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7월 29일 AM09:30 MBC라디오 여성시대 "윤병대의 맛있는 여행" (FM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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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인사)
MC> 정말 여름이 실감나는데 이렇게 더울 때는 어디 가서 맛있는 것을 먹으며 여행을 해야 할까요?
윤> 일기예보의 폭염주의보를 들을 때 마다 모처럼만에 야외 데이트 약속 해 놓고, 더위에 시달릴 것을 생각하면 한숨이 절로 나오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번 주에도 위기를 기회로 역전시킬 수 있는 여행지를 소개 해 드립니다.
그리고 먼길 장거리 여행을 갈 때 차창 밖의 경치에 혼자 매료되어 감상하느라 빗길 운전에 애쓰는 남자친구를 그냥 내버려 두면 안됩니다.
아니면 혼자 코 골며 잔다면 이건 인간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요...!.
MC> 그렇지요 장거리 여행에서 안전운전이 얼마나 중요한데....! 시작이 요란한 것을 보니 이번 주는 좀 멀리 가려나 봅니다.
윤> 많은 분들이 용인하면 대형놀이공원만 생각 하는데, 용인에 가면 숨겨진 볼만한 이색 박물관이 몇 개 있습니다.
최근 우리 나라에는 보석박물관, 민속박물관, 농업박물관, 군사박물관, 자연박물관, 조각박물관, 화석박물관, 전쟁기념관 등등 한 번쯤은 들어 봄직한 그런 이름의 개인박물관들이 제법 많이 만들어졌습니다.
이렇게 가지각색의 박물관들이 존재하는데 과연 자동차 박물관도 있을까...?
도로 위를 달리는 저 커다란 자동차들을 다 전시해 박물관을 만들려면 엄청난 땅과 돈이 들어 갈 텐데....!
설마 자동차들을 잔뜩 전시해놓은 꿈같은 박물관이 있을까 싶겠지만 용인에 가면 진짜 있습니다. 그런 용인에서 찾아낸 아주 서민적인 맛집이 하나 있습니다.
MC> 과연 서민적인 맛이 뭘까?
윤> 용인하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전통 순대인 "백암순대"가 유명합니다.
돼지의 소장, 대장, 막창은 순대의 껍질로 쓰이고 속 재료로는 배추, 우거 지, 부추, 양파 등의 야채와 선지, 찹쌀을 넣어 양쪽 끝을 동여매어 우선 삶아 낸 후 두 번째는 쪄서 먹는 영양이 높고 단백질이 풍부한 우리의 전통 육가공 식품입니다.
백암면 백암리의 1일 6일에 열리는 백암장을 통해 그 전통이 이어져 내려오고 있어 백암 순대라 불리게 되었습니다.
현재도 백암은 용인지역에서 최대의 돼지 사육지역으로 돼지창자를 구하기 쉬우며 백암 사람이라면 누구나 순대를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지역에서는 보편화된 음식입니다.
보기만해도 군침이 넘어갈 정도로 푸짐하고 맛깔스러운 순대는 새우젓 장을 찍어 먹는 것이 특징인데 이 양념장 맛이 또한 일품입니다.
돼지고기와 내장을 삶아 낸 국물에 순대를 넣어 주는 순대국밥과 순대가 주요 메뉴이고, 모듬 순대, 머릿고기, 귀때기, 순대....뜨끈한 진한국물에 말아먹는 순대국밥도 좋습니다. 순대국밥은 내장을 넣지 않고 가마솥에서 사골로 24시간 끓여서 마치 곰탕처럼 진하고 깔끔한 맛입니다.
또 가까이 원천 유원지 부근에도 맛집들이 많은데 특히 비지찌개와 콩국수를 추천해드립니다.
그 순대국에 최근 용인의 지역 특산품인 백옥쌀을 이용해 개발한 명품술 전통주 '옥로주'와 백옥 생막걸리는 곁들이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입니다.
MC> 그 먼 곳 까지 가서 순대국밥이 전부는 아니겠죠?
윤> 순대국밥이 서민 음식이면 인근지역 수원의 명물인 수원갈비는 좀 비싼 음식이라고 해야 할까요...?
수원에는 옛날에 경기지방에서 가장 큰 소 시장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소를 이용한 음식도 다양하게 발전되었으며, 그 중에서도 수원갈비는 조선 정조대왕이 "화성행궁" 행차 때 둘째날 아침에 수라상에 올려진 유서 깊은 음식입니다.
이후 1940년대 수원 영동시장 싸전거리에서 ‘화춘옥’이라는 간판을 걸고 시작한 것이 바로 지금의 ‘수원갈비’ 시초인데, 처음에는 해장국을 시작하면서 해장국에 갈비를 넣어 주는 것으로 시작을 하다가 갈비에 양념을 해 구운 것을 팔기 시작하면서 수원갈비는 조금씩 유명해 지기 시작하였고, 근대사에는 고 박정희대통령을 비롯해 내노라 하는 고관대작들이 맛을 보기 위해 일부러 찾아 오면서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습니다.
이 수원양념갈비 양념의 특징은 간장이 아닌 소금으로 간을 해 맛이 담백한 것이 특징입니다.
그리고 설탕과 소금 후추를 일정 비율로 섞고 참깨 마늘 참기름 배 즙을 넣어 적어도 4시간 이상 양념이 배도록 해야 제 맛이 납니다.
양념한 갈비를 한쪽부터 잘 펴 가면서 칼끝으로 잔칼질을 한 후 이틀 정도 재워 두었다가 국물이 생기면 잘 펴서 석쇠에 올리고 은은한 숯불에 굽습니다.
지금은 이목동 노송지대와 동수원 등지에서 50여개의 대형 갈비집들이 성업 중이며 갈비를 굽기 전에 나오는 동치미를 옛 방식대로 담가 사람들이 시원하고 개운한 동치미 맛에 끌려 일부러 찾는다고 합니다.
MC> 이야~ 순대국밥이든 수원갈비든 원하시는 대로 선택 하시면 될 것 같네요
그렇게 맛있게 드시고 용인에서는 뭘 보고 와야 할까요?
윤> 처음 말씀 드린 것처럼 자동차 대국인 독일에는 각 자동차회사마다 자동차 박물관이 하나씩 있습니다.
그렇지만 자동차의 역사가 짧은 우리 나라로서는 우리 자동차만 전시해 박물관을 만든다는 것은 무리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인지 박물관에 들어서면 자동차의 역사를 한 번에 볼 수 있도록 전 세계의 시대별 자동차를 모아 체계적으로 전시를 해 둔 바로 "교통 박물관"에 가면 꿈에 그리든 그런 자동차를 만나게 되고 저 차들이 내 것 이었으면 하는 욕심이 느껴집니다.
자동차 박물관을 보고나면 돌들의 천국 "옛돌 박물관"을 찾아가시면 좋을듯 합니다.
처음 이 곳을 찾아 갈 때 수석 박물관도 아니고 돌을 모아 박물관을 만들다니 도대체 어떤 곳일까? 궁금하기도 하였습니다.
막상 도착 해 보니 여기도 돌 저기도 돌 온천지가 말 없는 돌 세상이었습니다.
박물관 입구부터 문인석, 무인석, 벅수, 동자석 등등 석인(石人)들이 손님을 맞이하는 듯 도열해 있는데 이렇게 많은 돌들을 어떻게 이 자리에 모아 놓았을까? 이 석조물들은 묘나 무덤 또는 절터에 있어야 하는 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끝으로 용인에는 우리 나라에 전기가 들어오기 전까지 우리 조상들의 어둠을 밝혔던 등잔을 한자리에 모아놓은 곳도 있습니다. 바로 모현면에 있는 한국등잔박물관입니다.
MC> 자동차 박물관, 돌박물관에서 등잔 박물관까지 아이들과 같이 가면 정말 좋을것 같은데요....어떻게 찾아가야 할까요?
윤> 찾아가는 길은 중부내륙고속도로 여주IC 영동고속도로 → 양지IC 에서 내리시면 돌 박물관부터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