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오전엔 비소식, 오후엔 이랬다. 자연 앞에서 경외감을 느끼고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가까운 섬 무의도다 ~

[누리장1]

토요일 비소식으로 두문동재 산행은
취소되었고 ~

비가 내리는 오전,
이런 날이면 친구들과 자주 찾는 곳 무의도

지난 해에 피었던 꽃들의 흔적도 있고,
새봄을 맞이했던 흔적들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무의도의 아침 안개가 피어오를 무렵이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오늘도 친구들과 무의도를 찾은 날,

내심 ~

그 아침 안개를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기대는 어긋나지 않았고
언제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아닐지언정

매일 다른 풍경을 내어놓는 자연 앞에서 감탄하고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산행 시작부터 ~
노루발풀 꽃이 곱게 피어,
저 좀 바라봐 달라고 아우성입니다.

꽃이 지고 나서 열매에 암술대가 길게 달린 모습에서 노루발이란 이름을 얻었다고 하고,

또다른 해석은,

노루가 다닐만한 숲속에서 자란다고 하여 노루발풀이란 이름을 얻었다고 합니다.

가느다란 꽃대 위에 땅을 향해 수줍게
피어난 노루발풀이 마냥 귀엽습니다.

이 노루발풀의 꽃말은 '소녀의 기도'라고
합니다.

노루발풀로 열어보는 무의도의 아침 ~

누군가도 기도하는 모습으로 안개속을
열어 봅니다.

​- 헤르만 헤세 作 <안갯속에서> 다.

안갯속을 거니는 기분은 이상하다
숲이며 돌들은 외로움에 잠기고

나무들도 서로 볼 수 없다.
모두 혼자이다.

​나의 인생이 아직 밝던 시절
세상은 친구들로 가득했다

이제는 안개로 가득하여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모든 것에서,
어쩔 수 없이 인간을 가만히 격리하는

어둠을 전혀 모르는 사람은
정말 현명하다 할 수가 없다.

안개속을 거닐면 참으로 이상하다
살아 있다는 것은 고독하다는 것

사람들은 서로를 알지 못한다
모두가 혼자이다

안갯속을 거니는 기분은 이상하다.
산다는 것은 외로운 일

사람들은 서로를 모른다.
모두 혼자다.

친구들과의 만남,
혼자 있으면 자기 자신이 초라해질수도 있다.

그렇다면,
친구들 속에 섞여 있을 때는 알지 못했던 진리를 깨닫는다.

세상이 밝을 때는 주변이 친구들로
가득했다.

하지만 짙은 안개가 끼면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짙은 안개에 갇혀보지 않은 자는 현명할 수 없다고 ~

산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고독할 수밖에 없다.

안개 낀 이런 날,

친구들과의 만남에
술이 빠지면 섭하지 않은가 ~

가까이 있는 섬,

그저 조금만 걸어도 좋겠다 했는데,
안개까지 피었으니 ~

그러니 오늘 이 순간만큼은 어린시절 동심의
세계로 빠져보자 ~

이렇게 바닷길도 걸어보니 어린아이가
된듯 신이나고 ~

오른쪽 소무의도도 보인다.

이렇게
무의도 바닷가 풍경을 끝으로 ~

어제 귀국한 좐(나씨)을 만나러 갈 것이다

그 연세에,
고생 하셨어요 ~

[청량거사]

안개낀 무의도가 참 운치있게 느껴집니다
산행 취소에 바로 또다른 낭만을 찾아 떠나시는 그 마음 또한 멋지시네요
바다와 산과 안개가 함께 하는 무의도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