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연합뉴스 |
올해 일본 프로야구(NPB) 12개 구단 중 5개 팀이 감독을 교체했다. 아래 숫자에서 왼쪽은 지난해 순위. 그리고 오른쪽은 시즌 중반이 된 지금까지 성적이다(성적 기준일 7월 20일). 주, 히라이시 요스케 감독은 지난 시즌 도중에 사임한 나시다 마사타카 감독대행으로 사령탑을 맡아 시즌이 끝난 뒤 정식 감독이 됐으므로 엄밀하게 말하면 새로 취임한 것은 아니라는 견해도 있지만 여기서는 새 감독으로 한다.
요미우리•하라 다쓰노리 감독 3위→1위
주니치•요다 쓰요시 감독 4위→3위
한신•야노 아키히로 감독 6위→5위
오릭스•니시무라 노리후미 감독 5위→6위
라쿠텐•히라이시 요스케 감독 6위→3위
오릭스를 제외하고 대체로 지난해보다 순위가 올라 있다. 아직 90경기 안팎을 치러 50경기 가까이 남아 있으므로 최종 순위는 단언할 수 없지만 적어도 숫자상으로는 팀 재건은 성공하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요미우리 하라 감독은 명확하게 올해 리그 우승과 일본시리즈 제패를 의무로 내세우며 시작했다. 외국인 선수 보강은 모두 9명 이상에 이르며 피로나 한계가 보이는 젊은 선수나 베테랑도 사정없이 빼버린다. 보강도 크지만 현재 보유한 전력도 최대한 기용하고 있는 점은 특징적이다.
한편 주니치 요다 감독은 개막 전에 “도저히 우승을 노린다와 같은 터무니없는 소리는 할 수 없다”라고 말하며 눈앞의 승리보다 젊은 선수들을 기용하면서 성장시키고 단련해 나갈 방침을 내세웠다. 한때는 최하위로 떨어져 비판도 받았지만 현재는 근소하지만 3위까지 올라왔다. 이것은 팀에 힘이 붙고 이길 때의 방식도 파악해나가고 있다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한신 야노 감독은 지난해 꼴찌인 팀을 맡아 우선 신예에게 분발을 촉구하며 계속 기용하고 있지만 인기 팀인 만큼 “한 단계라도 순위를 올리는 것”이 주어진 과제가 되고 있다. 좀처럼 결과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지만 그만큼 무엇이 부족한지가 명확해진 것은 장점일 것이다.
물론 팀 순위가 곧 감독의 수완으로 여길 수 없는 것이 야구의 어려운 점이다. 감독이 수완을 발휘하지 않아도 선수층이 두꺼우면 이길 가능성은 커진다. 거꾸로 어떤 명장이라도 선수층이 얇아서는 성적을 내는 데 한계도 있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점이 있다. 팀을 재건하는 데 있어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감독의, 팀의 구상이다.
크게 구분하면 아래와 같은 것이다.
① 팀의 현 상황을 고려해 무엇이 부족한가? 그것을 철저히 밝혀 파악한다.
② 부족한 요소가 전력이라면 신인 드래프트나 자유계약선수(FA), 트레이드 등으로 메울 수 있을지 어떨지를 검토한다. 외국인 선수도 마찬가지.
③ 전력을 파악한 후, 그러면 어떤 전법을 선택할까. 선수에게 요구해갈 것인가.
말로는 쉽다. 그런데 부족한 것은 전력만은 아니다. 예를 들면 소질은 좋다는 평가를 받는 투수라도 제구력이 부족하다. 타자라면 장타를 치지만 선구안이 좋지 않다는 개인 차이도 있다. 시즌 내내 좋은 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투수가 없거나 포수나 유격수 등 팀의 중심을 짊어질 선수가 부진한 것도 팀의 현 상황을 나타내는 요소가 될 수 있다. 만약 ②에서 쓴 것처럼 부족한 전력 요소가 ‘눈에 보이는 것’이라고 한다면 방금 쓴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바꾸어 말하면 팀의 전법이 제대로 갖춰져 있는지 여부로도 이어진다. 그것이 ③, 즉 구상이다.
달리 표현하면 이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힘’이 중요해진다. 그것은 감독의 방침에 그치지 않는다.
라쿠텐은 히라이시 감독뿐만이 지난 비시즌에 취임한 이시이 가즈히사 GM(제너럴 매니저)이 화제가 되고 있다. 과거 야쿠르트와 뉴욕 메츠, 세이부 등에서 뛴 그는 아직 45살이지만 GM으로 발탁됐다. 감독은커녕 코치 경험조차 없는 전직 투수라는 점에서 언론매체도 팬도 그 진가에는 회의적이었다. GM이 되려면 인맥이나 정보가 생명. 과연 얼마큼 할 수 있을까. 실제로 눈에 보이는 코치 인사나 트레이드 등 보강은 자기가 뛴 야쿠르트나 세이부 시절의 조직망이 많아 한계조차 느끼게 했다.
다만 7월 들어 트레이드를 시도한 그 내용과 판단에는 설득력이 있었다.
라쿠텐은 요미우리에서 와다 렌 오른손 외야수를 영입하는 대신에 프로 5년 차인 오른손 유망주 투수 후루카와 유리를 내줬다. 라쿠텐은 그렇지 않아도 에이스 노리모토 다카히로가 팔꿈치 부상, 기시 다카유키도 왼쪽 넓적다리를 다쳐 전반은 나오지 못해 투수가 부족했다. 특히 선발 로테이션을 담당할 수 있는 장래성 있는 투수. 일반적이라면 절대로 내줄 수 없는 투수였다. 그 투수를 내보냈다.
이시이 GM의 생각은 명확했다.
“후루카와 투수도 10승을 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와다 선수도 장래 중심 타자로 활약할 수도 있다. 어느 ‘가능성’이 중요하냐 하면 지금 팀에는 와다 선수의 ‘가능성’에 걸어야 한다.”
요컨대 장래성 있는 투수를 내주더라도, 중심 타선을 칠 가능성을 가진 타자 보강을 우선한다.
그것이 어째서 비시즌이 아니라 시즌 중이냐는 의문도 있지만 그만큼 현재 오른손 타자 유망주가 부족하다는 생각이었을 것이다. 이 트레이드가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는 후에 알 수 있지만 여기에는 분명히 이시이 GM의 팀에 대한 구상을 엿볼 수 있다.
히라이시 감독도 39살로 최근 프로야구에서도 매우 젊은 나이다. 그러나 PL학원 고교에서 주장을 맡은 적도 있는 만큼 야구에 대한 철학이 명확히 있다. 간단히 말하면 “기본에 충실한 플레이를 철저하게 한다”이다. 팬으로서는 솔직히 화려함도 없고 재미는 없다. 다만 “그것이 지금 라쿠텐에는 없고 또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이 근본에 있다. 그 부분을 스프링캠프에서는 마치 고교야구 연습처럼 거듭했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히라이시 감독은 지난 시즌 중반부터 감독대행으로 지휘봉을 잡은 만큼 “무엇이 부족한지”를 뼈아플 정도로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 결과가 기본에 충실하게.
다만 오해해서는 안 된다. 기본에 충실이라고 해도, 그것은 잦은 번트와 같은 수준은 아니다.
수비라면 아웃카운트나 주자 유무에 따라 지키는 위치를 몇 발 바꿀 수 있는지의 여부.
주자라면 상대 수비 위치를 머릿속에 두고 어떤 타구라면 과감하게 다음 베이스부터 그다음 베이스까지를 노릴 수 있을지의 여부와 같은 더 실전적인 감각을 의미한다. 이런 것을 망설이지 않고 순간적으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기본부터 쌓아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이런 것은 숫자나 성적(데이터)으로는 간파할 수 없는 역시 ‘보이지는 않는 것’의 한 가지. 실로 감독의 구상이라고 할 수 있다.
감독이라고 하면 작고한 호시노 센이치 전 라쿠텐 감독은 기자 대응에 개성이 드러났다. 이것은 한신 시절 일화. 성적이 저조할 때는 기자와 이야기해도 결코 선수 비판은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녀석은 이런 점이 좋다” 등으로 장점을 거론해 칭찬했다. 칭찬으로 기자가 좋은 기사를 써준다. 그것을 읽은 선수는 기분이 나쁠 리가 없다. 더더욱 의욕을 나타낸다. 그런 계산에서다. 그런데 우승을 다툴 정도로 팀에 힘이 붙으면 이번에는 칭찬하는 말은 적어지고 비판이 늘어났다고 한다. 이제 칭찬해서 성장시킬 시기는 지나고 꾸짖어서 향상심을 높인다. 계산이라는 말이 적절할지는 모르겠지만 같은 기자와 대화 하나만 해도 감독은 이렇게 변화시켰다고 한다.
이것 역시 일종의 구상이 있으니까 할 수 있다.
프로야구는 상대 평가의 경기다. 아무리 우리 팀을 강하게 만들었다고 해도 상대가 더 강하게 성장해 있으면 결과적으로 순위는 바뀌지 않을 때도 잦다. 그래도 안을 자세히 들여다봤을 때 만약 정말로 의도대로 성장해 있다고 한다면 확실히 팀은 성장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요소의 축적 외에 팀 재건은 있을 수 없다. 단, 그것 역시 정확하게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능력이 있는 관리자나 경영자일 때의 이야기이지만.
더구나 FA나 새로운 외국인 선수가 눈앞의 보강 이상이 아닌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잘보고갑니다
감사합니다
잘보고갑니다~
잘봤습니다~
잘보고가요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