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이민 2기 192. 영어 공부하러 온 손자
우리 손자가 왔다. 친구 한 명을 데리고.
이번엔 우리 집이 아니라 돈보스코 교수님 댁, 영어 캠프에 왔다. 초등학생 5~6학년들 8명이 8주 동안 합숙하며 공부한다고 한다.
인천 공항에서 처음 만난 다른 학교 녀석들과도 금세 친해져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더란다.
딴엔 무척 설레고 조금은 비장한? 각오까지 하면서 잔뜩 기대에 부풀어 온 것이다.
물론 학부모들도 그들 못지않게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아이들을 보냈을 것이다.
아이들을 가르치게 될 선생님도 여러 명이고 미국인 교사도 있다. 여러 번의 시험을 거쳐 교사를 뽑았다고 한다.
아이들은 레벨 테스트를 거쳐 개인별로, 또는 그룹별로 집중적인 영어 스터디를한다.
그 외 시간에 수학 공부도 하도록 하나보다. 게다가 체력 관리를 위해 배드민턴과 수영을 별도의 교사로 곁들인다.
여러 가지 요리사 자격증을 가진 사모님은 온갖 정성을 다해 식사 때마다 다양한 메뉴의 맛있는 음식을 내놓는다.
아이들의 눈과 입이 딱 벌어진다.
과일을 좀 사들고 손자를 보러 갔더니 수업 중이라 내실에서 그간의 이야기를 들으며 한참을 기다렸다.
활짝 웃으며 할머니 할아버지 앞에 나타난 손자녀석이 그새 제법 컸다. 이제 5학년이나 되었으니 조금은 의젓하고 철도 좀 들었겠지 싶다.
친구녀석도 함께 만나 보았다. 우리 애는 집 떨어져서 공부하러 온 게 벌써 세 번째이지만 친구는 처음이라니 아마 곧 집 생각이 날지도 모른다.
다른 아이들도 모두들 자기 할머니인양 차례로 웃으며 우리를 들여다 본다.
이번 주말엔 놀이동산을 간다고 하니 한 주간 공부하느라 힘들었던 긴장감은 모두 해소하고 즐거워 했으면 좋겠다.
어느 주말쯤엔가 아이들을 데리고 마따붕까이 해변에 갈 때는 우리도 함께 가지 않겠느냐고 돈보스코 교수님이 묻는다.
수박 몇 덩이 사들고 함께 따라가서 아이들 노는 것도 보고 조금이나마 뒷바리지라도 할 수 있으려나?
할머니 눈엔 아이들이 대견해 보이고 사랑스러워 보인다.
그리고 또 두 주일이 지났다.
다시 한 번 아이들을 보러 찾아갔다. 처음엔 긴장과 스트레스로 자주 배가 아프고 집 생각을 하던 녀석들도 하루에 단어를 30개씩이나 거뜬히 외우는 열정에 가득차서 스스로도 아주 장하다는 자신감을 보인다.
공부도 공부지만 아이들이 스스로의 생활에 대한 바람직한 변화를 함께 시도하는 교수님의 의도가 엿보인다.
그 매일의 변화와 과정을 일일히 체크하고 부모님과 원격 상담하는 성의와 진지함에 할머니조차 든든하면서 감사한 마음이 든다.
이 캠프를 무사히 마치면 아이들 모두 건강하고 밝은 모습으로 한 단계 더 성숙해 질 것이라 믿는다.
첫댓글 .............................
귀여운 손주들 해외영어연수 보기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