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생산비 밑도는 육우사육의 현실
육우 송아지 적체의 문제는 육우비육농가의 어려운 현실과 깊은 관련이 있다. 육우사육농가들에겐 생산비를 건지기 어려운 경영여건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송아지 입식을 줄일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이것이 육우송아지 적체현상으로 이어진 것이다.
평균경락가 ㎏당 6천800원 한우고기 절반 못미쳐
한우·수입육에 치여 ‘고립무원’…사료비 감당 안돼
독자적 산업으로서 위치 정립·정책적 지원 절실
2월10일 기준 육우평균 경락가격은 6천801원(㎏당)으로, 한우평균 경락가격 1만3천259원(㎏당)의 절반에 못 미친다. 도체중이 400㎏이라도 두당 가격은 34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이 정도로는 평균 사료비도 감당하기 힘들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낙농육우협회 육우분과위원회 전규식 충북도위원장은 “장기불황으로 육우농가 모두 고사위기에 처해있는 상황이다. 육우불황이 시작된 것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경영여건이 악화된 육우농가들은 고금리의 외상사료를 쓰면서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텨나가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정부차원의 지원이나 대책마련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육우농가는 올 한해를 버텨내기 쉽지 않을 것 같다. 긴급경영자금이나 사료구매자금으로 농가들의 숨통을 트여주고, 장기적인 소비활성화 등 육우산업 안정화를 위한 지원책이 하루빨리 강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육우농가들의 붕괴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낙농가들은 우유를 생산하기 위해 반드시 젖소를 수정시켜 송아지를 생산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반은 나중에 우유를 생산할 수 있는 암소가 태어난다. 그 외 절반 정도, 수송아지는 국내산 육우로 커나가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우유를 생산하기 위해 육우는 필연적으로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만약 수송아지를 흡수할 수 있는 육우농가들이 붕괴된다면 국내 낙농산업 또한 심각한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육우의 연간 도축두수는 2011년 기준 9만4천두로 전체 소 도축두수의 11%를 차지하고, 지육 생산량의 약 15%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중요한 단백질 식량자원인 육우가 낙농부산물이라는 측면 때문에 독립된 축산품목으로서의 위치를 확보하지 못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육우시세는 몇 년째 한우의 공급과잉과 수입쇠고기의 거센 공세로 인해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육우송아지의 경우 갈 곳을 찾지 못하면서 낙농가의 경영악화 또한 심각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육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육우를 독자적인 쇠고기 산업이라는 관점부터 정립돼야 한다. 그 바탕 위에 낙농산업과의 연계성을 감안한 복합적인 접근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쉽게 말해 소비자에게는 육우가 우수한 국내산 쇠고기라는 점을 확고하게 인식시켜 주고, 동시에 정책적으로는 낙농산업의 중요성을 감안한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