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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김어준씨가 진행하는 TBS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 사진 유튜브 캡처
TBS가 자사 라디오 방송 진행자로 활동 중인 방송인 김어준을 비판한 패널의 발언을 편집해 내보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인터넷 매체 직썰의 정주식 편집장은 2일 페이스북에서 최근 자신이 출연한 'TBS 아고라'의 다시듣기를 듣고 "TBS와 김어준에 대한 비판 발언 대부분이 삭제된 상태로 나갔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정 편집장은 "지난주 TBS 라디오 프로그램 'TBS의 창' 녹음에 다녀왔다. 개인적으로 호감이 없는 방송사지만 자체 비평 프로그램이라고 하니 나름의 의미가 있겠다 싶어 기꺼이 출연에 응했다"며 "주제는 '김어준의 뉴스공장' 비평이었다. 아무래도 고운 말이 나올 주제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진행자를 봐서 호의를 갖고 나름 성의껏 비평을 하고 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삭제된 대목은 정치의 온도 변화에 따라 드러나는 김어준의 정파성, 뉴스공장이 '진보의 가세연'이라 불리는 이유, 똑같은 관점의 패널들만 우르르 나오는 정치비평 코너들의 문제, 최근 김어준의 정경심 재판 관련 발언의 문제 등등"이라며 "함께 출연한 이경락 박사가 진행자의 행태를 점령군에 비유한 발언도 통째로 날아간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 "들어보니 음절단위로 편집을 해 놓아서 중간 말은 다 어디가고 무슨 AI같이 앞뒷말만 남아있다"며 "그나마 호의적으로 말한 내용은 전부 담겨있는 것을 보면 분량상의 이유로 드러낸 것은 아닌 걸로 보인다"고 했다
정 편집장은 그러면서 "저럴 거면 이런 프로그램은 왜 하겠다고 나선 걸까"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저 정도 비판조차 수용하지 못할 정도면 도대체 저 방송국은 지금 어떤 상태라는 건가"라며 "진행자에 대한 외부 비판이 거세지자 면피용으로 자구책을 벌이는 것 같은데 다 무슨 소용인가 싶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TBS 측은 방송 시간에 맞춰 분량을 줄인 것일 뿐 의도적 편집은 아니었다는 입장이다. TBS 측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TBS 아고라는 편집을 전제로 한 녹음 프로그램"이라며 "당시 30분 가까이 녹음을 진행했고 그중 14분을 내보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출연자 입장에서는 본인의 발언 가운데 절반이 편집돼 불쾌할 수도 있지만 한정된 방송 시간에 맞춰 분량을 줄여야 하는 제작진의 고충도 있다는 것을 이해해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