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2jHvDtixG8c
40일,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았던 훈련 기간이 마무리됐습니다. 지난해 12월 ‘까까머리’를 한 채 처음보는 사람들과 어색하고 낯선 분위기 속에서 입대한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시간이 흘러 우리들의 훈련소 생활은 막을 내렸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앉아만 있어도 힘들었던 1주 차와 밀려오는 졸음과 싸우며 교육받고 복습하기 바빴던 2주 차를 거쳐 피땀 흘리는 강한 훈련이 무엇인지 알게 된 3주 차 야전 교육훈련까지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야전교육대에서 돌아오니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생존을 위한 전투수영과 각종 실기평가, 소형 고무보트(IBS) 훈련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받아온 훈련 중에 쉽고 만만한 훈련은 없었다고 자부합니다. 혼자라면 못 했을 일들이었지만, 동기생들과 의지하고 끌어주고 밀어주며 지금 이 자리에 모두 서 있습니다.
함께 동고동락한 동기들과 얘기를 나눠보면 가장 기억에 남은 순간도 각양각색입니다. 야간 비상훈련 중 봤던 별들이 반짝이는 밤하늘, 화약 냄새와 큰소리 때문에 온몸이 긴장됐던 사격훈련, 끝없는 오르막을 오르며 본 풍경과 함께 먹었던 초코바, 머리가 새하얘지던 이함 훈련까지 전부 생생하게 기억 납니다. 특히 인터넷 편지 한 장에 그날 훈련의 피로가 사라지면서 가족과 친구, 애인이 얼마나 삶의 큰 의미이고 소중한지 깨달았습니다.
훈련 기간 크게 감동했던 순간이 있었습니다. 훈련 중 감기를 심하게 앓게 됐는데, 이 사실을 알게 된 당직 소대장님이 밤새 제 몸 상태를 확인하면서 보살펴주셨습니다. 따뜻하고 세심한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고, 평생 기억에 남을 순간이 됐습니다.
저희가 강하고 멋진 해군 수병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공포의 ‘빨간모자’로 불리는 우리 신병교육대대 2대대 소대장님들과 훈육요원들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엄한 모습이 너무 무섭기도 했지만, 우리를 필승해군으로 거듭나게 하기 위해 불철주야 고생한 소대장님과 훈육요원들께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우리 기수가 그분들의 기억에 남는 특별한 기수이기를 바랍니다.
‘인생은 하나의 큰 퍼즐이다’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가 함께 보낸 40일이 여러분의 인생에 크고 아름다운 한 조각의 퍼즐이길 바랍니다. 다들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수료라는 꿈이 이루어졌습니다. 전역이라는 전설까지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건강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첫댓글 689기 가족님들께....
훈련병들의 과정 그들의 애환등....
좋은 관련정보가 넘쳐나네요....
울아들이
군생활중 제일 기억에 남는 순간이
훈련병 시절 이래요
근데
두번다시는 가고싶지 않는 곳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