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4일
사고로 다친 몸을 두 달 남짓 추스리고 나니 설날이 바로 코앞이다.
어느정도 몸이 회복되어 미뤄진 포크레인 작업을 재개하려고 날자를 잡으려니 기승을 부리는 추위가 발목을 잡고 좀처럼 도와주질 않는다.
노심초사 오르내리는 기온을 보아가며 어렵게 잡은 날자가 설 연휴 시작 바로 전날인 2월 14일.
북경에 있는 마눌님이 설을 쉬러 먼 길을 날라 오는 날인데......방법이 없다.....ㅠㅠ
문제의 컨테이너를 포크레인으로 밀고 당겨서 옮기려 했는데 지난번 사고도 있고 해서인지 포크레인 기사가 자신이 없다며 크레인을 부르잔다......떠그랄......처음부터 그러자고 하던지.
농지가 접한 도로가 3m폭의 콘크리트포장 농로인지라 크레인 다릿발을 펼 자리가 마땅찮아 크레인은 10시에 오라하고 8시부터 포크레인으로 옆 산을 살짝 깍고 정리를 했다.
그런데.....크레인이 도착하여 컨테이너를 들려고 하니....이 눔이 꿈쩍도 하질 않는다.....허얼....!!!
이리도 해보고, 저리도 해보고....크레인 기사 말이....컨테이너가 옛날 거라서 무겁기도 하고 다릿발을 제대로 펴지 못해서 도저히 들지를 못하겠단다.....아~~~완전 멘붕.
이 놈의 컨테이너를 옮겨야 진입 경사로를 만들고 닭장을 옮기고 농지 평탄작업도 하고......등등.
이리저리 궁리를 하다가 모른척 자기 일만 하고 있던 포크레인 기사를 불러서 같은 기술자들끼리 의논해서 방법을 좀 찾아보라 했더니 반시간 가까이 실갱이를 하더니 포크레인과 크레인의 공동작업으로 결론을 내고 한쪽은 크레인이 들고 한쪽은 포크레인으로 들어서 서너번에 걸쳐서 조금씩 이동.......결국은 해냈다. 꼴난 20여미터를 옮기는데 반나절이 훌쩍 지나버렸네 ㅜㅜ
크레인 보내고 점심먹고 부지런을 떨어봤지만 결국 진입 경사로를 완성하지 못하고 작업 종료.
본 작업은 설 쉬고 날씨 봐가며 일정을 잡기로 하고 바이 바이.
흙투성이의 작업복 차림으로 집에 돌아오니 날 쳐다보는 마눌님의 얼굴이 ㅎㅎㅎㅎ 표현불가 ㅋ
난 오늘 처음 알았다......포크레인 기사가 훨씬 편하다는 걸.....쫒아 댕기며 포크레인 시다바리하는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돈 줘가며 일시켰는데 일은 나 혼자 다 한것 같다.
(크레인임대 15만원, 02포크레인임대 45만원)
2월 20일
미완의 작업이었지만 1차 농지정리는 해놨으니 오랜만에 보는 마눌님과 맘편히 설 연휴를 보낸다. 근데 우리 집안의 설 연휴는 일주일이다 ㅎㅎㅎ
중국의 춘절이 최소 일주일에서 길게는 한달 가까이 지속되는 영향을 받은 것도 있지만 마눌님이 딱 일주일간 한국에 머무는 이유가 가장 크다.
그렇지만 나는 공식 연휴기간이 끝나자 말자 농업기술센타에서 잔가지 파쇄기를 임대하려고 홈피에 들어갔다가 다시 한번 멘붕에 빠진다.
농업기술센터가 보유한 파쇄기가 10대인데도 예약 가능기간 동안은 모두 예약 완료.......돌것네.
파쇄기의 예약가능 기간인 15일간의 예약이 다 찼는데 딱 한대가, 22일 딱 하루가 비어있다.
아마 누군가 예약했다가 취소했는지 이빨 빠진것 같이 딱 비어있네 ㅎ
그러면 내일 오후에 파쇄기를 인수하러 가야하는데 내일이 마눌님의 출국일....미티것구만.
오전엔 설전에 네이버 중고나라에서 직거래로 봐둔 봉고3 1톤트럭의 이전등기를 했다.
04년식에 32만키로를 뛴 녀석인데 엔진소리가 나쁘지 않아서 계약금을 걸고 설쉬고 이전등기를 하기로 했는데 그 날이 바로 오늘이다. 이제 차가 두대네 ㅎㅎㅎ
04년식 기아 모닝과 04년식 기아 봉고3.......쌍둥이 녀석들아 잘 좀 봐주라이 ㅋ
(봉고3중고 250만원, 보험료 41만원, 중고갑바 2만5천원)
2월 21일
김해공항에서 뱅기를 타니 아침에 동대구 고속터미널 까지만 배웅해주고 와서 어제 인수받아 놓은 1톤 트럭의 운전연습을 좀 하고 오후 3시에 파쇄기 인수를 받아오면 되겠구나라고.....속으로 혼자 계획을 잘 세워 놓았다 ㅋ
아침에 부산을 떨어 마눌님과 두 딸내미를 태우고 한참 터미널로 가던 도중........마눌님의 사색이 된 표정ㅎㅎㅎ 핸드폰을 집에 두고 오셨단다 ㅠㅠ
모친에게 전화를 드려 좀 챙겨놓으시라 하고 부리나케 빠꾸........흐흐흐 그러나 도저히 예약해놓은 공항리무진 시간을 맞추지 못할 것 같아 그대로 김해공항으로 고고고.....에구 내 팔자야 ㅎ......하지만 오히려 오래간만의 온가족 드라이브 시간이 참 좋았다.
옮겨 놓은 컨테이너까지 연장할 인입전기선 20m를 사서 돌아오니 이미 점심시간이 후울쩍.....흐음 이 놈의 1톤 트럭을 요모 조모 살펴본다.....군대가기전 휴학하고 운전면허 딸 때 타보고선 처음 접해보는 이 놈을 어떻게 요리를 할지.
근데 시간이 없다. 일단 타고선 살 살 몰아보니 쩝.....내가 너무 쫄았었나.
소싯적에 오랜동안 수동을 몰았었고 수동을 좋아해서인지 금새 적응이 되고 재미나기 까지하네 ㅎ
그 길로 농협에 가서 농업인 안전공제보험 가입을 하러 갔는데 보험료가 2만5천원 정도인데 농협회원은 보험료가 면제란다.....음......최소 출자금이 500만원이라는데 가입이 좋을 것 같다.
1시간 일찍 도착해서 지난번 토양검증을 받은 검증센터를 찾아가 퇴비시비에 관한 자문을 요청하니 자기 전문분야가 아니라며 뭐 제대로 된 답이 돌아오질 않는다.
안되겠다 싶었는지 xxx작목반의 모 계장님을 소개하면서 찾아가보란다.
아......고수를 소개해 주는 갑다 싶어서 얼른 묘포장으로 가보니 와.....시설이 돈 들인 태가 나는게 삐까번쩍하다.
우선 인사를 하고 호두나무를 심을려고 폭1m 깊이1m로 고랑을 파서 밑거름 시비를 할려고 하는데 xx농협 포대퇴비가 괜찮겠느냐고 또 고견을 좀 보태주십사고........쩝....근데 정말로 1m 깊이로 팔거냐고, 그렇게 하면 좋기야 좋겠지만 일도 많고 돈도 많이 들고.....아....네.....그거는 우리 대왕님이 하라캐서, 꼭 하는기 좋다 캐서 할 건데요.....xx퇴비가 어떻냐고요.......쩝........뒷 말은 안하는게 좋겠다
파쇄기 사용설명을 듣고 트럭에 실고선 밭으로 옮겨왔다.
잔가지 정리를 마저 해놓고 파쇄기 배를 채워서 갑바로 고이 덮어두고 집으로....ㅎㅎㅎ 내일보자이.
(파쇄기 임대 3만원, 상하차사다리 임대 5천원, 휘발유 3만2천원, 전선 3만2천원, 안전공제보험 2만5천)
![](https://t1.daumcdn.net/cfile/cafe/99CF22335A980B521F)
첫댓글 그림이 그려집니다 많은 노력이 보입니다
사는게 다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