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 땅을 녹이고 나와 호랑이보다
강하다고 한 것입니다.
복수초는 이미 오래전부터 피었고,
복수초와 더불어 청노루귀까지 봄의
행렬에 가세를 했습니다.
'햐, 고놈들 참 귀엽게도 생겼다.'
그제서야 자기를 반겨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작은 키를 쫑끗 세웁니다.
더 귀여운 모습으로 말입니다.
이렇게 청노루귀와 흰노루귀와의
조우가 시작되니, 그 작은 미소에 홀딱
반해서 어쩔 줄 모릅니다.
여기저기에 피어있는 노루귀,
그리고 여기저기에 이름모를 싹까지
올라오니 ~
행여나 그들을 밟을까 발을 함부로 뗄 수 없습니다.
노루귀는 청색, 흰색, 분홍색, 보라색 등
그 색에 따라 이름을 불러주면 된다.
햇살에 보숭거리는 저 솜털을 빼놓으면
감히 노루귀를 논할수가 없다.
지난 3월 23일 백운산 칠족령부근에서
본「노루귀의 전설」은 이렇다.
옛날 어느 산골 기슭에 외딴 오두막집이
하나 있었다.
이 오두막집에는 홀어머니와 어린 딸 아이가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하루는 이 딸아이가 봄나물을 캐러 혼자서
산중턱까지 올라갔다.
딸아이가 열심히 나물을 캐고 있는데 요란한
말굽소리가 들려왔다.
말발굽 소리의 정체는 바로 포악하기로
유명한 그 고을의 원님 일행들이었다.
고을원님은
“산속에 있는 노루며 토끼,
꿩 같은 짐승들을 모조리 잡아가도록 하겠다”라고 소리쳤다.
그 말을 들은 딸아이는 짐승들이 걱정되어
“노루야, 토끼야, 꿩아 어서 숨거라”하며
외치고 다녔다.
그런 딸아이의 모습을 본 고을원님은
그녀가 마음에 들어 데려가려 했다.
그러나 딸아이는 홀어머니 생각에 끝까지
거절했고, 고을원님과 그 일행은 강제로
그녀를 끌고 가려고 했다.
그러자 갑자기 딸아이의 모습이 사라져
버렸다.
그 자리엔 흰색의 꽃 한포기가 남아 있었다.
그 꽃에는 노루의 귀처럼 희고 긴 털이 많이
나 있었다.
사람들은 딸아이의 예쁜 마음씨를 생각하며
그 꽃을 ‘노루귀’라고 불렀다 한다.
아무리 흰노루귀, 분홍노루귀가 예쁘다
해도 청노루귀의 고고함에 비하기나 할까.
우리네 천연 염색을 물들인 것처럼
연한듯 진한듯 ~ 보라인듯 청인듯 ~
그 경계를 오가는 저 청보라들의 우아함
좀 보라.
낙엽과 흙무더기에 흘러내릴것 같고,
곧 쓰러질것 같은 비탈진 언덕에 자리잡은
노루귀 ~
그러나 쓰러지고 미끄러지는 건
우리들이다.
이 아이들은 그저 평온한 햇살받이를 하고 있었다.
이날 백운산 칠족령부근에서 본
노루귀와 동강할미꽃이였다.
그리고,
작은것이 아름답다고 하지 않았던가.
있는듯 없는듯 아무것도 망가뜨림 없이 ~
그저 자기네 끼리 봄을 맞고 있는 청노루귀와
동강할미꽃의 도도함 처럼 ~
너희들도 저 꽃들의 빛만큼은 못해도
잘들 살으라는 자연의 경고라고 할 수
있겠다.
흔하게 볼 수 없는 꽃들 ~
그날의 즐거움으로 늘 행복하시고,
내일 지리산 바래봉에서 만납시다
첫댓글 노루귀에 대한 그 전설은 또그리 순수한 우리네 어린 아이의 마음이었군요
청노루귀..그 단어만으로도 풋풋하고 순수한 야생화를 느낄수 있는듯 합니다
할미꽃과 청노루귀의 상반되는 전설의 전개지만 그 아름다움은 아무런 의미가 없네요
지리산 바래봉 잘 다녀오세요 늘 그리하듯이 멋진 산행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