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점만 찾던 주부들이 백화점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또 독신자나 맞벌이 부부는 제품 가격이 비싼데도 편의점을 자주 찾는다.
가격파괴바람이 전체 유통시장으로 확산되면서 가격이 더 이상 고객을 끌어들이는 유인요인이 되지 못함을 나타내는 대목이다.이를 테면 가격파괴의 대명사처럼 돼 있던 할인점에서 일부품목이 백화점보다 더 비싸게 팔리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백화점의 원스톱쇼핑, 편의점의 접근용이성 등 비가격적인 변수가 소비자들의 이동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래서 백화점이 좋다니까. 한 곳에서 옷도 사고 저녁 찬거리도 사고 영화까지 볼 수 있고…. 게다가 시간을 잘 이용하면 오히려 할인점보다 싸게 살 수도 있으니까 일부러 할인점에 갈 필요가 없어요.”
서울 성북구에 사는 주부 이수자(41)씨는 서울 소공동에 있는 롯데백화점 11층에 있는 한 식당에서 식사를 즐기며 ‘백화점 예찬론’을 늘어놨다.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대부분의 제품이 할인점 등 타 유통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것은 사실이지만 일부 상품, 특히 식품류는 할인점 가격과 비교해 결코 비싸다고 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또 백화점이 아침에 들여놓은 식품류를 저녁에 떨이로 판매할 때엔 할인점 가격은 저리 가라다.
채소류·과일류 등 식료품을 구입하기 위해 할인점이 아닌 백화점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또 소량의 가공식품류·유류·생활용품 등의 경우엔 편의점을 이용해도 할인점에서 구입하는 것만큼의 할인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과 편의점이 할인점의 생존 무기인 가격을 건드리고 있는 셈이다.
결국, 일부 품목에 대한 백화점·할인점·편의점 사이에 형성됐던 ‘가격전선’이 붕괴되면서 할인점으로 일방통행하던 소비자의 발길이 백화점과 편의점 등으로 분산되고 있다. 가격뿐만 아니라 백화점의 쇼핑과 문화생활 등을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원스톱쇼핑과 편의점의 접근 편리성은 이 같은 소비자들의 이동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식품류, 품질 대비 가격… 백화점 '승'
지난 2월2일 오후 7시, 서울 소공동에 있는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 매장은 설 제수음식을 장만하러 나온 소비자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울상을 지었던 백화점이 모처럼 활기찬 모습이다. 이날 모처럼 나들이를 나온 경기도 일산에 사는 김모씨 부부는 일주일 전만 해도 소비자보다 점원이 더 많아 보이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백화점의 모습에 놀란 표정을 지었다. 백화점은 이번 설 대목을 맞아 과거의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 사실 백화점은 최근 몇 년 동안 할인점에 치인데다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소비자로부터 외면당하다시피 했다.
소비자의 발길이 백화점으로 모이는 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겠지만, 백화점 식품 매장의 활성화 노력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현대백화점 장경주 식품팀장은 “100원짜리 물건을 할인점에서는 90원에 살 수 있고 백화점에서는 110원을 줘야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하지만 백화점 식품 매장의 상품은 신선도·품질·맛·안전성 등에서 최고로 소비자들을 만족시켜 주기 때문에 결코 비싸다고만 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백화점 식품 매장을 찾는 소비자가 최근 부쩍 늘어난 것은 백화점 식품 매장에서 판매하는 식료품 가격이 할인점과 비교해 결코 비싸지 않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백화점의 주력 상품인 패션·잡화·의류·가전 등의 상품은 고가의 고급 제품이 주류를 이루지만 식품 매장의 식품류 가격은 할인점과 견줄 만한 가격선을 형성하고 있다.
기자가 최근 서울과 경기도 일대 총 7곳의 백화점·할인점·편의점들을 돌아본 결과 이 같은 사실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백화점은 현대·롯데·신세계 백화점, 할인점은 이마트와 홈플러스, 편의점은 훼미리마트와 LG25를 선정했다. 가격 비교의 공정성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 용량·품질·수량·신선도·생산업체·판매일자·소비자 선호도 등을 감안했다.
그 결과 백화점은 채소류·과일류 등에서, 편의점은 가공식품류·유류·생활용품류 등에서 할인점의 가격 라인을 넘나들고 있었다. 오히려 백화점의 상품 가격이 할인점보다 저렴한 경우도 있었다.
백화점에서 소비자가 가장 많이 찾는 채소류와 과일류의 가격은 이미 할인점 상품 가격과 매우 비슷해지고 있다는 점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할인점에서 1,050~1,380원에 거래되는 배추 한 포기가 백화점에선 1,300원에 거래되고 있었다. 할인점에선 한
포기에 1,450~2,000원인 양배추도 백화점에선 1,300원에 거래되고 있었다.
할인점 가격이 개당 2,300~2,600원하는 애호박은 백화점에선 2,350원에 팔리고 있었다. 할인점에서 각각 1,850원과 980 ~1,100원에 판매되는 미나리와 대파도 백화점에선 이보다 약간 비싼 1,900원·1,300원이었다. 과일류의 경우, 사과 한 개 가격이 할인점에선 1,326원이었으나 백화점에선 1,166원이었다. 심지어 할인점에서 판매하는 귤은 100g에 298원으로 편의점 가격 270원보다 비쌌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할인점 관계자는 “같은 배추라도 산지와 품질 등에 따라 가격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면서 다순 비교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 상품은 가격 대비 최고 품질이기 때문에 상품 품질을 논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반박했다.
소비자는 백화점이 폐점 시각이 임박해 판매하는 떨이 상품을 구입하면 할인점보다 더 싼 가격에 고품질의 상품을 구입할 수 있어 백화점 식품 매장을 찾기도 한다. 예컨대 세 마리에 1만5,000원하는 제주산 갈치를 1만원에 살 수도 있다. 제주산 갈치는 할인점에서도 1만원대에 판매되고 있지만 품질은 할인점과 비교할 수 없이 좋다는 게 백화점 관계자의 주장이다.
이는 백화점 식품 매장 매출 증가로 입증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이 전국 7개 점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 1월 식품 매장 매출이 지난해 월 평균보다 6% 증가했다.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 식품 매장도 올해 1월 매출이 지난해 12월에 비해 10억원이나 많았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올 1월 매출을 지난 12월과 비교하면 무려 15%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식품류의 구매 단가가 상승했기 때문에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백화점을 찾는 소비자는 가격에 대한 저항이 적기도 하지만 친환경 야채·유기농 농산물을 선호하는 경향도 한몫했다는 게 백화점 업계의 분석이다.
한편, 할인점은 그동안 경쟁업체를 견제하기 위해 가격 보상제 등 가격 경쟁에만 몰두하면서 다른 업태의 추격엔 신경을 쓰지 못한 면이 있다. 그 사이 백화점은 기존 고객을 충성고객으로 만들면서 할인점의 아성을 야금야금 무너뜨렸다.
소비자가 백화점을 찾는 가장 큰 이유는 원스톱쇼핑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이다. 이동 이 쉽다는 점도 백화점의 장점이다. 장을 보기 위해 차를 타고 할인점으로 이동하기보다 인근에 있는 백화점을 찾아 문화생활도 즐기고 쇼핑도 하는 직장인이 많이 늘었다.
서울 강남의 외국계 회사에 다니는 주혜령씨는 6시에 퇴근하면 삼성역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을 찾는다. 식품 매장에서 장을 본 후 장바구니를 보관해 두고 식당가에서 가볍게 식사를 마친 후 옥상 층에서 상영하는 영화 시사회에 참여해 영화를 감상한다. 물론 백화점이 고객을 위해 마련한 무료 영화 시사회다. 주씨는 “할인점에선 친구를 만나지 않지만 백화점에선 친구를 만나 영화도 본다”면서 “영화 볼 때 백화점에서 빵과 커피도 무료로 제공해 준다”고 덧붙였다. 또 할인점으로 이동하려면 길에서 버리는 시간과 연료비도 만만치 않다는 게 소비자의 생각이다.
백화점보다 싸게 파는 편의점
백화점뿐만 아니라 상품 가격이 가장 비싸다고 인식되어 온 편의점마저 할인점을 추격하고 있다. 특히 가공식품·유류·생활용품 등에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물론 절대가격 측면에선 아직 할인점을 능가할 수 없다. 할인점은 상품을 대량 구매해서 대량 판매하는 유통구조를 이루고 있는 반면, 편의점은 소량 판매하는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제품 가격 차이를 좁힐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편의점은 각종 할인혜택 마케팅을 펴면서 그 가격 차이를 좁혀가고 있다.
지난 2월1일 서울 강남구의 훼미리마트 편의점. 컵신라면(65g) 한 개(650원), 안성탕면 한 개(550원), 자일리톨껌(애플민트) 한 통(5,000원), 서울우유(1ℓ) 한 팩(1,700원), 참이슬 소주 한 병(1,250원), 질레트 마하3중면도날 한 세트(9,900원) 등 총 6개 제품을 구입하고 1만5,240원을 지불했다. 원래 가격은 1만9,050원이지만 OK캐쉬백카드(SK 제휴 카드)로 구입해 20%를 그 자리에서 할인받았기 때문이다. 또 OK캐쉬백 마일리지가 최고 2%까지 적립되므로 소비 가격은 1만4,859원인 셈이다.
같은 제품을 할인점에서 구입했을 경우는 어떨까. 같은 날 서울 성동구와 경기도 일산에 있는 할인점에서 같은 종류의 제품 구입에 총 1만5,100원이 들었다. 여기서 마일리지 카드를 사용해 구매액의 1% 마일리지를 적립할 경우 이보다 151원이 싼 1만4,949원이 된다. 또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할인점에선 같은 품목에 대해 1만5,790원을 지불했다. 마일리지(0.75%)를 받는다고 해도 1만5,672원에 그친다.
이에 대해 할인점은 같은 물건이라도 매장마다 가격이 다르고, 날마다 가격이 변하므로 가격 비교가 무리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편의점은 생각이 다르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식품류는 그럴 수 있다고 하더라도 가공 식품이나 공산물은 소비자 가격이 표준화되어 있기 때문에 할인점 주장처럼 매장이나 날짜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설사 가격 변동분을 10%로 잡아도 편의점 가격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한편, 할인점은 마일리지(0.75~1%) 외에도 소비자에게 할인 쿠폰을 정기적으로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하지만 할인점이 할인 쿠폰을 내세우면 편의점과 백화점도 할 말이 있다. 무려 2,000포인트를 적립해야 할인 쿠폰을 받을 자격이 되는데, 그 포인트를 적립하기 위해서는 40만원 이상을 구입해야 하는 점, 그것도 할인폭이 최대 20%에 불과한 점 등 여러 제약이 많다는 게 편의점의 지적이다. 또 할인 쿠폰·무이자할부·상품권은 물론 헤어숍·피트니스센터·명품점·영화관·항공권 등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혜택을 말하자면 백화점은 할인점보다 서비스가 월등하다.
아무튼 백화점과 편의점의 일부 상품 가격은 할인점 수준을 위협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취재중에 만난 한 맞벌이 주부는 이렇게 말했다. "퇴근하고 인근 백화점에서 쇼핑하고 취미 생활을 즐기고 귀가합니다. 또 편의점도 편리하게 이용합니다.
차를 타고 이동해야 하고, 사람도 많아져 계산하는 데만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하기 때문에 더 이상 할인점을 찾지 않습니다. 게다가 할인점은 가격 대비 상품 품질이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백화점과 할인점에서 귤을 구입했는데, 가격은 비슷하고 품질은 백화점 것이 더 좋았거든요. 쇼핑도 생활인데 전쟁터 같은 할인점보다 느긋함을 즐길 수 있는 백화점을 이용하고 싶습니다."
첫댓글 진짜 할인점에선 일부 공산품은 모르겠지만 식품류는 절대 안싸더라구요. 식품류는 할인점에 비해 재래시장이 눈깔 튀어나오게 싸더라구요.
할인점 눈속임 할인품목이 많습니다.신용카드받고 직원들 월급주고 할려면 절대로 모드게 안쌉니다. 예를들어 순금 한돈 할인점에서 69000원 하면 종로에가면 59000원주고 살수있습니다.돈 당 한1만원 차이납니다.10돈이면 10만원차이.공산품중에 할인점이 싼것도 있어요 소위 미끼상품은 카다로그에 나오는것은 디기쌉니다
왜냐하면 정치자금이랑 건설족이 연관되어있거든요......그래서...얼마전에도 보셨잖아요.....한신공영에서 돈받은 건교위 열린우리당 의원...이름이 잘 기억 안나네요. 이래서 한국의 국회의원은 할만하다니까요...왜냐하면 국민들이 금방 잊어먹거든요....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