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
한 기업을 100년 이상 변함없이 지켜올 정도라면 그 오너는 물론 직원들과 그 회사 자체로 대단한 것이다.
100년 이란 시간은 단순히 숫자에 불과할지라도 이 시간동안 변하지 않는 기업이라면 아마도 보통 사람들이 모르는 무언가가 있을 것이다.
이 작품 <신용>은 백년을 이어온 긴자상인의 경영노하우를 소개한 책으로 앞서 말한 물음의 해답이 바로 신용이다.
그리고 여기 소개되어 있는 18개의 기업들의 공통점은 모두 ‘신용’이었고, ‘고객’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이다.
또 최상의 서비스와 제품을 제공하고 그 대신 당당함을 강조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100년 이상 대를 이어온 기업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신용이나 믿음을 바탕으로 그들 나름대로의 신념과 철학이 있다.
일본 최고의 화과자를 만든다는 자존심을 대표하는 ‘토라야’.
토라야는 ‘계절을 담은 과자, 눈과 마음으로 먹는다’라는 슬로건 아래 이런 신념과 철학을 숨겨 놓고 있다.
<일본인들은 화과자를 사랑한다. 화과자만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을 사랑한다. 그러나 그저 외형적 아름다움 때문이 아니다. 화과자 속에는 일본의 아름다움, 곧 일본인의 절제와 고요함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과자와 떡과 함께 인생을 보내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이다.>
그리고 고객을 가장 우선시 하는 긴자 트렌드의 대명사 ‘다카하시 양복점’은 맞춤양복으로 유명하다. 이 양복점은 고객을 위한 최선의 노력을 하는 대신 제품 가격을 한 푼도 깍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무조건 현금거래를 하는 등 자존심을 굽히지 않는다.
고급 양품점 ‘다야’는 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제품, 그렇지만 그 종류는 가장 많은 전략으로 승부하는 기업이다.
여성의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와코’. 이 기업은 와코에서 직접 생산하는 오리지널 상품이 전체 매장의 50퍼센트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요즘 말로 하면 SPA형, 즉 제조 소매기업으로 제조 현장에 지시하는 고객의 요구를 즉각 반영해 주는 장점이 있다.
글로벌 식료품점인 ‘메이디야’는 언제나 가장 좋은 물건을 갖춰놓으며, 품질과 신용을 지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본업 이외의 사업에는 일절 손을 대지 않는다는 것도 회사의 방침이다.
이는 아마도 일본인들의 특성을 가장 잘 나타내는 부분이다. 품질과 신용.
그래서 ‘언제나 가장 좋은 물건’이라는 하나의 슬로건 아래 통합되고 그렇게 행동한다.
하루 종일 있어도 즐거운 가게 문방구의 온고지신 ‘이토야’도 슬로건이 눈에 띈다.
이토야의 쓰네오 사장은 자신의 아버지 요시타카의 충고를 항상 마음속에 품고 경영을 한다.
"실패는 결코 쓸데없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좋은 교육이다. 손님한 사람, 한 사람을 상대하는 문구 소매업은 자신들이 만든 상품을 손님들이 얼마나 만족해하는지를 연구해야 하며, 진열방식이나. 제고 등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력 업종이 아닌 다른 업종에 진출하여 승부를 내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고객제일주의를 표방하고 고객을 위해 아낌없이 나눠준다는 목표로 운영하는 규쿄도(鳩居堂), 일본 최초의 커피숍 후게쓰도(風月堂), 과일로 승부를 건 긴자 셈비키야(千疋屋) 등도 유명하다.
특히 긴자 셈비키야는 ‘과일은 태양과 물과 대지의 은혜’라며 ‘1객 2점 3당신이다는 것을 가장 중요시하며우선 손님의 요구에 정확히 대응하고 두 번째로는 점포를 중요시하며 세 번째로는 종업원을 소중히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장어요리의 원조 치쿠요테이(竹葉亭), 대중목욕탕으로 150년 곤파루탕(金春湯), 기모노 소품 170년, 긴자 구노야(銀座くのや), 포목점 250년 에치코야(越後屋) 등도 있다.
특히 에치코야는 서민들을 위해 포목을 잘라 파는 등 손님을 차별하지 않고 평등하게 대했고 그 결과 여타의 점포에 비해 훨씬 더 많은 단골손님을 가지게 됐다.
‘힘을 가진 자는 오래 가지 않고
덕을 가진 자는 오래 간다‘
첫 손님을 중시한다는 철학, 계절에 맞는 옷을 만들어 판다는 미의식 그리고 기모노를 만드는 기술자를 예술가로 취급하는 사원 교육방식이다.
긴자상인의 18계명
1. 확실한 상품을 싼값에 팔면서 이익을 도모한다.
2. 정찰제로 거래한다.
3. 상품의 좋고 나쁨을 분명하게 고객에게 알리고 조금의 허위도 허용하지 않는다.
4. 고객은 항상 평등하게 대하고 어떠한 경우에도 빈부귀천에 따라 차등대우하지 않는다.
5. 경영에 정도를 걸으며 사원들도 평등하게 대우한다.
6. 선의후리(先義後利), 즉 먼저 신용을 지키고 이익은 나중에 챙긴다.
7. 자기 혁신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8. 인재 양성과 지역 사회에 봉사한다.
9. 아침에 일찍 일어난다.
10. 근무할 때는 일절 태만을 부리지 않는다.
11. 술은 두 잔 이상 마시지 않는다.
12. 도장을 찍는 등 보증 행위에 연연하지 않는다.
13. 매점매석하지 않는다.
14. 능력이 없는 자와는 만나는 것을 피한다.
15. 밤에 불필요한 외출을 삼간다.
16. 근검절약을 몸에 배도록 한다.
17. 자신의 가게에 자긍심을 갖는다.
18. 윤리의식을 가지고 올바르지 않은 행동은 일절 하지 않는다.
역시 일본 기업들의 공통점은 신용, 고객 우선주의, 철학과 신념, 근검절약, 긍정적인 사고방식과 윤리관 등을 철저히 지키고 가지고 있다.
일본인들의 ‘하이! 하이!’하며 연신 허리를 90도로 꺾어 인사하는 것은 굽신거리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낮추어 상대방을 존중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일이다.
첫댓글 교보문고/예스24(faust0825), 다음 북리뷰에 올렸습니다. 즐거운 책읽기 됐네요. 감사합니다.
땡글땡글님 서평 잘봤습니다...^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