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상쾌한 산을 가다가 돌아왔다.
맛난 것 먹으려고..ㅎㅎ
메뉴는 한정식집인데...아~ 그 나물 이름 까묵었넹~
암튼 일빠로 나온 에피타이저 정말 좋았다.
연한 녹색 빛 엽차와 은은한 붉은 빛 죽..하얀 동치미까지!
아~놔 증말! 이런 식탁 일주일에 한번씩만 만나도 난 이 세상에서 죽을 때까지 살다가는 걸 절대로 후회하지 않으리~~
세상에서 날 참지 못하게 하는 두 가지 중 하나가 맛있는 음식이다보니..이거 전병을 한 장 남겨 놓고 찍게 되었다
양상추+치커리+비트! ...내 혀를 가지고 노는 애들이다. 키위 드레싱까지 이날 내 기분을 딱 맞췄다.
(오샘은 키위드레싱이 별로였다는데 난 환장하는 줄 알았다..ㅎㅎ)
잡채와 참치 샐러드 같아 보이는데..난 갠적으루 잡채를 별루 안 좋아한다. 아니 잡채에 든 시금치만 골라 먹는 스타일! 대부분의 맛집에서 하나라도 더 맛있는 걸 먹으려면 잡채는 사양하는 게 좋겠다고 마음 먹은 지 15년 쯤 된다.ㅎㅎㅎ 참치 같아 보이는 마구루였을텐데.. 가늘게 채 썬 양배추와 어린 부추같은 채소..암튼 잘 어울리는 모양만큼 내 혀와 입술을 즐겁게 했다. (초장류는 입술에 살짝 바르듯이 묻히고 혀로 핧아서 빨아 먹는 맛이 가히 오르가즘 수준이다.)
요게 재료는 많이 다르지만 내가 좋아하는 삭스핀게살죽과 거의 같은 맛! 지금까지 먹어 본 삭스핀게살죽 중에 대전 둔산동의 터존 부페가 최고였음.
금강산도 식후경? 아름다운 맛에 푸~욱 젖어 땀을 질~질 흘리다 보니 천장의 등갓이 왜이리 이쁜거야! 안 찍을 수 없어서 셔터를 눌렀는데...아뿔싸! 송샘이 살짝 걸렸넹~ 트리밍 할 시간 없어서 그냥 올리고.^^;
이제부터는 설명 없이 맛있는 음식과 분위기를 흠향하신 미래의 귀신들을 차례로 보시겠습니다.
아~~ 요걸 빼 먹을 뻔 했는데.. 원재료는 고구마! 시럽이 곁들여진 것으로 보아 요놈의 정체는 맛탕이라하면 될 듯! 그런데 정작 내가 셔터를 누르게 한 놈은 이 맛탕을 담고 있는 그릇! 투박해보이면서도 한편에 새악시 같은 자기 고집은 있어 보이는 저 접시! 그 자태를 발견하는 순간 음식에 대한 미각을 백지상태로 만들어 버리면서 '먹고싶다'는 뇌의 명령을 '갖고싶다'로 바꾸어 버린다!
한식과 잘 어울리는 이 남자는 언제 장가 가려나? 뒤로 보이는 옷걸이로 쓰인 문짝 같은 파티션도 어울리는 자리를 찾아 머무는데.. 이 남자, 언제 어울리는 사람과 둥지를 틀까 몰러~
오우! 이런 실수를..CF인줄 착각할라...K2에서 협찬 받아야 돼!
채반에 담긴 밑반찬들...이거는 여느 식당에서나 맛볼 수 있는 정도인데..채반에 담겼다는 것 하나로 이쁘게 봐 줄 수 있다.
캬캬캬! 사진으로 보니 생각나네..바로 이게 곤드레 밥이라는 것! 돌솥밥처럼 나오는데 쇠솥밥이라고 생각하면 됨.
간장은 참 좋았고~ 된장은 다른 맛에 비해 별3개정도!
이제 다 먹었당~~~~ㅋㅋㅋㅋ
담에 또 먹어요~~
첫댓글 음, 역시 식객의 감각은 남다르군요
난 그게 잘 안 되더라.
그때 거기서 뭘 먹었는지 까맣게 잊고 말지요
그런데 나도 기가 막히게 기억하는 것은 있어요
누구누구 참석했고 어디 앉아서 누가 무슨 말을 했는지..
누구의 말에는 누가 대략난감했는지까지
그러니까 입은 걍 습관처럼 음식물을 갖다 넣고
귀만 쫑긋 세우고서 뇌리는 열심히 주판알 튕기며
대화들을 엿듣는다고나 할까요
이러다가 담부터는 내 앞에서 입조심들 할라
괜찮아요, 또 누가 이런 나를 의식해서 중얼중얼하는지 알지롱.ㅎㅎ
이거이 곤드레정식 단돈 10,000원에 즐긴.... 맛있게 드셨다니 지도 므흣.... ^8^
재미나고 맛갈나게 글도 쓰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