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6
오늘 우붓 북쪽 지역을 돌아보기 위해서 어제 트래블로카 앱으로 (기사 포함) 렌트카를 예약해 두었다. 선금으로 235.4리부를 지불했고, 기사 식대와 유류비 별도 옵션. (기름값 150리부와 식대 60리부를 주었고 주차비와 팁까지 포함해서 총 505.4리부가 들어감.)
오늘 돌아볼 곳은 낀따마니, 쁭리뿌라 민속 마을, 띠르따음뿔 사원, 뜨갈랄랑까지 네 군데다. 낀따마니는 새벽에 출발하는 바투르 화산 지프 투어로 많이 가는 곳인데, 우리는 일출과 바투르 등반은 포기하고(브로모와 이젠을 다녀왔잖아?) 느긋하게 경치 구경이나 하자고 9시쯤 출발했다.
낀따마니에서는 아카사 카페에 들러 커피를 마시며 바투르 산과 호수를 감상하는 것이 정석(?)이라지만 우리는 근처에 있는 사원부터 들르지고 했다. 로비나에서 오면서 보았던 사원(뿌라 울룬 다누 브라딴)과 이름이 비슷한 뿌라 울룬 다누 바뚜르(다누Danu는 호수라는 뜻이고 호수 이름이 브라딴과 바뚜르다)는 기대 이상으로 아름답고 규모도 큰 사원이었다. (브라딴 쪽 사원만큼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지는 않아서 조금 아쉬웠다.)
사원 건너편 건물에서 사원 입장료 50리부를 내면 싸롱을 무료로 빌려주는데, 싸롱을 사 입으라고 열심히 꼬드기는 아줌마들에게 넘어가 100리부를 주고 하나 구입했다. 사원으로 입장하려니 다른 아줌마가 따라나선다. 공식 가이드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사원 내부와 외부까지 같이 다니며 설명을 해주고 사진도 찍어 주길래 팁 10리부를 주었다.
아카사 카페로 가서 보니 사원에서 보던 뷰와 거의 비슷하다. 블랙라바가 좀 가까이 보이고 호수가 조금 많이 보인다는 정도?
여기 뷰 맛집이지 음식 맛집은 아니라던데 하면서 커피만 시켰는데, 옆자리 커풀이 먹는 피자가 맛있어 보였다. 우리도 피자 하나 먹어 보자, 스몰 사이즈로 하나 시켰더니 얼라? 라지 사이즈가 나왔다. 잘못 나왔어요. 바꿔준다고 들고가더니 다시 가져와서 그냥 먹으라고 내려놓는다. 남을텐데? 그러나 하나도 남기지 않고 싹 먹어 치웠다. 기대 이상으로 맛있는 피자였다.
다음으로 들른 곳은 쁭리뿌라 민속 마을인데 도착할 때쯤 해서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조금 불편하기는 했지만 비내리는 거리도 나름 운치가 있다고 우기면서 마을을 구경했다. 기사가 우산을 빌려줌.
민속촌 입장료는 50리부였고,
다음에 들른 띠르따 음뿔(Tirta Empul) 사원 입장료도 50리부. 신성한 샘물로 몸과 마음을 정화하는 의식으로 유명한 사원이다. 띠르따 음뿔이 신성한 샘이란 뜻. 입장료를 내면 싸롱을 무료로 빌려주지만 물맞이용 녹색 가운은 추가 비용을 받는다.
우리는 입수 체험은 사양하고 구경만 하다가 나와서 마지막 목적지인 뜨갈랄랑으로 향했다. 열대림과 계단식 논이 독특한 풍광을 이루고 있는 뜨갈랄랑에는 그네타기 사진 명소들이 있지만, 우리는 연출 사진에는 끌리지 않아서, 소박한 농가라는 후기가 있는 무뿌 (Mupu)라는 곳을 목적지로 삼았다.
그런데 근처에 도착을 했지만 무뿌로 가는 길이 어딘지 알 수가 없다. 기사가 길가에 있는 사람들에게 물어지만 아는 사람이 없는가 보다. 유턴을 거듭하며 부지런히 왔다갔다 하던 기사가 드디어 25리부짜리 티켓을 파는 곳으로 우리를 데려갔다. 티켓을 사서 어딘가로 입장하긴 했지만 이제 어디로 가야하는거지? 어리버리 헤매고 있는데 기사가 뿅하고 나타났다. 쁭리뿌라까지는 목적지에 데려다 놓고 차에서 기다리기만 하더니 이번에는 (헤매는 우리를) 두고 볼 수가 없었던 모양이다. 기사도 가본 길은 아니라서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물어가며 앞장서 걷기 시작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계곡을 건너고 언덕을 넘어서 무뿌라는 (팻말이 있는) 곳에 도착해 보니, 그곳은 카페도 아니고 농가도 아니고 그냥 논길에 있는 음료수 가판대였다. 이러니 찾기도 힘들고 아는 사람도 많지 않았던 거구나. 어쨌든 걸어오면서 본 경치도 앉아서 보는 경치도 훌륭하니 땀흘린 보람은 있다. 콜라를 사 마시며 쉬면서 보니, 계곡 건너편에 3단 수영장이 있다. 그렇다면 저기가 유명한 티스 카페? 그네도 있고 관광객도 많구먼. 엇? 거기서 이쪽으로 공중 자전거를 타고 오는 사람들이 보인다.
우리가 공중 자전거에 관심을 보이자 기사가 무뿌 주인 아줌마에게 물어보더니 1인 편도 200리부인데 2명이 같이 타면 300이라고 알려준다. 그래, 그네보다야 저게 훨씬 낫지! 하늘 위로 자전거를 달려보자.
마지막에 땀흘리며 고생한 기사에게 팁을 50리부 (씩이나) 주고 헤어지면서 내일 오후에 타나롯 사원을 같이 가자고 구두 예약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