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개소세 인하 종료 '車내수 전월比 16.4% 감소
'불황형 자동차' 1t 트럭은 판매 늘어
화물차 개소세 대상 아냐
전기트럭 전환도 수요 증가 원인
지난 7월 자동차 내수 판매 규모가 전년 동월 대비 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과 비교해선 16.4% 급감했다. 다만 이런 가운데서도 현대차·기아의 1t 트럭 포터·봉고의 판매량은 증가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포터·봉고는 경기가 좋지 않을수록 오히려 판매가 증가하는 이른바 '불황형 자동차'로 불린다.
7개월 새 10만대 팔린 포터·봉고
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와 수입차 업체들의 7월 국내 판매대수는 총 13만6089대에 그쳤다.
국산차의 경우 7월 한 달 간 11만4769대가 팔려 전년 대비 5.8% 감소했고, 수입차도 2만1320대로 집계돼 0.6% 줄었다. 전월과 비교하면 국산차는 14.4%, 수입차는 25.6% 급감했다. 정부가 3.5%로 인하했던 개별소비세를 7월부터 다시 5%로 원상 복귀 시킨 것이 판매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고금리 환경이 장기화 되고 있는 것도 신차 구매 수요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이런 상황 속에서도 전월 대비 판매가 오히려 증가한 차량이 있다. 바로 1t 트럭 포터·봉고다.
포터의 7월 판매 대수는 8670대로 전월 대비 5.1% 늘었다. 같은 기간 봉고 판매대수는 5665대로 전월과 비교해 27.7% 증가했다.
과거의 사례를 보면 포터·봉고는 실업자나 영세 자영업자가 늘어나는 경기 위축기에 통상 판매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 왔다. 특히나 포터·봉고는 화물차인 만큼 개소세 부과 대상이 아니어서 승용차와 달리 판매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올해 두 차종의 국내 누적 판매대수는 10만2011대로 7개월 만에 벌써 10만대를 넘어섰다.
'환경규제 강화' 전기트럭 수요 증가 영향도
아울러 정부가 규제를 강화하면서 전기트럭 전환을 유도하고 있는 것도 포터·봉고 판매량을 끌어올린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실제 7월 포터 전기 모델 판매대수는 3260대로 전월 대비 30.1% 증가했다. 봉고 전기 모델은 1577대로 집계돼 전월과 비교해 53.7% 급증했다.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도 승용차가 아닌 전기트럭 포터(1만8880대)일 정도다.
전기트럭의 경우 승용차 보다 보조금이 많다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서울 기준 아이오닉5의 보조금은 860만원에 불과하지만 포터·봉고 전기 모델은 16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원래 차량 가격은 4000만원을 넘지만 보조금을 받으면 2000만원대에 구매가 가능한 구조다.
여기에 대기환경개선특별법에 따라 내년 1월부턴 택배용 화물차의 경유차 신규 등록이 금지되는 등 규제가 계속 강화되면서 개인뿐만 아니라 물류회사들의 교체 수요까지 늘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응해 현대차·기아는 포터·봉고 경유 차량을 11월부터 단산하고, 앞으로 전기차와 액화석유가스(LPG) 모델만 생산할 예정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과거 사례를 보면 1t 트럭은 경기 불황기에 수요가 늘어나는 추이를 보이곤 했는데, 최근에는 기존 내연기관 트럭을 전기트럭으로 교체하려는 움직임까지 더해지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판매가 더 증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