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品】 벗♡ 쉼터 幸福 사랑 초대
우리나라 [한국]토쫑 깨꾸랴지를 만나요
우리나라에는 18종의 물뭍동물(양서류)이 살고 있다. 그 중 도롱뇽 5종을 제외한 13종이 개구리다. 종수로 볼 때 많지 않은 무리지만 우리는 그들의 존재와 생활을 잘 알지 못한다. 물과 뭍을 오가며 우리 생활환경의 지표가 되고 있는 개구리들. 모든 생물이 기지개를 켜는 봄에 개구리들을 만나러 떠나 보자.
순서
■ 과별로 살펴보는 개구리
■ 고향을 찾아오는 두꺼비 무리
■ 산지성 개구리 .산개구리 무리
■ 개구리를 만날 수 있는 곳
■ 인식의 반영 사람과 개구리
■ 개구리 보호 현황
■ 가족과 즐기는 개구리 탐사여행
과별로 살펴보는 개구리
사람들은 개구리들이 거의 비슷하게 생겼다고 생각한다. 두꺼비와 맹꽁이를 빼면 모두 이름 뒤에 ‘개구리’가 붙기 때문인 듯하다. 그러다보니 이들이 각각 다른 과에 딸린 종류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는 개구리 무리에 5개 과가 있고, 그에 딸린 13종의 개구리들이 살고 있다.
개구리과(Ranidae) 우리나라 7종 | 세계 797종
개구리과 개구리속(Rana)에 참개구리, 금개구리, 한국산개구리, 북방산개구리, 계곡산개구리, 옴개구리, 황소개구리가 있다. 개구리과는 전 세계 개구리 무리 중 가장 넓게 퍼져 산다. 근육질의 긴 다리, 물갈퀴가 있는 뒷발, 유선형 몸은 멀리 뛰거나 헤엄치기에 알맞다. 살갗은 매끄럽고 거의 갈색이나 풀빛을 띤다. 우리나라에 사는 종들은 물가에 살지만 다른 나라에는 나무 위에서 사는 종도 있다. 이 종들은 뒷발가락에 흡반이 있어 나무를 쉽게 오를 수 있다. 2~3종은 강어귀나 따뜻한 유황천 속에서도 살며, 쟁기발개구리과(Pelobatidae)처럼 뭍에 적응해 구멍을 파는 종도 있다. 북방산개구리나 참개구리는 공처럼 생긴 알 덩이를 낳는다. 그 반면에 옴개구리는 좀 풀어진 듯한 알 덩이를 낳는다. 이는 끈적임(점성)의 차이 때문으로 보인다. 개구리과는 올챙이 때를 지나서도 물가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는 편이다.
참개구리참개구리 올챙이
청개구리과(Hylidae) 우리나라 2종 | 세계 833종 청개구리과 청개구리속( Hyla)에는 청개구리와 수원청개구리가 있다. 이 과의 개구리는 땅에 사는 어떤 개구리보다 훨씬 납작하다. 따라서 몸무게가 고르게 분산되어 나뭇가지나 잎 위에서 균형을 유지하며 매우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 발가락 끝에 있는 둥근 흡반과 배의 느슨한 살갗 때문에 미끄러운 면을 오를 수도 있다. 다른 나라에 사는 개구리 중에는 매우 넓은 물갈퀴를 펼쳐서 활공하는 종들도 있는데 이는 산청개구리과(Rhacophoridae)에 딸린 종류들로 청개구리과와 구분된다. 어린이 책에 많이 나오는 산청개구리도 이과에 딸린 종류로 일본에는 살지만 우리나라에는 없다. 청개구리들은 알을 몇 개씩 묶어서 여러 곳에 흩어 낳으며, 한 쌍이 낳는 알은 200~350개에 불과하다.
청개구리 청개구리 올챙이
맹꽁이과(Microhylidae) 맹꽁이과 맹꽁이속(Kaloula)에 맹꽁이가 있다. 신구 양대륙 열대에 널리 퍼져 사는 맹꽁이과 동물들은 땅이나 나무 위에서 산다. 대개 크기가 작고, 다른 개구리들에 비해 머리가 상대적으로 작으며, 다리는 튼튼하고 짧아 구멍을 잘 판다. 나무 위에서 사는 것은 대개 뒷발가락에 흡반이 있다. 몸이 작고 대부분 숨어 지내기 때문에 한창 울고 있을 때조차 발견하기 어렵다. 맹꽁이는 큰 비가 올 때만 땅에 나타나며, 수컷의 울음소리가 커서 아주 먼 곳에서도 들을 수 있다. 알은 물 위에 둥둥 뜨며 한 쌍이 낳는 알의 개수는 1천500개를 넘는다. 어느 연구자에 따르면 3천 개가 넘는 알을 낳은 경우도 있다고 한다.
맹꽁이 맹꽁이 짝짓기
두꺼비과(Bufonidae) 우리나라 2종 | 세계 493종
두꺼비과 두꺼비속(Bufo)에는 두꺼비와 물두꺼비가 있다. 두꺼비과는 주로 땅에 살며, 대부분 구멍을 잘 판다. 종에 따라서는 구멍을 파지 않고 낮에 다른 짐승이 판 구멍 속에 숨어 지내는 것도 있다. 대부분 뜀뛰는 거리가 짧고, 몇몇 종은 종종걸음을 친다. 따라서 잘 도망치지 못하지만 머리 바로 뒤에 모여 있는 귀독샘이나 발에 있는 독샘에서 냄새를 뿜어 이런 약점을 보완한다.
두꺼비속 가운데 알 낳는 기간이 매우 짧은 종의 수컷들은 번식기간동안 자신의 모든 물체에 달라붙는다. 또, 한 번 올라붙기를 하면 암컷을 단단히 잡고 놓지 않는다. 따라서 앞다리의 근육이 잘 발달해 있다. 대개 울음주머니가 없어 가냘픈 소리밖에 내지 못하지만 어떤 종의 두꺼비는 알 낳는 동안 커다란 소리로 울어댄다.두꺼비와 물두꺼비의 알 덩이는 끈(염주) 모양인데, 물속의 풀줄기에 감는다. 몇몇 종은 물두꺼비처럼 몇 달씩 올라붙은 상태로 지내기도 있다. 암컷보다 수컷의 수가 훨씬 많기 때문에 암컷을 빨리 붙잡아 알 낳을 준비가 될 때까지 지켜야 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두꺼비 물두꺼비 짝짓기
무당개구리과(Bombinatoridae) 우리나라 1종 | 세계 8종
무당개구리과 무당개구리속(Bombina)에는 무당개구리가 있다. 본래 3개의 속을 묶어서 하나의 과로 보았으나, 요즘은 무당개구리속만 따로 떼어 하나의 과로 본다. 이들은 주로 유럽에 퍼져 산다. 서양 학자들이 우리나라 무당개구리에 주목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는 듯하다. 무당개구리는 크기가 작고 살갗에 돌기가 있으며 생김새는 꽤 납작하다. 배에 있는 붉은 무늬는 이 무당개구리가 먹어도 맛이 없으며 강한 독성이 있음을 천적에게 경고하는 것이다. 대부분 얕은 물에서만 볼 수 있다. 무당개구리는 알이 몇 개 들어 있는 작은 알 덩이를 여기저기에 낳는데, 참개구리나 청개구리와 비교할 때 알 한 개의 크기가 큰 편이다. 무당개구리 한 쌍이 낳는 알의 개수는 100개 안팎으로 다른 개구리들에 비해 적다. 울음소리는 가냘프다.
무당개구리 짝짓기초록색을 띤 무당개구리
고향을 찾아오는 두꺼비 무리
두꺼비는 사람 사는 집과 마을에서도 잘 적응한다. 예전에는 벌레를 잡아먹어 집지킴이의 구실을 했지만 요즘은 도시화되고 알 낳을 만한 습지가 점점 사라져 두꺼비들을 주변에서 만나기 힘들어졌다. 시골에 사는 사람들 중에도 두꺼비를 황소개구리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초저녁부터 밤늦게까지 여기저기에서 두꺼비 수백 마리가 정해진 습지로 몰려든다. 해마다 한 곳에서 모이기는 하지만 숫자는 일정치 않다. 암컷을 만나지 못한 수컷들은 며칠이고 ‘삑삑’거리며 울어대고, 알맞은 곳을 찾은 쌍은 하루 이틀 안에 알을 낳지만 그러지 못한 쌍은 몇날 며칠이고 알맞은 곳을 찾아 헤맨다. 알을 낳기 시작하면 몇 시간 안에 모두 낳는다. 이리저리 오락가락하면서 풀줄기 따위에 끈 모양의 알들을 감아놓는다. 알을 다 낳은 두꺼비들은 다시 산으로 돌아간다. 3월 중순은 두꺼비들이 알을 가장 많이 낳는 때지만 지방에 따라 알 낳는 시기가 더 이르거나 늦기도 하다.
물두꺼비 수컷 두꺼비들은 암컷을 두고 서로 껴안으려고 한다.
죽은 암컷을 배 쪽에서 껴안은 수컷 올라붙은 채로 알 낳을 곳을 찾는 두꺼비 한 쌍
알 낳는 장소는 비교적 넓지만 그 안에서도 알은 거의 한 쪽에 낳는다. 두꺼비와 한국산개구리는 같은 장소에서도 알 낳는 쪽이 서로 다르다. 한국산개구리들이 두꺼비 무리를 피해서 다른 쪽에 알을 낳거나 서로가 좋아하는 위치가 다르기 때문이겠지만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다. 두꺼비 알은 끈 같은 우무에 싸여 있으며, 한 마리가 낳은 알끈을 이으면 수십m나 되고, 그 속에는 수천 개의 알이 들어 있다. 알 덩이는 물을 빨아들여 새끼손가락만한 굵기로 불어난다. 하지만 어렵게 낳은 알이 봄 가뭄으로 인해 말라버리기도 한다. 이 경우 규모는 작지만 깊은 웅덩이에 낳은 일부 알들만 살아남아 올챙이가 된다.
두꺼비를 비롯한 물뭍동물의 알은 변화하는 모습을 돋보기로도 살펴볼 수 있어서 생물 발생 연구에 기여한 바가 크다. 두꺼비 알은 나온 지 1주일쯤 되었을 때 알을 싸고 있던 막에서 빠져 나와 서로 엉겨 붙는다. 열흘쯤 지나면 겉아가미가 생기고 이후 여러 날이 지난 뒤 겉아가미가 없어지며, 가는 꼬리가 생겨 올챙이가 된다. 다른 종류의 올챙이들과 견줘볼 때 두꺼비 올챙이들은 뭍으로 오를 때까지 유독 떼 지어 몰려다니는 행동을 보인다. 올챙이는 주로 물풀을 먹지만 자랄수록 고기 덩어리도 잘 먹는다. 북방산개구리가 죽어가는 동족을 먹기도 하는 것과 달리 두꺼비들이 같은 종족을 먹는 모습은 보지 못했다. 알려진 것처럼 두꺼비를 비롯한 모든 개구리의 올챙이는 뒷다리부터 나온다. 뒷다리가 나온 뒤 보름쯤 지나면살갗을 뚫고 한 쪽 앞다리가 나오며,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쪽 앞다리가 나온다. 다리가 생기면 꼬리는 차차 사라지고, 생김새가 점점 두꺼비답게 변한다. 새끼 두꺼비는 처음에는 몸이 새까맣고, 두꺼비 새끼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크기가 작다. 새끼 두꺼비는 5월 말에서 6월 말 사이의 비오거나 궂은 날에 물 밖으로 떼 지어 나온다. 새끼 두꺼비들 중 몇몇은 몸이 말라서 죽기도 하고, 어미들이 그랬듯 차에 깔려 죽는 수가 많다. 하지만 크기가 작기 때문에 자취는 곧 사라진다.
두꺼비 알 덩이들물가에 두꺼비 올챙이 떼가 모여 있다.
두꺼비 올챙이들이 공 모양으로 똘똘 뭉쳐 있다.죽은 개구리를 먹고 있는 두꺼비 올챙이 떼,
까맣고 작은 올챙이들이 두꺼비 올챙이들이고, 가운데의 좀 크고 갈색 빛이 도는 녀석은 북방산개구리 올챙이다.
두꺼비들은 자기가 살 영역을 결정하면 일정한 행동양식을 보인다. 이를테면 저녁 무렵에 특정한 곳에 나타났던 녀석이 다음날에도 비슷한 시간대에 같은 곳에서 나타난다. 두꺼비들의 살갗은 우둘투둘하고, 몸에 독이 있어서 천적에게 쉽게 잡아먹히지는 않지만 능구렁이에게는 소용없다. 죽은 두꺼비는 개미들한테 먹히기도 한다.
처음 뭍에 오른 두꺼비는 이렇듯 작다. 물가에 버려진 모자를 뒤집자 많은 두꺼비들이
있었다. 뭍으로 오를 무렵의 작은 두꺼비들은
비가 올 때를 기다리며 이렇듯 그늘진 곳에 모여
있고는 한다.
영양 상태에 따라서 크기 차이가 난다. 물가에 풀들이 우거져 있는 곳을 좋아한다.
우리나라에 사는 산개구리는 3종이다. 개구리 가운데 겨울에 사람들이 즐겨 잡아먹던 종류가 바로 북방산개구리와 계곡산개구리다. 그보다 작은 한국산개구리도 사는데, 이 종류는 그동안 아무르산개구리로 불리다가 최근 한국산개구리라는 이름으로 확정 분류되었다. 그냥 산개구리라고 했을 때는 북방산개구리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므로, 북방산개구리를 중심으로 산개구리 무리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북방산개구리
계곡산개구리한국산개구리
북방산개구리들은 주로 3월에 알을 낳지만 5월 초까지도 알을 낳는 경우가 있다. 남부지방 어느 곳에서는 1월에 북방산개구리들이 알을 낳았다고도 하지만, 북쪽 지방에서는 그보다 알 낳는 시기가 늦을 수밖에 없다. 5월은 참개구리들도 한 쪽에서 알을 낳는 때다. 참개구리와 북방산개구리의 알 덩이는 매우 닮아서 가려내려면 만져봐야 한다. 만졌을 때 좀더 탄력 있는 쪽이 북방산개구리 알 덩이다. 북방산개구리를 닮은 계곡산개구리도 3월 무렵에 알을 낳는데 북방산개구리는 개울 옆 웅덩이에 알을 낳고 알 덩이를 바닥에 붙이지 않는 반면에 계곡산개구리는 개울 바닥에 알을 붙여놓기 때문에 알 덩이로는 구별이 쉽다.
북방산개구리들이 낳은 알들 중 일부는 살아남지만 일부는 죽을 수밖에 없다. 나빠진 환경과 목숨을 위협하는 구조물들이 많아져서기도 하지만, 제법 조건이 좋은 곳에서도 알 덩이들이 말라죽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어쩌면 말라죽는 것이 특별할 것 없이 자연스런 일일지도 모른다. 북방산개구리 올챙이들은 아주 먹성이 좋다. 식물성이든 죽은 동물이든 뭐든 있으면 닥치는 대로 달라붙어 먹어치운다. 또 먹이가 부족해지면 힘이 약한 동료들을 잡아먹기도 한다. 올챙이들은 깨어난 지 두세 달이 지난 6월 중순에서 7월에 다 자라서 뭍으로 오르며, 늦은 경우는 8월에 오르기도 한다.
계곡산개구리 알 덩이
북방산개구리 알 덩이 한국산개구리 알 덩이
북방산개구리는 아주 멀리 뛰며, 상당히 예민해서 조금만 다가가면 냉큼 달아나 버리고, 수직 벽이나 비탈진 곳도 잘 오른다. 북한이나 중국에서는 북방산개구리와 계곡산개구리를 ‘기름개구리’라고 부른다. 산개구리 무리 암컷의 수란관을 칼로 베어서 받아낸 기름을 먹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었다. 북방산개구리는 청개구리처럼 울음소리가 크지 않아서 옆에서 울어도 모를 때가 많으며 현재까지 계곡산개구리는 울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계곡산개구리(왼쪽), 북방산개구리(아래). 한국산개구리(오른쪽) 올챙이 초기
계곡산개구리 올챙이 초기 상태북방산개구리 올챙이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이들을 증식시켜 여기저기에 풀어놓았다고 언론을 통해 알린 바 있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해서 이들을 풀어놓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오히려 자칫 엉뚱한 악영향을 끼칠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이들 종류가 그렇게 보호받아야할 만큼 줄어들었다는 낌새도 없으며, 국토의 많은 부분이 산지여서 이들이 사는 데 별다른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사실 북방산개구리와 계곡산개구리를 맛도 좋고 몸에도 좋은 계절의 별미라 하여 잡아먹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큰 돌을 들춰서 겨울잠을 자고 있는 개구리를 잡아먹는 것이 놀랍기도 하겠지만, 시골에서는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일이다. 이처럼 예부터 많은 사람들이 북방산개구리를 잡아먹었는데도 봄이 되면 많은 수가 어김없이 나타나고는 했다. 이렇게 자생력이 좋은 북방산개구리를 분별없이 풀어놓으면 오히려 자연계에 불균형을 초래할지도 모른다. 또 두 해 전에 환경부는 북방산개구리를 허가내고 증식하도록 지침을 마련했다. 이들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부족하기에 마구잡이로 잡아먹는 것을 방치하기 보다는 식용으로 증식해서 먹도록 하는 것은 바람직해 보이지만 증식방법을 모르는 것이 현실이어서 효과적인 지침이 될 수 없었다.
막 개구리로 바뀐 한국산개구리 막 개구리로 바뀐 북방산개구리
북방산개구리와 계곡산개구리에 비해 더욱 작고 배가 붉은 개구리가 있다. 바로 한국산개구리다. 등 쪽에 난 어설픈 줄무늬 두 개와 입가에 있는 새부리 같은 밝은 부분이 특징이다. 이들이 사는 곳은 비교적 낮은 지대로 논가나 웅덩이에서 자주 눈에 띈다. 몇 해 전까지는 아무르산개구리와 같은 종으로 여겼지만 아무르산개구리는 배가 붉지 않은 점 따위의 뚜렷한 차이들이 국립공원 관리공단 송재영(35) 박사의 논문을 통해 밝혀져 새로운 이름이 붙었다. 크기가 청개구리만큼 작은 이 종은 우리나라에만 사는 고유종이다. 한국산개구리도 다른 산개구리처럼 초봄에 알을 낳으며, 북방산개구리에 비해 알 덩이가 훨씬 작고, 자라는 속도도 빨라서 6월 초에 개구리가 되어 뭍에 오른다.
계곡산개구리와 북방산개구리의 비교
■ 둘 다 계곡에 살지만 계곡산개구리는 개울에 알을 낳고, 북방산개구리는 개울 주변 웅덩이나 논에 알을 낳는다.
■ 계곡산개구리는 경사가 비교적 가파르고 높은 산에 살며, 북방산개구리는 나지막한 산 또는 경사가 가파르지 않은 산에 더 많이 산다.
■ 북방산개구리가 계곡산개구리보다 더 크다.
■ 계곡산개구리 알 덩이는 바닥에 붙어 있고 크기가 작지만, 북방산개구리 알 덩이는 붙어있지 않고 크기가 크다.
■ 고막 지름이 눈 지름의 1/2, 또는 그보다 작으면 계곡산개구리이고, 고막지름이 눈보다 조금 더 크면 북방산개구리다.
■ 올챙이 초기 상태 때 계곡산개구리의 몸통이 북방산개구리에 비해 까맣다.
■ 뒷발을 펼쳤을 때 계곡산개구리가 북방산개구리에 비해 둥근 편이다.
■ 계곡산개구리는 가장 긴 발가락을 중심으로 양쪽 물갈퀴 막 부분이 넓고 거의 대칭인 데 비해, 북방산개구리는 좁고 비대칭이다.
■ 계곡산개구리 암컷은 덩치가 작고 배는 노르스름하거나 허옇지만, 북방산개구리 암컷의 배는 노르스름하고 가슴 쪽이 붉다.
■ 둘 다 양쪽 눈 뒤에서 뒷다리 쪽으로 길고 가는 줄이 두 개 있으며, 계곡산개구리는 이 줄이 뚜렷하지 않은 경우가 많은 데 비해 북방산개구리는 뚜렷하다.
■ 계곡산개구리의 몸은 대개 잿빛 또는 연한 밤빛을 띠며, 북방산개구리는 붉은 밤빛 또는 검은 밤빛이다.
북방산개구리 한국산개구리 계곡산개구리
개구리를 만날 수 있는 곳
물뭍동물들은 기본적으로 물과 뭍을 오가며 생활하지만 그래도 제각각 특별히 좋아하는 서식장소가 있다. 숲과 계곡, 들판과 냇물, 농경지나 마을 주변에서 어떤 물뭍동물들을 찾아볼 수 있는지 살펴보자. 종류별로 선호하는 서식지를 파악하는 것은 물뭍동물을 만나기 위한 첫걸음이다.
숲과 개울-북방산개구리, 도롱뇽, 계곡산개구리, 꼬리치레도롱뇽, 물두꺼비
3~4월에 숲과 개울을 찾아보자. 이곳에서는 계곡에 사는 종류들을 만날 수 있다. 낮은 곳에서는 북방산개구리와 도롱뇽을, 좀더 높고 깊은 계곡에서는 계곡산개구리와 꼬리치레도롱뇽, 물두꺼비를 볼 수 있다.
강원도 인제 아침가리골
강원도-무당개구리
무당개구리는 다른 곳에도 많이 살지만 특히 강원도에서 보기 쉽다. 이들은 4월이면 나타나기 시작해 4월 말부터는 올라붙은 쌍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논이며 수로, 밭 어디에서든 만날 수 있다. 강원도 이외의 지역에서는 주로 숲속의 계곡 근처에서 무당개구리를 볼 수 있다. 등 쪽의 몸 빛깔은 풀빛에서 갈색, 때로는 검은색까지 갖가지지만, 배 쪽은 모두 붉은 바탕에 검은 무늬가 있다.
강원도 춘천천시 서면 오월리
논-참개구리, 청개구리
논가에서 참개구리와 청개구리를 찾아보자. 5~6월에 이들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고 알 덩이를 볼 수도 있다. 청개구리는 낮보다는 밤에 더 큰 소리로 울어대지만, 참개구리는 낮에도 밤 못지않게 울어댄다. 7월이면 이들의 올챙이를 볼 수 있고, 8월이면 올챙이 시기를 벗어난 어린 참개구리와 청개구리들이 논을 떠난다.
강원도 춘천시 서면 오월리의 계단식 논
마을과 언저리-두꺼비, 맹꽁이, 참개구리, 청개구리
마을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두꺼비, 맹꽁이, 참개구리, 청개구리가 많다. 도시에도 이들 가운데 한두 종류는 살고 있다. 두꺼비는 일정한 곳에 자리 잡으면 떠나지 않는다. 맹꽁이는 장마철 울음소리가 나느냐 나지 않느냐로 살고 있는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
강원도 춘천시 서면 금산리
밭-청개구리, 참개구리, 두꺼비, 한국산개구리, 무당개구리
밭은 개구리들이 숨기 좋고, 먹이인 벌레들을 찾기에도 좋은 곳이다. 그래서 사냥하는 개구리들이 많다. 한여름에서 가을 사이에 이곳을 찾아보자. 청개구리, 참개구리, 두꺼비, 한국산개구리, 무당개구리를 볼 수 있다. 어떤 밭에 어떤 종류들이 주로 나타나는지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다.
경기도 고양시 행주동
강가-옴개구리
한여름 강가에서는 옴개구리를 볼 수 있다. 물론 개울가와 저수지에서도 옴개구리를 찾을 수 있다. 겨울에는 개울 속에서 겨울잠 자는 옴개구리를 만날 수 있다.
금개구리두꺼비
물두꺼비 무당개구리 참개구리
청개구리황소개구리 맹꽁이
우리나라에 사는 13종 중 12종 발견
개구리들을 만나면서도 늘 궁금증이 풀리지 않았던 종은 맹꽁이였습니다. 대학교에 다닐 때 이른 여름 논에서 수백 마리가 우는 소리를 들었고, 선배가 채집한 알의 수정 과정을 현미경으로 본 적이 있지만 성체를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맹꽁이는 다른 개구리와는 달리 큰 비가 내릴 때 한꺼번에 나와 울고 짝짓기를 하며 웅덩이에 알을 낳는 습성이 있다는 정보를 얻어 비가 많이 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6월 17일 밤, 비가 많이 내렸습니다. 다음날 학교에 출근해 차에서 내려 교실로 가는 길에 어디선가 맹꽁이의 울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수업시간 때문에 바로 살펴보지 못했고, 학교 뒤에 논이 있으니 밤에 관찰하면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날 밤 손전등과 장화를 준비하고 딸과 함께 논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낮에 잘못 들었던 것인지 맹꽁이 소리를 들을 수 없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맨 처음 소리를 들었던 학교 주차장으로 가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바로 그곳에서 맹꽁이의 소리가 들렸습니다.
“어디지?” 소리를 쫓아 조용히 다가가 보니 운동장 주변의 수로 속에서 소리가 나고 있었습니다. “아니. 이런.” 수로 속엔 맹꽁이 다섯 마리가 있었습니다. “와우! 이렇게 가까운 곳에 그렇게 만나고 싶던 맹꽁이가 있었다니.” 정말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한 마리를 잡아 손으로 만져보니 등에서 흰 액을 분비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그곳에 가 보니 수로에는 물 위에 뜬 맹꽁이의 알이 있었고, 벌써 알 속에서 발생이 진행되어 중앙의 검은 배가 길게 자라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음먹었던 만리포해수욕장, 팔봉, 신두리 지역은 7월 초 장맛비가 내린 다음 가 보았는데 모든 지역에서 맹꽁이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으며, 특히 신두리 사구 배후습지에는 맹꽁이가 수백 마리나 있었습니다. 작은 웅덩이 하나에는 엄청나게 많은 알이 있어 그곳을 일주일에 두세 번씩 찾아가 두 다리가 나올 때까지 관찰하면서 맹꽁이의 성장과정을 지켜보았습니다. 맹꽁이는 알에서 앞뒤 다리가 다 나오는 데 40일 정도 걸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며 이후에는 관찰하기 어려웠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맹꽁이들이 우리 주변에 있음을 알았고, 개구리류의 생활사를 좀더 많이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어렵게 만난 녀석은 계곡산개구리입니다. 이 녀석을 보고 싶어 계곡을 수없이 뒤졌지만 항상 북방산개구리만 만날 뿐이었습니다. 그러다가 10월, 가족들과 대전에 있는 장태산에 갔다가 계곡에서 계곡산개구리 두 마리를 만났습니다. 역시 계곡에서 돌을 들추니 그 밑에 있었는데 북방산개구리와는 다르게 머리 앞쪽이 좀더 둥글고 색도 약간 달라 보였으며 몸집도 작은 녀석이었습니다. 계곡산개구리는 북방산개구리와 습성이 거의 비슷해 구별이 어렵다고 하지만, 물살이 더 빠른 계곡에 알을 낳는 것이 차이점입니다.
맹꽁이 알발생
맹꽁이 올챙이맹꽁이이
수원청개구리 계속 찾을 터
이제까지 만난 개구리는 모두 12종입니다. 아직까지 보지 못한 종은 생김새로는 청개구리와 거의 구별되지 않지만 소리로 구별할 수 있다는 수원청개구리입니다. 수원청개구리를 만나기 위한 노력은 많이 했습니다. 수원청개구리는 청개구리에 비해 금속성이 강한 울음소리를 낸다고 하며, 목 밑에 노란 빛이 더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보이는 모든 청개구리를 잡아 이런 차이를 찾아보자 마음먹고 흰색 주방용 도마와 ‘ㄱ'자 모양의 자, 카메라 렌즈 앞에 끼우는 링 플래시를 준비해 청개구리를 찾아다녔습니다. 밤에 아파트 주변 산책로, 서산간척지 주변 논, 태안 신두리 사구 등을 찾아 청개구리를 잡았습니다. 잡은 모든 청개구리를 흰 도마 위에 올려놓고 옆에 자를 놓은 후 카메라로 옆, 위, 아래 등 생김새를 자세히 기록했습니다. 한 달 이상 그런 방법으로 청개구리와 차이를 보이는 녀석을 찾았지만 수원청개구리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이듬해 6월 이후 다시 번식기가 되면 울음소리로 구별한 후 잡아서 관찰해 보기로 하고 이 종은 포기했습니다.
필자의 개구리 관찰사를 다시 정리해 보면, 2006년 2월 말부터 가족과 함께 산과 들을 돌아다니며 개구리를 찾기 시작했고, 11개월 동안 우리나라에서 기록된 13종의 개구리 중 수원청개구리를 제외한 12종의 개구리를 보았습니다. 짧은 기간 동안 거의 모든 종을 보았기에 좋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가족, 특히 딸들과 산 속에서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는 것이 더욱 즐겁고 행복한 일입니다.
그리고 새를 찾아다니면서도 느낀 것이지만, 우리 주변의 생물에 대한 연구가 너무나 미미하다는 것을 다시금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 사는 개구리들이 많지 않은데도 아직까지 그들에 대한 관심이나 연구가 거의 없었고, 많은 사실이 알려지지 않았음을 알았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함께 살아가는 개구리에 대해 더욱 많은 관심과 사랑, 그리고 연구가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글 손상호, 김현태, 조영권, 이주희
사진 김현태, 손상호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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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IUCN/SCC Specialist Group, ‘IUCN Guidelines for Re-introduction’, IUCN/SCC(1995)
이 내용은 자연과 생태 3~4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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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토종 개구리
멸종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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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목목목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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