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서기 2024년 현재) 우리가 흔히 한자의 발음으로 뜻을 이해하는 한자들 가운데 몇 글자가, 실제로는 순수한 배달말로 된 뜻이 있다는 걸 아시는가? 나는 사람들이 그 사실을 잘 모르는 것이 안타까워, 이렇게 글쇠(“자판[字板]”을 일컫는, 순수한 배달말이자 새로운 배달말)를 두드린다. 부디 이 글이 여러분에게 옛 배달말이자, 순수한 배달말 가운데 몇 가지를 알려주는 ‘교재’가 되기를 – 나아가 우리가 순수한 배달말처럼 쓰는 한자말들이 사실은 엄연히 한자말임을 아는 데 도움이 되기를 –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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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자(漢字)와 배달말로 된 그 뜻들
(한자 : 검은색/배달말로 된 뜻 : 자주색/한자의 소리)
- 瓦 : 디새 와
- 千 : 즈믄 천
- 百 : 온 백(100)
- 虎 : 줄범 호
- 龍 : 미르 용
- 神 : 고마 신 ( 정호완 선생,『 우리말의 상상력 』 1권과 2권 )
- 半 : 가봇 반 ( 양주동[梁柱東] 선생의 학설 )
- 巧 : 잘 꾸밀 교 (이영희 교수의 고증)
- 臣 : 엄 신 ( 김 상 교수의 고증, 『 삼한사의 재조명 』 1 ~ 3권 )
- 鐘 : 쇠북 종 (쇠북 : 구리나 청동 같은 쇠붙이로 만든 북 → [두드려서 소리를 내는 악기인] 종. 종이 쇠붙이로 만드는 악기고, ‘윗부분에 가죽을 씌우지 않은 채, 위아래를 거꾸로 뒤집은 북’처럼 생겨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 萬 : 궐/골/거믄 만 (‘거믄’은 내가 스물 한 해 전, 어느 글에서 접한 말이다. 비록 네이버의 말모이[‘국어사전’을 일컫는 순수한 배달말 낱말]에는 없지만, 그래도 여러분에게 도움이 될까 해서 이 글에 집어넣기로 했다 – 글쓴이)
- 億 : 잘 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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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기 4357년 음력 4월 3일에,
‘이제는 한자를 가르칠 때 한자의 모양이나 부수나 획이나 소리만 가르칠 게 아니라, 그 글자들의 순수한 배달말 뜻도 함께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 이를테면, “世”자를 가르칠 때, 그 글자가 모두 다섯 획이고 한 일(一)자가 부수이며 소리는 “세”라는 사실만 가르치지 말고, 그것의 순수한 배달말 뜻이 “누리”임도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 비록 그것들이 오늘날 쓰이는 순수한 배달말이 아니더라도, 옛날에 쓰였던 순수한 배달말이더라도 그것들을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
나아가 서기 20세기나 그 뒤에 만들어진 새로운 배달말(예 : “학교[學校]”를 뜻하는 “갈터”)이라도, 그것이 한자의 뜻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되는 순수한 배달말이라면 꼭 한자와 함께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학생들에게 “한(漢)나라의 글자”라는 뜻인 “한자(漢字)”라는 이름 뿐 아니라, “동아시아(비엣남[Vietnam]은 동남아시아 나라지만, 문화로 보면 동아시아 나라이기도 하고, 그것은 서기 13세기 후반에 몽골이 쳐들어오기 전까지는 대리[大理]라는 독립 왕국이었던 제하[諸夏 : 수도 북경(北京)]의 <운남성[雲南省]>도 마찬가지였다)에서 쓰인 글자”라는 뜻인 “동방문자(東方文字)”라는 – 비록 일부에서 제안하는 이름이기는 하지만 – 다른 이름도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
[내가 “동방문자”라는 또 다른 이름을 쓰자는 데 찬성하는 까닭은, 이른바 “한자”가 ‘중화권’에서만 쓴 글자가 아니라, 배달민족/비엣남/‘운남성’/유구[琉球]/일본에서도 쓴 글자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그 글자는 ‘동방’으로 불리는 동아시아 문화권이 함께 쓴 글자인데, 제하[諸夏]의 왕조인 한[漢]나라의 이름을 갖다붙인 ‘한자’라는 이름을 쓰는 게 옳은지 의문스럽고, - 이는 ‘설날(구정)’이나 ‘뗏(비엣남 말로 설날이라는 뜻)’이 절대 ‘Chinese New Year(제하[諸夏]의 새해 [첫날])’가 될 수 없는 것과 같다 – 이른바 ‘한자’는 아무리 보수적으로 따져도 전한(서한) 왕조가 세워지기 즈믄 아흔여덟 해(1098년) 전에 나타났으므로[갑골문이 나타난 해를 기준으로 삼았다], 만약 ‘한자’라는 이름만 쓴다면, 전한 이전에 있었던 그 글자의 갈마(‘역사’를 일컫는 순수한 배달말)를 잘라 내고 부정하는 셈이 되어 그 점이 마음에 걸린다.
그러므로, ‘설날’을 비롯한 아시아 여러 나라의 구정[음력 1월 1일]을 ‘Chinese New Year’ 대신 ‘Lunar(달[月]의/[달의 움직임으로 날짜를 세는]음력의) New Year’로 부르자는 개선안이 올바른 것이라면, 흔히 ‘한자[漢字]’로 불리는 글자도 그 글자를 썼던 모든 곳인 ‘동아시아 = 동방’이라는 말이 들어가는 이름인 ‘동방문자’로 부르자는 제안도 올바른 것이고, 따라서 나는 지금 당장 ‘동방문자’로 이름을 바꾸는 게 힘들면, ‘한자’라는 이름과 ‘동방문자’라는 이름을 함께 가르치자고 말하는 바이다.
이는 동아시아의 글살이(문자생활)와 동아시아 사람들의 인식을 ‘한족 중심주의’에서 벗어나 새롭게 바꾸는 데 – 그리고 아시아 여러 나라와 여러 겨레의 관계를 좀 더 고르게 만들고, 그러면서도 그들의 갈마와 문화를 보편적인 개념으로 묶는 데 – 도움이 되는 첫걸음이다]
만약 한국 교육부와 한국 갈터(‘학교’)가 그런 교과서나 교재를 만들어서 학생들을 가르치면, 순수한 배달말과 동방문자 – 그리고 그것들에 들어있는 배달민족의 전통문화나 관념 –를 함께 가르치는 셈이니, 국어 교육이 보다 풍성해지고 재미있어지지 않을까?
그리고 그 교과서나 교재들이 파자(破字)나 해자(解字)도 가르치고, 그것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동방문자(‘한자’)를 배우게 하면(예를 들어, ‘신선 선[仙]’자를 ‘사람 인[人/亻]’자와 ‘뫼 산[山]’자로 파자할 수 있음을 가르쳐 주고, 그것을 바탕으로 仙자를 배우게 하면), 그것도 학생들이 그 어려운 글자를 보다 쉽게 배우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나아가 한자말이 영어나 산스크리트어 같은 다른 문명권의 말들을 옮길 때(그리고 배달말을 영어의 ‘언어를 잡아먹는 힘’으로부터 지킬 때) 어떤 도움을 주었는지도 가르쳐준다면, 학생들이 한자말을 낯설어하지 않고 좀더 가깝게 여길 수도 있지 않을까?
앞으로는 그런 문제들을 진지하게 다뤄야 한다.’
고 생각하는 잉걸이 올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