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그때에 1 예수님께서는 군중을 보시고 산으로 오르셨다.
그분께서 자리에 앉으시자 제자들이 그분께 다가왔다.
2 예수님께서 입을 여시어 그들을 이렇게 가르치셨다.
3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4 행복하여라, 슬퍼하는 사람들! 그들은 위로를 받을 것이다.
5 행복하여라, 온유한 사람들! 그들은 땅을 차지할 것이다.
6 행복하여라, 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들! 그들은 흡족해질 것이다.
7 행복하여라, 자비로운 사람들! 그들은 자비를 입을 것이다.
8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
9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릴 것이다.
10 행복하여라,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11 사람들이 나 때문에 너희를 모욕하고 박해하며,
너희를 거슬러 거짓으로 온갖 사악한 말을 하면, 너희는 행복하다!
12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다.
사실 너희에 앞서 예언자들도 그렇게 박해를 받았다.”
(마태오복음 5,1-12)
- 매일미사 2024.6.10(월) https://missa.cbck.or.kr/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바이올린 장인 마틴 슐레스케는 바이올린을 만드는 과정에서 얻은 통찰과 함께 이 말씀을 묵상합니다. 그는 훌륭한 바이올린을 만들 수 있는 울림이 좋은 목재를 찾으러 높은 산에 올라갑니다. 높은 산에 빽빽하게 자라는 나무들은 햇빛을 받으려고 빛이 들어오는 곳을 향하여 가지를 뻗칩니다. 그러다 빛을 받지 못한 가지들은 시들고 말라 죽습니다. 그러면 나무는 부담이 되는 죽은 가지를 떨구어 냅니다. 안타까운 일처럼 보이지만, 사실 죽은 가지가 떨어져 나간 바로 그 자리는 나이테가 얇고 섬유질이 길고 단단해져 질 좋은 울림 목재가 됩니다.
우리도 하느님의 빛으로 나아가지 못하여 죽은 부분, 우리에게 부담을 지우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악습과 악덕입니다. 이 부분은 하느님의 빛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죽어 있으면서 몸과 마음에 붙어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죽은 가지를 떨구는 나무의 지혜를 기억하여야 합니다. 가지를 떨구는 순간에는 아프고 고통스럽겠지만, 그 자리는 자신의 고집이 얇아지고, 성품이 더 단단해져 아름다운 삶의 울림을 낳는 목재가 됩니다. 모든 것을 취하지 않고, 해로운 것을 버리는 사람이 바로 마음이 가난한 사람입니다(마틴 슐레스케, 『울림』, 31-32면 참조).
악습과 악덕이 자신에게 해가 되는 것을 알면서도 너무 달콤하여 버리고 싶지 않기도 합니다. 또는 이것을 잘라내는 과정이 너무나 고통스러워 잘라내지 않기도 합니다. 달콤한 것을 버리고 고통을 받아들이는 삶이 바로 마음이 가난한 삶이며, 그 삶은 우리를 하늘 나라로 이끌어 줄 것입니다.
하느님 사랑의 신비입니다.
- 최정훈 바오로 신부(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 매일미사(한국천주교주교회의) 2024.6.10 오늘의 묵상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