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지용을 반대한 이승현 아버지 02
w.권자와승자사이
".... 와...!"
"......"
"....른와..!"
"......"
"권지용!!! 얼른와!!"
"어, 어.. 갈게."
"무슨 생각하는데 불러도 멍하니 있어!"
"아니 그냥.. 빨리 의상 갈아입어."
"어, 이거 마지막 자켓이지?"
"어. 그니까 얼른 ! 나도 오랜만에 잠 좀 자자!"
"알았어. 잔소리는."
지용은 다시 정신을 차리려 애쓰며 자신을 다독였다.
요즘들어 지용 답지않게 멍하고 딴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다.
무엇 때문인지 왜인지는 그 자신도 잘 모르는듯 하다.
"너 요즘 무슨 생각하냐?"
"하암, 뭐?"
"아니 맨날 멍해있어서. 일 할땐 절대 그런 틈 하나 보여주지 않는 놈이."
"아.. 몰라."
"지용! 스탠바이!"
"아,예."
눈이 부시는 조명과 함께 찰칵하곤 셔터음이 화려하다.
이제 데뷔한지 어느덧 3년차인 그는 벌써 이 업계의 일이 익숙한 일상이 되어버렸다.
원래 될 놈은 된다고. 빨리 적응하고 빨리 돋음하여 2년 만에 정상을 차지 할 수 있었다.
어렸던 시절, 지용이 가슴이 터지도록 갈망하고 바랬던 가수.
아니, 어쩌면 자신의 부와 명예 안식을 위해서였을지도 모르겠지만, 어찌됐든 지용은 가수를 강렬히 원했다.
그 생활은 지용의 생각보다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다.
하지만 분명한건, 이 일로 인해서 아직까지 후회해본 적은 없다는것.
"턱 좀 당기고. OK!"
"수고하셨습니다."
각각 수많은 스탭들이 인사를 나누고 촬영을 접는다.
현재 자정이 넘은 새벽. 늦은 시간이지만 연예 활동하면서 이정도쯤이야. 지용은 깍듯이 모든 스탭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촬영장을 빠져나왔다.
"드디어 끝났네. 그나마 오늘은 좀 일찍 끝났다?"
"어, 그러네. 지금 몇시야?"
"지금... 2시 10분 전."
일찍 끝난 편이라고 생각하며 영배에게 핸드폰을 받아 문자함과 부재중 전화를 먼저 확인했다.
연예인이라고 뭔가 대단한 것들이 담겨 있을것 같지만 막상 받아든 핸드폰에서 건질만할 것은 딱히 없다.
번호는 팬들 때문에 수시로 바뀌기가 일쑤고 아주 친하지 않은 이상 지인들과 긴밀히 연락하기 어렵다.
종종 어떻게 안건지 연락해 오는 사람들도 죄다 지용이 유명해진 이유로 목적 있이 접근하는게 빤히 보일 정도다.
사실 지용에게는 일반인 중 아주 친한 친구가 별로 없는것도 사실이고.
이게 어린 연예인의 폐해랄까,단점이랄까 그런 것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지금도 지용은 후회가 없다. 어차피 본인이 선택한 길이고 그런 사람이야 방송계라던지 소속사에 있으니까.
*
"자 그럼... 8번까지 다 풀어왔지?"
승현의 담당 과목은 영어였다. 어찌보면 당연할 지도 모르겠다.
이래뵈도 미국에서 10년 가까이 살았으니 영어는 당연지사 완벽하다.
지용은 몇 달전 그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고는 담임을 전처럼 볼 수 없게 되버렸다.
지용은 학교에 첫 등교를 하고 오늘이 두 달만에 15번째 등교이다. 그 간 화보촬영이다 음반 준비다 뭐다 하느라 결국은 미뤄 버렸다.
그래도 나름 한 주에 이틀 정도는 수업을 꼬박꼬박 들은 셈이니 유명 연예인인 지용 치고는 상당한 출석률이었다.
그나저나 이 학교 애들은 이사장 아들이 이 인간이란걸 알기나 할까.지용의 마음은 이미 수업에서 떠난지 오래였다.
그 사이 수업은 재빨리 끝나버렸고 이어 점심시간이 되었다.
어김없이 지용은 가방을 챙기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개떼 같이 밥을 먹으려 종이 침과 동시에 자리를 박차고 뛰쳐 나가는 이도 있는가 하면
그래도 지용이 연예인이라고 좀 구경해보겠다며 핸드폰으로 찍거나 말을 걸어보려는 이들도 있었다.
곧 있으면 윗 층의 여자애들이 뛰쳐 나올것 같아 어서 짐을 챙겨 밖으로 나가려던 찰나
"엇 지용이 가니?"
"네.스케줄 있어서요."
"그래? 그럼 잠깐이라도 선생님 좀 따라올 수 있을까?"
지용은 고개를 끄덕이며 담임 뒤를 쫓았다.
승현은 열심히 교재와 준비자료,물백묵 통 그리고 아이보리색 머그컵을 집어들었다.
스케줄이 있다는 지용의 말을 듣고 마음이 다급해진 승현이 허겁지겁 거리다 컵을 놓칠뻔하는 실수를 연달아 하는 그 불안불안한 모습을
보고 지용은 하는 수 없이 그의 책을 들어주었다.
"엇, 고마워."
"아니에요,뭐 하실 말씀이라도."
"아아, 선생님이 맨날 영배씨한테 얻어먹은것 같아서.. 혹시 이번주 토요일 밤에 시간되니?"
승현과 영배가 같이 밥을 몇 차례 먹었다는 건 이미 지용도 아는 사실이다.
그 때에는 별 생각 없이 그러려니 했었는데 왠지 지금은 기분이 언짢았다.
"글쎄요, 이런건 영배형 한테 직접 물어 보시죠."
"아...저,그러니까.."
"영배 형 번호 몰라요? 가르쳐 드릴까요?"
"아니,나는 지용이 너랑도 친해질겸 해서..."
승현은 눈으로 웃으며 대답했다. 지용은 속으로 뭐 이런 인간이 다 있나 싶으면서도
사장님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라는 각인이 다시 새겨지며 태도를 달리했다.
"아,네. 제가 오해했네요. 괜찮을것 같은데요? 몇 시죠?"
"8시! 내가 레스토랑은 예약해도 괜찮을까?"
금새 신나하며 아이 같이 말을 하는 승현을 보고 지용은 사장님과는 이래저래 많이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자기가 예약하겠다며 저리 좋아하는데 그 누가 승현에게 싫다고 거절 할 수 있을까.
지용도 그 누구에는 들만한 위인이 못 되기에
"예,그러세요."
라는 짧막한 대답과 함께 학교를 빠져나왔다.
*
"토요일 저녁? 어쩌지, 나 그 때 사무회의 있는데."
"뭐야.. 좀 빠지면 안되?"
"이자식아 이제 곧 가윤이 데뷔인데 빠지는게 말이 되냐?"
"아,맞다.."
"너도 신경 좀 써라! 가윤이는 너 컴백할 때 도시락,간식 다 챙기고 응원 가고.. 넌 선배 가수로써 뭐냐! "
"이게 바로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란 거지."
"헛소리 하고 있어. 어쨌든 그 저녁약속은 너 혼자 갔다와."
"뭐? 싫어."
"잔말말고 가! 사장님 아들인데 친해지면 좋잖아!!"
"내가 걔랑 무슨 말을 해,단 둘이서!"
"그럼 니가 취소를 직접 하시던가요. 난 몰라."
이리 하여서, 결국 지금의 어색한 정적만이 둘을 감싸고 있는 것이다.
"그나저나 여기 어떻게 알고 예약 한거에요?"
"응?"
이곳은 지용도 몇 번 와본적이 있는곳이었다.
꽤나 구석진 곳에 있고 웬만한 일반인들은 알지 못할 뿐더러 가격도 상당히 비싸고 가게도 작아서 사람이 많지 않았다.
또한 모든 테이블은 거의 가려진 형태라 주로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이나 유명인들이 자주 찾는 장소였다.
"음, 친한 형이 여길 좋아해서. 많이 와봤거든."
"친한 형이라..."
지용이 작게 중얼거리는 도중에 음식이 나왔고 그 후로는 정말 한 마디의 말 없이 묵묵히 밥만 먹는 두 사람이었다.
정적이 익숙해져갈 무렵 낯선 남자의 목소리와 함께 얼굴이 비친다.
첫댓글 친한 형이 등장하는 건가요????ㅋㅋㅋㅋ재미있게 잘 읽다 갑니당~
ㅋㅋㅋㅋ네.. 감사합니다 ^^
그 친한형이 바로 탑오빠!!!!! 가 아닐가영?? 하하;;;
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