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안방이 온통 '초록'… 집 안에서 대자연을 느끼다

[오분순타]

거실·안방이 온통 '초록'… 집 안에서 대자연을 느끼다

 

 

요즘 리빙·인테리어 소품과 가구 등을 모아놓은 대형 전시장에 가면 초록 식물 화분 파는 코너가 자주 눈에 띈다.
초록 식물을 인테리어 소품처럼 활용하는 '플랜테리어(plant+interior, 식물+인테리어)'가 올해 가장 인기 있는 집 꾸미기 트렌드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따뜻하고 포근한 치유의 느낌, 생생한 분위기를 집안에 더할 수 있다.

초록 식물을 인테리어 소품처럼… '플랜테리어'가 뜬다

요즘 리빙·인테리어 소품과 가구 등을 모아놓은 대형 전시장에 가면 초록 식물 화분 파는 코너가 자주 눈에 띈다. 초록 식물을 인테리어 소품처럼 활용하는 '플랜테리어(plant+interior, 식물+인테리어)'가 올해 가장 인기 있는 집 꾸미기 트렌드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베란다 한편에 마련된 비좁은 정원에서 벗어나 거실과 안방, 서재까지 초록 식물이 영역을 넓혀가는 추세다. 식물을 직접 들여놓는 것이 여의치 않은 경우엔 커다란 초록 잎 그림 액자라도 벽에 걸어두는 게 유행. 집 안에서 식물을 가꾼다는 뜻의 '홈 가드닝(home gardening)', 식물이 삶의 동반자가 된다는 뜻에서 '반려식물'이라 부르기도 한다. 따뜻하고 포근한 치유의 느낌, 생생한 분위기를 집안에 더할 수 있다.

"새로 꾸민 저희 집 둘러보세요, 스마트폰으로"

서울 송파구 한 아파트에 사는 신민재·정재윤 부부는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되는 착생식물과 선인장으로 취미실을 꾸몄다. /임영근 영상미디어 기자

◇침실엔 선인장, 천장엔 박쥐난

신민재(38)·정재윤(38)씨 부부가 사는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검정과 흰색으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꾸몄다. 부부는 얼마 전 가드닝 소품 디자인 업체 '틸테이블'의 도움을 받아 퇴근 후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집안 취미실에 풍성한 식물을 들여놨다. 선반 구석구석 작은 화분을 두고 운동기구 옆에는 사람 키만한 선인장을 놓았다.

손 타는 반려동물 대신 '반려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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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행잉플라워, 선인장과 같은 식물로 작업실을 꾸민 서울 송파구 신민재씨의 집. 다양한 종자와 크기의 식물들이 자칫 밋밋할 수 있는 작업장에 생동감을 불어넣어줬다. (오)양재 화훼aT공판장에서 식물을 하나둘씩 사다보니 집을 식물로 가득 채우게 됐다는 서울 개포동 전형준.박정은 부부. 행잉 식물은 커텐 봉에 같이 걸면 된다. /임영근 영상미디어 기자·장은주 영상미디어 객원기자

취미실은 가죽공예 공간과 운동 공간으로 나뉘는데, 박쥐난 화분 3개를 가운데 천장에 걸어 늘어뜨리니 두 공간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느낌이 든다. 커튼이나 쿠션 같은 따뜻한 질감의 패브릭 소재가 없는데도 온기 가득한 공간이 됐다. 신씨는 "물만 잘 주면 되기 때문에 식물 관리가 어렵지 않다"며 "도시에서 자연을 만끽하는 기분이 든다"고 했다.

틸테이블 오주원 실장은 "식물을 돋보이게 하기보다는 공간과 가구에 잘 어울리도록 식물을 배치하는 것이 플랜테리어의 핵심"이라며 "식물을 주인공이 아니라 조연으로 여겨야 한다"고 설명했다.

초보자라면 선인장 같은 다육식물을 추천한다. 건조한 지역에서 살아남기 위해 줄기나 잎에 많은 수분을 저장하고 있어 햇볕과 통풍만 신경 쓰면 된다. 가볍고 부피가 작은 다육식물은 선반에 여러 개 올려두면 예쁘다. 선인장은 유해 전자파를 흡수·차단해주고 밤에는 산소를 방출해 숙면을 돕기 때문에 침실에 놓는 것도 좋다. 선인장이 클수록 공간이 더욱 멋스러워진다.

빛이 많이 들지 않는 곳에는 스킨답서스, 아레카야자, 쉐플레라가 좋다. 현관에는 공기 정화를 돕는 싱고늄, 스투키, 인도고무나무가 적합하다. 줄기가 아래로 길게 늘어지는 행잉(hanging) 식물은 벽에 걸면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아 인기를 끈다. 그중에서도 나무나 이끼, 돌에서 기생하는 착생식물 박쥐난은 햇빛이 적은 서늘한 곳에서 키우면 된다.

◇이파리 끝에 멍들면 물 부족, 안쪽 멍들면 뿌리 이상

서울 개포동의 한 빌라 꼭대기층에 있는 전형준(35)·박정은(33)씨 부부 집은 식물로 가득하다. 베란다엔 라벤더 같은 작은 화분 수십 개, 천장과 벽 곳곳엔 행잉 플라워, 책장과 탁자 구석구석에도 다양한 사이즈의 화분이 자리 잡고 있다. 집안에 들어서자마자 밝고 따뜻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서울 개포동에 사는 전형준·박정은 부부의 집. 집 안 곳곳에 자리한 다양한 사이즈의 식물이 집을 한층 더 따뜻하게 만들어준다. /장은주 영상미디어 기자

동남아·열대 지방 식물을 선호하는 박씨가 양재꽃시장에서 하나씩 사모은 것들이다. 그는 "처음엔 식물을 인테리어 소품으로 생각하고 시작했지만 키우는 과정에서 생명력을 발견하게 됐다"며 "매일 조금씩 성장하고 자라는 속도도 달라지니 마치 아이를 키우는 심정"이라고 했다.

식물을 관리하는 노하우도 생겼다고 한다. 매일 퇴근 후 집에 돌아오면 화분에 담긴 흙을 손으로 직접 만져본다. 계절과 실내 습도에 따라 흙 건조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보통은 3~4일 또는 일주일에 한 번씩 물을 주고, 주말에는 통풍을 위해 햇빛 잘 드는 곳에 옮겨놓는다.

식물은 공기 청정 효과도 있다. 증산작용을 통해 실내 유해물질을 제거한다. 오주원 실장은 "과하지 않은 식물 연출은 적절한 집안 습도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식물은 열대성과 아열대성으로 나뉘는데 사람이 살기 쾌적한 실내 온도 24~25도를 유지하는 보통 가정에선 아열대성을 키우는 것이 좋다.

• 양재 화훼aT공판장에서 식물을 하나둘씩 사다보니 집을 식물로 가득 채우게 됐다는 서울 개포동 전형준.박정은 부부. 식물을 키우기 시작한 뒤,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 식물들이 잘 있는 지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고 했다. 박씨는 "인테리어로 식물을 들여오기 시작했지만 키우다 보니 생명의 위대함을 다시끔 깨달았다"고 했다. /장은주 영상미디어 기자
• 양재 화훼aT공판장에서 식물을 하나둘씩 사다보니 집을 식물로 가득 채우게 됐다는 서울 개포동 전형준.박정은 부부. 식물을 키우기 시작한 뒤,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 식물들이 잘 있는 지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고 했다. 박씨는 "인테리어로 식물을 들여오기 시작했지만 키우다 보니 생명의 위대함을 다시끔 깨달았다"고 했다. /장은주 영상미디어 기자
• 스위트바질과 애프민트와 같은 허브 계열서부터 보스턴고사리, 아르카야자, 남천 등의 식물들이 있다. /장은주 영상미디어 기자
• 베란다에 있는 국화과 여러해살이풀인 아칠레아 밀레폴리움. 허브로 우리말론 서양톱풀, 영명으론 야로우라고 불린다. /장은주 영상미디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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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은 물 주는 횟수가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흙을 만져봐서 겉이 말랐다면 물을 주면 된다. 해가 잘 드는 곳에 놓인 식물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물을 주는 것이 적절하다. 이파리가 아래로 처진다면 물을 달라는 신호. 수압을 최대한 약하게 조절한 뒤 샤워시키듯 조심스럽게 골고루 주면 된다.

이파리 끝에 검은 멍이 들었다면 물이 부족한 것이고, 이파리 안쪽에 멍이 든 경우는 뿌리가 썩거나 상처를 입었다는 신호다. 식물은 잎으로 숨을 쉬기 때문에 젖은 걸레나 분무기로 표면을 닦아주는 것이 좋다. 단, 잎이 희끗희끗한 다육식물은 제외. 스스로 피부를 지키는 보호막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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