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대한민국 해군도 원자력 잠수함 도입을 검토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장보고급의 후속 사업으로 자체개발안과 함께
프랑스가
루비급을 제안했지만 이런저런 조건을 따진 결과
214급 잠수함을
손원일급으로 도입했다고. 하지만 핵확산 방지조약은 애시당초 핵폭발장치를 무기체계로 사용하는 것을 방지하는 것. 즉 핵무기 보유 방지에 그 목적이 있기 때문에 핵잠수함은 해당 사항이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상당한 관련이 있다.
일반적으로 핵잠수함은 잠수함이라는 제한된 공간 안에서 잠수함을 최고 30노트급의 고속으로 추진시킬 수 있는 고출력을 요구한다. 따라서 저농축우라늄을 다량 사용하는 원전용 대형 원자로와는 달리, 핵잠용 원자로는 소형의 반응로에서 고농축우라늄을 사용한다. 미국 핵잠들은 전통적으로 농축도 90% 수준의 무기급 우라늄을 사용하며, 소련이나 프랑스는 40%급을 사용한다. 물론 비확산의 관점에서 볼 때 40% 수준의 농축우라늄을 생산하는 능력은 무기급 우라늄의 생산능력과 아무런 차이가 없다. 그저 농축을 몇 번 반복했느냐 정도의 차이일 뿐이니까. 따라서 핵잠을 보유한다는 것은 핵폭탄을 만들 핵물질을 보유하는 것에 한없이 근접한 행위인 것이다. 따라서 핵잠보유는 핵보유를 의미하거나, 아니면 핵잠 연료를 외국에 의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핵잠 연료를 외국에 의존한다는 것은, 물론 기존 핵보유국들의 승인을 얻어야만 핵잠을 건조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나아가서 핵잠의 운용측면에서도 해당 국가의 입김이 닿을 수 있다는 의미로 된다.
3000톤급 중형 잠수함 사업을 원자력 잠수함으로 개편하려 한 것. 이후 정보가 언론에 유출 되고 이런저런 이유로 취소가 된 것이다. 주범은 군사기자 유용원. 일부 과격한 밀덕들에게 역적으로 취급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하여간 발표되었다고 믿기에는 너무 뜬금없다는 점이 강하다. 당장 한국이 원자력 잠수함을 보유한다고 하면 주변국. 특히 중국과 일본에서 난리가 날 테니까. 다만 미국의 경우 핵 관련 부분이라면 히스테리적으로 막으려 들지만 한국의 원잠 보유에 대해서만큼은 반대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오히려 미국은 90년대에 LA급 원자력 잠수함의 판매를 권한 적이 있을 정도.
어쨌거나 지속적으로 원자력추진 함정의 획득과 운용기술 취득을 한국 해군이 노리고 있었다는 것은 확실하다. 어차피 장기적으로 중국 해군의 대규모 물량에 맞서 정면 대결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한국 해군이 변수로 쓸 수 있는 것은 항공전력과 잠수함 뿐인데, 중국 공군의 전력이 어마어마해서 방어전에 전념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임을 고려하면 그나마 대안이라 할 수 있는 것은 원자력 잠수함 뿐이기 때문이다.
원자력 잠수함의 필요성에 대한 논쟁은 1) 필수론과 2) 선택론으로 나뉜다. 전자는 국방일보에 "Submarine World"를 연재하고 있는 예비역 해군장교 문근식 씨가 대표적. 반면 후자는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이사장 출신의 정의승 씨인데, 정씨는 2006년에 출간한 저서
<한국형 잠수함 KSX>에서 덩치 크고 발각되기 쉬운 핵잠수함보단 AIP를 단 214급 소형 잠수함을 양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실 대양해군을 노리는게 아니라면 재래식 잠수함을 잘 뽑는것도 나쁜 선택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