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진(자영업,31), 이의정(학생,24), 임진영(무직,26),
안기용(레지던트.28),박재일(PD,32) 그리고 저(회사원,26) 와 함께
멀고 험난한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리빙TV 에 1월(예정)부터 방영될 다큐를 찍기 위해.
그리고 개인적으로 필요한 사업준비도 있어 시작한 여행이었습니다.
총 경비 400만원(개인 쇼핑비 제외한 모든 비용 포함)
임진영, 안기용, 이의정 세 사람은 인터넷으로 공개모집을 해서 지원받았습니다.
캠핑카 여행에 대한 두려움은 오직 하나.
바로 도둑,강도,소매치기 ....
비싼 촬영장비와 노트북과 디카가 하나라도 없어질까 두려워서
제 아버지께서 남대문까지 가셔서 방범장비까지 사오셨습니다.
그 이름을 잊어버렸는데 요즘 가정집 현관문에 달려있는 것으로
제대로 닫혀지지 않으면 삐요삐요~~ 하고 울리는 것입니다.
도둑이 문을 열면 맞닿은 두 개의 극이 벌어지면서 작동하는 것인데
캠핑카에 창문도 많고 문도 많아서 20개를 사갔습니다.
모든 공항에서의 문제는 없었습니다 ^^ 가지고 가시면 좋을 듯.
준비물 : 기본 여행준비물, 내복, 겨울쟈켓,
청정원 스폰해준 자사제품들과 라면2박스, 주방도구(칼, 코펠, 수저젓갈 등등)
(고추장, 쌈장, 된장, 보크라이스, 카레, 류산슬, 돈부리, 간장 등 각종 조미료)
보드웨어, 노트북, 디카, 주방도구, 음악CD, 손전등, 텐트,코펠 등등
현지에서 구한 필수품들
전기밥통과 전기장판(독일에서 유학중인 동생에게 대여)
퐁퐁과 수세미, 에어매트, 바베큐그릴과 점화제, 숯
지금부터 ~다..체로 나가겠습니다. 진행상 (-_-;;)
선배님들께 죄송합니다 ^^;;
먼저 53일간의 대략적인 여행기를 쓰고
그 후에 캠핑장 사용법, 운전정보, 나라정보, 캠핑카 사용법 등의 후기를
올려드리겠습니다
--2004.10.15.금요일---
아침 6시에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
Hymer 에 차를 픽업하러 가는 시각이 9시였기 때문에 우리들은 졸면서
계속 기다리다가 그냥 앞에 가서 기다리자..하는 마음으로 택시를 잡아탔다.
엄청난 사이즈의 이민가방 6개와 백팩, 촬영장비 등 무거운 짐을 가지고
두 대의 밴에 나눠타고 출발.
20분 뒤에 하이머에 도착했고 한 대당 택시비 25유로가 나왔다.
다행히 하이머는 업무를 시작했고 약속시간보다 이르게 왔지만 (8시 20분 경)
처리를 받을 수 있었다.
꼼꼼한 기용오빠와 의정이가 담당자가 범진오빠에게 차량인도를 설명하는 동안
현재 차량 상태를 점검하고 사진을 열심히 찍었다.
그런데 하이머 담당자가 의아스럽게도 어떻게 테이블을 펴는지 침대를 만드는지
자신도 모르고, 테이블을 펴다가 다리를 고장 내버린 사건 발생 -_-;;;
캠핑카 버튼 작동법도 잘 모르는 친절하지만 우둔한 아저씨에게 인사를 하고
캠핑장으로 이동했다.
차량을 인도받자마자 가장 심란했던 점은 트렁크가 없었다..
우리가 떠나기 전 양재동에서 본 캠핑카에는 트렁크가 있어서
그곳에 이민가방을 넣을 생각으로 왔으나 이 차에는 내부 서랍들과 의자 아래의
약간의 공간뿐이었다. 이 수많은 물건들을 어떻게 정리해서 넣나..
가장 첫번째로 우리에게 닥친 미션이었다.
어쨌든 짐을 풀고 닥치는 대로 집어넣기를 1시간.
화장실을 원래 쓸 생각이 없었으므로 그곳에도 넣고, 초등학생 키만한 옷장에도 넣고
수면실에도 무작정 넣고..신기하게도 감쪽같이 수납할 수 있었다.
아주 깨끗하고 자그마한 4~5인용 544K 로서
운전석 위 수면공간에는 3명이 그럭저럭 잘 수 있고
운전석 뒤 공간을 펼치면 자그마치 남자 4이 아주아주 힘겹게!!!
칼잠을 잘 수 있다. (단, 하룻밤만 가능함)
주방도구는 하나도 없으며 화장실에서는 샤워가 가능하나 수압이 아주 약했음.
난방은 훌륭하며 주방이라고 불리울 만한 곳이 좁고 불편한 것이 흠.
화구는 총 3, 냉장고는 보통 호텔이나 모텔에 있는 듯한 미니냉장고보다 약간 컸으며
설겆이하는 곳에는 도마가 달려있어 주행시에는 접어서 덮을 수 있었음.
신기했던 점은 우리가 가져간 CD 를 넣으려고 하자
CDP 안에 "40대를 위한 추억의 통기타 모음집" 이라는
우리나라 CD 가 들어있어 경악을 금치못함 ....
우리 바로 이전에 한국분들께서 빌리셨던 차로 판정됨.
Citycamp Frankfrut Am Mein 에 도착.
어둡고 침침한 분위기에 주인할머니가 불친절했다.
유료 샤워(코인 1유로/4분)이며 세면장과 식기세척장 온수가 잘 나왔다.
머리가 긴 여자들은 세면대에서 물을 퍼다가 했다. (밤에 몰래 했다 -_-)
근처에 시내로 가는 U-Bahn(Sandelm?hle역)과 슈퍼마켓 Aldi가 있었다.
그날밤, 유학중인 내 사촌동생을 만나 밥해먹고 다시 짐정리하면서 하루를 마무리~
--2004.10.16.토요일---
간단한 시내구경을 시작했다.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에 나가 거리 구경 후
뢰머광장에서 때마침 열린 결혼식을 구경했다.
뢰머 광장 근처에 엄청난 크기의 농산물 가게가 있어 (Kleinmarkthalle)
김장을 하기 위해 배추와 무, 파, 마늘 등등을 샀다.
삼겹살..이라고 한국말로 써붙인 정육점이 특이했다.
강을 건너자 토요일마다 열리는 뮤지엄 거리의 벼룩시장에서
우리가 남대문에서 사가지고 간 부채,열쇠고리,컵받침 등
한국전통문양이 그려진 예쁜 물건들을 팔기 시작했다.
그러나 별다른 호응없이 ㅠ_ㅠ 몇 개만 파는데 성공.
자릿세를 받는다는 말이 있었는데 우리한테는 아무런 제지가 없었다.
그날은 물건 3개 팔고 14유로를 벌었다.
앞으로 남은 일수도 많은데 어때..하면서 정리하고 일어섰다.
(그러나 앞으로 영영 팔지 못했다 ㅠ_ㅠ
그 이후로 외국인들에게 선물로 주니 아주 좋아했다)
유명하다는 사과주 가게에 가서 유명하다는 독일 음식들과 사과주를 먹었으나
다들 반응이 시큰둥~..
독일 사과주는 비추천..
--2004.10.17.일요일---
어제 산 배추 한통 소금물에 절여 쾰른으로 출발했다.
Campingplatz Berger, Rodenkirchen
쾰른캠핑장에 도착했다.
라인강가에 위치해 있으며 푸른 풀밭과 완벽한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샤워시설이 53일간 다닌 곳 중에서 가장 최고이며 무료였다.
마침 그날 비가 와서 시내 구경 나갈까말까 하다가 나가기로 결정.
리셉션에서 버스 티켓 구매 후 캠핑장을 나섰다.
시내로 나가기 위해 135번 버스를 타고 가다가
다시 131번 버스를 타고 지하철 역에 내렸는데
진영이가 여권, 비행기표, 현금 1000 유로가 든 목걸이 지갑을
잃어버려 모두들 극도의 공황상태에 빠졌다..
이를 어찌해야하나.. 어떻게 찾아야하나..
다시 여권 만들게 되면 짜여진 일정을 포기하고 무조건 스탠바이해야하는데..
여행 초반부터 이게 왠 날벼락인가..
계속 우리의 행로를 촬영했던 PD 오빠의 카메라로 추척해보자
처음 탔던 135번 버스에서 내릴 때 목걸이가 이미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
진영,나,기용오빠, 그리고 나머지 3명
이렇게 두팀으로 나눈 후 어떻게든 찾아보자. 결의를 다져 찾기 시작했다.
먼저 내가 독일 경찰서에 전화해서 신고를 한 후
(빨리 찾아서 캠핑장으로 가져다 달라고 말도 안되는 영어로 땡깡을 부렸다.
경찰은 불가능하다는 말만 계속했지만 노력하겠다고 했다 -_-;;;)
영어를 능숙하게 잘하는 진영이 온몸이 얼어붙어 말을 한마디도 못하는 바람에
기용오빠와 나는 더듬거리는 영어로 버스 정류장에 서서
오는 버스마다 다 붙잡고 기사들에게 전체방송을 쳐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되돌아오는 대답은 그런 지갑은 없다는 한결같은 소리였다.
나중에 들었지만 다른 팀 역시 우리와 비슷한 액션을 취했다고 한다.
대사관에 전화해도 일요일이라 그런지 전화를 받지 않았다.
보는 사람마다 붙잡고 도움을 청하고 근처의 호텔, 기차역 등에 뛰어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보았으나 도저히 찾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지치고 배고프고 비를 계속 맞아 너무 춥고 힘들어
일단 캠핑장으로 가기로 결정했다.
135번 버스를 타고 머리를 쥐어뜯고 있는데
우리 뒤에 앉아있던 할머니가 무언가를 들고 버스기사에게 건네주고 갔다.
!!!!!!!!!!!!!!!!!!!!!!
바로 진영이의 목걸이지갑이었다!
우리는 버스에서 으악!! 소리를 지르고 기사에게 달려가
우리 것이라고 달라고 아우성을 치기 시작했다.
기사는 눈이 똥그래져서 지갑을 꽉 움켜쥐더니
이 안에 무엇이 들었으며 이름이 무엇이며..확인을 한 후 주겠다고 했다.
(여권사진이 본인과 확연히 다르면 아주 곤란합니다 -_-;)
진영이의 사진과 현재 모습이 분별하기가 어려워 기사가 한참동안
진영이를 노려보았으나 금액과 그 안에 든 그 외의 물건들을 확인하였기에
건네주었다.
....
우리는 믿기지 않은 감격에 서로를 부둥켜안고 소리를 계속 질렀고
버스 안의 독일 사람들은 이게 왠 구경거리인가..하고 쳐다보았다.
나머지 팀에게 미안해서 어떻게하나..하는 마음이 들자마자
그 다음 정거장에서 더더욱 기막히게 그 팀이(역시 지쳐서 캠핑장으로 가기 위해)
우리 버스에 올라탔다.
더더욱 기막힌 우연에 우리는 또다시 소리를 질렀고
우리 여섯은 오늘 일을 가리켜 "쾰른의 기적" 이라고 명명하였다.
**케세이 퍼시픽 기내의 목걸이 지갑..절대 만지지도 말것.
목걸이와 지갑 연결부분이 아주 조악하여 금방 뜯겨나감**
--2004.10.18.월요일---
전날 밤에 김장을 했었다.
진영과 나는 김장을 한번도 안해보았지만 무조건 고춧가루에 마늘, 요리당 등을 넣고
마음대로 비비니까 김치 맛이 났다.
남자들에게 맛을 보여주자 짠지라는 둥 얼굴에 불만이 가득하였으나 -_-;;
그래도 맛있었다 ㅠ_ㅠ 정말인데..
슈퍼마켓에서 산 큰 플라스틱 통에 담궈놓고 랩으로 덮은 후 캠핑장을 나섰다.
아헨이라는 곳에 들려 잠깐 관광을 한 후
네덜란드로 입성했다.
마스트리히트라는 작은 소도시에 들어섰는데 너무너무 예쁜 마을이었다.
유명하다는 감자튀김 프리츠를 사먹으며 마을을 한바퀴 돈 후
암스테르담으로 출발했다.
캠핑장의 리셥션 닫는 시각이 보통 6시.늦으면 7시이었는데
우리는 아주..밤늦게 도착하였다. (밤 10시경)
캠핑장이 문을 굳게 닫았다고 돌아갈 우리도 아니었는지라
벨을 마구마구 누르면서 팔짝팔짝 뛰기 시작했다.
친절한 주인아저씨가 졸린 미소를 띄며 문을 열어주었고
암스테르담 캠핑장으로 입성하였다 ^^
그러나 역시나 유료샤워(5분)..
식기세척장에서는 얼음같이 차가운 물이 나와 여행 내내 가장
최악의 캠핑장으로 기억되는 곳이었다.
Gaasper 캠핑장... 주위환경은 아름답고 주인부부도 친절하였으나
차가운 물로 벌벌 떨면서 설겆이 한 기억때문에
(10월의 독일,벨기에,네덜란드는 계속 비가 오고 너무너무 추웠다)
너무너무 서러웠던 캠핑장..
--2004.10.19.화요일---
암스테르담 시내 구경을 하였다.
그다지 볼 것은 없었으나 하나의 수확은 중국 식료품점이 모여있는 거리를 발견했다.
알디 같은 독일 슈퍼마켓에서 1KG 들이 1.3~1.5 유로(보통 1800원 정도)
쌀을 일일이 사기가 부담스러웠는데 10KG, 20KG 크기의 쌀을 팔고 있었다.
가격은 ... 저렴하지는 않았다. 10KG 에 14유로였다.
그날 밤 축구경기가 있는지 아약스 팀의 훌리건들이 시내를 장악하고
한바탕 소동을 벌이고 있었다.
우리도 같이 놀아보자...하고 스포츠 바에 들어갔는데
마침 그 바에서는 별 유명하지도 않은 FC 프라하 와 어떤 이상한 팀과의
축구경기를 보여주고 있었고 손님도 우리 외에 딱 2팀밖에 없어
조용하고 싱겁게 암스테르담의 밤을 보냈다.
워낙. 암스테르담에서는 마리화나를 할 수 있다기에
모두들 기대에 부풀어있었으나 (-_-;;;;;;;;;;;)
막상 마리화나 샵이나 팔려는 사람이 접근하면 기겁을 하고 도망쳐나왔다.
홍등가 역시....울 팀 남자들은 -_-;; 호기심을 갖고 구경을 하였으나
예쁘지도 않고 덩치 큰 근육질 아줌마들이 손짓을 하는 바람에
두 눈 가득히 눈물을 그렁그렁 담고 바삐 지나갔다는.....
--2004.10.20.수요일---
기억에 남지도 않는 재미없는 암스테르담을 빠져 나와
작은 소도시 델프트에 입성하였다.
주위가 온통 푸른 풀밭이었고 말과 소와 양이 유유히 풀을 뜯는
아름다운 캠핑장이었다.
델프트 마을 역시 말로 표현못할 만큼 너무나도 아름다왔다.
범진오빠가 찍은 델프트의 야경.
캠핑장에서 자전거를 빌려 델프트 시내를 한바퀴 돌면서
햄버거도 사먹고 사진도 찍으며 정말로 즐겁게 놀았다.
유럽 53일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고 가장 최고로 뽑는
도시 중 1위를 석권하였다 ^^
오늘은 여기까지 ^^;;
추가로 바르셀로나 수족관에서 찍은 제사진입니다
열심히 정모도 나가고 글도 열심히 쓸께요
마니마니 이뻐해주세요 ^-^/~~
첫댓글 제가 캠핑카사랑에 쓴글 그대로 퍼왔습니다. 고칠 부분이 좀 있긴 한데 -_-;;; 궁금하신 점 메일로 보내주세염 ^-^/~
아버지께서 사오셨다는 방범벨이 효과가 있던가요?
앞으로의 글들에 기대 만빵입니다. 매일 기다리겠습니다. 흥미진진..
맨날 밤늦게 자고 새벽에 이동도 해서 방범벨을 안쓰게 되었네요 ^^;; 그런데 있으면 정말 좋습니다.
너무 흥미진진하게 읽었습니다. 방범벨 모양과 가격및 성능을 좀 더 자세히 알려 주세요.방범벨 사진 올려주시면 감사!아니, 메일로 보내 주세요 감사감사~~!
저는 네덜란드에서 독일로 입성하였다가 다시 네덜란드로 빠져 나가는 렌터카 여행을 한적이 있었습니다. 삐야기님의 여행기 기대됩니다.
흥미진진. 앞으로의 일들이 궁금합니다. 많은 참고가 될 것 같습니다.
많은 참고가 되겠군요 저도 투어를 계획중이라.... 후편 기대됩니다 홈피를 하나 만드심 어떨가요?
삐야기님 넘 재밌네요. 다음 여행담 기대할께요~^^*
너무 재밌네요.. 델프트란 곳 사진으로 보니 너무 가보고 싶네요.. ^^
주차 부문만 제외하면 캠핑카도 훌룡한 선택이죠 ~~ . 유럽쪽에 이미 대중화가 되어있고요 우리나라에도 캠핑카가 있지만 .. 아직 시작단계라서. 금액등이 비싸지요 ..