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로를 걷는 삶(7/3)
-온 몸과 마음을 다하여도 할 말이 없다-
‘나’는 부모님으로 인해 만들어졌다. 부모님이 아니었으면 ‘나’란 존재는 이 세상에 있을 수 없다. 부모님 없는 ‘나’란 있을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자녀들은 자신에 대해 원망스러워 하거나 한스러울 때에는 부모님을 떠올리면서도, 자신이 자랑스럽거나 할 때에는 그저 자신만 생각하는 것 같다. 자신이 잘해서 잘되었다는 뜻이다.
부모님께 효를 하는 것은 ‘한다’라는 것이 아니다. 나를 낳아 주시고 키워주신 분의 사랑과 은혜로 말미암아 당연히 해 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부모님께 효를 하는 것은 수(數) 혹은 양(量)으로 따지는 것이 아니다. 자식들은 전심으로 효를 하는 것만이 있을 뿐이다.
하나님께서는 이 세상을 창조하실 때에 동물과 인간에게 가족이라는 특별한 관계를 만드셨다. 남편과 아내 그리고 자녀들로 만든 것이다.
이러한 것으로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교회 그리고 계속 만들어지는 주의 백성들 간의 관계를 깨닫게 하시고자 함이시다. 신랑되신 예수와 신부된 교회 그리고 계속 낳게 되는 주의 백성들의 관계이다.
이 관계는 우리들 가족처럼 끊을 수 없는 관계이다. 왜냐하면 가족관계를 혈연관계라 하듯이 예수 그리스도와 교회 그리고 새롭게 믿게 되는 백성들의 관계 역시도 예수의 피로 맺어진 관계이다.
이 관계는 인간의 행위나 노력 혹은 정성 등의 인위적으로 맺어진 관계가 아니다. 우리가 죄인된 상태였으나 먼저 우리를 사랑하신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 그 십자가에 의해 연결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바울은 이렇게 설명한다. “내가 확신하노니 사망이나 생명이나 천사들이나 권세자들이나 현재 일이나 장래 일이나 능력이나 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어떤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느니라”(롬8:38.39)
‘나’를 낳아 주시고 길러 주신 부모님의 사랑에 우리는 자신의 몸을 드릴지라도 부끄러운 존재이다.
그리고 부모님을 통해 ‘나’를 태어나게 하시고 그리고 ‘나’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믿게 하셔서 영원한 나라의 생명을 주신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에 우리는 온 몸과 마음을 다하여도 할 말 없는 존재이다.
혹 ‘나’ 자신이 어제의 효가 오늘 이어지지 않고 끊어졌다고 생각된다면 그 효는 거짓이다. 효를 가장한 자기만족을 위한 것이었으며 무언가의 이득을 바라고 위선을 한 것이다.
‘과거에는 내가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였는데’, ‘전에는 주의 일을 많이 했었는데’ 하며 과거만을 추억하고 자랑하는 신자라면 그는 지금 영적 소실 상태이다.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신 은혜와 사랑은, 오늘 나의 삶이 무너지고 사라진다 하여도 잊혀지지 않는 것이며, 고난 가운데서도 어떻게 하면 주님을 기쁘시게 해드릴까 하고 애통해 하며 나아가게 한다.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은 우리가 필요에 따라 외치는 구호가 아니며, 나를 만족하게 하고서 남는 시간에 은혜를 생각하며 보답하는 식의 것이 아니라, 내 모습 이대로 그냥 나의 삶 전부를 헌신하며 섬기도록 하는 힘의 원천이다.
1) 인간이 하나님을 섬기는 행위에 대하여 아는 대로 함께 토의해 보자.
2) 성경을 중심으로, 하나님과 나와의 관계에 대해서 아는 대로 함께 말해 보자.
3) 롬8:39, “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어떤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으리라”을 해석해 보자.
4) 지금 자신이 생각하는 하나님과의 관계에 대해 진지하게 고백해 보자.
5) 본문에 대해 다시 한번 묵상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