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권 - 10. 현사 종일 사비선사
玄沙宗一師備大師上堂曰 太虛日輪是一切人成立太虛見 在諸人作麽生
滿目 不見 滿耳聽不聞 此兩處不省得便是[目*業]睡漢
若明徹得坐卻凡聖 坐卻三界夢幻身心 無一物如針鋒許爲緣爲對
直饒諸佛出來作無限神通變現 設如許多敎網未曾措著一分豪
唯助初學誠信之門 還會麽 水鳥樹林卻解提綱 他甚端的自是少人聽
非是小事 天魔外道是孤恩負義 天人六趣是自欺自誑 如今沙門不薦此事
翻成弄影漢 生死海裏浮沈幾時休息去 自家幸有此廣大門風不能紹繼得
更向五蘊身田裏作主宰 還夢見麽 如許多田地敎誰作主宰 大地載不起
虛空包不盡 豈是小事 若要徹卽今遮裏便明徹去 不敎仁者取一法如微塵大
不敎仁者捨一法如豪髮許 還會麽
상당하여 이렇게 말했다. “허공의 해도 일체의 사람들이 건립한 것이다. 허공이 나타나 있는데, 여러분은 어째서 눈에 가득해도 보지 못하고 귀에 가득하여도 듣지 못하는가. 이 두 가지를 살피지 못하면 그는 조는 놈이거니와, 만약 밝게 사무친다면 범부나 성인의 자리에 눌러 앉고 삼계에 눌러 앉는다. 꿈 같고 허깨비 같은 몸과 마음은 바늘 끝만큼도 인연이나 상대가 될 만한 한 물건도 없나니, 설사 부처님께서 나오셔서 무한한 신통변화를 부리고 허다한 교리를 시설한다 하여도 한 푼의 털끝도 보탠 적이 없으니, 오직 처음 배우는 성실한 사람을 도울 뿐이다. 알겠는가? 물ㆍ나무ㆍ새ㆍ숲들이 강령을 제창하는데 그것이 퍽 분명하거늘 듣는 사람이 적을 뿐이니 작은 일이 아니다. 천마와 외도들은 은혜와 의리를 등진 무리요, 하늘ㆍ인간 등 여섯 길은 스스로를 속이는 무리요, 지금의 사문들은 이 일을 알지 못하여 도리어 그림자나 놀리는 자가 되어서 생사의 바다 속을 떴다 가라앉았다 하니 언제 쉬겠는가. 자기 집안에 다행히 이와 같이 광대한 문풍이 있거늘, 이를 이어받지 못하고 도리어 5온의 몸속을 향해 주인 노릇을 하니 꿈엔들 보겠는가. 그토록 많은 田地를 누구로 하여금 주재하게 하겠는가. 땅이 실어도 일어나지 못하고 허공이 싸도 다하지 못하니, 어찌 작은 일이겠는가. 만일 사무치고 싶다면 바로 지금 이 속에서 문득 밝게 사무쳐야 하나니, 그대들로 하여금 티끌만한 크기의 한 법도 취하라 하지 않고 털끝만한 한 법도 버리라고 하지 않는다. 알겠는가?“
時有僧問 從上宗旨如何 師黙然 僧再問 師乃叱之
이때 어떤 스님이 물었다. “위로부터의 종지는 어떠합니까?”
대사가 잠자코 있으니, 스님이 다시 물었다. 이에 대사가 꾸짖었다.
僧問 從何方便門令學人得入 師曰 入是方便 僧問 初心人來師如何指示
師曰 什麽處得初心來 僧問 學人創入叢林乞師提接 師以杖指之 僧曰 學人不會
스님이 물었다. “어떤 방편으로 들어가야 학인이 깨달음에 들겠습니까?”
대사가 대답했다. “들어가는 것이 방편이다.”
“초심의 사람이 오면 어떻게 지시하십니까?”
“어디에서 초심자가 오는가?”
“학인이 처음으로 총림에 들어왔는데, 스님께서 지도해 주십시오.”
대사가 주장자로 가리키니, 스님이 말했다. “잘 모르겠습니다.”
師曰 我恁麽爲汝卻成抑屈於人 如今若的自肯當人分上 不論初學入叢林
可謂共諸人久踐 與過去諸佛無所乏少 如大海水一切魚龍初生至老呑吐受用悉皆平等
所以道 初發心者與古佛齊肩 奈何汝無始積劫動諸妄情結成煩惱
如重病人心狂熱悶 顚倒亂見都無實事 如今所睹一切境界皆亦如是
對汝諸根盡成顚倒 古人以無窮妙藥醫療對治 直至十地未得惺惺
將知大不容易 古人思惟如喪考妣 如今兄弟見似等閑 何處別有人爲汝了得
可惜時光虛度 何妨密密地自究子細觀 尋至無著力處 自息諸緣去
縱未發[■/朋]種子猶在 若總取我傍家打鼓 弄粥飯氣力 將此造次排遣生死
賺汝一生有何所益 應須如實知取好 無事珍重
“내가 이토록 그대를 위해 주었는데도 여전히 남에게 굽히는가? 지금에라도 확실히 스스로가 수긍하면 제각기 자기의 분수에 맞는 일이다. 초심자가 총림에 들어왔다고 말할 것이 아니다. 가히 여러 사람과 함께 오래 있었다 할 수 있고, 과거의 여러 부처님들과 견주어도 모자랄 것이 없다고 하리라. 마치 큰 바다 물속의 온갖 고기나 용은 처음 태어나서 늙어 죽을 때까지 마시고 놀면서 수용하되 모두가 평등한 것과 같으니, 그 까닭에 말하기를 ‘초발심자와 옛 부처님이 어깨를 가지런히 했다’고 하노라. 그러나 그대들이 비롯함이 없는 여러 겁부터 온갖 망상을 부려서 번뇌를 쌓은 것이 마치 중병이 들은 사람 같고, 마음이 미치고 어지러워 뒤바뀌고 어지러운 소견을 일으키는 것이 도무지 실다운 일이 없으니 어찌하랴. 지금 보는 온갖 경계도 그러하나니, 그대들의 여러 감관을 대하면 모두가 뒤바뀜이 된다. 옛사람이 무궁한 묘약으로 고쳐 주어 곧장 10지에 이르게 하지만, 또렷하게 깨닫지 못하면 퍽 어려운 일임을 알아야 한다. 옛사람은 부모를 잃은 듯이 사유했거늘 지금의 형제들은 등한히 여기는 듯이 보이니, 어디에 딴 사람이 있어 그대들을 대신해 깨달아 주겠는가. 아까운 시간을 헛되이 보내, 애석하구나. 밀밀하게 스스로 연구하고 자세히 관찰해서 힘을 쓸 곳도 없는 경지에 이르면 자연히 모든 반연을 쉬리니, 설사 싹이 트지 않았더라도 종자는 여전히 남아 있다. 만일 모두가 내 곁에 불어서 북을 치고 죽과 밥의 힘을 희롱하면서 장차 이것으로 경솔히 생사를 물리친다고 한다면, 이는 그대의 일생을 속이는 짓이니 무슨 이익이 있으랴. 반드시 실답게 알아야 한다. 일 없다.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