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성 결막염 예방과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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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병난 여친과는 팔짱도 끼지마라"
토끼눈같은 충혈·가려움증 등이 주증세
전염성 강해 감염자와 접촉않는 게 상책
대구·경북지역 각급 학교가 개학하자마자 눈병 비상에 걸렸다. 지난달 말 대구·경북에서 감염된 학생수만 3천200명을 넘었다. 경북지역에서는 올들어 전국 처음으로 휴업하는 학교까지 생겼다. '집단 휴업'이라는 극약 처방만이 눈병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진단까지 나오고 있다.
여름을 벗어나기가 무섭게 대구·경북지역을 강타하고 있는 눈병과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병되는 눈병을 유행성 결막염이라고 한다. 이 눈병에는 '유행성각결막염' '급성출혈성결막염(아폴로눈병)' '인두결막염' 등이 있다.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눈에 모래가 들어간 것 같은 이물감, 눈이 토끼눈처럼 발갛게 보이는 충혈, 통증, 가려움증, 눈곱, 눈물 흘림 등이 나타나며 주변사람들에게 전염시킨다. 유행성 눈병 가운데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유행성각결막염은 '아데노바이러스'에 의해 일어나며, 환자와의 신체접촉이나 환자가 만졌던 물건 혹은 수영장을 통해서 전염된다. 집단적으로 발병될 수 있으며 전염성이 아주 높다. 급성출혈성결막염은 1969년 아폴로 11호 우주선이 달에 착륙하던 해에 처음으로 발생, '아폴로 눈병'이라고 불리게 됐으며 최근에는 드물게 발생한다. 인두결막염은 어린이 사이에서 흔히 발생하며 신체접촉 이외에도 감기와 마찬가지로 호흡기를 통하여 전염이 된다. ◆증상과 전염력은 유행성각결막염은 바이러스가 눈에 들어간 후 5일 정도 후에 발병하며 3∼4주간 지속된다. 증상이 나타난 후 2주까지도 전염성을 가지며, 이 기간 중 약 46%의 환자 손에서 아데노바이러스가 검출됐다는 보고가 있다. 대부분 두 눈에서 발생되는데 처음에는 한쪽 눈에 증상이 나타나고, 며칠 후 다른 쪽 눈에도 증상이 나타난다. 두번째 눈의 증상이 처음 발병한 눈보다 덜하다. 눈물과 충혈, 이물감, 눈부심, 시력저하 등 증상이 생기며 귀 앞쪽과 턱 밑의 림프선이 커지기도 한다. 아데노바이러스는 눈병과 동시에 상기도염과 위장염을 일으킬 수 있어 구토·복통·설사·인후통 등이 동반되기도 하며, 특히 어린이에게 이런 증상은 심하다. 인두결막염은 주로 어린이에게 발생하며 급성결막염과 목감기가 함께 나타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림프선 일부가 붓고 고열이 난다. 인두결막염은 대개 한쪽 눈에만 나타나며 콧물, 가래 등에 의해 전파된다. 7∼14일 지나면 자연치유된다. 급성출혈성결막염은 '엔테로바이러스'라는 RNA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데, 매우 급속하게 진행돼 발병 후 24시간 이내에 결막에 작은 출혈이 생기면서 점점 커져 결막출혈의 양상을 나타내며, 60%의 환자에게서 귀 앞 림프선 종창·열·기침 등을 보인다. 다른 증상은 유행성각결막염과 비슷하지만 눈이 훨씬 더 빨갛게 보이고 회복기간이 짧아 5∼7일이면 호전되고 2∼3주 이내에 완치된다. ◆유행성결막염은 예방이 중요 현재까지 바이러스를 제거할 수 있는 특효약이 없기 때문에 증상을 완화시키고 합병증을 줄이는 것이 주된 치료방법이다. 또한 전염성이 대단히 강하므로 가족 및 타인에게 전파되지 않도록 막는 것이 중요하다. 이차적인 세균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항생제를 사용하고 초기 2주 정도 증상이 심할 때는 눈 주위를 얼음물로 찜질, 부종이나 통증을 경감시키고 약한 혈관 수축제나 소염제 등으로 증상을 완화시킨다. 결막에 심한 상처가 남거나 안구와 눈꺼풀이 들러붙는 합병증이 발생할 것 같은 경우에는 이에 대한 치료가 필요하다. 대부분 환자의 급성출혈성결막염은 2∼3주, 유행성각결막염은 3∼4주 이내에 특별한 합병증 없이 치료가 된다. 세균, 곰팡이, 헤르페스바이러스 등에 의한 결막염 또는 각막염은 눈에 심각한 합병증 및 후유증을 부를 수 있다. 이 경우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실명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눈병이 발생하면 반드시 안과에서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습도가 높은 곳에서는 눈병 환자가 집단적으로 발병될 확률이 매우 높으므로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는 가급적 피하고, 위생수칙을 잘 지켜 감염을 예방해야 한다. 장성동 계명대 동산병원 교수(안과)는 "감염 환자들과 접촉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라고 말했다. ◇도움말=장성동(계명대 동산병원 안과 교수)·건강보험심사평가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