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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커밍데이가 바짝 다가오면서
마음은 벌써 모교 교정에, 공주 유스호스텔에 가있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사는게 왜이리 바쁜지...
내가 맡은 업무는 장학연구부장으로, 교원평가와 교육실습생 지도를 담당하고 있으면서,
1학년 담임까지 맡았다. 오랜만에 맡은 담임 업무는 정말 일이 해도해도 끝이 없는 것 같다.
내일은 2학기 학부모 대상 수업공개의 날을 운영한다.
이제 10월 말부터 교원평가를 실시해야 하는데, 그 준비작업 또한 왜그리 복잡한지...
그 밖에도 미술교사로서 이래저래 대내외적으로 업무가 산적해 있다.
고3 수험생 엄마이면서, 아들내미 컨디션이 좋지 않아 하소연하는 소릴 들으면서도,
그놈의 직장이 무언지, 학교 업무에 쫓기어 아들 면회 한 번 못가보는 매정한 엄마가 되어버렸다.
요양병원에 계시는 친정엄마는 요즘 식사도 잘 못하시고, 자꾸 어지럽다고 하시는데, 지난 주 토요일엔 찾아뵙지도 못했구...
주말마다 날아드는 지인들의 청첩장과, 최근 몇 년간 부쩍 늘어난 부고장 덕(?)에 휴일을 잊고 산지 오래...
그게 다 나의 인적 자산이라 생각하면서도, 어느 한 쪽을 선택하여 시간을 할애하면 다른 쪽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인지라 아쉽기만 하다.
그러니, 하나뿐인 나의 고3 아들은 언제나 차차순으로 밀리고...
가장 우선 순위가 되어야 하는 금쪽 같은 자식일진대...
스스로 잘해주겠지 하는 믿음 속에 그저 새벽마다 조용히 기도해주는 것으로 엄마노릇을 대신하고 있다.
가만히 지켜보다보다 남편 한 마디 불쑥 내던진다.
"대충 대충 하고... 아들한테 신경 좀 쓰지!"
이쯤 되면 나는 곧바로 '어매 기죽어' 하고 납작 엎드릴 수 밖에...
준비위원이라는 감투(?) 덕에 모임에 몇 번 참석했고, 고교시절 토요문학회 활동했다는 이유로,
초대장 문안과 디자인 작성에 한 몫 보탰고, 나름 주변 친구들에게 전화하며 참여를 독려했다.
그런데, 왠걸!
당일날 축시를 쓰라는 특명(?)이 내려와, 정말 머리가 지끈지끈 아팠다.
난, 그저 주절주절 신변잡기를 산문체로 늘어놓는 선수일 뿐인데, 난데없이 시를 쓰라니...
그래도 어쩌누?
국어과 김혁철, 오동상 친구의 압력에 하는 수 없이 시를 쓰고, 자료 ppt를 급조(?)했다.
친구들아, 정말 꼭 한 번 보고싶다. 우리 꼭 만나자꾸나.
그동안 안나왔어도 절대 어색해하지 말고, 우린 그저 공주사대부고 24회 동기라는 타이틀 만으로도 친구 아니겠니?
앞에서 엄살을 좀 부렸듯이 나도 황금 주말을 빼내는 것이 참 어려운 선택이었단다.
그래도, 다른 것에 우선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졸업 30년 만에 단 한 번 갖는 큰 행사이기에 우리 모두는 반드시 참석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명문 공주사대부고 졸업생으로서, 이런 저런 사정을 우선하여 참석하지 못하는 것은 자기 자신을 스스로 더욱 초라하게 만드는 것 아닐까?
부모님이 돌아가신 아주 특별한 사정이 아니라면...
다른 것에 우선하여 우리 정말 만나자, 친구야!
카페가 너무 썰렁하여 귀한(?) 시간 내어 하소연 좀 했습니다. 부디 양해하며 읽어주길...
![](https://t1.daumcdn.net/cfile/cafe/116438044CFB669D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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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나의 핸폰에 울 칭구들 번호가 263명이 들어있어~... (부처님 손바닥에 들어온셈이지^^)... 카톡을 하는 칭구들이 173명이야.... 아마 이런정보는 나만이 알고 있지 않을런지.ㅋ.ㅋ. 미희친구 글을 읽어보고 ,,, "이거다" 그래, 바로 이거야,,, 어떤 극소수의 칭구들이 어떤 사정으로 홈커밍에 설사 참석 못하더라도 그 날 행사 일정은 알고있어야 좋겠단 생각이 들었지. 미희친구에게 상의없이 보냄을 널리 이해해주리라 믿어,,, 도련님이 내칭구니까 그러려니 할거야.ㅎㅎ. 필력이 대단하여 아마도 망설이던 칭구들이 구름떼처럼 참여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구성해보았어... 카톡받은 칭구들 173명, 답장주면 정말 야한거 많이 보내줄께..TRY
나두 물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