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의 묵시룩(Apocalypse Now, 1979년)
Apocalypse Now (1979) - Music Video - The End
1979년에 개봉한 미국의 전쟁 영화. 조지프 콘래드의 소설..
『어둠의 심연(Heart of Darkness)』을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이 각색.
영화화한 작품. 플래툰과 더불어 베트남 전쟁을 다룬 영화의 대표작으로 평가된다.
2. 수상
•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
•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촬영과 음향 부문을 수상했으며 작품상·
감독상·남우조연상 ·편집상·각색상·미술상 후보.
• 바프타 시상식 감독상·남우조연상.
• 미국 영화 연구소(AFI) 선정 100대 영화 중 28위(1997년), 30위(2007년).
• 영국 영화 협회(BFI)에서 발간한 사이트 앤 사운드 선정 역대 최고의 영화 중 14위.
• BBC 선정 미국의 위대한 영화 90위.
3. 시놉시스
1969년 적진 깊숙한 곳에서 특수임무를 마치고 사이공의 숙소로 귀환한
벤저민 윌러드 대위는 임무 중 스트레스 또는 PTSD로 술에 취해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거울을 부술 정도로 정신적으로는 만신창이 상태이다.
한편 다낭의 북부분견대(SSN)가 보낸 연락장교는 이렇게 반실성 상태로 맛이
간 윌러드를 발견하고는 거의 끌고 오듯이 사령부로 데려온다.
사령부에서는 월러드에게 새로운 임무를 내리는데, 자신의 부대를 탈영하여 내륙에서
독립왕국을 세워 미군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는 커츠 대령을 암살하라는 임무였다.
사령부는 윌러드에게 해군경비정 한 대를 내주고는 넝강를 거슬러 올라가 캄보디아
국경까지 접근해 커츠 대령의 왕국에 잠입하라는 지침을 내린다.
윌러드를 태운 해군경비정은 임무를 달성하기 위해 넝강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갖가지 전쟁의 광기를 목도하게 되는데..
• 제1관문 - 공중강습부대
넝강을 거슬러 올라가던 윌러드 일행은 베트콩 마을을 공습하고 있던 헬리콥터 부대를 만난다.
지휘관 킬고어 중령 및 부하들은 순전히 재미로 전쟁을 하지만, 그들이 쑥밭으로 만드는
베트콩 마을의 주민들은 죽을 맛이다.
심지어 두번째 마을을 공습하는 이유도 어떠한 전략적인 이유가 있는게 아니라
그저 자신이 서핑하기에 딱 좋은 파도가 있기 때문이다.
이는 베트남인의 자유를 위해 싸운다는 미군의 선전이 현실과는 거리가 있음을 보여준다.
• 제2관문 - 위문공연
킬고어 부대를 뒤로 하고 마주한 곳은 쇼걸을 동원한 미군 위문공연 현장이다.
병사들은 위문공연으로 전장의 공포를 잠시 잊으려고 하지만, 그 순간은 너무 짧다.
헌병들의 제지를 뚫고 병사들이 공연대로 올라오라고 하자 쇼걸을 데리고 온
헬리콥터는 급히 쇼걸을 싣고 떠난다. 떠들썩했던 공연장은 공허만 남을 뿐이며
전쟁의 와중에서는 절대적인 위안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 제3관문 - 두 렁 다리 (Do Long Bridge)
윌라드 일행은 캄보디아로 가는 마지막 관문인 두 렁 다리를 밤에 지나게 된다.
이 곳을 지키고 있는 육군 부대는 베트콩과의 계속된 교전으로 인해 부대 체계조차도
완전히 뒤죽박죽이 되어 있다.
윌라드가 진지에서 적들에게 M2 브라우닝 중기관총을 갈기는 병사한테
이 곳의 지휘관이 누구냐고 묻는다,
하지만 의아한 표정을 지은 그 병사의 대답은 "당신 아닙니까?"
(Ain't You?) 라고 오히려 윌라드에게 되묻기까지 한다.
무엇을 위해 누구의 지휘를 받으며 싸우는지조차도 모른 채 의미 없는
소모전만 계속되고 있는 전장에서 병사의 질문을 통해 베트남 전쟁
개입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 제4관문 - 프랑스인 농장
베트콩과 교전 중 전사한 신참 타일론 "클린" 밀러 이병을 매장할 부지를 찾던
윌러드 일행은 일단의 프랑스인들을 만난다.
그들은 그곳에서 식민지 시대 때부터 농장을 경영하고 있었는데 베트남은 독립되었으나
이들 프랑스인들은 떠나기를 거부하고 스스로 자경단을 조직해 자신의 농장을 침입하는
남북베트남군과 교전을 벌이고 있었다.
프랑스인들은 이곳은 자기네들의 고향이라면서 자기네들이 지배할 때는
모두 행복했다는 식으로 말한다.
하지만 이런 교전의 와중에서 프랑스인도 여럿 희생되어 줄초상이 났음이 드러난다.
남의 땅을 억지로 지배하려는 것에는 무의미한 죽음이 따른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 최종장 - 커츠의 왕국
이후로도 계속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주인공 일행은 점점 수가 줄어들다가
결국 커츠가 신처럼 추앙받으며 살고 있는 정글 속 유적에 도달하고, 그에게
포로로 잡혀 커츠의 사상을 여과없이 전해듣는다.
포로로 잡혀 몹쓸 꼴을 많이 보지만 결국 빠져나와 야밤의 광적인
축제 속에서 윌라드는 결국 커츠를 죽인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베트남의 현재(베트남 전쟁)에서 식민지 시대(프랑스인 농장),
과거 전근대적 시대(신적 지도자가 지배하는 마을)로 거슬러 올라감을 상징한다.
4. 등장인물
• 벤자민 L. 윌러드 (마틴 신) - 미 육군 대위. 미 육군 제173공수여단 505대대
소속이지만 MACV-SOG에 파견된 장교. 미국에 아내를 남겨두고 홀로 부임했다.
파월된 후 생사를 넘나드는 체험을 여러번 한 듯 하며, 이 때문에 정신적으로 피폐해져 있지만
임무에 대한 책임감은 확실하다.[스포일러]. 주로 테러나 암살과 같은 비밀임무를 맡아 왔으며
팀보다는 홀로 행동하는 것을 선호하는 독고다이.
사령부에서 받은 임무를 달성하기 위해 넝강을 올라가는 과정에서
커츠를 미치게 한 전장의 광기와 공포를 체험하게 된다.
• 월터 E. 커츠 (말론 브란도) - 미군 육사-하버드 대학 출신의 군인로 계급은 대령.
미 육군 특전단 제5특전단 소속이다.
한국전쟁 참전자. 윌러드가 처음 커츠의 신상파일을 보았을 때 놀랐을 정도로 장래의
참모총장감으로 평가되고 있을만큼 엘리트였고 경력이나 근무평점도 장군 승진이 거의
확실한 인재였으나 베트남전에 참전한 후 전쟁의 광기와 잔혹함에 점점 미쳐간다.
첫번째 베트남 군사고문을 다녀온 이후 38세이던 대령 시절에 특수부대 전출을 자청하여
젊은이도 힘들다던 특수전 과정을 이수하고 그린베레로 전출되지만, 캄보디아 접경에서
탈영하여 원주민을 모아 자신의 왕국을 세우고 온갖 잔혹행위를 하고 있었다.
이것이 미군의 사기를 떨어뜨린다고 판단한 주월미군사령부는 커츠를 암살하라는 지시를 내린다.
• 빌 킬고어 (로버트 듀발) - 제9항공 기병연대 (9th air cavalry regiment)
1대대장으로 계급은 중령. 전형적인 전쟁광이며 서핑광이기도 하다.
기병대를 모체로 하는 부대의 전통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듯,
서부 시절의 기병대 모자나 스카프를 착용하고 다니지만 실제로는
말이 아니고 헬리콥터를 타고 다니는 공중강습 보병 지휘관이다.
부하들에게 신망도 있고, 지휘능력도 괜찮은 것같지만
외부인이 봐서는 똘끼로 가득차 전쟁을 즐기는 인물로 그려진다.
킬고어가 지휘하는 전투를 참관한 윌러드 대위의 독백은 이렇다.
"킬고어 중령의 지휘가 저런 식이라면 커츠 대령과 다를 바가 뭐가 있겠는가."
적에게 공포효과를 주기 위해 바그너의 악극 "발퀴레"를 틀어놓고 적을 공습하곤 한다.
커츠 대령과 함께 전쟁의 광기를 상징하는 인물.
극중 포탄이 근처에 떨어지는데 주위 병사들은 피하느라 바쁜데
오히려 칼고어는 그러려니 하며 태연하게 걸어갔다.
그리고 전투지에서 부하 2명한테 서핑을 할 것을 명령하자
부하들은 전투중이라며 망설이는데 '전투할래? 서핑 할래?'하며
갈구어서 서핑을 타게 한다.
물론(?) 그 서핑을 하던 부하들 옆에도 포탄이 떨어진다.
지옥의 묵시록의 명대사인 그 '네이팜 냄새'를 하는 사람이 이 자이다.
• 조지 필립 (앨버트 홀) - 넝강을 순시하는 해군 소속 경비정장이다.
계급은 중사(chief quarterman). 원래 이 배의 임무는 강 주위에
떠다니는 수상한 배들을 검문하는 것이지만 사령부로부터 배경설명 없이
윌러드를 캄보디아 부근까지 태워다주고 귀환하라는 명령을 받게 된다.
강 상류를 거슬러 올라가면서 점점 윌러드의 임무가 매우 위험한 것이라는
것을 깨닫고 공포에 질려 중도에 회항하려 하지만 항해를 강행하라고 명령을
내리는 윌러드와 충돌한다.
이후 한 민간선박을 검문하는 문제 때문에, 무시하고 목적지로 속행하자는
월러드와 또다시 충돌하고 결국 자기 뜻대로 검문하지만 그 와중에
타이런의 발포를 시작으로 선박의 민간인들이 학살당하는 사고가 난다.
조지는 총상을 입고도 유일하게 살아남은 민간인 소녀를 원칙대로 부상자로 대우하고
배에 태워 치료하라고 명령하지만, 월러드가 귀찮다는듯이 소녀를 확인사살해 버리고
이런 일이 생길까봐 무시하고 가자고 하지 않았냐고 쏘아붙인다.
이미 충돌하던 둘 사이는 이 사건을 기점으로 완전히 단절된다.
임무를 계속하는 것에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가 밀러가 베트콩의 기습에
죽자 매우 슬퍼했으며 커츠 휘하의 원주민들과 조우했을 때 쏘지 말라는 윌러드
대위의 말을 무시하고 M16 소총을 난사하다가 가슴에 창을 맞고 사망한다.
위의 민간선박 건부터 시작해서 타이런의 전사 건까지 월러드한테 여러가지가
쌓여있었던 상황이라, 쓰러진 자신을 살펴보는 월러드의 목을 부둥켜안고 자기 몸에
꽂힌 창에 관통시켜 동귀어진하려 했으나 그 전에 힘이 다해서 죽는다.
• 타이런 밀러 (로렌스 피시번) - 경비정 승무원.
계급은 상병(gunner's mate 3rd class). 뉴욕 브롱스 출신의
17세의 뺀질이 쫄병으로 매우 촐싹댄다.
별명은 미스터 클린. 완전판에 수록된 플레이보이걸들과 매춘하는
장면에 언급되는 것을 보면 동정인듯 하다.
촐싹대는 성격과 입담 덕에 최악의 항해환경을 그나마 밝게 만들어주는 인물이나
민간 선박을 검문하는 와중에 신경을 잔뜩 곤두세우고 있다가 불안함을 참지 못하고
기관총을 난사해 민간인들을 죄다 학살하고 나서부터는 눈에 띄게 침울해진다.
난사를 시작한 원인은 민간선박에 타고 있던 소녀가 바구니에 든 무언가를 숨기려는
기색을 보이다가 갑자기 그쪽으로 뛰어갔기 때문.
조지가 저 바구니에 혹시 무기가 든게 아니냐고 의심하던 것 때문에 결국 그 불안감이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아이러니하게도 소녀가 숨기려고 했던 건
그저 작고 귀여운 강아지 한 마리일 뿐이었다.
나중에 가족의 우편물을 받고 분위기도 좀 풀리면서 조금씩 원래의 밝은 모습을 되찾나 싶었지만...
넝강 깊숙히 들어가던 도중 베트콩의 습격을 받고 M60 기관총으로 응사하다가 전사한다.
밀러의 시체는 프랑스인들과 조우한 뒤 그 근처에 매장된다.
아이러니하게도 습격을 받을 때 가족에게서 온 안부인사 테이프를 듣고 있었는데
총에 맞아죽은 모습이 비춰지면서 "총알 잘 피하고 안전하게 돌아와라.
모두들 기다리고 있단다." 라는 녹음기 음성이 깔리면서 비극성을 부각시킨다.
그나마 밝은 성격의 그가 죽은 것 때문에 그나마 정상인이던 조지도 맛이
가버리면서 안그래도 무겁던 일행의 분위기는 더욱 암울해지게 된다.
• 랜스 B. 존슨 (샘 보텀스) - 경비정 승무원. 계급은 상병 (gunner's mate 3rd class).
캘리포니아 출신의 프로서퍼이다. 서핑광인 킬고어 중령은 존슨이 프로선수라는 것을 알게 되자,
서핑하기 좋은 곳이 있다며 베트콩 마을 기습을 결정한다.
윌러드의 말에 따르면 전쟁에는 어울리지 않는 사람.
처음에는 정상인이었지만 갈수록 전쟁의 비참함에 정신적으로 피폐해지면서
PTSD증세를 보이고 약에 취하는 등 맛이 간다.
작중 편지를 읽는 모습을 보면 기혼자로 아내와 아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윌러드와 더불어 끝까지 살아남은 사람. 약에 취해서 커츠 휘하 원주민들이 벌이는 제사 겸
축제에 참여하지만 커츠를 죽인 윌러드가 데리고 나와 같이 배를 타고 떠나게 된다.
• 제이 힉스 (프레드릭 포레스트) - 경비정 승무원으로 계급은 상병(Engineman 3rd Class).
뉴올리언즈에 있는 호텔 주방장이었으며 이에 걸맞게 요리에 대한 얘기도 하는 장면이 나온다.
작중에 묘사되는 바로는 플레이보이를 매 달호를 수집하고 밀러에게 섹드립을 치는 등
호색적인 면모를 보인다. 가면 갈수록 힘들어져가는 임무에 짜증을 많이 내지만
그래도 작중 후반부까지 그나마 제정신으로 남아있는 인물.
윌러드도 커츠를 죽이러 갈 때 셰프에게 자신이 안오면 본부에 연락해서
폭격하라는 요청을 맡길 정도로 신뢰하고 있었던 듯하다.
그런데 그 시점에서 그 명령을 제대로 수행할 사람이 셰프밖에 없었다.
존슨은 약에 취해 있어서... 정해진 시간내에 대위가 돌아오지 않자 명령대로 본부에
무전연락을 하지만 그것이 들켰는지 커츠 휘하 원주민들에게 죽임을 당한다.
머리는 참수당하여 붙잡혀있는 윌러드에게 던져져서 놀란다.
5. 해설
영화는 미군 그린베레의 고급장교인 월터 커츠 대령가 의문의 편지를 사이공의
MACV(남베트남 원조 미군 사령부)로 보내고 베트남 정글 속에 잠적, 자신만의
왕국을 만들자 커츠를 제거하기 위해서 파견된 특수작전그룹 윌러드 대위의
독백과 함께 윌러드의 팀이 그리는 행적을 추적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마지막에 커츠를 죽인 월러드가 커츠를 숭배하던 현지 부족민들에게
새로운 신적인 존재로 추앙받는듯한 장면은 이 영화의 백미이다.
베트남전을 진지하게 다루는 영화들이 그렇듯, 이 영화도 대표적인 반전 영화로 꼽힌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영화 속에 나오는 전쟁에 대한 공포 및 반전적 요소로
전두환 정권 체제에서 9년이나 수입이 금지되었다가 1988년에서야 개봉했고
나중에 편집되었던 프랑스인 농장 장면 등을 다시 넣은 감독판이 <지옥의 묵시록: 리덕스>
(199분)라는 이름으로 2001년에 재개봉하였다.
더불어 비디오는 멋대로 자막을 넣으면서 원작 모독이라는 비난도 들은 바 있다.
(이 영화는 제목이 자막으로 안 나온 채로 시작되는데 국내 비디오에서는
원제목을 작게 대충 자막으로 넣었다)
CG 전혀 없이 사람 손으로 제작하다 보니 제작비도 엄청났다.
제작비는 총 3,150만. 지금으로 치자면 2억 달러 이상급 제작비인데 연도를 생각하면
엄청난 모험이었다. 흥행도 그럭저럭 성공하며, 비평과 흥행 둘 다 잡았는데 당시 북미
극장 흥행으로 그래도 제작비 2배에 달하는 7,880만 달러 정도 벌었고 해외 흥행까지
1억 5천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성공했다.
하지만 다만 늘어나는 제작기간과 비용으로 코폴라는 자기 재산 전부를 저당잡혀 빚을 내어
만들었기 때문에 흥행 수입은 거의 빚쟁이들이 챙겨가고 코폴라는 그다지 수익이 없었다.
그래도 영화 흥행 성공이라 투자를 계속 받게되었는데 3년 뒤에 막대한 제작비를 들인 영화
<원 프롬 하트>를 만들지만 2700만 달러를 들여서 북미에서 겨우 63만 달러를 벌며
그야말로 쫄딱 망하고 파산했다.
영화도 유명하지만, 영화 촬영 현장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봐도 이건 영화 한 편이 되고도 남는다.
그래서 1991년에는 <회상: 지옥의 묵시록(Hearts of Darkness: A Filmmaker's Apocalypse)>
이라는 촬영현장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도 나와 호평을 받았는데, 코폴라 감독의 아내인
엘리노 코폴라가 공동 감독을 맡았다.
이 다큐멘터리는 1993년에 <회상! 지옥의 묵시록>이란 제목으로 비디오로 나오고
1996년에는 비디오 시디로 재출시되었으며 이후 2012년 국내 출시된 블루레이판에
2번 디스크(DVD포맷)로 수록되어 국내에서도 손쉽게 볼 수 있게 되었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영화는 몬도가네로 유명한 괄티에로 자코페티(Gualtiero Jacopetti,1919~2011)
감독(프랑코 프로스페리 1926~2004. 공동 감독)의 1966년작 <Africa addio>라는 영화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헬리콥터 위에서 사격하는 장면이라든가,
아이들의 팔을 잘랐다라고 언급한 것은 베트남에서는 그런 일은 실제로는 없었지만
이 영화에서는 실화였던 그 사건을 다뤘다.
즉, 아프리카에서 벌어진 사건을 영화에서 베트남에서 일어났던 일처럼 말한 것이다.
살아있는 소의 목을 자르는 장면은 몬도 카네에서도 나온다.
6. 명대사
윌러드: 다들 자신이 원하는 걸 얻기 마련이다.
임무를 받길 원한 건 나였으니 결국 이 임무를 맡은 건 나의 업보다.
임무는 마치 룸서비스처럼 방으로 배달되었다. 아주 특별한 임무였고,
그 임무가 끝난 후, 어떤 임무도 맡지 않았다.
요원: 모든 수단을 동원해 처리하게 (Terminate with extreme prejudice.)
킬고어 중령: 베트콩 놈들은 서핑을 안하잖나! (Charlie don't surf!)
킬고어 중령: 냄새가 나나? 냄새가 느껴지냐고?
랜스: 뭐요?
킬고어 중령: 네이팜 말야, 젊은이. 이 세상 다른 무엇도 저런 냄새가 나지 않아.
난 아침의 네이팜 냄새가 좋아.(I love the smell of napalm in the morning.)
한번은 우리가 12시간 동안 계속 어떤 능선을 폭격했거든.
폭격이 끝나고 나서 거기 올라가봤지.
가보니 아무것도, 썩는 시체 하나조차 없더군.
온 능선에서의 그 냄새, 휘발유 냄새 말이야,
그 냄새는...승리의 향기지. 이 전쟁도 곧 끝날거야.
이 대사 또한 네이팜 냄새를 아침의 커피 향기인 것 마냥 표현하는
광기어린 모습이 인상깊어서인지 수없이 많이 오마주되어왔다.
특히 베트남전을 다룬 매체에서는 거의 필수요소.
윌러드: 여길 지휘하는 건 누구지?
무명의 병사: 대위님 아니십니까? (Ain't You?)
두 렁 다리의 기관총 진지에서
커츠: 그들이 왜 내 지휘를 끝내고 싶어했는지 말 해주던가, 윌러드?
윌러드: 전 기밀 임무를 받고 왔습니다.
커츠: 더는 기밀이 아니겠지, 안 그래? 그들이 뭐라고 하던가?
윌러드: 당신이 완전히 미쳤다고, 당신의 방식이 불온하다고 했습니다.
커츠: 내 방식이 불온해 보이는가?
윌러드: 제가 보기엔 방식이란 게 없는것 같습니다.
커츠: 언젠간 자네 같은 사람이 올거라 예상했네. 자네는 뭘 예상했나?
자네는 암살자인가?
윌러드: 전 군인입니다.
커츠: 자넨 둘 다 아니야.
자네는 청과점에서 외상 받으러 보낸 심부름꾼에 지나지 않아.
커츠: 공포...공포...(The Horror...The Horror...)
이 영화의 원작인 '어둠의 심연'의 등장인물 커츠의 유언이고
또 영화의 등장인물 커츠의 유언이기도 한 대사다.
7. 뒷이야기
• 서구의 군인들이 제3세계(남미나 동남아)에서 고생한다는 것으로 봤을 때는
베르너 헤어초크의 <아귀레, 신의 분노>의 영향도 있었을 것이다.
• 원작 자체는 많은 감독들이 도전했던 작품이다.
그 유명한 오슨 웰스도 원작 그대로 만들 뻔했다.
그런데 코폴라 감독이 베트남전을 소재로 재해석했으니 기대가 되는 작품이었다.
그리고 결과는...
• 영화 전체에 흐르는 광기는 소름이 끼칠 정도다.
제작진들마저 이 영화를 찍으면서 서서히 미쳐갔으며, 이걸 직접 경험한
코폴라 감독도 영화를 "악몽 속에서 만든 것 같았다."라고 회상할 정도였다.
커츠 대령 역의 말론 브란도가 발하는 카리스마는 압권이다.
• 커츠가 살해당한 밤 광란의 파티에서 원주민들이 물소를 도축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살아있는 물소를 도축한 것이다.
• 일본의 영화 평론가 마치야마 토모히로는 본인의 저서인 〈영화를 보는 법〉을
알 수 있는 책에서 "지옥의 묵시록의 시나리오에는 '전장은 천국이며 평화는
지옥이다'라는 엔딩이 붙어 있었다"라고 말하고 있다.
• 이 영화의 유명한 명장면 중에 헬리콥터 부대가 리하르트 바그너의 <발키리의 기행(The Ride Of The Valkyries)>(<니벨룽의 반지>의 제2부 <발키리>에서 3막의 처음 음악)을 틀면서
베트남 시골마을을 쑥밭으로 만드는 장면이 있다.
(이 영화음악은 감독의 아버지인 클래식 음악가이던 카마인 코폴라가 참여했다.
제작비를 아끼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 발키리의 기행이 헬리콥터 비행장면과 맞물려 그저 멋있는 장면으로만 아는 경우가 많다.
이 발키리의 기행이라는 곡 자체가 비행장면 등에 잘 어울리기 때문에
여러곳에서 이를 패러디하기도 한다.
그런데 사실 이 곡을 이 장면에서 쓴 이유는 '히틀러가 찬양했던(그리고 반유대주의자 의혹이 있는)
바그너의 노래와 어울러져 시골마을을 폭격하는 미군은 민간인 학살을 일삼은 나치와 다를 바가 무엇인가.
'라는 의도라는 분석이 있고 꼭 그게 아니더라도 이 곡이 삽입된 장면은 전쟁의 광기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의도야 어쨌든 너무나 유명한 장면인지라 패러디에 멈추지 않고 실제 전세계의 군대에서
헬리콥터로 출격할 때는 한번쯤 틀어놓는 모양(…). 왓치맨(영화)에서는 원작의 의도를 아주
잘 살려서 오마쥬되었는데, 닥터 맨하탄이 헬기들과 함께 베트콩을 학살할 때 브금으로 깔린다.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에서는 시즈 탱크를 연속해서 클릭하면 "땃따라다따"하면서
발키리의 기행을 흥얼거리는 것을 들을 수 있다.
배틀필드 4의 커뮤니티 오퍼레이션 DLC에서 이스터 에그로 나온다.
• 지금 이 정도 수준으로 CG없이 제작하자면
거의 아바타 수준의 제작비는 동원해야 한다고 한다.
(실제로 당시 제작비 물가 가치가 요즘 물가로 치자면
아바타 제작비에서도 크게 부족하지도 않을 정도!)
게다가 이 전투 장면 원인이 되는 것도 참으로 전쟁에 대하여
제대로 공포감을 주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실존하는 성이기는 하지만, 뭔가 제대로 이미지에 어울리는 성이 되어버린
킬고어 중령이 단지 서핑보드 타기 좋다고 저곳을 불바다로 만드는 것에 기뻐하는 모습이란...
• 그런데 이 장면에 동원한 헬리콥터들은 모두 필리핀군 장비였다.
독재자 마르코스의 협조 아래 영화를 촬영할 수 있었는데, 도중에 반정부군을 상대로
싸우느라 헬리콥터가 실전에 차출되는 바람에 촬영이 엄청 미뤄졌고, 제작진들은
발만 동동 구르다가, 결국 다른 장면을 먼저 찍어야 했다.
게다가 이 장면은 주요 스탭들이 여러 사정으로 대다수 불참한
가운데 보조 스탭들이 주도해서 찍었다고 한다.
코폴라는 촬영감독 비토리오 스트라로에게 "괜찮으니까 당신 마음대로 찍어"라는
말과 함께 촬영의 전권을 떠맡겼다.
이 장면이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하지만
연출자와 촬영 감독의 관계는 상하관계가 아니다.
애초에 명장 소리를 듣는 감독들에게는 동등한 레벨의 촬영 감독이 함께 하는 것이
당연하고, 최종적으로 화면을 담는 당사자가 촬영 감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게다가 비토리오 스트라로는 지옥의 묵시록 이전에도 이탈리아
영화을 혁신적으로 뒤바꿨다는 평가를 받았던 촬영감독이다.
다리오 아르젠토의 지알로부터 시작해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의 정치 영화까지
무수한 걸작들을 촬영해 고풍스럽고 우아한 색조와 조명 연출로 무수한
명장면을 찍었다고 평가받는다.
로저 디킨스이나 엠마누엘 루베즈키 같은 요새 잘 알려진 유명 촬영 감독들도 한 수 접어야 하는 거장.
◦ 다만 스트라로는 본작이 DVD로 발매되었을때 저지른 짓 때문에
업적과 별개로 상당히 까이는 편이다. DVD 초창기에 발매되었을때
화면비를 2:1로 잘라놓고 색감도 엉망으로 만든 뒤, 이미지가 작아보여서
화면에 맞게 수정했음! 이라고 해서 먼지나게 까였다.
결국 블루레이 들어서야 Full Disclosure Edtion를 통해 원 화면비율을 되찾았다.
스토라로는 다른 영화 DVD (다리오 아르젠토의 수정 깃털의 새)에서도 비슷한
만행을 저질러서 영화광들과 홈비디오 업계에서 악명 높다.
얼마나 악명 높으나면, 보통 촬영감독 같은 경우 홈비디오 제작사에서 적극적으로
감수해달라고 섭외하는데 스트라로는 반대로 섭외가 안 들어오기로 유명하다.
사실 미군은 헐리우드 영화에 출연을 잘 해주고 지원을 잘 해주지만
어디까지나 미군이 긍정적으로만 나오는 영화만 협조해준다.
그러니 이 영화의 군인이 같은 편 군인을 죽인다는 설정때문에 협조를 안 해줬다.
그래서 필리핀의 지원을 얻어야 했다.
그래서 군 기지 세트를 만들었는데 때마침 불어닥친 태풍으로 영화를 찍기도 전에 세트가
모조리 날아가 버렸다거나(같은 지역에서 영화를 만들던 로저 코먼가 경고했었다.),
주인공역 배우와의 불화로 캐스팅이 바뀌며 제작일정 자체가 올스톱되었다거나
등등의 우여곡절로 인해 필리핀에서 당초 최장 17주 정도 촬영예정이던 스케줄은
3배가 넘는 1년하고도 10주가 걸리면서 제작비와 같이 제작기한도 대폭 올랐다고 한다.
코폴라 감독도 당시 엄청난 스트레스와 제작자들 항의까지 들어야 했다.
위에 언급된 다큐멘터리에서 내지르는 감독의 비명이 인상적이다. "이 빌어먹을 영화 때문에
나는 아주 망해버릴 거야!"
코폴라의 아내가 대꾸하는 것도 가관이다.
"더 소리 질러. 더 크게!"
• 윌러드 대위 역의 마틴 쉰이나 커츠 대령 역의 말런 브랜도나 킬고어 중령 역의
로버트 듀발이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는데, 쉰이 임무에 나서기 전 호텔방에서 거울을 깨는
장면은 실제로 독한 술에 만취한 데다 고온다습한 푹푹 찌는 상태에서 벌어진 실제
상황이었다거나, 출연료는 영화를 찍은 배우들 중 제일 많이 받으면서 촬영장에는
거의 촬영 막바지에 뒤늦게 나타난 브랜도가 엄청나게 살이 쪄 감독이 생각한
커츠 대령의 이미지가 아니라 촬영에 애를 먹었다.
어둠속에서 독백을 하는 커츠의 씬은 브란도의 거구를 숨기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찍은 장면인데
이것이 오히려 미스터리한 커츠의 이미지와 카리스마를 돋보이게 했다.
그리고 영화 후반부에 커츠가 상의를 입지 않고 나오는 이유는 원래 맞춰놓은 군복이 맞지 않았기 때문.
추가로 브란도는 원작 소설을 읽지 않고 촬영에 임했으나, 다행스럽게도 촬영장에
가서야 뒤늦게 읽고 커츠의 캐릭터를 완성했다고 한다.
그런데 곤란한 것은 자신만의 해석에 너무 충실한 나머지 대본을 무시하고
즉흥 연기로 일관했고 이로 인해 코폴라는 엄청 애를 먹었다.
데니스 호퍼는 현지에서 구한 값싼 마약에 빠져 촬영 내내 헤롱거렸다든지...
배우들에 대한 에피소드도 끊이지 않아 전설이 전설을 만들어 낸다는 소리를 들었던 영화이다.
• 코폴라 감독도 카메오로 잠깐 출현한다.
초반부에 킬고어와 처음 만날때 초토화된 마을을 촬영하면서 카메라 보지말고 계속 싸우라고
헛소리하는 기레기가 코폴라 감독. 보면 알겠지만 굉장히 아스트랄한 카리스마를 풍긴다(...).
• 윌러드 일행을 태운 보트의 기관총 사수 역으로 풋풋한
(사실 이때는 미성년자가 아니라 갓 성인이 된 시절의 로렌스 피시번이 등장한다.
이때 피시번은 1961년생으로 <지옥의 묵시록> 찍을 때가 1979년에 방년 18세였고
영화 촬영이 처음 시작됐을 때는 겨우 15세였다(…). 때문에 나이를 속여야 했다.
• 상당히 유명한 배우들이 단역으로 자주 등장하는데 일례로 해리슨 포드가 초반
브리핑 장면에서 루카스 대령 역의 단역으로 나온다.
지옥의 묵시록이 개봉한 79년은 스타워즈가 개봉해서(77년) 포드가 한 솔로로
그럭저럭 유명해진 시기였지만 위에서 언급한대로 영화 제작 기간이 너무 길어지는
바람에 포드가 나오는 장면은 스타워즈가 개봉하기 전에 찍은 장면이다.
때문에 단역으로만 출연해서 처음 영화를 광고할 때 이름이 안 나왔지만
그 이후 레전드가 되어서인지 2001년 리덕스 때는 단역인데도 당당히 예고편과
포스터 등에 이름을 올렸다(...). 그 외에도 하트먼 상사로 유명한 로널드 리 어메이도
킬고어의 부하 조종사 역으로 잠깐 나오고, 영화 양들의 침묵에서 잭 크로포드 역을 맡는
스콧 글렌 등이 단역으로 출연했다.
이때는 영화 엔딩에 작게 표시해주다가 나중에 이들이 유명해지고 개봉한
리덕스 편에서는 엔딩 크레딧에 크게 표시해준 에피소드가 있다.
• 당시 마틴 쉰의 어린 아들이 엑스트라로(킬고어가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리는
마을에 등장하는 아이 역) 잠깐 출연하는데 그가 플래툰의 주연인 찰리 쉰이다.
부자가 둘 다 베트남 영화의 걸작을 찍었는데, 훗날 패러디 영화인
<못말리는 람보>에서 이 사실을 패러디한다.
• 웬만한 대작이 다 그렇지만 이 영화도 캐스팅에 애로사항이 꽃폈다.
코폴라가 1975년 11월부터 빠삐용의 스티브 맥퀸에게 윌라드 역을 제안했지만
해외 촬영이 너무 길다고(17주) 거절했다.
3주 촬영인 커츠 역은 어떠냐고 하자 매니저가 개런티는 똑같이
3백만 달러를 달라고 해서 무산됐다. 이후 미저리의 제임스 칸은
아내가 임신 중이라서, 잭 니콜슨은 다른 영화 촬영 때문에,
로버트 레드포드는 커츠 역이 더 마음에 들어서, 알 파치노는 역할이
자기와 맞지 않는다면서 거절했다.
이 시점에서 코폴라는 여태까지 받은 오스카 트로피
다섯 개를 창 밖으로 집어던졌고 이 중 네 개가 박살났다.
결국 하비 카이텔을 섭외해서 첫 촬영을 했지만 3주 후 러시 필름를 본
제작자와 편집자의 반응이 별로였다. 결국 코폴라가 고심 끝에 비공개로
LA 공항에 가서 마틴 쉰을 데리고 돌아왔다.
• 2001년에 감독판인 <지옥의 묵시록 리덕스>가 나왔는데
156분에서 199분으로 늘어난 러닝 타임 탓에 원작에 비해 전개가 느려
지루하다는 평가를 받았다(원래 맨 처음 개봉할 때는 144분짜리였고,
플레이보이 모델들이 나오는 장면가 조금 길어져서 156분, 그리고 프랑스
소작농 이야기와 여러 부분이 추가됨으로 199분이 되었다.).
여러 장면이 추가되거나 변경되었는데,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타이런 밀러(윌라드 일행은 클린이라고 부른다)의 죽음 후에
윌라드 일행이 정글 한복판에서 베트남인 하인들과 함께 농장을 경영하며
식민지 시절의 삶을 고수하는 프랑스인들을 만난 것이다.
이들과의 식사 도중 윌라드가 당신들은 고향인 프랑스로 돌아가지 않느냐고 하자,
여기가 우리 집이라고 반론하던 프랑스인들은 이후 대화가 정치적인
사안을 놓고 싸움으로 번지게 된다. 이후에 남편을 잃은 미망인이 윌라드에게
전쟁으로 미쳐 가던 남편이 살아있을 때 그에게 당신에게서는 사랑을 하는 한 면과
사람을 죽이는 한 면의 두가지 모습이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한 뒤
윌라드에게도 거의 똑같은 말을 한다.
• 오버랩(Overlap) 기법을 굉장히 많이, 그리고 굉장히 잘 사용한 작품이다.
첫 장면에서부터 마지막 장면까지 명장면들은 거의 오버랩된 화면들이다.
주인공의 여러 생각이나 상황을 표현하기 위한 기법이라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