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서 꼭 9일째되었네....상경한지...
나로서도 의아한 일이지.어찌어찌 하다보니 내가 서울에 오게 되었네...
일년전에도 내가 서울로 이사를 하게 될줄은 상상도 못하였던 일이지.
그래서 인생은 반전의 반전 ...또 반전.....재미난 인생이지.
늘 같은 일상들...늘 답답했었어.
나이는 쉰이 다 되어가는데...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살아야하고 늘 보던것만 보면서 살아야하고 늘 가던 곳만 가야하고...
문득 돌아보니 인생이 넘 허무한것만도 같고...
그리하야 하던 일을 조금씩 줄였지.일이 줄다 보니 저절로 자유가 생기고 또 다른 곳에도 눈이 가더라고..
달리 사는 사람들도 보이고 말야.
조금은 색다르게 살고 싶었어.
우리 애들들도 훗날엔 외국을 오가면서 사는것을 적극 권장하는 나이고 보니 개방적인 사고의 맘인지도 모르겠어.
그런데 나이들고 보니 아쉬운게 넘 많아.
볼것 많고 알고 싶고 느끼고 살게 넘 많은 세상인데 한곳에 정착해서 수십년간을 그저 그대로 살아간다면 더 먼 후일에 후회할지도 모른다는 생각....
그래서 결정했어.
대전을 떠나기로...
다행하게도 적당한 다른일도 서울에서 하면 더 수월할것 같았고...우리애들이 아직 중딩 초딩생이니 한양서 공부하면 버겁고 힘들기야 하겠지만 대학을 가거나 직장을 잡는 일도 더 나을듯하여 맘을 정하였지.
아직은 잘 모르겠어.
대전을 떠나 이곳이 우리 애들의 교육장소로 적합한지 어떤지...
그렇지만 여기도 다 사람사는 곳...대전과 별반 다르지야 않겠지.
이곳 서울이 우리 애들에겐 대전 둔산동 보다 더 외곽이나 시골 처럼 느껴지나봐.
전철을 타고 번화가로 나가면야 금방 서울인것을 느끼겠지만...이곳 노원구 하계동은 주변에 피시반방 없고 노래방도 없고 찻집도 안보이고 그야말로 아파트만 즐비하게 있는 곳이지.
운 좋게도 쌍둥이딸 둘은 집 바로 앞 중평 중학교에 배정받았고 막내 아들 녀석은 다소 먼 감은 있지만 20명 조금 넘는 한학년에 세학급만 있는 자그마한 학교로 배정 받았지.초딩생이야 축구광이니 드넓은 운동장에서 뽈이나 차면서 체력만 키워도 그것으로 족할듯....
어젠 상경한 이후 애들하고 첫 나들이를 갔어.
전철을 타고 명동으로...
명동 골목골목은 사람들의 물결~또 물결~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는 대부분이 일본인들...앤화 환전소는 줄을 서서 한국돈으로 바꾸어 주기 바빴지.일본보다 물가 싸기로 소문난 여기 명동에서 물건을 사들이는 쇼핑족들로 북새통...
서울에 와서 며칠 살지 않았지만 느낀것은 생필품들이 대전 보단 훨씬 비싸다는것...
대전에서 살아도 먹는 것 만큼은 아껴먹거나 돈 생각하면서 소비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이곳 서울 마트는 양도 깍쟁이 만치 적고 값도 이 삼십 퍼샌트는 비싼듯....
어젠 명동서 맛집 장수 갈빗집에 들어갓다가 배불리 먹지도 못하고 맛만 보고 나왔지.
하기야 한참 크는 우리애들 나이니 식후 5분이면 소화가 다 되서 배고프다 입에 달고 사는 아이들이니 더말 할 나위도 없지만....
갈빗집서 난 난생처음 식사를 모두 마친후에 비닐봉지를 점원에게 달라하였지.
남은 상추와 마늘 또 깻잎 풋고추를 싸 갖고 가려고 말야.
대전서도 알뜰한 주부라면 그런일은 비일비재하겟지만 난 대전서는 그렇게 하지 못했거든...
서울에 와서 보니 파 한뿌리도 상추 한잎도 거저는 없는 거야.야채값도 대전하곤 턱없이 비싸서 손이 떨릴지경이라니까...
이젠 내가 살고 내가 살아내야 할곳은 다름아닌 바로 여기이니 적응해야겠지.
이제껏 살면서 일주일동안 이곳 서울에서 짠순이 처럼 살았더라면 지금보다는 쬐끔 부자가 되어 있을듯 싶어.
사람들의 차림새도 대전과는 달리 보여.
내가 살던 곳이 대전하고도 중심지인 둔산동이어서 그랬는지 사람들의 차림새도 그다지 시골스럽진 않았는데 오히려 이곳 서울은 남들의 눈을 의식하거나 외모에 신경을 쓰고 있지는 않은것 같아.그저 소탈하기만한 차림새야.
이속 하계동 주민이 되고 바로 주민등록 등본을 발부 받은 후 인근 도서관에 애들하고 같이 놀러갔는데...애들이 놀래더군.오래된 도서관이라 낙후된 설비에 책상도 낡앗다고 말야. 하지만 꽤 큰 도서관이라 3층 모두 열람실이라 수천석을 비치하고 있는 큰 규모라서 자리 싸움은 대전 만큼 치열할 것 같진 않아서 다행이지.
대전은 20층 되는 시청에 산뜻하게 신설로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게 되어있고.또 둔산 도서관도 신설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아주 깨끗했었거든....
대전이야 신도시라 모든 공공기관들이 깨끗하지만 이곳 서울은 오랟힌 도시라 아무래도 시설이 낡았다는데 애들이 실망한거지.
그렇지만 도서관에서 애들이 느낀것은 많더라.일흔이나 여든의 나이 정도 되어 보이는 노인들도 모두 한자리씩 앉아서 책을 보고 있는 광경이야.그런 분들이 한두명이 아니라 꽤 많이 보이더라고...
나이차를 막론하고 배우고 읽히는 모습이 애들 눈에는 인상적이었나봐.
지난 일주일간 짐 정리하면서도 대전서는 읽지 못햇던 한비야의 '중국견문록'을 오늘로서 모두 완독하였네.
대전서는 만날 사람도 많고 아는 이도 많으니 이일저일로 분분하여 사간을 보냈지만 이곳 서울은 아는이도 그리 없고 애들 방학이라 어차피 같이 집에 있어야 할 실정이니 집에서 책이나 읽자 하였지.
나이들어도 앞일에 걱정없고 두려움 없이 대드는 한비야의 무모한 성품과 내가 조금은 비슷한것도 같아 쓴 웃음이 나네...
걱정할것 없잖아. 닥치면 헤쳐 나가면 될 터이고 또 잘못되었다면 인정하고 시정하면 될터이고...
그런데 내가 믿는 것은 노력한 만큼 내 운명은 나의 편이 되어 줄거라는것...
언제나 반전의 반전...거듭되는 새옹지마 인생....재밌자나...ㅎㅎ
친구들도 늘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화잇팅!!!!!!!!!!!
첫댓글 서울 입성 환영한다. 언제 날 잡아 얼굴 한번 보자구나!
허선생 서울 분투기...절로 기대가 되는구먼..건투하시길...ㅎ
헌 것 투성이의 서울.경선이 세 아이들이 실망했겠구나! 좋은 곳을 박차고 나온 용기가 태산보다 더 크구나...분명 백퍼센트 이상의 반전 역사를 쓰게 될 것이다.경선네 하잇팅!!!!!!!!
경선 멋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