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그동안 기다렸지만, 생각만 해도 아쉬운 송별회 날입니다. 오전부터 영상 편집, 송별회 ppt 준비, 송별 공연 준비 등등으로 분주했습니다. 테이블은 옆 교실에 옮기고, 아이들과 선생님들은 의자에 앉을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세팅을 해두고 보니 어딘가 아쉬워서, 화현 선생님과 예진 선생님께서 신은초까지 가서 조명과 음향 장비를 빌려오셨습니다.
점심시간에는 사회자인 한솔이와 명수가 최종 점검을 했습니다. 학습 자료실에서 빌려온 넥타이도 메고 지민 선생님이 예쁘게 만들어준 큐 카드까지 들고 있으니 아주 멋지고 귀엽습니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사회를 볼 수 있을까 걱정했습니다. 그동안 신강초에서 이러한 송별회를 해본 적이 없을 테니, 이번에는 저희가 준비하는 게 맞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우리 아이들, 대단합니다. 시작만 도와주었을 뿐인데, 이미 아이들의 일이 되어 척척 준비해내었습니다. 내년에는 얼마나 더 잘해낼지 기대됩니다.
명수, 한솔이의 진행으로 송별회가 시작되었습니다. 교장 선생님의 인사 말씀이 끝나고, 축하 공연 순서였습니다. 도윤이의 칼림바 연주 영상으로 축하 공연의 막을 열었습니다. 맑은 칼림바 소리에 아이들도 집중하고, 그동안 도윤이와 칼림바 축하 공연을 위해 준비한 예진 선생님의 노력을 알기에 감동적이었습니다. 4학년 서윤 민영 지민 지유의 댄스, 6학년 들희의 노래 공연까지 마쳤습니다. 이미 많은 아이들이 참석해있었는데, 아이들이 하나둘씩 계속 왔습니다. 화평이가 시무룩한 표정으로 오더니 인사했습니다.
“선생님, 저 오늘 오고 싶었는데 학원 시간 때문에.. 아빠가 인사만 하고 오래요..”
“그랬구나. 화평아 그동안 선생님들 안아주고 사랑한다고 해줘서 고마웠어. 우리 화평이 덕분에 힘이 났었어. 오늘은 아쉽지만, 선생님들이 내년에 또 신강초 놀러올게. 잘 지내고 있다가 또 만나자!”
화평이가 눈물을 주르륵 흘립니다. 속상한 와중에도 송별회가 진행되고 있으니 숨죽여서 눈물만 또르르 흘리는 모습이 귀엽기도, 안쓰럽기도 합니다. 사랑스러운 우리 화평이를 꼭 안아주었습니다.
다음 순서로 하랑이와 은주가 편지를 낭독해주었습니다. 많은 언니, 오빠, 선생님들 앞에서 편지 읽는 게 정말 쉽지 않은 일인데.. 우리 아이들 대단합니다. 우리 은주는 아주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읽어주었습니다. 여러 번 연습하고 격려해주신 화현 선생님과 하랑이 덕분에 은주가 해낼 수 있었습니다. 용기 내준 은주 하랑이 정말 고맙습니다.
편지 낭독을 마치고,행복한쉼터 1년 영상을 함께 시청했습니다. 지우 선생님의 맑은 목소리로 시작된 영상이 진행될수록, 눈시울을 붉히는 아이들이 하나 둘 생겨납니다. 그동안 함께 했던 추억들이 생각나면서, 이별의 아쉬움이 느껴진 것이겠지요. 우리 아이들이 눈물을 흘릴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저 또한 마음이 뭉클했습니다.
다음으로 지우 선생님, 지민 선생님, 예진 선생님, 저까지 한 명씩 수료사를 낭독했습니다. 처음 수련을 도전했던 마음, 신강초에서 지내며 느꼈던 생각, 아이들과 선생님들께 감사했던 일들.. 등등 전하고 싶은 말을 수료사에 녹여내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지금 마음 잃지 않고 실천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꼭 지켜나가겠다는 마음으로, 아이들 앞에서 약속했습니다. 신강초여서 행복했고, 신강초였기 때문에 많이 배웠던 것 같습니다. 송별회가 진행될수록 사서 선생님, 보안관님, 과학 자료실 수정 선생님까지 참석해주시는 모습에 또 감동이었습니다. 귀한 시간 내어서 와주시고, 여러 모양으로 응원해주시는 마음에 또 뭉클했습니다.
마지막은 저희가 준비한 송별 공연 순서였습니다. 저희 넷이 머리를 싸매고 개사하고, 녹음도 하고, 지우 선생님이 영상까지 만들어주었습니다. 공연을 준비할 때는 조금 민망하기도 했는데, 막상 아이들 앞에 서니 참 행복했습니다. 그 순간 1년이라는 시간이 쭉 지나가면서 ‘나 정말 복받았구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신나는 노래인데도 오열하고 있는 아이들이 몇몇 보여서 마음이 아프기도 했지만, 저희를 조건 없이 사랑해준 아이들 앞에서 그동안 고마웠고 앞으로도 잘 지내기를 바란다고 노래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송별회를 마치고 아이들과 개별적으로 인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동안 부끄럽다며 사진 한 장 같이 안 찍던 우리 현진이, 오늘은 여러 장 찍고 갔습니다. 시우는 약간 멋쩍은 듯 와서 “저도 선생님이랑 사진 찍을 거예요.”합니다. 의리 있는 행복지킴이 아이들, 8명 중 6명이나 송별회에 참석했습니다. 정이 많이 들었던 예담이는 저에게 안겨 한참이나 울었습니다. 들희는 쇼핑백에 한가득 선물을 주고, 나율이는 직접 만든 쿠키, 아희는 깜짝 비즈팔찌와 여러 가지 선물을 챙겨주었습니다. 마지막까지 우리 아이들에게 사랑 가득 받았습니다. 송별회의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준비 과정 챙겨주시고 도와주신 화현 선생님, 한마음으로 즐겁게 준비했던 지우 지민 예진 선생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첫댓글 송별회 공연 참 좋았어요. 네 사람이 전한 사랑의 메시지를 잘 받았어요. 1년 동안 아이들 사랑 듬뿍 받았지요? 신원 선생님은 정말 복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