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용식당

[서성기 필립네리]

오산의 재래시장인 오색시장 한 가운데에 있는 돼지국밥집이다. 국밥을 주문하면 돼지머리를 뜯어발겨 반찬과 함께 나오고 국과 밥이 따로 나온다.

국에다 숟가락을 꽂으면 쓰러지지 않을 정도의 건더기는 아니지만 국에도 고기인심이 박하지 않다. 금방 삶은 머리뼈에 붙은 고깃점을 사장이 일일이 손으로 뜯어내고 있다.
좋은 쌀로 밥을 지어내니 뜨거운 밥에다 편육과 무우청김치를 얹어서 입에 들어가면 심신이 녹아내린다. 머리부위에 따라 다른 맛이 감친다.
치즈같은 맛과 비타민의 구수한 향이 나기도 한다.

산들바퀴들은 새벽 네시, 다섯시에 일어나 진위천과 오산천을 타고 식당에 도착하면 06:15분경이다.
그 시각에 사장님은 뜨거운 돼지머리를 해체하고 있고 루시아자매님은 홀과 주방을 맡고 있다.
단골인 터라 홀써어빙은 산들바퀴 셀프다.
매월 19일 정기휴일 외는 두 양주가 식당에 매달려 있으니 루시아님이 성당에 간 지가 한참이나 되나보다. 성당에 나올 때까지 기도하겠다고 하면 자매님이 미안해서 어쩔줄 몰라하신다.

평일에 50두頭, 장날은 80두를 삶아낸다고 하니 좀 바쁠까. 점심에는 손님이 대기중이라 종업원이 10명이 바삐 움직인다.

시장에 장사하는 사람과 운전수들은 종일 앉아 있다가 밥을 먹는 지라 입이 예민하고 음식평이 솔직담백하다. 작금에는 맛집이 양산되어 소문난 집이 아니더라인 경우가 많다. 초심을 잃지 않고 손님을 맞는 루시아자매님이 있어 산들바퀴들은 아껴서 한 달에 두, 세번 정도 부용을 간다.

오늘 아침에는 회장님이, 영하11도의 새벽을 내리 나흘 연장으로 탄 라이더를 위해 쏘았다.

[이채현 바오로.]

아침에 먹었는데 또생각이 나는 이상황은 무언가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