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
올 한 해 365일 살아 갈 1년을 의미하는 연도 표식인 2020년.
세기가 바뀐지도 20년이 다 돼 가건만,여전히 낯설기만 한 21세기 연도 표식.
20세기 중후반에 태어나 사물에 대한 인식과 가치관,그리고 뚜렷한 주관이 형성된 시기를 보내서인지,
21세기 표식 보다는 20세기 연도 표식에 기우는 친밀감은 어쩔 수 없다. 단순한 숫자 조합에 불과한 연도
표식에 이렇게 미묘한 감정을 느낀다는게 예민의 유별남을 의미하는 건 아닌지,의아스럽기도 하다.
미남의 2020년은 새해 벽두부터 날라 온 우울한 소식으로 시작됐다.
고교 시절 두 번 씩이나 같은 반에서 생활했던 친구가 `담도암`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은 미남의 속을 아
프게 들쑤셨다. 명민했던 그 친구는 늘 조용한 태도로 착실하게 학업에 임했던 모범생이었다. 워낙 적은
말수에 내성적 성향의 친구라 특별나게 기억에 남는 건 없다. 굳이 특이점을 든다면 돌려 쳐다보는 눈길에
담긴,흡사 먹잇감을 노리는 야생의 표범과 같은 날카로운 눈빛을 들겠다.
미남은 그 냉기서린 눈빛에서 사연 깊을 심리적 피로와 해소 불가 할 불만을 추측했고, 동조되는 공감
에 우울해지기도 했다. 그의 눈빛에 잠재된 피로와 불만의 근원을 짐작할 일상의 단면을 기억에서 꺼내
본다.
시작된 고교 생할이 얼마 안 된 어느 날 저녁 ( 7~8시 쯤 ) 자율학습 시간에 공부하는 자식 보러 오신
그의 부친을 보게됐다. 반 쯤 열린 미닫이로 된 교실 앞문 앞에서 어찌 오셨는지 묻는 급우에게 차분한
음성으로 나직하게 친구의 이름을 말씀하신 그의 부친. 바라 본 그 분은 몹시 남루한 노동복 차림에 노
동모를 쓰셨고,왼손에는 작업시 꼈을 목장갑을 움켜쥔 채 피곤해 보이는 모습으로 서 계셨다.
그 분의 입에서 나온 그의 이름을 듣자마자 쳐다본 그의 자리는 어느새 비워져 있었다. 어찌된 상황
인지 그 당시의 기억은 전혀 남아 있지 않았다.
생각컨데 남루한 차림새의 아버지가 남보기에 부끄러워 슬며시 자리를 피한게 아닐까 하는 당시의 짐
작은 짐작으로만 남아 있다. 만약 당시에 품었던 미남의 지레짐작이 맞더라도,곤란하고 당황스러웠을 그
친구의 속상하고 복잡했을 속내를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지 싶다.
심리적으로 한참 예민할 그 나이에 허름하기 짝없는,흡사 40~50년대의 중국( 당시는 중공 ) 노동자
차림으로 학교를 찾아 온 아버지를,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쳐다보는 친구들 앞에서 자연스레 맞을 자는
그 누구도 장담 못 할 것이다.
그의 노려보는 듯한 눈동자에 잠재된 피로와 불만의 근원을 짐작케 된 일상의 단면을 보고나서,그의
눈빛의 날카롭고 강렬함의 진의를 이해할 수 있었다는 건,너무 지나치게 확대시킨 자아적 추론(推論,미
루어 생각하여 논함)의 과잉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명민했던 그 친구는 성적도 대단히 우수했다.
우수한 성적을 가능케한 그의 뛰어난 지능 유전자를 한없이 부러워했던, 당시의 공허(空虛)했고 속
쓰렸을 미남의 속심이라니......
당연한 듯이 그 친구는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로 진학했고, 당시 '재정고시'라 불린 '공인회계사' 자격
을 취득한 후, 대한민국 최고로 치는 대형 유명 회계법인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고교 졸업 20주년
행사 때 건네 받은 그 친구 명함에는 그 회사의 이사로 인쇄되어 있었다. 10여년 이상되는 풍부한 현장
실무 경력에 30대 말에 달게 된 이사 직책이니, 아마 넘치는 자신감으로 의욕 가득했을 그 당시가 그 친
구의 인생 전성기였다고 짐작된다.
들려온 소식에, 일산의 큰 평수 아파트에서 대학 커플인 와이프와 함께 모친 모시며 잘 지낸다고 들었
고, 그런 그의 소식에 접한 미남 속도 대견스런 흐뭇함으로 가득 찼다. 그 후 그는 50 전에 다니던 회계법
인에서 나왔고, 작은 규모로 주식 투자하며 긴 휴식 시간을 가졌다. 얼마 전에는 고교 동기와 한약재 관련사업 준비 중이라는 마지막 소식을 전해 들었다.
대학 진학 당시 그의 서울행 소리에 당장 그가 직면할 경제 문제가 걱정스럽기도 했었다. 한참 세월이
지난 후 알게 된 바로는 그에겐 고등학교 교사인 누나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당연히 있었을 그누나의 오
아시스 이상 되는 현실적 지원은 그의 대학 생활과 CPA 준비에절대적 도움이 됐을 것이고, 이런 도움은
하늘로부터 선물 받은 우수한 지능 유전자와 함께 그의 성공적 입지에 절대적인 역할 했을거란 짐작에
참으로 다행이었겠다는 마음이 절로 들었다.
여러모로 궁핍했을 초년기 시절을 극복해 성공적인 삶의 도약대를 구축한 그.
한국 최고의 대학에 최고의 과를 마치고 당시 인정받던 자격을 구비 후,그 분야 최고의 직장에서 풍족
한 대우 받으며 여유롭게 지냈을 그. 오른 직책만큼 막중했을업무 부담은 무난히 처리했겠지만 업무상
끊임없이 요구되는 영업적 임무에 지쳤는 지, 그는 다니던 회계법인을 중간에 그만 두게 됐다.
많이 남은 은퇴 후의 나날도 여유있게 누리고 즐길 여력 충분할 그를 일찍 데려간 그의 팔자는 도대체
이해 못 할 미지수가 되어 답답해진 마음에 안타까움만 보탠다.
올바른 심성에 능력도 구비된 그가 더이상의 달콤한 인생 묘미도 누리지 못 한 채 서둘러 떠난 현실은,
인생의 덧없음만 자꾸 되새기게 만든다.
* 쓰게 될 아랫 부분의 글은 먼젓 번에 쓴 글 (2019.3 ' 이카로스의 선택)을 참고하면 읽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 안타까운 인물 '에 이어 '딱한 인물을 등장시켜 본다.
두 번째로 다룰 '딱한 인물'은 이미 한 번 다뤘었던 존재다.
먼젓 번 글에서는 익명으로 다뤘지만,이미 다 알려진 마당에 그럴 필요는 없겠다.
두 번씩이나 다뤄질 영광을수여받을 그는 저열하면서도 사악한 방법과 처신으로 사회적 논란의 중심
에 서게 된, 전임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과 부산시 경제 부시장을 역임했던 '유재수'다.
첫 번째 인물로 등장시킨 회계사 친구와 유재수는 고교때 같은 공간에서 생활했었던 고교 동기다.
둘 다 영민했던 영재요,엘리트라 칭해도 전혀 부족치 않을 인재들이다. 미남과의 개인적 친분이 전무
했던 유재수를 두 번 씩이나 다루게 된 직접적인 이유를 미남도 잘 모르겠다. 아마도 고교 동기로서 그에
게 희망했던 기대가 당사자의 세속적이고 정치적 목적으로 구축해 둔 인맥과 직위의 막강한 힘을 뒷배경
으로 한 추잡스런 비리로 무너진 게 원인 중 하나 일수도 있겠다.
유재수도 회계사 친구와 마찬가지로 어려운 환경에서 힘겹게 성장한,세칭 흙수저를 물고 태어난 친구
였다. 하지만 유재수도 천운으로 하늘로부터 선물 받은 우수한 지능 유전자와 기막히게 주어진 기회와
운,그리고 본인의 열망과 그 못지않은 인내와 노력으로 보기에도 그럴듯한 위치까지 오를 수 있었다.
주어진 우수한 머리로 도움 될 인맥을 꾸준히 확보했고, 그렇게 구축된 인맥을 활용해 입지에도 성공
했다는 생각이다. 어쨌건 긴 시간에 걸친 노력으로 확보케 된 위치에서 좋은 활약상을 보였으면 좋으련
만, 생각 짧고 급한 이 친구는 이를 기회로 본격적으로 관료적이고 타락한 탐관오리 (貪官汚吏, 백성의
재물을 탐내어 빼앗는, 행실이 깨끗하지 못한 관리)의 몹쓸 작태부터 서둘러 행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참고 기다렸던 것처럼 삽시간에 탐관오리로 변신한 인격 함량 미달자인 유재수는, 금융위원회
재직 시기를 전후한 2010~2018년 때 직무 관련성이 높은 금융업체에게 상당량의 금품과 이익 (초호화 골프텔 무상 사용,고가 골프채,항공권 구매비용,오피스텔 사용 대금,책 구매 대금,각종 선물 비용,동생 취
업,자녀 유학비용,부동산 구입 자금 무이자 차용과 채무면제,아들 인턴쉽,각종 이익 수수 등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금품 비리를 저질렀다. 검찰은 '5000만원 상당의 다양한 금품'을 받았다고만 발
표했으나,이를 그대로 믿을 국민은 아무도 없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을 노골적으로 요구하며,반대급부로 여러 편의를 봐 준다는 의혹이 제기되어 2017년 하반기 (2017.10) 청와대 특감반의 감찰을 받게 됐다.
이때 감찰을 통해 상당한 비위 사실이 포착 됐음에도,이해 못할 상부(조국......, moon?)의 지시로 감
찰은 시중(市中)에 복잡한 숱한 의문을 남긴 채로 이유없이 급작스럽게 중지됐다.
결국 유재수는 사직했으나(2018.3),바로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수석 전문위원으로 선임됐고(2018.4)
,연이어 부산 경제 부시장으로 임명(2018.7)되는 괴변의 괴력지닌 주인공이 됐다.
다음 해 초(2019.2)에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은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 건으로 검찰에 고발했으며,검
찰의 수사 후 법원은 '뇌물 수수 혐의'로 유재수를 구속했다(2019.11.27)
현재 그는 구속된 채 재판정을 오가는 신세로 전락되고 말았다.
재판 후 그는 저지른 죄에 합당할(?) 형을 받겠지만,현 집권수뇌부와의 밀접된 특수한 관계상 요동치
는 정세의 흐름따라 어떤 결과로 귀결될 지 만인의 관심이 집중된 상태다.
유재수도 회계사 친구와 같은 '개천 출신 용'이다.
어렵고 힘든 환경을 극복하며 본인의 야망을 이루려 장기간에 걸쳐엄청난 노력과 정력을 쏟았을 유재
수. 그 축적된 노력의 결실로 주어질 본인의 꿈을 이룰 날도 멀지 않았건만,결국 눈앞의 작은 욕심에 무너
지고만 딱하기 짝 없을 유재수.
사소한 작은 욕심에 큰 욕심을 망쳐버린 경우다.
가히,'다 된 죽에 코 푼 경우'라 하겠다.
마지막으로,고교 동기인 유재수 귀에 들리게 크게 소리쳐 본다.
"유재수,재수야~~~ !! "
더 이상 빤히 들여다 보이는 조잡스런 잔꾀와 막무가내식의 부정으로 비리의 본질을 호도(糊塗)치
말고,국민과 법 앞에서 본인의 죄과를 깨끗히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며,주어질 형(刑)을 저울질 말고 받아
들이길 진정 바라겠다. 또한 현 진보 집권 세력하의 재판진에게는, 시중에 조성된 의구심을 깨끗하게 해소
시킬 정의롭고 깨끗한 판단과 결정을 내리기를,국민들은 고대하고 있음을 명심하라는 말을 꼭 전하고 싶
다.
유재수 경우(조국도 포함해서)에서 보았듯이,힘있고 정보 빠른 고위층과 상류층의 서로가 연계된 부패와 비리 실정은 인간이 만든 체계(국가,사회... 등등)가 상존하는 한 개선은 절대 불가할 것이다.
지구가 공전과 자전을 멈추지 않는 한 그들의 탐욕과 부패,그리고 불합리는 절대 사라지지 읺을 것이
다. 결국 이런 불합리의 열매를 쉽게 취하고 정당화 시키려고, 이런 무작스런 말이 생긴 건 아닐런지...?
" 억울하면 출세해라 "
애당초 미남은 억울하게 일찍 떠난 회계사 친구의 경우가 너무 안타까워 글을 시작하게 됐다.
글 쓰는 도중에 갑자기 어려운 처지에 처한 유재수도 떠올라, 같이 다룰 욕심에 두 친구의 이야기를
짧은 글로 옮기게 됐다. 한 친구는 유복한 삶을 더 누릴 수 있었음에도 너무 일찍 종료(終了) 된 것이 안
타까워 감정에 북받친 심정으로 쓰게 됐고,다른 친구는 이룰 목표를 눈 앞에 둔 채 자제 못 한 작은 욕심
에 무너져 내린 경우라 딱한 마음에 쓰게 됐다.
한편,요 근래 사주팔자에 급 관심 생긴 미남에게 이런 식으로 풀린 두 친구의 팔자에 숱한 의문이
끊이지 않았고,과연 타고 난 그들의 팔자대로 인생살이가 전개됐는 지도 몹시 궁금했다.
저명한 강호동양학자(江湖東洋學者)며 사주명리학(四柱命理學) 연구자인,前 원광대학교 동양학대학
원 동양학과 교수인 조용헌은 사람팔자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람의 타고난 팔자는 어지간해서는
바꿀 수 없으며,자기 팔자대로 산다.' 듣기에 극히 부정적이고 단편적으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사실이 그
렇단다.
그러나 팔자를 바꿀 수 있는 방법도 있다. 다만 확률이 미미하고 행하기에 힘들어서 대부분 중도에 그
만 두는 게 문제다. (팔자 바꾸는 방법이 궁금한 사람이 있다면,다음 기회에 알릴 의향도 있다.)
그동안 조용헌씨가 저술한 책 중에서 골라 서너 권 읽은 후,그동안 무시해온 사주팔자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러나 관심을 실행키엔 형편없는 초저질 한자(漢字) 실력과 이미 먹어버린 나이에 막혀 그만 뒀다.
자칭 강호동양학자인 조용헌은 20대중반에 공부 시작해 어느덧 35년이 됐지만,아직도 많이 부족하단
그의 고백은 미남의 망설임에 말뚝을 박고 말았다. 적지 않은 나이에 무리해서 낯설고 힘든 공부 할 것 없
이,그저 주변에 잘못이나 저지르지 말고 조용하게 지내는 게 답 같다.
눈 앞에 와닿는 따스한 봄볕에 찌들었던 심사(心思)도 많이 부드러워 졌다.
편안해진 마음으로 가던 길이나 계속 가야겠다.
가다가 힘에 부치면 길 옆 벤치에라도 잠시 앉아 들은 바 있었을 시 구절이나 읊어 보자.
" 나물 먹고 물 마시고
팔을 베고 누었으니
즐거움이 그 안에 있고
의롭지 않게 부귀를 누림은
나에게는 뜬 구름과 같도다 "
논어(論語) 술이(述而) 편에 나오는 공자님의 그럴듯한 생구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