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옥션(경매)사이트에 새바람이 불고 있다. 6년 전 미국의 이베이사가 일본에 진출한 이래 현재 일본에서는 50여개의 옥션사이트들이 운영되고 있다. 그 가운데 몇몇 사이트들은 뭐든지 갖춘 백화점식 운영을 피하고, 특화된 제품만 취급하거나 독특한 제품을 출품시켜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중에서도 이엔에이사가 운영하는 ‘비더즈’(www.bidders.co.jp)는 상식을 깨는 독특함으로 매스컴의 세례를 듬뿍 받고 있다. ‘유명 경영컨설턴트에게 전화로 15분간 욕먹을 권리’, ‘크리스마스이브에 아사쿠사의 하나야시키 유원지를 통째로 빌릴 수 있는 권리’, ‘유람선 위에서의 결혼식’ 등 독특한 상품들을 속속 출품시켜 화제를 뿌리고 있다. 이 가운데 ‘… 전화로 15분간 욕먹을 권리’란 이름의 상품은 어느 남성입찰자에게 7만엔에 낙찰, 판매됐다.
이밖에 e메일, 소프트웨어, 캐릭터의 비매품 상품이나 베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 가게에 설치돼 있는 분홍색 의자 등도 수많은 입찰자를 흥분시켰다. 소비의욕이 높은 젊은 여성들이 즐길 수 있고, ‘비더스밖에는 입수할 수 없는’ 상품구색을 갖추는 것이 이 회사의 목표다.
비더즈는 기상천외한 상품을 경매에 붙여 매스컴의 주목과 소비자들의 관심을 얻는 데 성공했다. 현재 2,000개의 가맹소매점을 두고 있으며, 크리스마스 특수기간인 지난해 12월1일부터 15일까지 5억엔을 수주, 전년 동기 대비 20%가 증가한 실적을 올렸다.
한편 ‘마이 트레이드’와 ‘온세일’은 풍부한 PC 관련 기기를 갖춰 놓은 옥션사이트로 유명하다. 모회사가 PC부품 판매회사인 마이 트레이드에서는 PC 관련 중고기기를 판매하고 있으며, 소프트뱅크 커머스와 미국 온세일사의 합병회사인 온세일의 경우는 신제품을 주로 취급하고 있다.
지금까지 옥션사이트에 대한 소비자의 생각은 ‘상품구색이 대동소이하므로 규모가 큰 곳이 좀더 안전하다’ 정도였다. 하지만 비더즈는 이런 소비자 마인드를 일거에 바꿔놓았다. 선상 결혼식이나 유원지임대권 등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있을 법한 기발한 상품을 기획, 침체 상태였던 인터넷 옥션 시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