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상승 스케줄이 빼곡히 들어차 금융회사들의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조달시장의 돈맥경화부터 주식거래량 급감, 경제 침체에 따른 각종 수수료 인하 압력까지 전방위 압박이 드세다. 그 가운데서도 적극적인 리스크관리 능력으로 위기를 정면 돌파해 발군의 실적을 내는 기업들을 조망한다.<편집자주>
◆ 3분기 깜짝 실적…자기자본 빅5 안착 노려
지난달 31일 오전, 주식시장 개장 전 메리츠증권은 3분기 실적공시를 통해 깜짝 실적을 신고했다.
분기 당기순이익 2175억원에 세 분기 누적 6583억 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13.8%, 전 분기 대비 37.3% 성장으로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증권업계에서 전년 대비 반토막 실적이 속출하는 가운데 나온 호실적이다.
급감하는 거래대금과 예탁금, 금리인상에 따른 채권손실 증가, 강원랜드 발 ABCP사태 등으로 움츠려든 부동산 PF, 기초자산 급락에 따른 장외파생상품 및 트레이딩 손실 등 악재 가득한 증권업계에서 메리츠증권은 ROE 15.7%, 19분기 연속 당기순이익 1000억 돌파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이익이 쌓여 3분기 말 기준 자기자본은 5조 8402억 원으로 10조원대 자기자본을 기록 중인 미래에셋증권, 7조원 대의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 빅3에 바짝 다가서며 톱5 안착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타사대비 비중이 작은 리테일 부문은 메리츠증권의 실적 변동성 축소에 기여한다.
메리츠증권 역시 리테일 부문 당기순이익은 1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1% 감소했지만 워낙 규모가 미미해 전체 수익에 충격을 주지 않았다. 1위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의 사무소를 제외하고 78개에 이르지만 메리츠증권은 서울에 6개, 부산과 대구에 각각 지점 하나씩을 둔 것이 전부다. 한때 약점으로 지적되던 리테일 부문 채널 약세가 비대면 투자 시대로 접어들며 오히려 강점으로 작용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