겠습니다
글 감사합니다 회원님
자주 오셔서 댓글주세요.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와우 !! 좋은자료 잘읽었습니다.
4작품 다 전쟁영화에만 국한 되지않는 영화사에 남을 수작들이지요.
개인적으론 그 중에서도 "지옥의 묵시록"을 좀 더 편애합니다 ^^.
첨 볼땐 가장 난해하고, 불편한 영화였는데, 시간이 지나고 회를 거듭할수록 정말 미친 영화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더구나 79년도에 이런 영화라니 ㅎㄷㄷ
시작부와 클라이막스에 도어즈 짐 모리슨의 "디 엔드"를 깔았다는것만 봐도 (미친 가사). 말다했죠.
인간 내면의 공포와 잔인함을 파헤치기 위해, 친절도 타협도 없이 원초적 본성과 의식의 흐름을 여과없이 그대로 따라가는 강렬함
게시글을 보니 갑자기 한번 더 보고 싶네요^^
저도 지옥의 묵시록을 두번째 봤을때부터 이 작품의 엄청난 깊이와 재미를 알게되었고 원작 소설까지 읽게되더군요.
남들은 베트남전 반전 주제를 갖고 연출했다고하지만 코폴라가 언급했듯이 이 작품은 베트남전을 뛰어넘어 광기에 사로잡혀 제 할일 못하는 당시 미국을 비판하는 의도가 다분하다고 봅니다.
이런 커다란 은유를 내포한채 당시 최고의 배우들의 명연기와 최고의 촬영기법, 편집으로 중무장시킨 뻐킹 유에스에이를 외치는 이 작품을 칸 영화제는 그해 최고의 작품으로 인정했지만 아카데미가 반길 수는 없었다고 봅니다.
역시 믿고보는 고퀄리뷰
늘 잘 보고 있습니다
1종곱배기님 항상 따뜻한 말씀 감사합니다 ^^
간만에 진짜 대박 자료입니다. 베트남이 어떻게 프랑스,미국 강대국을 이겼는지 경이로울 따름입니다.
저도 베트남의 엄청난 생존력과 투쟁심이 경이로울 뿐입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저는 영화는 아니지만 머나먼정글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ost도
Paint It black 은 베트남전 대표곡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와 어마어마한 글이십니다ㄷㄷ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wow
댓글주셔서 감사합니다 ^^
볼것
즐감하세요 ^^
어우 진짜 넘 조앙 로더리고님 감사합니다 ~
팬다님
저 강등되었을때도 신고자 욕하시고 저 응원해주신거 잊지않고 있습니다. 늘 따뜻한 말씀주셔서 감사합니다^^
@로더리고1 헉..강등까지 되었던 겁니까? 세상에..이 정도 자료면 개인사이트나 블로그 하셔서 수익도 내실수 있는데..신고자는 무산 열등감 같은게 있지 않나 싶네요..여기 고마워하고 응원하시는 분들이 몇만곱절은 많으니 개의치 마시고 보물같은 자료 항상 감사히 보겠습니다.
어릴때 디어헌터를 영화관에서 어머니와 봤는데, 러시안룰렛 장면이 밤에 잘 때도 떠올라서 잠 못이루었던 기억이 아직도 나네요
저도 처음봤을때 무서워서 잠을 설쳤네요.
베트남전 4대걸작.
저도 100프로 공감합니다.^^
플래툰과 묵시록은 극장에서,
디어헌터와 풀메탈 자켓은 비디오로 봤네요.
근데 어찌된게 시기상 가장 먼저 본 플래툰이 제일 기억에 생생합니다 ㅎ
어찌보면 저 네편의 걸작들중 가장 친철한 영화여서 그럴거 같네요.
87년도 고1때 플래툰을 봤는데,
지금도 헬기에서의 찰리쉰의 독백씬 여운이 생생합니다.
묵시록은 절차적인 민주화라도 완성된후인 88년에야 개봉됐죠.
군사정권때는 반전메시지 때문에
개봉이 불허됐는데 바로 전년도에 개봉한 플래툰은 그럼 호전적인 메시지의 영화일까요?ㅎㅎ
무식한 군바리 새퀴들의 잣대가 우스울 뿐이죠 ㅎ
묵시록 보러가기전의 떨렸던 마음이 영화내용보다 더 생생히 기억되네요.
스크린 잡지를 통해 전쟁영화 최대의 걸작이라고만 암기 되다시피 주입된 정보를 가지고 보러갔는데,솔직히 고2의 나이로는 제대로 이해를 못했습니다.
최근에 다시 보면서 비로서 제대로 봤다는 느낌을 받았고요.
디어헌터는 개인적으로 네편의 걸작들중 가장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저의 영원한 스타중의 스타,배우중의 배우인 드니로 형님이 나와서 그런것도 있겠지만 영화자체가 너무 좋아서겠죠.ㅎ
풀메탈 자켓은 개인적으로 이 네편의 영화들중에서는
가장 말미에 놓고싶은 영화네요.
걸작임에는 틀림 없지만 제 기억에는 그럽니다.
네편의 걸작에 견주기에는 역부족이겠지만 람보1도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엔딩씬에서 람보와 대령의 대화들이 영화본지 40여년이 되려하는데도 기억에 강렬하게 남아 있어서요.
오늘도 정말 정말 좋은글 고맙습니다^^
@별이지는 밤으로 언제나 느끼지만
추억과 지식을 바탕으로 써주시는 댓글은 정말 깊게 와닿고 따뜻함도 느껴집니다.
격조높은 댓글 감사합니다 ^^
멋진 글 잘 봤습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로더리고님
사운드 오브 프리덤 혹시 보셨을까요?
리뷰 해주시면 참 좋을텐데요 ㅎㅎ
예고편을 봤고 흥미로운 작품이더군요. 저는 우선 아직 못끝낸 20세기 작품들을 다뤄보고 언급하신 작품은 잊지않고 리스트에 올리겠습니다.
댓글주셔서 감사합니다 ^^
@로더리고1 넵 감사합니다~
최고의 자료 감사합니다.!!!!!!!
게이터스님 항상 따뜻한 말씀 감사합니다 ^^
베트남 걸작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