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윗세오름 아름다운 빗속의 연가?
2010년 8월 가족들과 휴가중에,
탐방길: 영실휴게소→병풍바위→노루샘→윗세오름→오름약수→만세동산→사제비약수→어리목 국립공원관리소 *도상:8.4km *소요시간: 4시간(휴식포함)
김포공항 이른 아침이건만 많은 탑승객들로 청사안이 요란스럽다.
제주행 발권을 받아 출국 심사대를 거처 제주행 비행기에 오른다. 한 좌석도 빈곳이 없는 풀이다. 우리내외, 딸내외, 필진(사위)이 아이디어로 제주도 여행길에 오른다. 사위와 딸이지만 대견한 마음에 고마움을 전한다. 제주에 도착하니 잔뜩 찌푸린 한여름 기온이 불가마에 들어선 듯 후덥지근하다. (중략)
영실주차장에 내리니 세상은 운무가 잔뜩 끼고 거센 바람이 드문드문 요란한 소리와 더불어 하얀 구름이 나를 스치고 지나간다. 제주 시내의 열기는 오간데 없이 차가운 냉기가 감돈다. 하나둘 모여든 산객들은 간혹 뿌리는 비를 피해 휴게소 안으로 들어선다.
영실휴게소 주인내외는 일회용 비옷 판매에 열중이다. 사용하지 않고 가지고 오면 환불해 준다고 친절하게 설명까지 아끼지 않는다. 휴가철이다 보니 차림새도 각양각색이다. 반바지에 슬리퍼, 아무리 보아도 산에 오를 모습이 아니건만 비옷을 사들고 나서는걸 보니 오를 모양이다. 아무리 등로를 잘해 놓았다 하여도 저런 모습으로 산을 오름이란 무리인데.....
산행 채비를 점검하고 휴게소를 출발 잘 다듬어진 영실 등로를 오른다. 움푹 패인 등로에 빗물이 가득 고여 있고 지금도 실개천 흐르듯 흘러내리고 있다. 고도는 높아져 해발1400m~1500m을 넘어서고 바람은 세차 입고 있는 비옷의 소리들이 대단하다. 아예 나는 처음부터 비를 거부하지 않고 맞고 있다. 조금 쌀쌀한 듯 하지만 오름에서 발산하는 체온이 오히려 조금씩 뿌려주는 가랑비에 도움이 되고 있다.
고도는 점차 높아지고 입구에서 함께 오르던 많은 사람들의 소리도 멀어져 들리지 않는다. 앞서가던 사람들도 세차게 뿌려대는 빗줄기에 많이들 되돌아가고 병풍바위 지역을 넘어서니 하산하는 몇몇만 지나칠 뿐 오름을 하는 사람은 보이질 않는다. 물론 운무 속 멋진 기암이 숨어버리었듯 앞서가고 있는 사람들이 보일 리가 있으랴!
기암이 즐비한 멋진 세상은 안개 속에 묻혀 세상 밖 나오기가 어려울까? 너무 더운 한라의 더위에 식음을 전폐하고 아예 자리보존하고 있는지 요란한 골바람이 간혹 사납고 요동쳐 키 작은 관목마저 몸 둘 바를 모르고 서있는 급오름길을 올라서니 평지의 평원 초원지역이 안개와 더불어 또 다른 세상을 연출한다. 등로는 끝없이 아름다운 초원을 가로질러 한라에 사는 노루가 새벽에 목을 축이는 노루샘까지 테크로 설치한 아름다운길이 부드럽게 이어져 있다.
하산하는 젊은 외국인 커플에게 사진기를 건네며 노루샘 전경을 담아달라고 부탁한다. 헤어지면서 좋은 산행되기를 기원한다. 윗세오름 대피소에 닿으니 몇몇이 라면에 식사들을 하고 있다. 배낭을 풀어 대피소 컵라면과 준비해온 도시락으로 요기를 한다, 서귀포에서 왔다는 젊은 중년신사와 담소를 나누면서 마시는 시원한 캔맥주의 색다른 맛은 별미였다.
윗세오름 대피소 평소 같으면 발 디딜 틈 없이 인산인해이건만 오늘은 인적드문 대피소다. 최고의 혹서기간과 비오는 한라산을 뉘 쉬 나서리 허기야 빗속을 강행한 우리들이 상식을 벗어났지 않나 하여진다. 여전히 짙은 안개는 곡예 하듯 윗세오름을 휘감고 바람 속으로 사라진다. 조금 밝아진 듯 하다가 다시 안개 속 비를 뿌리고 반복해 오락가락한다.
위세오름 한시각 정도 기다려 보지만 여전히 날씨는 호전되지 않을 듯 하다. 미련을 남긴 체 어리목을 향해 하산한다. 짙은 안개가 몰려가고 한차례 옅은 빗방울이 대지를 적시고 등로에 깔아 놓은 테크목이 물기를 머금은 멋진 초원길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내려서는 상쾌한 기분을 당신은 아시나요? 비록 제주 전역이 다 보이는 그런 조망은 짙은 안개가 삼키었지만 내 마음속에 남은 거침없는 풍광은 한라의 신이 내린 축복이지요!. 눈을 감아도 보이는 빼어난 모습과 자태들!...............
제주의 키작은 산죽 모시대가 1500m 지점 이상으로 분포되어 싱그러운 그린 녹색 한라산을 자랑한다. 밀려갔다 몰려오는 짙은 수중기 안개가 내 몸을 휘감고 다시금 반짝이는 세상을 열어주고 초원지대를 지나 숲길에 접어드니 강렬한 태양이 나뭇잎 사이사이로 쪼개져 내려오고 유난히 울어대는 매미들의 합창소리 아마도 매미들의 천국인가 보다.
바람결에 부딪치는 나뭇잎들 고운 숲속에 작은 파도가 물결친다. 중무장하고 오르는 산객들 나뭇잎 사이로 햇살이 내리는데 걸친 하얀 비닐 옷을 벗을 줄 모르고 오르고 있다. 얼마나 가야 하나요 한다. 아니 이제 오르면서 말입니다. 그래도 나는 약1시간만 오르면 됩니다.
어리목 광장, 국립공원관리소와 탐방안내소가 있으며 대형주차장이 있다. 하얀 구름 사이로 파란하늘이 산봉우리와 맞닿아 있다. 휴게소에 관광객들이 많이 있다 중국에서 온 관광객들이다. 조금 후 나를 픽업하려온 나의 아내의 감사함을 어리목에 남기고 구불구불한 산간도로를 내려서며 백록담을 향해 유유히 넘어가는 흰 구름을 주시하고 있다. |
첫댓글 날씨가 흐려 조금아쉬움이 남겠지만 휴가를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이 였든것 같습니다. 잘보고갑니다.
행복한 휴가 다녀오심을![축하](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_48.gif)
드립니다. 잘 보고 갑니다![!](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4.gif)
![~](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