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주자적(近朱者赤)
붉은 색을 가까이하면 붉어진다, 주위 환경에 쉽게 물이 든다.
[가까울 근(辶/4) 붉을 주(木/2) 놈 자(耂/5) 붉을 적(赤/0)]
환경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분에 심어 놓으면 못된 풀도 화초라 한다’는 속담은 못난 사람도 그럴듯한 지위만 얻으면 잘난 사람이 된다는 뜻이다. 환경은 힘이 세다. 강남에서 잘 자라던 귤이 강북으로 옮겨져 환경이 바뀌면 보잘것없는 탱자가 된다. 南橘北枳(남귤북지)다. 유교의 亞聖(아성)인 孟子(맹자)도 어머니의 교육환경을 바꾼 孟母三遷(맹모삼천)이 없었으면 평범하게 자랐을 것이다. 이처럼 환경의 중요성을 말하는 무수한 가르침 중에서 일상에 더 가깝게 인용되는 말이 있다. 검은 먹을 가까이 하면 자신도 검어진다는 近墨者黑(근묵자흑)으로 이는 앞서 소개한 바 있다.
이 말만큼 환경의 중요성을 말하는 말이 삼밭 가운데 자라는 쑥 蓬生麻中(봉생마중)이란 성어도 있다. 不扶自直(불부자직)이 뒤따르는데 죽죽 곧은 삼밭에 구불구불 자라는 쑥이 있다면 붙들어주지 않아도 저절로 곧게 된다는 의미다. 환경이 인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큰소리치는 사람도 있지만 말썽만 부리는 이웃과 함께 산다면 삶이 지옥이다. 자녀가 불량학생과 어울리지 말라고 항상 당부하는 부모의 심정도 나쁜 길로 물들지 않도록 하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