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개동천(花開洞天)
(지리산 옛길 따라 신흥에서 의신까지)
신라의 고운(孤雲)이 귀를 씻고
서산대사가 걸었던 지리산 옛길 따라
배낭 하나 둘러메고
신흥에서 의신까지 십 오리 길을 걸었다
세이岩 맑은 물에 알-탕하는 사람 있어도
귀 씻는 고운(孤雲)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구나.
어쩌다 홍진세속(紅塵世俗)에 젖어
화개동천(花開洞天)을 잊고 살았을까
골 깊은 계곡은 숲 사이로 보일락 말락
속내 들어내다 이내 감추고
속살 보였다 숨기고 하는 폼 새가
밀-당하는 연인들의 사랑싸움 같아라.
계곡에 발 담그고 홀로 서 있는 여인이여!
그대는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인가요.
아름다운 자태가 나그네 발길을 더디게 하네.
내 잠시 쉬어간들 죄 될게 없겠지요.
여인네 속살 보다 더 새하얀
윤기 나는 포말에 현기증을 느꼈지만
볼 것, 안볼 것 다 본 맘 편한 아내처럼
내 시야를 훤하게 해주는 계곡이여!
출렁다리 건너 의신에 당도하니
아스팔트길로 차가 다닌다.
힘들고 느리다고 옛길이 아니며
편하고 빠르다고 다 좋은 것도 아니더라.
(2013년 7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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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개동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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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7.15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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