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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감동글 스크랩 촌놈,남녀혼탕 노천탕 갔다가 36계 출행랑(안면도 오션캐슬)
백연덕 추천 0 조회 716 10.03.22 09:30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안면도 오션캐슬 - 태안군 안면읍
 
연말에 집에서 뒹굴거리다가 블로그질 하고 또 블로그질 하다가 뒹굴 거리고 있는데 어디선가
손전화 벨이 울려왔다. 혹시 연말에 먼 회소식이라도 있을까...하는 기대감으로 전화기를 들었다
수화기를 타고 들려오는 많이 낯익은 목소리...서울에서 나처럼 비단장수질 하는 친구였다  
 
" 지금 서울에서 안면도로 갈려고 하는데 별일 없으면 이리로 오슈 "
그러잖아도 연휴를 맞이하여 집에서 빈둥거리고 있는데 이게 웬 떡이냐...싶었다  
 
" 별일은 무신 별일...별일좀 있으면 조케따 ! 근디 안면도 워디로 가려구 ? "
"오션케슬...거기 1박 2일 숙박권 예약해 놓았거든..."
 
그동안 서산, 태안, 안면도는 마르고 달토록 들락거렸던 곳이라 어디...라고 한마디만 하면
다 알아 들었다. 그런데 오션캐슬이란 첨 들어보는 아주 생소한 이름이었다
 
"오션캐슬이 머 하는 곳이지 ?"
"아...그곳은 리조트나 콘도처럼 숙박도 하고 놀이도 할 수 있슈 ! "
 
"안면도 어디쯤 있는 곳인데 ?"  
"꽃지해수욕장 알쥬 ? 꽃지해수욕장 해변도로를 타고 내려오다 보면 가장 끝 부분에
십 몇층짜리 높은 건물이 있슈...해수욕장 어디서 봐도 다 보이요 ! 그리로 오슈 !"
 
손전화를 놓는 즉시 자동차 시동을 걸고 천안에서 예산, 홍성, 갈산, 간월도, 안면대교를 지나니
꽃지해수욕장이었다. 꽃지해수욕장에 저런 거대한 캐슬이 들어서 있다는 사실은 나도 이날 처음
알았다. 안면도는 서산, 태안시장에 갈때 자주 드나들었던 곳이지만 하루가 멀다하게 변해가는
관광지라 이제는 안면도 어느곳엘 가든 그 풍경들이 모두 낯설기만 하다  
 
지하 420m, 암반 해수온천이라는 안면도 아쿠아월드
 
오션캐슬 8층에서 내려다 본 안면도 꽃지해수욕장
 
오션캐슬 8층에서 내려다 본 바닷가 노천탕과 꽃지해수욕장
 
09년 12월, 연말 연휴를 맞이하여 안면도 꽃지해수욕장에 자리잡은 오션캐슬에는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강추위속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몰려왔다
 
캐슬의 8층에 여장을 풀고 베란다 문을 열었더니 꽃지해수욕장이 한 눈에 내려다 보였다
해수욕장 바로 옆으로는 노천탕이 있었는데 그곳에도 많은 사람들이 목욕을 즐기고 있었다
 
베란다에서 잠시 서서 내려다 보고 있는 순간에도 턱은 덜덜 떨려왔고 손 발은 저릴정도로 시려왔다
하지만 나는 저곳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내 생전 처음 보는 바닷가 겨울 목욕장면이었기 때문이었다
 
한 참을 내려다 보던 나는 가방속에 있던 뚝딱이 카메라를 꺼내 들었다
그리고는 손을 호호 ~ 불어가며 저 괴이한 모습들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오션캐슬 8층에서 내려다 본 바닷가 노천탕
 
오션캐슬 8층에서 내려다 본 바닷가 노천탕
 
그런데...그런데...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니 저 노천탕속에는 남여가 같이 들어가 있었다
순간...나는 조금 놀랐다
 
수영복 펜티만 입고 어떻게 저 작은 탕속에서 남여가 같이 혼탕을 한단 말인가 ?
일본에서 유행하는 노천탕이 이제 한국에서도 유행하는 것일까 ?
아니면 이미 유행한지 오래 되었는데 나만 몰랐던 것일까 ?
여튼 나에게 있어서는 놀랍기도 했었지만 처음 구경하는 신기한 장면이기도 했었다  

 

 안면도 꽃지해수욕장 바닷가 노천탕

 
턱을 덜덜 떨어가며 한참을 내려다 보고 있는데 서울친구가 우리도 저기가서 목욕을 하자고 한다  
 
"아니...어떻게 남자와 여자가 같은 탕에서 목욕을 할 수 있냐 ? 난 안간다 ! 당신들이나 갔다 오셔 !"  
"이런...그럼 아직도 저런 노천탕 한 번도 안 가봤단 말이요 ?"
 
"안 가본것은 고사하고 난 저런 목욕장면 오늘 처음 구경하는겨 !"
"저기서 목욕 안 한 사람들 하나도 없슈 ! 멀 그런거 가지고...참...내...어여 따라오셔 ! "
 
그리하여 그 친구에게 옷 소매를 잡혀 결국 저곳으로 끌려갔다  
 
안면도 오션캐슬 바닷가 노천탕
 
나는 실내 목욕탕에서 샤워만 하고 나가려고 했더니 친구가 노천탕 표를 내것 까지 끊어왔다
실내서 목욕만 하면 8천원이었지만 바닷가 노천탕 입장료는 수영펜티 포함해서 1만 8천원이었다
나는 하는 수없이 우리일행 다섯과 함께 저곳으로 빨려 들어가고 말았다
 
작은 노천탕 안에는 수영 펜티만 입은 얼라들도 있었고 중년 부부로 보이는 사람들도 있었다
나도 하는 수없이 그들과 마주보며 자리하나 잡고 앉았는데
이번에는 20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남여 커플 몇 명이 얼굴색도 안 변하고 탕 안으로 유유히 입장했다
 
그리고는 아주 자연스런 모습으로 이쪽 저쪽 돌아보며 자기들끼리 수근수근 하더니 깔깔 거린다
그건 그래도 조금 낳은 편이었다
 
건너편에 앉아 있던 중년 여인들의 수다는 어찌 심한지...
그들은 잠시도 쉬지 않고 깔깔 거리며 탕 안에서 수다를 떨고 있었다
 
"아무개 아빠 있잖니...글쎄 그 아무개 아빠가 어제밤 어쩌구 저쩌구 수근수근...."
"까르르 깔깔깔깔...!"
 
자리는 점점 더 불편해지고 있었고 나는 그들 눈치 보기에 바빴다
그동안 나도 공중 목욕탕을 몇 번 이용해 봤지만 남탕에는 모두들 조용했다
조용히들 목욕하고 조용히들 나간다
그런데 남여공용 혼탕은 원래 이런것인가 ?
 
나는 그 자리서 슬그머니 일어 섰다
그때 서울 친구 일행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어본다
 
" 어딜 가시려구...?"
"저...저...저기...화장실 좀 다녀 오려구..."  
 
그 즉시로 나는 옷을 주섬주섬 주워입고 삼십육계 출행랑을 놓고 말았다
 
천하의 비단장수가 남여혼탕인 바닷가 노천탕에 들어갔다가 
물에 빠진 생쥐꼴로 36계 출행랑을 놓다니...
 
밖으로 나와서 가만 생각하니 그깟 여인네들의 수다에 밀려 출행랑을 놓은 것이 후회 막심했다
일금 1만8천원씩 주고 들어왔는데...
끝까지 버팅기면서 나도 같이 종일 수다를 떨었어야 했지...
담에 또 나에게 이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절대로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물에빠진 생쥐꼴로 36계 출행랑을 놓았던 오션캐슬 바닷가 노천탕
 
오션캐슬 8층에서 내려다 본 바닷가 노천탕과 안면도 꽃지해수욕장
 
노천탕 앞에서 본 꽃지해수욕장의 교교한 일몰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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