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유근준 |
2012-08-13 11:43:31 |
이번 행사의 성공적 진행을 위하여 누구보다 신경을 쓴 이가 김현태동기이다.
지난 해 연말 사상 처음으로 시도해본 나가수송년회 행사를 통하여 동기회에 혜성처럼 떠올라 나름대로 상당한 자부심과 자신감을 가지고 이번 나들이에서는 지난 5개월 정도 연마한 클래식기타를 들고나와 싱얼롱을 통하여 다시한번 동기, 특히 이번에 참가한 부인네들에게 확실한 스타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스스로 선별한 7080을 중심으로 한 따라부르기 좋은 노래 17곡을 골라 총무에게 악보제작을 요청하여 유총무는 다시 인터넷 악보제작회사인 악보바다(www,akbobada.com)에 들어가서 17곡을 8,900원에 구매하여 이를 단순히 노래책으로만 제작하기는 아까워 이번 역사적 행사의 백서 겸 안내서 형태로 구성하면서 악보를 뒤쪽의 부록처럼 넣어 "추억 만들기, 여수엑스포!"라는 제목의 39쪽짜리 책자를 인쇄하여 각자 1부씩 배포하였던 것이다.
휴게소를 지나자 먼저 총무가 앞좌석에서 일어서서 마이크를 들고 각자에게 배포한 책자 맨 앞에 회원의 성명과 전화번호 외에 각자 부인의 실명까지 수록된 참가자명단을 펼치게 하고서는 한사람씩 소개를 하였는데, 국가유공자 3인(김종민, 신용완, 전유태)을 그의 배우자와 함께 가장 먼저 소개하면서 앞으로 총무가 진행하는 동기회의 공식행사에서는 국가유공자를 최우대할 것이라는 점을 선포하여 일행의 공감을 샀다.
사실 이때껏 공원 같은 곳을 들어갈 때 "어이, 국가유공자 없나?"라면서 국가유공자를 단순히 경비 줄여주는 역할로만 치부를 하였는데, 앞으로는 우리 동기들의 모임이 있는 소이연도 이들 국가유공자에게 있음을 명확히 인식하고 공식모임에서는 우리 동기들부터 종북세력을 욕하기에 앞서서 솔선하여 이들을 마음 속으로부터 존중하여 줄 것을 당부하기도 하였다.
다음으로 이번 입장요금이 언뜻 이해가 잘 안되게 국가유공자(@ 18,000원)보다 더 싼 경로우대자(@ 10,000원)에 해당하는 2인(민영기, 김종화)에 대한 소개에 이어 나머지 참가자를 이름 가나다순으로 한사람씩 소개를 하였다.
이어 일정표를 보면서 이번 행사의 진행과정에 대한 설명과 이날 도착할 목포를 쉽게 이해시키기 위하여 목포팔경(木浦八景)과 목포오미(木浦五味)에 대한 소개에 이어 이번 행사의 원활한 진행을 위하여 물심 양면으로 적극적으로 도와준 이들에 대한 소개와 감사의 박수가 있었다. 찬조금품과 재능기부자 명세는 공지사항의 경비지출 결산보고를 참조하여 주기 바란다.
[김현태동기가 달리는 차내 복도에 악보를 펼쳐놓고 기타를 치고 있고, 유총무가 이날의 행사계획을 안내하고 있다.]
유총무의 참가자와 행사에 대한 소개가 끝나자 마이크를 넘겨받은 김현태동기가 스스로 그 동안 오늘의 행사를 위하여 많은 연습을 하였노라고 밝히고 기타줄을 경쾌하게 퉁기면서 하는 말이 기타소리가 약하여 버스 뒤쪽까지 잘 들리지 않으므로 한 개뿐인 마이크를 자기 입과 기타 울림통에 요령껏 갖다대어 달라고 요청하였다. 이에 유총무가 버스 안에서 몸을 가누느라 오른손으로는 의자등받이를 잡고 마이크를 알로울로 왔다갔다 하면서 더구나 왼손으로 대주는 게 여간 힘들지 않아 한참 진행 중에 "대주는 게 해주는 거보다 더 힘드네!"라고 푸념을 하였더니 인근 앞좌석에 앉았던 눈치빠른 부인네들이 뭔지 알았다는 듯 까르르 맑은 웃음을 터뜨린다.
차내에서 제법 능숙하게 맛보기 삼아 대여섯곡을 타더니 차내 호응도가 예상 외로 높자 한껏 고무된 김동기는 차내에서는 흔들려 불편하니 저녁식사 자리에서 제대로 싱얼롱을 하며 재미있게 놀아보자고 한 후 기타를 케이스에 집어넣는다. 이제 일부는 눈을 붙이고 명상에 잠기기도 하고, 일부는 옆사람과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는 동안에도 뒷좌석에 모인 패거리들은 쉴새없이 골뱅이무침을 안주삼아 40도짜리 안동소주를 홀짝이는 사이에 12시 경을 넘기면서 호남지방 특유의 완만하고 편안한 지형의 선들이 차창으로 스치자 모두들 점심식사시간이 가까웠음을 느낀다.
이날은 휴가철이라 출발지에서 좀 밀렸기도 하지만 예상소요시간을 40분 가량을 넘긴 12시 40분경이 되어서야 점심식사 장소로 예약된 큰바다횟집(061-245-2558)에 도착하였으나 불황에다 폭염이 겹쳐서 그런지 북항회센터 내의 식당들이 모두 조용하다.
인터넷을 보고 4인1상 기준 9만원에 주문해놓은 상인데 에어컨상태가 부실하여 선풍기바람으로도 후끈하다.
김종화회장의 건배사에 이어 한상 가득 차려진 소위 찌께다시와 함께 민영기동기가 제공한 40도 짜리 안동소주에다 맥주, 막걸리와 사이다 등을 곁들여 출출해진 속을 다스리는 사이에 차내에서부터 안동소주를 홀짝인 일부 동기들은 벌써부터 혀꼬부라진 소리를 낸다.
[전라도 찌께다시. 찌께다시는 일본어 쯔끼다시(つきだし)의 변형어로 표준어라는 '곁들임 음식'보다 널리 통용된다.]
[참 맛있게도 마시던 김종민동기는 부인의 특별부탁을 받은 두 친구의 부축을 받아 가파른 계단을 내려오고 있다.]
[2012. 6. 29. 개통되어 북항과 고하도를 잇는 목포대교는 국내최초로 3웨이 케이블공법으로 설계된 다리로 4km가 넘는다.]
다들 한잔씩들 들어가자 분위기가 고조되어 왁자지껄한 가운데 시간이 엔간히 되었다 싶어 총무가 2시까지 출발하겠다는 통보를 하자 모두들 선선히 자리에서 일어나 바로 바깥의 목포대교 건너 고하도로 갈 준비를 한다.
식당에서 바로 건너다보이는 목포의 북항과 고하도를 잇는 목포대교는 바로 한달 남짓 전인 2012. 6. 29. 개통된 대교로서 우리나라에서 처음, 세계에서 두번째로 '3웨이 케이블공법'으로 만들어진 다리란다. 영산강 강폭이 매우 넓어 길이가 4,129미터로 영산강하구언 4.350미터와 더불어 상당히 긴 다리이다. 한강에 걸쳐진 다리 중 가장 길다는 방화대교 2,559미터와 비교해보라.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