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 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 단 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 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이육사
-1904~1944 - 경북 안동 출생 -본명 이원록
▶ 그의 시는 식민지하의 민족 비운을 소재로 삼아 강렬한 저항 의지를
나타내고 꺼지지 않는 민족정신을 장엄하게 노래한 것이 특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