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로드] 한입 베어 물면… 달콤한 행복이 '사르르∼'
입력2020.07.31. 오전 7:13
수정2020.07.31. 오전 7:14
다이어리알 추천 맛집 / 한식디저트
김성화 다이어리알 기자
고유의 한식 디저트가 어른들이 즐기는 간식이라는 편견을 깨고 현 시점 가장 트렌디한 디저트로 각광받고 있다. 고즈넉한 한옥, 단아한 옛 복식 등 지나간 시간이 쌓아 올린 세월의 흔적을 가치있게 여기고 이를 현대의 방법으로 재탄생 시켜 즐기고자 하는 현 젊은 세대의 문화적 현상과 관심이 한식 디저트의 유행으로도 자연스레 이어진 것. 그동안 서양 디저트에 가려져 저평가되어 왔던 전통 병과 고유의 맛에 현대의 멋을 불어넣어 재탄생 시키는 작업을 묵묵히 이어온 셰프들의 노력의 결실이라고도 하겠다.
◆담장옆에 국화꽃 CCOT
인사동의 복합문화공간 ‘안녕인사동’에 자리한 ‘담장옆에 국화꽃CCOT’(이하 ‘담꽃’) 인사동점은 우리의 전통 병과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모던한 카페 공간에서 이질감 없이 즐길 수 있는 일상 디저트의 한 갈래가 되도록 연구를 거듭해나가고 있는 코리안 디저트 카페다.
올해로 ‘담장옆의 국화꽃’이라는 브랜드를 만든 한식 떡 명장, 오숙경 대표가 한식 디저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의외로 심플했다. 30대 후반, 인위적이지 않은 솔직한 재료와 방식으로 맛을 완성 시키는 떡의 매력에 심취하게 된 것이 지금에 이르렀다는 것.
하지만 떡과 전통 한과를 알아갈수록 이 훌륭한 우리의 전통 식문화를 지금의 젊은이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향유하고 알아갔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함께 자리잡았다. 그래서 담꽃의 모토는 시작할때나 지금이나 ‘가장 트렌디한 세대가 사랑하는 한식 디저트 카페’가 되는 것이다.
가장 최근 문을 연 인사동점은 그 동안 선보인 담꽃의 지점과는 차별성을 두었다. ‘꽃’의 발음을 영문으로 표기한 ‘CCOT’이라는 시그니처도 새로움을 담은 정체성과 경계를 허무는 방향성을 나타낸다. 탁 트인 화이트 톤의 내부 공간과 내부를 채우는 담꽃의 다과들이 어우러진 모양새가 마치 포실포실하고 새하얀 증편에 엣지를 더하는 어여쁜 고명마냥 조화롭다.
담꽃을 상징하는 가장 중요한 식재료는 단연 ‘팥’이다. 젊은 층에게 떡이나 한과보다 익숙한 ‘팥빙수’를 국산 통팥 알갱이의 질감이 살아있고 달지 않게 정성껏 졸여낸 팥을 곁들여 담꽃의 정서로 선보였는데 이것이 시그니처 메뉴로 등극한 것.
빙수 메뉴 중 가장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팥바팥빙수’는 곱게 갈린 우유 얼음 위에 듬뿍 올려진 팥 고명, 그리고 빙수를 정복하기라도 하듯 등장한 팥바 아이스크림이 통째로 꽂혀 제공되는 시선강탈 비주얼을 자랑하며 먹기 전 인증샷은 필수다. 부드러운 우유의 풍미와 팥의 달콤함이 어우러진 팥바 아이스크림 속에는 쫀득한 수제 양갱이 선물처럼 숨겨져 있다.
더욱 다양한 한식 디저트를 경험하고 싶다면 담꽃 디저트의 1군을 담당하고 있는 라인업을 한 접시에 담아낸 ‘CCOT 시그니처 세트’가 제격이다. 각각 다른 종류의 떡과 과자 4가지가 올려지는데 구움국화떡, 주악, 양갱, 그리고 매달 바뀌는 이달의 떡으로 구성된다.
담꽃의 초창기부터 선보여왔던 국화꽃 모양의 찰떡인 ‘구움국화떡’은 떡의 재료와 빵을 오븐에 굽는 조리법을 결합한 떡으로 겉보기에는 빵처럼 생겼지만 속은 쫀득한 찰떡의 질감을 그대로 살린 유니크한 메뉴다. 매장에서 직접 만들어 내는 ‘주악’은 반죽을 튀겨낸 후 조청 시럽을 입힌 떡으로 만드는 과정도 까다롭고 저장성, 채산성도 높지 않아 카페에서 선보이는 곳이 그리 많지 않아 반드시 맛보길 권하는 디저트다.
“한식에는 이렇게 맛난 떡이 있다”라는 것을 많은 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마음 하나로 번거롭더라도 꾸준히 고수하고 있는 디저트다. 함께 제공되는 수제 팥양갱은 클로티드 크림과 제철 과일을 조화시켰다. 이달의 떡은 계절과 어울리는 스토리를 담아 매월 다르게 선보인다.
지금도 이대표는 머릿 속이 복잡할 때면 떡을 만든다. 정성껏 떡을 짓고 그 곳에 아이디어를 더해나가는 일이 가져다 주는 기쁨과 설레임은 처음 담장옆에 국화꽃이 처음 꽃을 피운 그 시절과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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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4. 26
인사동 '담장옆에 국화꽃 CCOT'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