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8일 연중 제24주간 월요일 (루카 7,1-10)
♡나는 이스라엘에서
이런 믿음을 본 일이 없다♡
복음에 백인대장이 등장합니다. 그는 유다인 원로들에게도 인정받는 사람일 정도로 올바른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원로들이 직접 와서 백인대장의 노예를 낫게 해달라고 청했고, 예수님도 흔쾌히 허락하셔서 그들과 함께 갑니다.
예수님께서는 백인대장의 말을 들으시고 믿음에 감탄하시며, 그의 병든 노예를 고쳐 주십니다.
예수님께서 자기 집으로 오신다는 전갈을 들은 백인대장은 몹시 당황합니다. 첫째, 자기가 유다인들과 교제한 체험으로 유다인이 이교도의 집에 들어가면 부정을 타기 때문에 정결 예식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예수님을 불편하시게 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둘째, 자기는 하느님의 백성 축에도 끼지 못하는 죄인 이교도임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느님 앞에 죄인인 자신이 어떻게 설 수 있을까를 염려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예수님의 말씀 한마디로 충분히 나을 수 있다는 굳은 믿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매 미사 때마다 바치는 신앙고백을 이렇게 말하지요.
“제가 주님을 찾아뵙기에도 합당하지 않다고 여겼습니다. 그저 말씀만 하시어 제 종이 낫게 해 주십시오.”(루카 7,7)
백인대장의 품위를 오늘 복음에서 봅니다. 로마의 백인대장인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서 예수님께 명령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편하고 쉬운 방법일 것입니다. 하지만 백인대장은 쉬워 보이는 방법을 따르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주님의 입장도 헤아립니다. 유다인이 이방인의 집 안으로 들오면 불결해진다는 율법을 알고서, 당신 말씀만으로도 자기 노예의 병이 고쳐질 것이라는 믿음을 보입니다. 이 믿음이 너무나 대단하기에 우리는 영성체 때에 그의 말을 인용해서 이렇게 고백합니다.
굳은 믿음이 없다면 그러한 행동을 전혀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것이 백인대장의 품위였고 그 품위가 사랑하는 노예의 병을 고칠 수 있게 했던 것입니다.
우리의 품위는 어떤가요? 그냥 품위는 치워 버리고 자기 멋대로 살려고 하는 편하고 쉬운 길만 선택했던 것은 아닐까요? 그런 상태에서는 주님께서 절대로 함께하지 않으십니다. 주님의 표징도 볼 수 없으며, 주님께서 주시는 은총과 사랑도 얻을 수 없게 됩니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동물처럼 본능에만 충실한 것이 아니라, 그 본능을 조절하면서 품위 있는 사람이 되기를 원하십니다. 그 품위를 지키면서 멋진 주님의 제자가 되어야 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