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2일 토요일, 짱가님이 첫 버스걷기 포토여행으로 오케스트라를 초대한 곳은 민병갈(Carl Feriss Miller, 1921∼2002) 원장이 40 여년 동안 정성을 쏟아 일궈낸, 그야말로 혼과 꿈이 깃든 곳이자 18만평 규모의 국내 최초 사립수목원입니다. 국내에서 최다 식물종 (2022년 10월 기준 16,830 분류군)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중 목련은 전 세계 1000 분류군 중 871 분류군을 보유하여 4월경에는 다양한 목련꽃을 만나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아주 오래전 만리포를 찾았다가 근처 천리포에 수목원이 있으며, 벽안의 미국 청년이 홀로 수십 여년에 걸쳐 일군 곳이라는 말에 찾은 곳, 민병갈이라는 한국식 이름이 어색하지 않은 민병갈 원장의 일대기를 보곤 큰 감명을 받은 곳이기도 합니다.
민 원장의 살아온 이력을 보면 참 특이합니다. 1921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서 태어나 그리 넉넉지 않은 가정형편으로 버크넬(Bucknell)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하고, 1943년 세계대전의 여파로 미 해군 정보학교 입교 후 정보장교로 대일전에 참전합니다. 재미난 것은 이 분이 독일어와 러시아에 능통했고 한자까지 배운 분, 정보장교로 지원해서는 일본어를 읽혀 일본 점령후 통역장교로 복무한 것이죠. 그러고 보니 어학의 천재인 분, 주일미군으로 활동하다 1947년 1월 주한미군사령부 사법분과위원회 정책고문관으로 지원해 한국으로 왔습니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시 다시 미국으로 귀국하였고 그후 1953년 한국은행 총재 재정고문관에 취직해 자리잡을 때까지 전쟁시에 일본과 미국, 한국을 왔다갔다 하면서 활동했는데 53년 이후 한국에 정착, 1962년 천리포수목원 개발에 나서고 1979년에는 미국인으로서 제1호 한국 귀화인이 됐습니다.
민 원장의 존재를 알고 가장 관심이 컸던 것은 일본어 통역장교, 일본을 무대로 활동했으면 당시로서도 출세라든지 성공이 보장된 극소수의 일본전문가입니다. 그런데 왜 일본이 아닌 한국을 선택했을까? 그리고 한국에서 활동하면서 화학전공도 아닌, 한국은행 총재 재정고문 등 경제분야도 아닌 나무와 꽃 등 돈이 안되는 수목원 가꾸는 것에 왜 평생 독신의 삶을 바쳤을까? 였습니다.
민병갈 원장님 동상 앞에서... 인사는 드리고 와야 해서~~
이번에 다녀와 후기를 쓰기 위해 민병갈 원장의 자료를 살펴봤는데 자서전이나 회고록 등이 없더군요. 나무위키나 위키피디아에 있는 자료 역시 일반적인 사실만 나열, 가장 궁금한 왜 한국인지, 왜 수목원인지에 대한 설명은 하나도 없습니다. 물론 자서전은 없지만 언론인 출신 임준수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목원’ (김영사, 2004)라는 책에서 단편적인 사실을 알 수 있을 뿐입니다. 이 책의 목차 등을 통해 보면 민병갈 원장은 일본보다 한국의 문화와 자연이 더 아름답다고 했으며, 한복과 한옥에 대해서도 깊이 심취했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수목원 내 펜션들이 모두 한옥스타일이더군요.
민병갈 원장에 대해서 궁금한 것이 많아도 그만이죠. 그분이 남긴 천리포수목원, 수목원 자체 뿐 아니라 한국의 식생에 관해 평생을 연구하고 세계에 알리고 학회에 등록시킨 그 열정, 그것이 한국인이라면 그럴려니 하겠지만 푸른눈의 미국 청년이 백발이 되어 세상을 떠나는 그 순간까지, 마지막 유언으로 “내가 묻힐 자리에 나무를 심으라”는 말씀은 감동 그 자체입니다. 그리고 천리포수목원의 모든 것을 제2의 조국인 한국에 선물로 남기고 가신 분입니다.
천리포수목원은 천리포해변을 끼고 18만평의 규모, 일반적인 수목원으로 치면 그리 크지 않은 곳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수목원을 걷다보면 촘촘하고 꼼꼼하게 한치의 땅도 허투루 쓰임이 없이 잘 관리된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민병갈 원장의 동상을 보니 인자한 모습 보다는 땅에 정직하고 투박한, 근면성실한 분위기가 많이 풍깁니다.
짱가님의 포토여행, 포토여행의 묘미는 사진을 찍는 것이 아닌 아름다운 곳을 걸으며 사진과 사람이 조화를 이루며, 그곳을 좀더 이해하는 여행이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천리포수목원 한군데라도 아주 만족할만한 곳, 7월 중순 장마철에 갔지만 신록도 무성하고 갖가지 꽃들이 소박하면서도 정갈하지만 그러면서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곳, 아주 만족스런 곳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진행하시는 짱가님 입장에서는 7월 중순 휴가철에 장마철, 언제 비가 올지 모르는 아슬아슬한 상황, 빈 자리가 많아 속이 바짝바짝 타들어갔을 것입니다. 그런 짱가님을 위로라도 하듯, 천리포수목원은 단아한 아름다움을 한껏 뽐내며 비도 내리지 않고 반겨주었지만 거기까지, 천리포수목원을 한바퀴 돌고 해변에 이르자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비 내리는 천리포해변 다함께 노을길에서 1부를 마치고, 시골밥상집에서 식사를 하고 두 번째 방문지 태안군 남면 당암리 694 해바라기올래정원으로 떠납니다.
===============> 2부에서 계속
여니님이 찬조한 백설기. 충무로 가까운 중부시장에서 와서 엄청 뜨끈뜨끈, 아주 든든했습니다.
짱가님의 선물보따리, 참가자 전원에게 주는 줄 알았는데 후원하신 니키타님 풍성한님 미카엘님, 그리고 찬조하신 여니님에게..
단아 소박한 천리포수목원 표지. 사진 오른쪽 끝에 1970 설립에 눈이 오래가네요. 국내 최초 사설수목원입니다.
꽃보다 오케스트라~~
노란 건물이 민병갈기념관, 앞에 연못이 상당히 큰 규모입니다.
가까이에서...
임산(林山) 민병갈 박사... 땅에 정직한 근면성실한 농부처럼... 우직하다는 느낌
한국인보다 한국의 식생을 더 사랑하신 분.,.
동상 옆에 추모정원, 아무래도 수목장 한 곳이라...
연못입니다.
무슨 꽃인지 몰라도 탐스럽게...
낙화는 꽃을 잘 몰라서...
이것도 탐스럽네요. 수목원 꽃들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오케스트라 여성단원들보다는 못하겠죠~~
밀러(민병갈) 세계의 멋을 한국에 심다.... 무슨 뜻인지 몰라 한참 해석... 민병갈 원장은 한국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렸는데...
1985년이면 아직도 세계라는 무대에 한국은 너무 작고 알려지지 않은 때 라지만, 민병갈 원장의 깊은 뜻과 어긋나는 문구네요.
민병갈 원장은 천리포수목원을 개인 자산이 아닌 세계적인 수목원들과 교류하면서 한국의 식생들을 발굴, 알리는데도 주력하신 분.
1921년생, 1947년이면 26살 앳딘 푸른눈의 미국 청년이 한국의 문화와 자연에 빠져 살게 될 줄이야...
천리포수목원 변천사
짱가님 포토여행, 작가분들이 인물사진 많이 찍어서 낙화는 민병갈 원장과 천리포수목원 알리는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어머니하고의 일화가 참 애틋합니다. 낙화가 민병갈 원장을 존경하는 이유 중 하나는 하루에 4갑 헤비스모커인데 80살 넘게 장수하셨다는 것...
민병갈 원장은 1960년대부터 서산 천리포 일대의 땅을 집중 매입하고 여기에 집을 지었는데 서울사람이 왜 여기 사냐고 사람들이 물으니 서울 공기가 탁해서 못산다고... 1970년대 서울공기가 탁하다는 민병갈 원장, 공기질을 많이 따지신 것 같네요.
한편으로 태안 소원면 만리포 천리포 일대 토양이 식생에 가장 좋다는 믿음도 있으셨다고...
연구실 서재입니다.
돋보기 안경과 각종 식물도감 두꺼운 책들이 인상적.,...
책상에는 연못 등 수목원이 한눈에 들어오고...
타계하셨을 때 당시 김대중 정부에서 훈장을 포상하셨죠. 민병갈 원장의 초상화
연구실에서 내려다 본 풍경...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천리포수목원 맞습니다.
단아하고 아기자기 한 곳...
멸종위기식물원입니다.
우드랜드(woodland) 입니다.
실감나는 동상.... 호미나 삽을 들고 금방이라도 수목원 손 볼 것 같은 인상이네요.
천리포수목원 지도입니다. 코로나 보다 훨씬 전, 바닷가 쪽 해변으로도 길이 열렸는데 이번에 가보니 중간에 닫혔더군요.
첫 걸음 주렁이님이라 첫 사진으로...
포인트는 잘 아시는 또다기님
여니님과 로데오님... 로데오님의 파안대소 시리즈 기대하세요~~
매번 걷기마다 후원이나 찬조 아끼지 않으시는 미카엘님
같은 자리인데 안나님이 앉으니 화사하네요~~
혼자서도 씩씩하게 돌아다니시는 분이라... 주렁이님
소녀&소녀 미아님과 미노기님.. 그러고 보니 미(美) 자매네요~~
무슨 애기를 재미나게 하시는지~~ 솔라님과 풍성한님
꽃밭에서... 꽃을 든 여인... 안나님
배롱나무가 우람하게...
걷다보면 차분해지는 곳...
한옥펜션들이 많은 곳...
닭섬으로 불리던 낭새섬. 조수간만의 차이로 모세의 기적 현상도...
arboretum은 수목원이라는 뜻이죠. 아이 러브 천리포수목원...
천리포해변입니다. 바로 옆은 만리포... 한국사람들의 뻥도 대단합니다.
짱가님 고생 많으셨습니다.
첫댓글 아름다운 천리포수목원을 이곳저곳
혼자 걸으면서 숲길 곳곳에 남겨있는
민병갈원장님의 정성 어린 손길을 느껴져
새삼 감사와 존경의 묵념을 하기도 했지요...!
대충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낙화님 명품 후기로
다시 한번 끄덕입니다..~
탐스러운 수국이 가득한 정원이네요.
열공했습니다.고맙습니다.
수목원에서 시간은 남고
갑자기 비가 쏟아져서
멍하고 있을때 민병갈 설립자의
일대기를 보고 오는 것도 좋다는
낙화님의 말씀!!!
그래 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즐기면서
설립자에 대해 관심도 없다는 것은 안돼지 하며 전시관을 들러보았답니다. 낙화님 덕분에 가는곳마다의 역사적 공부를 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드려요 ♡♡♡
낙화님의 후기을 보니 이제사 천리포 버스 포토여행을 무사히 마쳤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
맑았던 시간 아름다운 천리포 수목원 넘 좋았습니다.
낙화님 고맙습니다~^^
가족들과 천리포에 갔을때
바닷가옆의 수목원이라니
그저 그런 곳이려니 하며
지나쳤는데~
우와!!!! 놀람!!!!
대단한 규모와 역사
안정되고 균형된 조화로움
너무 멋진 수목원이였어요~^^
이런 멋진곳을 소개해주신 짱가님~
수목원을 제대로 알려주신 낙화님의 명품후기~
같이 사진 찍으며 걸었던 오케님들~
모두가 한마음되어 즐거웠던 추억의 장소가 되었네요~🎵👍❤️💯
천리포식물원 처음 알게 된 곳인데 이렇게 아름다운 역사가 있었군요.
공기 좋은 곳에서 헌신적으로 식물원을 가꾸다 보니 헤비스모커임에도 장수하셨나 보네요.
낙화님 건강도 오케스트라 봉사에 비례하신 걸까요! ^^
천리포 수목원 다녀온거보다 낙화님 후기로 천리포수목원과 민병갈 님에 대하여 훨씬 더 자세히 알게 되네요...
넓은 수목원을 여유롭게 즐긴 하루였어요~~
수없이 다녔지만
이리 공부해 더 알게 되었네요.
낙화님 도 수고 마이 하셨습니다. ^^
낙화님 후기로 안타깝게 못들린 전시관을 보게되어 기쁩니다. 아름다운 곳에서 선한 마음으로 수목원을 세웠을 민병갈님의 스피릿을 충분히 즐긴듯한 날이였습니다.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곳으로 많은 분들에게 행복을 주는 수목원처럼 오케스트라도 그러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