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합격을 축하합니다.
후배 수험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합격수기를 작성해주세요.
안녕하십니까 이번 소방공무원 공채에 최종합격하게 된 수험생입니다. 제가 이번 시험을 준비하며 느꼈던 모든 감정과 방법들을 최대한 이곳에 남기려고 합니다. 저는 공무원 시험은 간절하다면 누구라도 최종합격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것도 아닌 저도 여기까지 올 수 있었으니까요. 아무쪼록 제가 앞으로 써나갈 서툰 글이 한 명에게라도 닿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베이스 : 1종대형면허, 토익760, 한국사 심화2급
공부시작 시기 : 2020년 1월 20일~ 2020년 4월 3일
배경) *이 부분은 공부방법과는 상관이 없으니 빠르게 보실분은 넘기셔도 됩니다
제목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 전 소방과 관련된 사람도, 소방관을 예전부터 꿈꾸던 사람도 아니었습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스타벅스에서 바리스타로 일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고등학교 친구의 권유로 소방관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전 여행을 무척 좋아했고 20여 개국을 여행하며 여행작가가 되고 싶었습니다. 여행을 좋아하다보니 공항이 좋아졌고, 자연스레 공항에서 일하는 승무원이 되고 싶었습니다. 글을 읽는 여러분도 느낄 수 있듯 소방관과 정말 관련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작년 항공 관련 업종이 연일 곤두박질치고 이스타항공이 매각되는 등 항공업계는 여러가지 흉흉한 상황이었습니다. 거기다 서울로 출장가신 아버지께서 교통사고가 나며 가정이 급속도로 휘청거렸습니다. 저는 몇날 며칠동안 고민을 거듭하다 승무원을 포기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항공업계에선 있는 직원조차 구조조정하는 마당이었고 아버지의 교통사고로 집안이 기울어 불확실한 미래에 도저히 희망을 걸 수 없었습니다. 취준할 돈도 없었고 당시 병원비로 엄청난 금액이 빠져 토익 시험비를 어머니에게 달라고 하기도 너무 부담스러운 상황이었습니다. 당장 취준도 돈이 필요하다 생각 되어 곧장 일을 구했고, 그렇게 스타벅스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스타벅스 일은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밖에서 볼 땐 잘 정돈된 카페 분위기, 수평적인 근로관계, 투명한 근로환경 등 많은 장점이 많았지만 실제로 느낀 점은 그만큼 안 주면 버틸 수가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아 이정도나 해주는 구나 하는 게 아니라 아 이 정도라도 해주니 꾸역꾸역 다닐만 하네 딱 이 느낌이었습니다. 블랜디드, 피지오, 카페, 블론드, 프라푸치노 등등 수십개가 넘는 메뉴 레시피를 외워야 했고 거기다 스타벅스는 퍼스널 라이징이라고 고객이 원하는 대로 음료를 만드는 방식이 있는데, 그것도 모두 숙지하고 있어야 했습니다. 요식업에 종사하셨던 분들은 잘 알겠지만 유통기한 관리를 해야하는데 원부재료 수십가지의 유통기한까지 모두 숙지하고 있어야 했습니다. 스타벅스는 가맹점이 없고 모두 직영으로 관리했기 때문에 적당히, 대충은 없었습니다. 처음에 근로계약서 작성할 때 일주일 25시간 (하루 5시간) 근무여서 '아 끝나고 무료음료 받으며 공부하다 가면 되겠다' 하며 좋아했는데 끝나고 나면 진이 다 빨려서 도저히 공부할 생각조차 나지 않았습니다. 스타벅스는 고정근무가 아니고 매일 임의로 시간이 바뀌는데 오픈 하는 날은 새벽 5시에 출근을 해야했기 때문에 그런 날은 생체리듬이 엉망이 되었습니다. 이러다보니 원래 스타벅스와 병행하며 공부하려 했던 제 계획은 공부나 스타벅스 둘 중에 하나를 포기하지 않고선 절대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고민끝에 점장님께 말씀드리고 1월에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필기)
우선 제대로 공부를 시작하기 전 내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 싶었습니다. 어디에 투자를 해야하고 어디에 힘을 빼야할 지 필요해보였습니다. 시간이 너무 없었기에 우직하게만 하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모조리 씹어먹을 정도로 그냥 다 외워버리겠다" 이런 각오는 지양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최소의 시간, 최대의 효율을 지향했습니다. 전 제가 지금 어디쯤 있는지 알기 위해 퇴사하고 나서 근처 카페에 가서 전년도 소방공무원 시험을 풀어봤습니다. 소방학개론과 소방관계법규는 아예 손도 댈 수 없었습니다. 30점, 35점이었나 그정도 나왔던 것 같습니다. 영어는 80점, 국어는 65점, 한국사는 60점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영어는 의외로 잘 나왔다 생각했고 한국사는 나름 자신 있다고 생각했는데 내 착각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점수로 보니 내가 어디가 부족한지 명확하게 보였습니다.
이후 곧바로 집 아래 있는 스터디 카페를 기간권을 끊고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끝까지 홀로 준비했는데 이 점이 합격에 유효했던 것 같습니다. 혼자 준비하다보니 누가 좋더라, 누가 별로더라 그냥 그런 대답을 주위에 들을 일도 없었습니다. 인강은 메가소방을 들었는데 메가 소방 들은 이유도 예전에 고3때 지리 이기상 선생님꺼를 들었던 기억이 있어서, 그냥 친숙해서 메가소방을 선택했습니다. 국어 한국사 영어 소방학개론 소방관계법규 이렇게 5과목이 있었는데 소방과목은 무조건 수업을 들어야 할 것 같았고, 나머지 과목 중에 골라야 했습니다. 모두 들을 시간은 없었습니다. 한국사와 국어 중 고민하다 국어를 선택했습니다.
초기 공부
우선 이전에 스타벅스에서 일하면서 그때까진 승무원 공채에 뜻을 품고 있어서 토익과 한능검을 준비했었습니다. 토익은 800점까지 올리려다 실패해서 760점이었고 한능검은 심화 2급이었습니다. 스타벅스 퇴사 직전엔 마치고 불굴의 의지로 인강을 좀 들었는데 그때 메가소방 이윤주 선생님 기초 강의 절반정도 들었습니다. 퇴사하고 독서실 끊으며 나머지 절반 완강하고 심화강의로 들어갔습니다. 공부시작할 때 시간이 너무 없어서 미친듯이 했던 것 같습니다. 오히려 하루하루 너무 급하다보니 힘들 시간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냥 무아지경으로 했던 것 같습니다. 초기에 목표를 소방학, 소방법규, 국어 기본 강의 완독 + 매일 영단어 100~150개를 목표로 잡아서 매일 했습니다. 그때 하루에 2배속으로 20~30강씩 들었던 것 같습니다. 소방학, 법규 곽동진 선생님 꺼 7개씩 들었던 것 같고 국어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습니다. 오전 8시 일어나 아침, 점심 먹고 밤 11시 쯤에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운동은 따로 안 하고 공부만 했습니다. 그래도 시간이 없었으니까요. 소방학이랑 법규 빠른 속도로 강의 들으니 1회독을 끝냈습니다. 분명 1회독 끝냈는데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어서 너무 절망적이었습니다. 저 나름대로 커리를 짜보는데 기본 - 심화 - 문풀 - 파이널 모의고사 이렇게 정상적으로 가는 건 불가능 할 것 같았습니다. 결단을 내려야 했습니다.
후기 공부
결국 심화와 파이널 모의고사는 절대 볼 수 없겠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감하게 두 커리 포기하고 기본 한 번 더 들었습니다. 그때 당시 하나 완강하는데 5일 정도 걸렸던 것 같습니다. 한 번 앉으면 계속 들었습니다. 그렇게 기본 강의 2회독 하니 그땐 무슨 내용인지 짐작정도는 하겠다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강의 하며 곽동진 선생님께서 문풀 교재 3번 풀면 백점 맞을 수 있다고 하셔서 오케이 그럼 이거 세 번 푼다 생각하고 그렇게 했습니다. 교재가 꽤 두꺼워서 3회독 하려면 꽤 많이 풀어야 했는데 그때 하루에 법규랑 개론이랑 해서 500문제 정도는 풀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소방학개론이랑 법규, 국어는 기초 떼고 나면 나머지 과목도 조금씩 병행해서 준비하자라고 생각했었는데 어느덧 그 시간이 왔습니다. 개론이랑 법규 국어 기초강의 다 듣고 나서 영어는 매일 계속하던 단어150개 + 송아영 문법강의 (10강)짜리 하루에 두 개 씩 들었습니다. 문법 강의 다 듣고 나선 하프모의고사 들었습니다. 원래 3회있는 거 다 들으려 했는데 시간이 없어 과감히 포기했습니다. 한국사는 곽주현 파이널 모의고사였나 문풀이었나 들었습니다. 기초 이론은 안 듣고 타직렬 시험 모아둔 교재 시간 맞춰 풀고, 해설강의 듣는 식으로 마무리 했습니다. 이때 정말 미친듯이 했던 것 같습니다. 오전 9시부터 시작해서 새벽 2시까지 공부하다 집에 가서 잠깐 눈 붙이고 다시 독서실에 와 공부했습니다. 밥은 도시락 싸서 점심에 대충 먹고 다시 올라와 공부했습니다. 시간이 아까워 밥은 한 끼만 먹고 간식 같은거로 대충 때워가며 공부했습니다. 시간이 너무너무 없는데 할 건 너무너무 많아 하루가 야속했습니다. 운동 좋아해서 어디 아프다 느낀 적이 없었는데 이때 살면서 허리가 제일 아팠습니다. 운동은 안 하니 살은 원래 75 였는데 85까지 찌고 매일 앉아 있으니 몸이 많이 허약해 졌습니다. 어쨌든 할 건 해야하니 끝까지 해보자 생각하고 미친듯이 했습니다. 일주일 남았을 땐 못한 과목은 못한 대로 남기고 모의고사 시간 재서 풀었습니다. 그렇게 하다보니 어느덧 4월3일이 오더군요.
두서 없이 쓴 것 같아 과목별로 정리해보면,
국어 (이윤주) 기초 > 심화 > 문풀 > 모의고사
영어 (송아영) 단어(100~150) > 문법 > 모의고사
한국사 (곽주현) 모의고사
소방학개론 (곽동진) 기초 2회독 > 문풀 3회독 > 모의고사
소방관계법규 (곽동진) 기초 2회독 > 문풀 3회독 > 모의고사
이렇게 공부했습니다. 처음엔 하루에 개론, 법규, 국어 세 과목만 하다가 그 세 과목 기초강의 다 듣고 나서 어느정도 알 거 같다 생각 들었을 때 영어 한국사 병행해서 다섯 과목 공부했습니다. 영어는 전년도 기출 풀어보니 괜찮을 거 같다 생각했고, 한국사는 이전에 한능검 공부하던 거 있으니 그거로 베이스 깔고 하자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한국사는 한능검과 비교해서 공무원 시험 난이도가 말도 안 되게 어려웠는데, 그래서 시험 막판에 간 졸였습니다.
마침내 시험은 국어 / 영어 / 한국사 / 소방학개론 / 소방관계법규 차례로,
80 90 100 70 75 나왔습니다. 가산점 1점 있었고 총 합해서 조정점수 구하니 392.32 점 나왔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소단기 취합 점수상 제 점수는 1.5 배수 정도였습니다.
실기)
이제 실기를 준비해야했습니다. 1배수 안은 아니지만 우선 필기시험을 합격할 거라 확신했습니다. 스타벅스 일할 때 처음 제게 소방관 권해줬던 친구가 사실 창원에 구조특채 친구였는데 그 친구 만나서 밥한끼 먹으며 얘기나눴습니다. 실기 준비 어떻게 하냐 물어보니 학원다니라고 소개시켜줬고, 서면에 PSSA 다녔습니다. 체력은 꼭 학원 다니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사실 저도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이유없는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작년과 다르게 올해는 실기시험까지 2주정도 시간이 더 있어서 한 달 하고 한 주 정도 준비기간이 있었습니다. 남자들은 누구든 일단 자신감을 갖고 시작한다던데 딱 저도 그랬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웃긴 일입니다. 아무튼 실제로 체력학원가서 측정해보니 제 생각과 딴 판이더군요. 해병대도 나왔고 인명구조 자격증도 있고 풀코스도 뛰어봐서 체력엔 일가견 있다 생각했는데 왕오달, 악력 말고는 다 실력이 형편없었습니다. 특히 윗몸이 1점도 안 나왔습니다. 1.5배수라면 50점 이상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공채 기준 체력 3점이 조정점수 1점에 준하는 성적을 받을 수 있으니 제 위에 있는 0.5배수를 밀어내려면 반드시 체력을 잘 봐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그 0.5배수들도 놀고 먹고 준비만 하지 않을테니 저는 그것보다 더 열심히 준비해야했습니다. 매일 아침 저녁으로 2번씩 운동했습니다. 오전엔 학원, 오후에 리커버리하고 저녁엔 달렸습니다. 식단도 조절하며 했는데 하루에 탄수화물은 100g 내외로 극도로 줄이니 살이 10키로가 금세 빠졌습니다. 필기 끝났을 때 85kg이었는데 시험칠 때 쯤엔 72kg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방법은 권하지 않습니다. 탄수화물 안 먹으니 확실히 힘이 안 나더라고요. 배근력 당기는데 있는 힘껏 당겨도 170이 안 넘었습니다. 나중에 알았는데 밥을 안 먹어서 그랬습니다. 탄수화물 집어넣고 당기니 시험장에선 204를 뽑았습니다. 시험에 대핸 얘기할 게 많지만 너무 구구절절하게 될 것 같아 점수공개하고 제가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점 얘기하고 끊어야 겠습니다. 점수는 왕오달 10 / 악력 10 / 좌전굴 9 / 윗몸 8 / 배근력 9 / 제멀 10, 총 56점 이었습니다. 점수 취합해보니 1.5배수에서 0.5배수까지 올라갔습니다. 체력에서 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건 첫번째, 무조건 fm으로 연습하기. 두번째, 절대 방심하지 않기. 무조건 FM 연습하라고 하는 이유는 제가 봤던 창원에서 제 앞 사람이 배근력할 때 무릎에 닿아서 파울 당하고 0점 처리 됐습니다. 체력은 6과목 모두 고루 잘 받아야 하기 때문에 하나라도 미끄러지면 타격이 엄청납니다. 하나 파울나면 나머지 다 만점 받아도 겨우 50점이 넘습니다. 특히 저처럼 1.5배수나 2배수 인 사람들은 무조건 50, 많게는 만점 목표로 잡아야 하는데 처음에 fm 연습 안 하고 '그때 가서 첫번째 시도에 파울 불면 두 번째에 제대로 하면 되겠지~' 라고 안일한 생각하면 안 됩니다. 무조건 첫 번째에 끝낸다 생각해야합니다. 두 번째 시도까지 가면 긴장이 될 수도 있고, 그렇게 되면 원래 본인 성적대로 안 나올 수 있습니다. 체력시험은 평소에 철저한 준비로 미리 1주, 2주 전 점수를 만들어 놓고, 시험 때 가서 얼마나 실수를 안 하는 가 그게 골자인 것 같습니다. 실수 안 하고 계획던 점수를 받기 위해선 이전에 충분하고 완벽한 준비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두번째로 절대 방심하지 말기 라는 말은 체력이 생각보다 너무나 중요하다는 얘기입니다. 0.5배수 이내 안정권인 사람들은 솔직히 30점만 넘겨도 되겠지만 1배수 안의 사람들도 제 생각엔 안정권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저처럼 1.5배수 인 사람이 언제든지 치고 올라올 수 있다고 생각하고 긴장의 끈을 필기시험 때 점수확인하고 놓지 않고 그대로 체력이 끝날 때까지 꼭 쥐고 가져갔으면 좋겠습니다. 명심하십시오 체력 3점은 조정점수 1점, 필기시험 5점입니다. 체력 3점 받으면 대형면허 1종 딴 만큼 점수 가져가는 겁니다.
*2022년엔 조정점수가 사라지지만 여전히 체력시험을 앞두고 적당한 긴장감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면접)
체력 결과가 발표나고 면접학원을 등록했습니다. 체력학원과는 별개로 면접학원은 굳이 다닐 필요는 없다는 게 제 생각합니다. 면접학원은 생각보다 학원비가 많이 비싸고 막상 들어보면 충분히 혼자 준비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비싼 돈 주고 학원 등록하기보다 매번 카페 비용이나 스터디룸 대여비가 들더라도 스터디로 준비해도 괜찮다 생각합니다. 다만 본인이 초시생이라면 저처럼 학원을 다녀보고 어떤 예상 문제가 있는지, 어떤 식으로 흘러가는지 파악해보는 건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면접 때도 긴장을 풀지 않고 준비했습니다. 창원에 면적은 얼마인지, 1인당 소방관 수는 엄라인지, 소방본부장은 누구인지 같은 것도 준비했고, 창원이 소방관 PTSD가 전국에서 가장 높다는 특이점 같은 부분도 준비해갔습니다. 이런 부분이 나중에 면접 때 '음 이 친구는 이것저것 찾아서 준비했군'하는 인상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인성질문, 가령 소방관이 왜 되고 싶었는지, 소방관이 된다면 목표가 무엇인지, 이런 질문들은 제가 예상 질문 리스트를 짜서 모의 답변을 모두 짰습니다. 대답은 1분 이내로 작성했고 키워드만 골라서 머릿속에 집어 넣었습니다. 전공질문은 제가 공부했던 수험서를 활용해서 훑어봤습니다. 너무 지엽적인 내용은 배제하고, 예를 들어 1류 위험물에 무엇이 있는지 이 정도까진 준비하지 않고 1류 위험물은 산화성 고체다. 이정도 준비해갔습니다. 전공질문과 인성질문 다 합쳐서 워드에 타이핑하니 50페이지 정도 됐습니다. 매일 시간 날 때마다 폰에 넣고 줄줄 읽으며 그냥 드라마 대사처럼 외웠습니다. 답변도 너무 고리타분하게 하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예를 들어 왜 소방관이 되려고 했나요? 라는 질문에 저는 남을 돕는 게 좋고, 그렇기에 멋진 소방관이 될 것입니다. 라고 대답하는 대신 저는 인명구조활동을 하면서 비록 인공 더미를 들어올리는 가상 상황이었지만 익수자를 구하는 훈련 과정을 통해 제가 잘 할 수 있는 일이라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라는 식으로 제 경험을 넣어 면접 답변을 준비했습니다. 진실하게 얘기하려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면접 점수는 모르지만 사실 전 제가 면접은 잘 보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준비했던 대답을 얘기하려고 하면 시간이 없어서 "네 잘들었습니다"하고 끊어서 더 긴장이 되기 시작했고 전공질문으로는 제가 생각도 못했던 우리나라 평균 소방차 출동시간 을 묻길래 "5분"이라고 화끈하게 대답했습니다. 면접관 얼굴이 굳어졌습니다. 이렇게 잘 하지 못했는데도 면접에서 떨어지지 않은 거 보면 그렇게 많은 당락까진 좌우하지 않는다고 대답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허투루 준비하면 안 되겠지요.
저는 이렇게 준비하고, 이렇게 계획하고, 이렇게 공부하며 2021년 소방 공채를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주제 넘게 한 마디 할 수 있다면 자기 자신을 너무 무시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가능성을 지니고 있을 지 모릅니다. 공시생이라는 게 어딘지 모를 결승점을 향해 가는 것이기 때문에 늘 불안을 동반하는 것 같습니다. 마라톤 결승점처럼 아 내가 이 정도 왔으면 절반 왔구나 하면 좋을텐데 공시생은 내가 아무리 잘 준비했어도 '시험 때 이 부분이 나오면 어떡하지?' 하게 되고 너무 준비 안 하면 준비 안 한 대로 불안하고, 어쨌거나 저쨌거나 불안을 필연적으로 동반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경험한 작은 기적처럼 여러분도 충분히 가질 수 있음을 늘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 기적을 저만 가지란 법이 없으니까요. 제 수기의 더 길고 깊은 이야기는 네이버 블로그 > 글쓰는 소방관(bucketskys)에서 이어볼 수 있습니다. 아무튼 저는 물러가겠습니다. 모두 건승하시고, 오는 주말 푹 쉬고 다시 주중에 활기찬 모습으로 다시 책 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회원님이 남겨주신 자료는 후배 수험생들에게 보석같은 자료로 남겨질겁니다.
현직이 되셔서 다치지말고 건강하게 근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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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에서 정보수집하려는 도배성 댓글같아서 사양하겠습니다. 본인이 수험생이고 정말 필요하시다면 개인쪽지 주세요.
가산점은 몇점 챙기셨나요?
1종 대형있었습니다!
멋지네요. 축하드려요!
감사합니다!
화끈하게5분!! ㅎㅎ 짧은기간 고생많으셨네요~
공시는 이 악물고 최대한 짧은 시간에 승부 보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1.10.03 11:08
작년 겨울에 들린 적 있다면 뵀을텐데요..! 범일동 맥도날드 옆 수영장 있는 건물이었는데 지금은 철거해서 없어졌더라고요..
와 진짜 열심히 하셨네요.... 멋집니당..
공시는 공부 안 하면 불안해질 정도로 습관처럼 공부해야 최합하는 것 같아요. 건승을 빌겠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네 확인했습니다
일단 잘생기셨을거같아요 ㅋㅋㅋㅋ 승무원 준비에 스벅알바면 뭔가 훈훈한 느낌,,
그냥 운동 좋아하는 남자입니다! 감사합니다
같은 방 생활 동기로써 말씀드리면 진짜 잘생기셨습니다!!
@jjjjj 두분다 내년에 뵙겠습니다……… 꺅
너무 대단하신데.. 박수를 보냅니다 본받고싶어요
두달반만에… 합격을… (비결이 있나요 선배님)
영어베이스랑 한국사 베이스 조금 있으신거죠
원래 똑똑하셨나요 ? ㅠㅠ
제가 똑똑하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습니다.. 토익도 800이 안 됐고 고등학교 때도 평균 4~5등급이었습니다. 시험 시작 전에 토익 760점, 한능검 심화 2급이 베이스 였습니다. 나머지는 베이스가 없었고, 그래서 특히 개론이랑 법규 공부하는데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있네요.. 비결이라고 하면 대단한 게 아니라 간절함 인 것 같습니다.. 취업 준비할 때 아버지가 사고를 당하면서 집안이 휘청거렸거든요. 정신이 번쩍들더라고요. 내가 제대로 못 하면 우리 가정 큰일 나겠구나, 그러니 난 반드시 합격해야한다 하는 굳은 의지가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힘들 때도 묵묵하게 책상 앉게 되더라고요. 공부방법은 사람마다 워낙 달라서 제가 했던 방법을 얘기하면 더 혼동스러울 것 같습니다. 공부 방법은 그저 우여곡절 겪어가며 본인이 찾아가는 거라 생각합니다! 쓰고나니 누구나 할 법한 얘기를 하는 것 같아 김샜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정말 간절하게 한 것 그게 제 수험생활을 지탱해준 골자입니다. 아무쪼록 힘들고 고된 수험생활일테지만 화이팅하시고 반드시 좋은 결과 있길 기도하겠습니다!
필기 준비기간이 3개월인거에요?
네 그렇습니다 1월20일 퇴사하고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와.. 대단하시네요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더 열심히 해야죠!
와3개월 레전드네요
상록회관 스벅이군요
전에 직장이 그근처여서
몇번 갓엇는데
일그만두고 저는 현재 재시생이고
올해 점수가 80 75 90 70 70 이렇게 나왓습니다
현재는 토,일 주말 알바하면서 공부중인데
시험때까지 계속해야할지
그만두고 공부만할지 고민이네요
어떤게 나을까요
안녕하십니까 현재 교육중이라 조금 늦게 답변 확인한 점 송구하기 생각합니다. 제 생각이라 이렇게 하는 게 답은 아닐 수 있지만 개인적인 의견은 공부에 집중하는 게 좋을 듯 합니다. 이틀이긴 하지만 근로를 한다는 건 생각보다 에너지 소모가 있고 특히 시험 전엔 아무리 열심히 준비한다해도 시간이 부족할 겁니다. 저는 마무리 정리하는 데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렸거든요. 아무래도 5과목 마무리한다는 게 끝이 없어서요.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시험 3개월 전쯤 일 정리하고 100일 작전이라 생각하고 오로지 공부에 몰두하는 게 좋을 거라 생각합니다. 제 답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IMHANEUL 일욜 풀근무라 요즘 월욜까지 지장이와서
계속 고민중이였는데 빠짝 공부만해야할것같네요
개인적인 의견 감사합니다
글보고 동기부여 많이 받고
많이 반성하고 갑니다
날도 이제 추워지는데 몸조심해서
안전하게 교육과정 마우리하시길!
@물대포공격 반성은 조금 거둬둬도 좋을 듯 합니다. 각자 자기 페이스가 있는데 수험생들 보면 너무 자극 받거나 조언 받으려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수험생 때 그랬어서 페이스 유지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지만.. 여튼 적당한 자극 정도면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바짝 공부하는 게 나중에 보면 괜찮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할 것 같습니다. 저는 이제 8주차 넘어가네요 반절 왔습니다. 님도, 저도 화이팅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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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읽어보셨다면 알겠지만 저도 마찬가지 노베이스였습니다. 전 누군가 가능하냐고 물으면 당연히 가능하다고 얘기할 것 같습니다. 전 작년 이맘때도 아닌 1월부터 공부시작했으니까요. 다만 제가 시험쳤던 5과목에서 이제 행정법이 새로 생긴 부분은 변수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허나 그래도 제 생각은 같습니다. 하면 된다는 것. 그냥 된다 안 된다 걸고 시작하기 보다 '되게 만든다' 가 적절한 것 같습니다. 사실 저도 올해 시험 준비할 때 안 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공부하다보니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미친듯이 하다보면 될까 안 될까 이런 걱정이 들다가도 어떻게든 그냥 되게 만들어야겠다는 간절함이 더 커지더라고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그런 마음이 들었습니다. 너무 부끄러워 하실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마다 다르니까요. 전 아버지가 병상에 눕게 된 환경이 정말 큰 동기부여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본인만의 간절함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잘 준비하셔서 내년에 예비 공시생들 위해 합격수기 꼭 남겨주세요. 멀리서나마 응원하겠습니다!
@드림컨 저도 이부분에 확신이 안 서서 현재 소방학교에서 같이 생활하는 동기 두 분께 의견을 여쭤봤습니다. 한 분은 "특채로 합격하려면 뽑는 인원이 적어 공채에 비해 고득점 해야하는데 노베이스에서 80점까지 올리는 건 쉬워도, 80점에서 90점까지 올리는 건 훨씬 어렵다. 그래서 고득점을 해야 합격할 수 있는 특채보단 공채가 괜찮을 것 같다" 라고 말씀하셨고, 한 분은 "4개월 남은 시점에 노베이스로 5과목 준비하는 건 쉽지 않다. 베이스가 어느정도 있는진 모르겠는데 아예 없다면 특채 세 과목 준비하는 게 나을 것 같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남은 기간동안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판단하셔서 내가 5과목 시험쳐서 1배수 안에 들 수 있겠다 싶으면 공채로, 아니라면 의방특채로 가는 게 좋을 거라 생각합니다. 최대한 채용인원이 많은 쪽으로 도전해보는 게 부담이 적다고 생각하지만 5과목 준비가 불가능하다면 의방으로 시험 응시하는 게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공채든 의방특채든 무조건 체력 50이상 목표로 준비하는 게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궁금한 점은 여쭤봐주시면 제가 아는 선에서 말씀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드림컨 완벽히 본인 상황과 같진 않겠지만 저도 어디 지원할 지 놓고 계속 고민했었습니다. 액셀 켜고 표만들어 5개년 지원율, 합격컷 분석하고... 그러다 문득 이게 뭐하는가 싶더라고요. 그냥 단순히 생각하자 어디든 합격하면 된다 생각하고, 결정하고 바로 공부시작했습니다. 전 강원, 부산, 울산, 창원 중 고심하다 창원 썼는데 지원이유는 그냥 작년 컷이 제일 낮아서였습니다. 어렵게 생각하면 한 없이 복잡한 문제도 오히려 간단히 생각하면 쉬울 수 있어요. 고민하고 끝내고 공부시작했어요. 시험 막바지엔 시간이 없어서, 고민하는 지금 시간조차 소중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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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건 기출 문제집 해설보고 넘어갔습니다. 기본서 발췌독이 어떤 의미인지 잘 모르겠으나 기본서를 다시 본다는 의미라면 그렇게 하진 않았습니다. 기본서 넘어가서 해당내용까지 숙지하면 좋겠지만 그렇게 하기엔 시간이 많이 없었어요. 전 1월부터 시작했어서 정말 시간이 부족했거든요. 전 기본서 1회독하고 바로 기출문제강의로 넘어갔습니다. 기본서 회독 한 번 더 하려고 하니 시간이 없더라고요.. 대신 기출을 4회독 했어요. 기출문제 강의 맨 처음에 들으면서 같이 문제집 1번 풀고, 나머지 3회독은 혼자 풀었습니다. 1회독할 땐 시간도 많이 걸리고 너무 많이 틀려서 멘붕이었습니다. 2회독도 마찬가지였고요. 3회독 때부턴 조금씩 답이 보이기 시작했고 4회독 되니 감이 잡히더라고요. 그렇게 하고 나니 시험 딱 1주일 남았는데 그때부터 모의고사 풀었습니다. 쉬웠던 연도는 100점맞고 어려운 연도는 70점대였습니다. 총 5회독 까지 하고 틀린 건 어쩔 수 없다 그냥 틀리자 하고 넘어갔습니다. 늘 고생 많으십니다! 수험생활 힘들텐데 식사 잘 하시고 면역력 잃지 말고 겨울에 혹여 감기 걸리지 마십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