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예술제

[바다의 별]

소 알로이시오 몬시뇰께서는 각 아동들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개발하고 발전시키기를

원하셨다. 요즘은 “끼”라고 많이 표현하는 것 같다.

운동장은 늘 쉴 사이 없이 아이들이 운동을 하면서 맘껏 뛰기를 원하셨고

열심히 운동하는 가운데 심신이 건전하게 자랄 수 있다고 하셨으며 방학에는

갖가지 예술적 재능을 발휘 할 수 있도록 여름방학 예술제를 권장하셨고

작품에 따라 아이디어가 뛰어나면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고,

어떤 아이의 특정한 재능이 보이면 야! 정말 잘합니다. 열심히 하였어요. 라고 격려도 잊지 않으셨다. 손님이 오시면 다시 한번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며 자신감과 자부심 등을 키워주셨다. 참으로 앞서가는 교육자 이셨다.

서울초등학생 소임시절 여름방학이 다가올 즈음 수녀님들께서 직원식당에 칠판이 있었는데 칠판 가득 노래제목을 적었다. 적힌 제목의 노래는 다른 반이 사용할 수 없었다.

요즘 말로하면 저작권 노릇을 하였다.

반이 워낙 많아서 칠판이 모자랄 정도였다. 그래도 나는 급한 마음이 없었다.

왜냐하면 서울 사정을 잘 몰랐기 때문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곡목을 적었으면 즉시 연극옷 방에 가서 소품들을 재빨리 챙겨 두어 실속을 차리는데 부산촌놈은 몰랐던 것이다.

그리고는 그때부터 무용 안무 등을 섭외하고 준비하고 줄기차게 연습하였던 것이다

나는 시간이 많다고 생각하고 태평이었다.

얼마 후 두 옆집, 아랫집, 윗집 모두 열심에 열심이며 강당무대가 순서가 꽉 차 있었다.

그 때서야 주방에 있는 언니가 부산고등학교 반에 있던 언니여서 안무를 부탁한다고

청하였다. 흔쾌히 대답하기에 또 안심하고 있었다.

퇴근 후 신기하게도 그 언니가 무용지도 하러 오면 할 입장이 안되고 우리가 시간 나서

데리러 가면 외출하고 없고 4~5번 반복하는 사이 시간만 흘러갔다.

나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기분으로 어느 날 얘들아! 작은아이들은 앞에서고 키 큰아이들은 뒤에 서서 우리 춤 연습하자고 하며 <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아> 라는 동요를 가지고

안무를 하는데 큰 아이가 춤은 발도 움직여야지 손만 움직이는 게 어디 있어요? 한다.

그리고 앞으로도 가고 뒤로도 가야지 한다.

할 수 없이 원장수녀님(마더미카엘라수녀님) 께 사정이야기를 하니 그러면 예선 때

아무소리 말고 빠지라고 하신다. 마음이 안심이 되었다

막상 불뿜는 예선전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여도 하루에 다 못해 다른 날 미루어진 소식을 들으며 나는 죄인이 되어 집 밖에도 못 나가는데 아이들은 집에 오지를 않는다,

밥 먹을때만 와서 하는 말이 우리 못해도 나가지! 한다

맘 속으로 내년에는 내가 일등으로 준비해야지 ! 다짐에 다짐을 하였다.

아뿔사! 하느님께서 두 번의 기회를 주지 않으셨다.

그로부터 30년 이상 이모소임만 하고 있다.

[angel]

좋은 기회란 여러번 오는 것이 아닌 가봅니다... 정말 아쉽네요.
저도 십 년 만에 엄마소임 했다가 시행착오를 수 없이 거듭하고 다음 해를 위하여 꼼꼼하게
기록해 두었던 생활계획서가 무용지물로 그 이후 이모소임만 하고 있으니까요.... 많이 웃고 갑니다...ㅎㅎ

[황명수대건안드레아(Daegon Andreas)]

ㅎㅎㅎ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기회란 한번만 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